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208화 (208/217)

제57장 우주 시대 2 (3)

콰아아아!

거대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 2호가 엄청난 속도로 대기권을 돌파하여 우주 공간으로 나왔다.

계속 빠른 속도로 상승을 하여 약 3만5천 킬로미터 상공에 도달했다.

“항해사, 비행속도를 줄여라.”

“예, 알겠습니다.”

비행속도를 팍 줄이더니 자리를 잡고 궤도를 돌기 시작했다.

그동안 시험비행과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였는데 특별히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간단히 통과를 하여 이렇게 실전 배치를 하게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 정거장의 임무를 수행하게 될 거였다.

세계 각국의 우주인 팀들이 체류하는 것도 확정되어 탑승해 있었다.

각자 연구실에서 우주 환경이 생물과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여기에 아주 다양한 연구와 실험도 추진할 거였다.

이밖에도 우주 호텔이 이틀 후에 개관을 할 것이기에 많은 우주 관광객들이 찾아와 머물 예정이다.

약 2천 킬로미터의 지구 저궤도 상공에 자리를 잡고 궤도를 돌고 있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 2호는 약 3만5천 킬로미터의 정지궤도 상공이기에 의미가 달랐다.

카오스 그룹의 회장실 창가에 서서 현수가 머그잔의 원두커피를 마시면서 도심의 빌딩 숲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클론 1호가 다가오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주인님, 찾았습니다.-

“뭐? 누굴 찾았다는 거야?”

-이선우 말입니다.-

“뭐라고?”

클론 1호의 말에 현수가 깜짝 놀랐다.

그동안 아무리 조사를 해도 이선우의 행적은 나오지 않았다.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전생의 기억으로는 내년 하반기에 대한민국에 이선우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서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랬는데 느닷없이 클론 1호가 9명의 원수들 중에 이제 한 명만 남은 이선우를 찾았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인님, 너무 흥분하셨습니다. 진정하십시오.-

“으음, 그래 흥분을 가라앉혀야지.”

현수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반복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런 후에 머그잔의 원두커피를 마셨다.

-주인님, 이제 진정하셨군요.-

“그래. 이선우는 어디에 있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대륙항공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을 타고 대한민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호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나타나다니 놀랍군?”

-그동안 미국에 있어서 조사를 해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거 같습니다.-

“아무리 미국에 살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선우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해.”

-그동안 이선우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름을 사용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뭐, 다른 이름을 사용했다고?”

-예,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나타나 대륙항공 비행기의 비즈니스 석에 탑승을 하면서 이선우를 처음 사용한 건가?”

-예,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놈의 모습을 찍은 영상은 있지?”

-예, 있습니다.-

“그렇다면 놈이 맞는지 확인을 해봐야겠어. 당장 홀로그램으로 펼쳐봐.”

-예, 알겠습니다.-

파파팟!

클론 1호가 홀로그램을 펼쳤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나타난 이선우의 모습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동양 남자였다.

정장을 입은 것도 아니고 회색의 후드 티에 청바지, 운동화를 신었다.

그랬기에 더 평범해 보였다.

현수가 손짓을 하여 이선우의 모습을 확대하여 자세히 살펴보았다.

-주인님, 이선우가 맞습니까?-

“그래. 놈이 맞아.”

-아, 드디어 찾았군요.-

“그래. 어렵고 힘들게 놈을 찾아내었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이륙하여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려면 약 12시간이 걸립니다.-

“후후후, 12시간 후면 놈을 만나볼 수 있겠군.”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놈을 만나야 하니까 모든 일정을 전부 취소해야겠어.”

-모든 일정을 취소하신다고요?-

“그래. 조용히 처리를 해야 하니까 3일 정도 휴가로 처리하는 것이 자연스럽겠어. 김 비서실장 들어오라고 해.”

-예, 주인님.-

클론 1호가 홀로그램을 끄고는 뒤돌아 출입문으로 걸어갔다.

머그잔의 원두커피를 마시면서 중얼거렸다.

“후후후, 12시간 후면 이선우 놈을 만날 수 있겠군. 긴 시간을 기다렸어.”

전생에서는 분명하게 이선우가 원수가 맞았다.

그렇지만 현수가 밀레니엄 회귀를 한 이후에는 한 번도 이선우를 만나지 못했었다.

마주친 적도 전혀 없고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현수는

이다.

은혜와 원한이나 원수는 절대 잊지 않았다.

“나의 원수들은 절대 용서할 수 없지.”

그랬기에 9명의 원수들 중에 무려 8명을 찾아내어 다 죽였다.

이제 유일하게 이선우만 남았다.

그렇지만 약 12시간 후에는 인천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한다.

그럼 이선우 놈을 납치하여 조용한 곳에서 지독한 고통을 안겨주면서 죽일 거였다.

그래야 현수 자신의 원수는 깔끔하게 해결이 된다.

“이번에도 남태평양의 작은 무인도에서 이선우를 처리하는 것이 좋겠군.”

대한민국에서는 조용히 처리하기가 어렵다.

작은 단서라도 남긴다면 그것도 골치였다.

그럴 바에야 흔적도 남지 않고 조용한 남태평양의 작은 무인도로 순간이동을 하여 처리하면 모든 것들이 해결된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이선우는 비행기를 타고 대한민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대륙항공 비행기가 약 12시간의 비행을 하여 대한민국의 인천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비즈니스석에 탑승해 있었던 이선우는 여행용 은색 하드 케이스 가방을 끌고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왔다.

“흐음, 여기가 대한민국이라니 공기부터 다르군?”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약 12시간의 장거리 비행이라서 그런지 몸이 나른했다.

시차 적응을 위하여 3일 정도는 푹 쉬는 것이 좋았다.

