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대한국인 (3)
스윽! 슥슥!
20호짜리 캔버스에 현수가 유화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마치 꽃밭에 노란색의 특이한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났다.
그냥 보면 노란색 꽃이 피어난 꽃밭이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란색 꽃부터가 특이했다.
그림 그리기와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현수이다.
그러다 보니 틈틈이 시간이 나면 이렇게 취미 활동을 한다.
놀라운 것은 현수가 그리는 그림들은 아주 수준이 높다는 거였다.
20호짜리 캔버스에 유화로 능숙하게 칠하고 있었다.
클론 1호가 현수 뒤에서 조용히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현수가 작업하는 곳의 옆에 있는 티 테이블에는 아이스커피가 놓여 있었다.
아프리카 대륙의 에티오피아에 위치한 커피 농장에서 생산한 최고급 원두로 내린 거였다.
그랬기에 향과 풍미가 매우 뛰어났다.
붓을 내려놓더니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아, 좋다.”
-주인님, 아름다운 꽃인데 처음 보는 거 같습니다.-
“그럴 거야. 지구에는 없는 꽃이거든.”
-예? 지구에 없는 꽃이라니 무슨 뜻입니까?-
“다른 은하계의 어느 행성에서 자라는 꽃이야.”
-흐음, 어쩐지 낯설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지구에서 약 5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타원형 은하계에 속해 있는 대기가 있는 행성인데 ‘스톰믹스거’라고 하는 행성이야.”
-그런 행성을 알고 계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후후후, 이 넓은 우주에는 상상조차 못한 것들이 아주 많지. 어쨌든 스톰믹스거 행성은 대기가 있고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는데 지구보다 약 10배 이상으로 크지.”
-그럼 지구의 생명체 개체수는 비교가 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물론이지. 개체수로만 따진다면 아마 30배 정도로 차이가 날 거야. 그러다 보니 아주 다양한 식물들이 존재하는데 이 노란색 꽃은 다이란이라고 하는데 나도 한 번도 향을 맡아보지는 않았지만 그곳 행성인들의 말에 의하면 환각에 빠지게 하는 향이 있다고 하더군.”
-그럼 마약 성분이 있다는 겁니까?-
“뭐, 지구로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거야. 어쨌든 환각에 빠지게 하는 향 때문에 아름다운 환상에 빠진다고 해.”
-그렇다면 정말 신비롭군요.-
“노란색의 다이란 꽃이 그렇다고 하니 나도 호기심은 있지만 입수할 방법은 아직 없어.”
-그런데 주인님께서는 어떻게 그런 것들을 아십니까?-
“아카식 레코드라는 것이 우주에 존재해.”
-아카식 레코드라면 우주 대도서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 맞아. 나도 우연한 기회에 그곳에 입장하여 방대한 양의 각종 지식과 데이터를 입수했었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나도 운이 좋았어. 아카식 레코드에는 끝이 없을 정도로 방대한 지식과 데이터가 보관되어 있는데 나도 아주 일부만 입수했어. 다시 한번 그곳에 입장하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야. 어떻게 그곳으로 갈 수 있는지 방법도 모르고 말이야.”
-주인님께서 방법도 모르는데 어떻게 아카식 레코드에 입장하신 겁니까?-
“나도 그게 의문이야. 얼떨결에 아카식 레코드에 입장한 거야. 마치 아주 우연히 비밀번호가 맞아서 금고의 문을 연 것이나 다름이 없지.”
-그 정도입니까?-
“그래. 나도 운이 좋아서 아카식 레코드에 두 번 입장했지.”
-두 번이나 말입니까?-
“그렇다니까. 첫 번째는 얼떨결에 입장을 하였기에 생각보다는 많은 데이터를 입수하지는 못했어.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주 방대하기는 하지만 말이야.”
-무슨 말씀이신지 알 거 같습니다.-
“그렇지? 어쨌든 두 번째 아카식 레코드에 입장하였을 때에는 첫 번째 입장과는 다르게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수만 배나 많은 방대한 데이터를 입수하여 돌아올 수 있었지.”
-대단하십니다. 방법을 찾아내시다니 말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쉬운 것은 그 이후 아카식 레코드에 입장을 할 수 없었어.”
-아카식 레코드가 우주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데 입장하지 못하다니 그림의 떡이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언제가 되었던 다시 한번 아카식 레코드에 입장하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이번에는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입수해볼 거야.”
일생을 통 털어도 한번 찾아오기 어려운 기회이니 이해는 되었다.
