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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이제부터 내가 니들 보스다 (1) (28/201)

27화. 이제부터 내가 니들 보스다 (1)

“지금 여러분들은 회사 주식이 떨어진 것을 제 탓으로 돌리고 있는데. 한번 따져봅시다. 정말 그렇습니까? 일단 제가 거짓된 정보를 밝혔습니까?”

나는 분위기를 휘어잡기 위해 좀 더 무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다 이 회사에서 실제로 벌였던 거지 같은 일들입니다. 그렇다면 비난은 내가 아니라 그 개 같은 일을 벌였던 놈들에게 향했어야죠!”

나는 그들에게 호통을 쳤다.

“그리고 당신들이 할 말이 있습니까? 당신들은 정말 회사가 그렇게 운영하고 있는지 정말 아예 몰랐습니까? 당신들 다 강기석 정석한이 질 나쁜 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잖아!!!!! 너희가 그딴 놈들에게 투자해 놓고서는 나한테 뭐라고 해?!!!!”

쾅!

앞에 있는 책상을 있는 힘껏 때렸다.

나로 인해 총회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주주들은 모두 두려워서 벌벌 떨고 있었다.

“내 말이 틀립니까?”

“…….”

다들 조용히 있었다.

쾅!

“대답해!!!!”

다시 한번 책상을 내려찍으며 소리를 질렀다.

“마, 맞습니다!!!!”

주주들은 얼른 시인하기 시작했다.

공포정치가 통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인정하는군요.”

좀 더 극적인 연출을 위해 강약을 주면서 이번에는 인자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잘못을 인정했으니 내 특별히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무슨 기회요?”

다들 뭔가 기대하는 눈치였다.

아쉽지만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가지고 있는 주식을 지금 가격으로 전부 나에게 넘길 기회입니다. 그게 바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

다들 내 제안에 황당무계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 가격에 팔았다가는 손해가 막심합니다.”

“맞아요! 우리보고 죽으라는 겁니까?”

모두 죽을 소리만 해대기 시작했다.

“다들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본데 당신들은 나랑 협상할 위치가 아닙니다.”

나는 왼쪽 입꼬리를 치켜세우며 그들을 쳐다봤다.

“지금 가격에 팔아서 푼돈이라도 받던가 아니면 아예 모두 잃던가 둘 중 하나만 선택하십시오.”

“크윽…….”

다들 어찌할 줄을 모르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당장 선택해!!!!!!!”

선택 장애가 있는 것 같길래 도와주려고 윽박질렀다.

결과는 효과적이었다.

“파, 팔겠습니다!”

“네! 저도요!”

다들 꼬리를 내리고 나에게 주식을 팔겠다고 나왔다.

나는 만족스럽게 그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다들 잘 선택하셨습니다. 그럼 가지고 있는 주식 내놓으시고 그만 꺼져주시길.”

***

[경영권이야 진작에 넘겨 받았고 이제 지분 90%를 획득하셨습니다.]

“드디어 내가 디씨소프트를 먹어버렸군.”

나머지 지분은 아직도 팔지 않고 남아있는 개미들의 것이었다.

이들은 뭐 이제 계속 존버만 한다면 대박 루트 타는 거다.

내가 이전보다 더 주가를 상승시켜줄 계획이니까.

주주총회 이후 나는 박이나를 만났다.

“디씨소프트. 이제 제 회사입니다. 약속대로 이제 대표 자리를 부탁하겠습니다.”

“…….”

박이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진짜 이날이 오다니. 믿기지 않네요. 심지어 꽤 빨리 왔어요.”

“제가 이렇게 될 거라고 말했잖아요.”

“정말 라일 씨는 어마어마한 분이네요.”

박이나는 기가 찬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어댔다.

“정말 저에게 맡기실 거예요?”

“네. 약속했잖아요. 왜요?”

“아니……저는 솔직히 경력도 없잖아요. 다른 유능한 CEO들도 넘치는데 왜 굳이 저를 뽑는가 싶어서요.”

“일종의 투자죠. 전 박이나 씨가 떡상할 거라는 데 걸고 있는 겁니다.”

“…….”

여전히 박이나는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다.

충분히 기회를 줬다.