현수가 아이스커피를 내려놓고 다시 붓을 잡았다.
유화를 조심스럽게 채색해 나갔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은 우주 광산업이 주 종목인 스페이스 오디세이 주식회사이다.
소행성대에서 백금 소행성을 발견하여 백금을 채굴하거나 금을 품은 황금 소행성을 발견하여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그밖에도 다양한 소행성을 발견하여 각종 광물들을 채굴하여 지금도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그동안 이렇게 각종 우주 산업들이 승승장구를 하면서 회사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지금은 자본금이 무려 100조 달러가 되었다.
“대단하다.”
“진짜 엄청나다.”
현수와 가족들이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었는데 현수의 지분이 압도적이었다.
배당을 실시하면 천문학적인 배당금을 배당받는다.
다음은 제우스 에듀 주식회사인데 학습베드를 이용하여 30억 명이 넘는 무지막지한 회원 수를 자랑한다.
계속 고속 성장을 하여 지금은 자본금이 54조 달러가 되었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주식회사의 절반 규모이지만 영향력은 엄청나다.
각종 지식들을 바로 머릿속에 주입을 시켜주기 때문이었다.
세계의 각종 언어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식들과 데이터를 취급하니 이렇게 성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서도 현수와 가족들이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현수의 지분이 압도적이다.
사실 이 두 회사만 하더라도 초거대 기업이기에 매출과 수익은 두말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현수는 카오스 그룹도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현수의 가족들도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었다.
카오스 그룹의 각 계열사들과 자회사들이 고속 성장을 하였다.
마치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은 거처럼 엄청나게 커진 거였다.
지금은 계열사만 688개이며 자회사는 3653개였다.
말이 자회사지 자본금이 최소 1조 원 이상이기에 다른 기업으로 보면 대기업이었다.
“엄청나다.”
“독보적인 재력가야.”
“세계 최고야.”
이밖에도 현수의 자본이 100%이며 지분도 100%인 기업들도 98개나 되었다.
최소 자본금이 2조 원 이상이었다.
그러니까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런 모든 회사들을 종합하면 현수가 얼마나 많은 재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이 될 거였다.
사실 이런 것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이고 드러나지 않은 것도 아주 많았다.
제법 이름을 알고 있다고 하는 정도의 기업들은 대부분 현수가 막대한 투자를 하여 지분이 최소 30% 이상 되었다.
지분이 많은 곳은 무려 90%인 곳도 있었다.
지금도 현수의 지시로 우수한 인재들이 나서서 미래 전망이 있는 기업들은 찾아내어 투자를 하고 있었다.
워낙 압도적인 천문학적인 재력이라서 국가를 뛰어넘었다.
현수의 영향력은 국가의 최고 권력자라고 하더라도 눈치를 봐야 했다.
현수는 카오스 재단을 이용하여 한해에 500억 달러의 엄청난 자금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재 육성이라고 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어려운 가정환경에 있는 인재들을 찾아내어 장학금과 생활비를 팍팍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들이 사회 곳곳에 진출하게 되면 도움을 받는다.
또한, 현수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 선택하여 영입이 되어 일할 수도 있었다.
500억 달러라고 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매년 쏟아붓고 있었기에 전 세계적으로 인재들이 고르게 퍼져 있었다.
“이런 돈은 아끼지 않아야 해. 지원 사업비를 더 늘려야겠어.”
무려 500억 달러를 매년 쏟아붓는데 이것도 적다고 했다.
얼마나 더 늘리려고 하는 것인지 놀라웠다.
달에 기지를 건설했고, 지금은 도시가 건설되고 있었다.
제2의 도시와 제3의 도시는 이미 완공이 되었으며 지금은 제4의 도시와 제5의 도시가 속속 건설을 하고 있었다.
화성에도 처음에는 기지를 건설하였다.
그런 후에 계획을 추진하여 도시가 건설되었다.
이주민들이 살아가기 위한 터전을 마련한 거였다.
화성에도 현재는 제4의 도시까지 건설이 완공되었으며 제5의 도시가 건설되고 있었다.
우주 광산업도 소행성대로 진출하여 많은 소행성을 나포하여 각종 광물들을 채굴하고 있었다.
막대한 매출과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카오스 탐사선들을 보내어 목성과 목성의 위성들을 탐사하고 있으며, 나아가 토성과 토성의 위성에도 탐사 중에 있었다.
좀 더 세월이 흐른다면 태양계를 넘어 우리은하계의 중심과 다른 태양계에도 진출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절대 무모한 계획이 아니었다.
탐사선과 우주선들이 있었기에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당장은 추진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현수는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아주 많고 추진하는 산업들도 많았다.
전문 경영인들을 영입하여 중책을 맡겼다.
이들을 감시하기 위하여 아주 우수한 클론1 로봇들을 대거 요직에 배치하여 자연스럽게 감시와 감사 활동을 하였다.
사람이라면 회유나 배신을 할 수 있지만 클론1 로봇들은 아니었다.
오로지 현수에게만 충성하고 복종했다.
무조건 맡은 임무에만 충실하기에 조금이라도 수상하거나 이상하면 조사에 착수한다.
그랬기에 요직에 있는 간부들이나 중역들도 조심을 하면서 일한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실무는 실무자들에게 맡겼다.
아주 큰일이나 중요한 사안만 보고 받고 지시를 내린다.
그 덕분에 시간적인 여유도 많이 생겼다.
각종 취미 활동도 그래서 많이 하고 있었다.
보글보글!
전골냄비에 뭔가가 끓고 있었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현수가 지켜보다가 도마에 썰어 놓은 각종 채소들을 집어 전골냄비에 올렸다.
생선찌개로 보이는데 보통의 것과는 좀 달랐다.
전생에서 아카식 레코드에서 입수한 데이터 중에 하나인 어느 은하계의 행성에서 유행하였던 그런 생선찌개 요리였다.
똑같은 생선이 없었기에 최대한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생선을 이용하여 처음으로 만들어 보았다.
현수는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자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요리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요리는 아주 많다.
그렇다고 전부 만들어 보고 먹어보고 할 수는 없었다.
제법 이름이 나거나 유명하거나 맛이 있는 요리들로 선별하여 만들어 보고 시식도 했다.
그러다가 이제는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는 다른 은하계의 어느 행성 요리에까지 관심을 가지고 만들어 보고 있었다.
한 번도 먹어보고 한 요리가 아니었기에 맛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요리도 있었다.
그나마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는 요리로 선택하여 만들어 보고 있는 거였다.
오늘 만들어보고 있는 생선찌개 요리도 그런 요리들 중에 하나였다.
싱싱한 미나리에 후추도 살짝 뿌렸기에 잡냄새와 생선 비린내도 잡아줄 거였다.
“흐음, 냄새나 모습은 그럴듯해 보이는데 말이야. 과연 가장 중요한 맛은 어떨지 궁금하군?”
많은 다양한 요리들을 만들어 보고하면서 기본적인 것들이 많이 축적되었다.
그래서인지 어지간하면 맛이 추정되었다.
그렇지만 한 번도 만들어 보지 않고 먹어보지 않은 요리는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국자로 국물을 떠서 맛을 보았다.
“호오, 맛있는데?”
시원하면서 칼칼한 것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현수씨, 어때요?”
“아주 맛있습니다.”
“어머, 그래요?”
“그럼요. 이제 다 되었으니 식탁으로 옮기겠습니다.”
전골냄비를 들어서 식탁으로 가져가서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식탁에는 전기레인지가 설치되어 있었기에 불을 켜고 낮추었다.
전골냄비의 생선찌개가 계속 보글보글 끓고 있었기에 더 먹음직스러웠다.
“이제 먹어도 됩니다.”
“알았어요.”
앞 접시에 덜어서 숟가락으로 국물부터 떠먹어보았다.
살짝 놀라면서 머리를 끄떡였다.
“국물이 맛있죠?”
“그러네요. 시원하면서 칼칼하고 맛있어요.”
“하하, 처음 만들어 보는 것인데 기대 이상입니다.”
“현수씨가 워낙 요리 솜씨가 좋아서 그런 거예요.”
“그렇습니까?”
“그럼요. 나는 현수씨 요리 솜씨를 인정하니까요.”
“고맙습니다. 많이 먹어요.”
“알았어요.”
아내 이지연이 아주 맛있게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맛있어요, 현수씨도 어서 먹어요.”
“예, 그래야지요.”
현수도 숟가락을 손에 들고 밥을 떠먹기 시작했다.
오늘 처음 만들어 본 생선찌개 요리도 아주 맛있었다.
싱싱한 미나리도 향이 좋고 아삭했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고 시원하면서 칼칼해서 국물 맛도 좋았다.
요즘은 부모님들이나 동생들이 각자 일하느라 바빠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들 황룡이와 딸 루비도 컸다고 각자 바쁘다.
그나마 아내 이지연은 최대한 시간을 내어 현수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그것만으로도 현수는 아주 행복하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