더 이상 질질 끌면 나도 한계가 있다.

“싫으면 다른 사람 알아보겠습니다.”

“아니요! 제가 하겠습니다!”

박이나는 단번에 대답했다.

그녀는 민망했는지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피식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대표님.”

박이나와 헤어지고 나서 나는 일수에게로 갔다.

잠깐 여유가 생겼기에 나는 그 기간 동안 일수를 도와주기로 했다.

더 이상 나몰라라 하면 정말 손절당할 것 같다.

“……작업속도 실화냐?”

일수는 내가 해온 프로그래밍 작업을 보며 감탄했다.

“프로그래머 20명이 붙어서 해도 1년 걸릴 일을 지금 하루 만에 가져온다고?”

“팩트를 말하면 하루가 아니라 몇 분이지.”

“……넌 대체 어느 세계에 사는 괴물인 거냐?”

일수는 기막혀했다.

“지금 어떤 느낌인 줄 알아? 군대에서 진지 구축하라고 해서 야삽 들고 오전부터 오후까지 부대원들이 다 달려들어서 허리 나가도록 팠더니 갑자기 끝날 무렵에 포크레인이 와서 몇 번 파내니까 우리가 이제껏 판 것보다 더 많았을 때 느꼈던 것과 비슷해. 아니 이건 솔직히 더 심하지. 몇 분? 장난해?”

“이젠 도와줘도 뭐라고 하네. 싫으면 말던가. 그냥 이거 삭제할게.”

“노노노노노노!!!!!!!!”

일수는 아연실색하며 외쳐댔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제가 잠시 미쳤나 봅니다. 부디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 번만 봐준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깔깔 웃어댔다.

“나머지는 부탁할게. 내가 다 하면 재미없잖아.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만든 게임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게임이 되고.”

“당연하지. 그럴 맘도 없었다. 아무튼 고마워. 너가 일을 도와줘서 우리 게임 금방 출시하게 생겼다.”

“얼른 공개해서 회사 주가 다시 회복해야지.”

“좋지. 이제 강기석의 회사가 아니라 네 회사잖아.”

“하하하하. 그래. 부탁할게.”

우리는 밝은 미래를 꿈꾸며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

디·나·문 TF팀은 일을 착착 해결해 나갔다.

내가 안내를 해준 덕분에 그들은 일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문리버에 대한 정황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었고 사람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 나는 다른 것들은 다 밝혔지만 한 가지만은 묻어두고 있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문리버와 관련된 해외 사업가들과 마약에 대한 정보였다.

왜냐면 그놈들은 내가 직접 처리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디오로부터 해외 사업가들의 명단을 받았다.

양기택은 아주 다채로운 놈들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었다.

일단 문리버는 해외 조직폭력배들이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이 자식들은 문리버를 통해 불법자금을 세탁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 중에서 삼합회, 야쿠자, 러시아 마피아 애들만 추렸다.

왜냐면 그놈들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 놈들과 거래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리버가 압수수색 당할 위기에 처하자 모두 자금을 빼돌린 상태입니다.]

녀석들의 자금행방에 대한 디오의 답이었다.

“아무튼 새끼들 얌체 같이 빨라요.”

[비트코인으로도 투자했는데 그것 또한 이미 빼돌린 상태입니다.]

“그러겠지. 그게 제일 빼돌리기 쉬우니까.”

그때 갑자기 나에게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디오야. 그 조직폭력배 놈들. 비트코인 좀 많이 가지고 있냐?”

[네. 녀석들 재산의 50%가 넘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비트코인입니다. 아무래도 거래하고 보관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 디오야. 너 혹시 비트코인도 해킹해서 맘대로 가져올 수 있어?”

[그건 좀 어렵긴 합니다.]

디오가 처음으로 어렵다는 말을 꺼냈다.

하긴 트루크립트(Truecrypt)나 베라크립트(Veracrypt)를 뚫는 게 쉬운 게 아니겠지.

소문으로는 그 NSA, FBI, CIA도 못 뚫었다던데…….

데이터를 통째로 암호화해서 영어 소문자, 대문자, 숫자, 특수문자를 섞어 20자리 이상의 비밀번호를 만들면 푸는 데만 한세월이다.

그걸 언제 다 풀고 앉아 있겠어…….

[이전의 다른 일에 비하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 얼마나 걸리는데?”

[1분입니다.]

“…….”

이 새끼가 장난하나…….

“1분 걸리는 게 어렵다고?”

[이전의 다른 일들은 1초도 안 돼서 끝낼 수 있었는데 거기에 비하면 많이 어려운 겁니다.]

그래.

디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

아무튼 이 자식은 엄청난 놈이다.

비트코인 보안을 뚫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 1분?

“혹시 디오야. 너 콜드 스토리지도 뚫을 수 있어?”

[복구코드 탈취하면 됩니다. 그것도 조금 까다롭지만 1분 안에 해결 가능합니다.]

삼합회, 야쿠자, 러시아 마피아 애들 이제 ㅈ됐다.

디오 이 새끼 미친놈이다.

비트코인을 맘대로 그것도 콜드 스토리지에 있는 것도 손댈 수 있다니

“그러면 당장 우리 불량배 형님들의 비트코인 좀 다 나한테 가져와 줄래?”

[실행하겠습니다.]

***

“형님!!!”

한 놈이 급하게 자신의 보스에게 달려갔다.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데?”

“저희 비트코인이…….”

그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지 말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비트코인이 뭐?”

“비트코인이 싹 다 사라졌습니다.”

“뭐?!!!!”

삼합회 보스는 깜짝 놀랐다.

“말이 돼? 비트코인이 어떻게 없어져?”

“저도 믿기지가 않지만 몇 번을 확인해 봐도 없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콜드 스토리지도 확인했는데 비어 있습니다.”

“뭐라고?!!!!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콜드 스토리지도 뚫려버리다니. 그건 애초에 오프라인이잖아. 내부의 소행이라는 거야?”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쪽지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하는 자신의 보스에게 노트북 화면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쪽지가 하나 와 있었다.

[비트코인은 내가 가져갔다.]

[돌려받고 싶으면 지금부터 내가 하라는 대로 한다.]

[시간은 넉넉히 주겠다. 다음 주 수요일 오후 6시까지 서울의 파라디소 레스토랑으로 온다.]

[그곳으로 보스만 직접 온다. 수행원은 한 명만 데리고 올 수 있다.]

[만약 다른 조직원들을 몰래 데리고 오면 비트코인은 그대로 사라질 것이다.]

[날 속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이미 비트코인을 빼간 것으로 내 힘을 깨달았길 빈다.]

[너희의 일거수일투족은 내 손바닥 안이다. 그러니 시키는 대로 해라.]

[그럼 다음 주에 보자.]

[warrior]

보스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것을 읽었다.

warrior

우리가 문리버에서 철수하게 만든 놈이었다.

이 자식은 인터넷을 지 맘대로 조종할 수 있고 어떤 방법으로도 추적할 수 없다고 한다.

녀석은 한국의 디씨소프트와 나이스를 박살내버렸고 이제는 우리들까지 타겟으로 삼았다.

비트코인 심지어 콜드 스토리지에 있는 것까지 싹 다 가져가 버리다니 대체 뭐 하는 새끼야?

삼합회 보스는 기가 막혀서 헛웃음이 나왔다.

“보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부하는 불안해하며 물었다.

“약속 장소로 가야지. 어떤 놈이지 면상 좀 봐야겠어. 나를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친히 알려줘야겠구먼.”

그는 이를 빠드득 갈면서 말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야쿠자와 러시아 마피아에게도 일어났다.

그들은 모두 약속의 날을 기다리며 벼르고 있었다.

***

다음주 수요일 오후 6시

서울의 파라디소 레스토랑

나는 먼저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 고급진 레스토랑이다.

여기에 특별히 VVIP룸으로 예약을 잡았다.

음식 하나하나의 가격이 장난 아니다.

미친……물값만 만원이네.

수조 원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 정도면 껌값 아니냐고 하겠지만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나는 일반 서민이었다.

물값 만원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이걸 환영했다.

왜냐면 여기서 지출된 모든 비용은 내가 아니라 손님들이 지불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녀석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나는 여유롭게 손님들을 기다렸다.

이윽고 문이 열리면서 두 명의 동양 남자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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