여행용 은색 하드 케이스 가방을 옆에 놓고 소변기에 서서 소변을 누었다.

비행기에서 화장실을 다녀올 수도 있었지만 착륙이 임박했기에 참았었다.

한참이나 참았다가 누는 소변이라서 그런지 제법 많이 나왔다.

“아, 시원하고 좋다.”

세면대로 이동하여 손을 씻으려고 소매를 걷었다.

그런 다음에 손에 물부터 묻힌 후에 비누칠을 하여 씻는데 의식이 흐려졌다.

“어, 왜 이렇게 어지럽지?”

암전처럼 칠흑같이 어두워지더니 의식이 끊어졌다.

“으, 머리야.”

이선우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눈을 떴다.

눈이 커지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 여긴 어디지?”

이선우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황당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대륙항공 비행기가 약 12시간의 비행을 하여 대한민국의 인천 국제공항에 착륙했었다.

비즈니스 석에 탑승하였지만 장거리 비행이라서 살짝 피곤하고 나른했었다.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소변을 보고 나서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중에 정신을 잃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랬는데 깨어나 보니 황당하게도 어느 해변이었다.

날씨는 강렬하게 햇빛이 내리비추고 있었으며 아주 화창하고 무더웠다.

처음 보는 풍경이라서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건가?”

짜악!

“우욱!”

자신의 뺨을 한 대 쳤더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데 꿈이 아니었다.

상체를 숙여 백사장의 모래를 만져보고는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꿈은 아닌데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여긴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의 작은 무인도야.”

크게 당황한 모습으로 이선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는데 누가 대답을 한 것인지 황당하고 이상했다.

“허엇, 누구냐?”

파팟!

흰색의 후드 티에 청바지, 흰색의 스니커즈를 신은 현수가 나타났다.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흰색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선우 맞지?”

“누구냐 넌?”

“이선우 맞나?”

“으음, 그래. 나를 알고 있는 너는 누구지?”

“후후후, 나의 정체가 궁금하겠지만 알려주지 않을 거야.”

“뭐라고?”

“이선우, 너를 만나려고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으음, 누구냐 너는?”

“궁금한 것들이 많겠지만 하나도 알려주지 않을 거야. 이선우 너는 지독한 고통을 느끼면서 죽어야 해.”

“무슨 헛소리냐?”

“과연 헛소리일까?”

스윽!

현수가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움켜쥐었다.

“우욱, 이건?”

눈에 보이지 않는 염력의 기운으로 목을 콱 졸랐다.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기에 손으로 떼어내려고 하였지만 만져지는 것이 없었다.

순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1.2미터의 공중으로 떠올랐다.

손과 다리를 움직이면서 발버둥 쳐보았지만 벗어날 수 없었으며 고통만 가중되었다.

눈앞의 상대가 염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기에 괴로웠다.

그때, 목을 조르던 것이 살짝 풀리자 숨을 쉴 수가 있었다.

평소에는 몰랐는데 숨을 쉬는 것이 이렇게 감사하고 좋은지 처음 알았다.

우두둑!

갑자기 이선우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뒤로 젖혀지면서 부러졌다.

“으아악!”

지독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마취도 없이 멀쩡하던 손가락이 부러지니 그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였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미루어 짐작이 되기는 했다.

우두둑!

현수가 무심하게 이번에도 염력으로 이선우의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부러뜨렸다.

“끄아악, 나에게 왜 이러는 거냐?”

“고통스럽지?”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멀쩡하던 손가락을 두 개나 부러뜨렸는데 상대가 놀리니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공중에 둥둥 떠 있고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런 황당한 경우는 태어나 처음이었다.

현수는 이선우를 놀리는 듯이 왼손으로 오른손의 가운뎃손가락 즉, 중지를 뒤로 젖히는 동작을 펼쳤다.

깜짝 놀라면서 재빨리 이선우가 왼손으로 오른손 중지가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붙잡았다.

의도는 좋았지만 막을 수가 없었다.

이선우가 오른손 중지를 붙잡고 있었던 왼손이 강제로 펴졌다.

“아, 안 돼!”

절규를 하였지만 이선우의 오른손 중지는 천천히 손등 쪽으로 젖혀졌다.

한계점이 넘어가면서 고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만해!”

“내가 왜?”

우두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이선우의 오른손 중지가 허무하게 부러졌다.

무지막지한 염력에 의한 것이기에 막을 수도 없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불과 10초 정도 지나자 오른손 약지와 새끼손가락까지 한꺼번에 뒤로 젖혀졌다.

순식간에 부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손가락이 뒤로 젖혀지고 있었기에 이선우가 자신의 왼손으로 저지하려고 하였지만 염력에 의하여 가로막혔다.

“그러지 마. 으아악!”

이선우의 오른손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동시에 뒤로 젖혀지면서 허무하게 부러졌다.

이로써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이 전부 부러졌다.

지독한 고통에 미칠 것 같았는데 오른손이 퉁퉁 부어올랐다.

이번에는 이선우의 왼손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으로 내밀어 지면서 다섯 손가락이 일제히 펼쳐졌다.

현수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알았다.

그렇지만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저자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나를 잘 알고 있어. 누굴까? 정체가 뭐지?’

지독한 고통에 미칠 거 같았지만 머릿속은 냉정해졌다.

상대에 관하여 알아야 대책이라도 세울 수가 있었다.

무시무시한 초능력 중에 염력을 펼치는 상대였기에 어설프게 도발을 해봐야 이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의 인천 국제공항 남자 화장실에서 잠시 기절하였다가 깨어나 보니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의 작은 무인도라고 했다.

먼 거리를 납치하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혹시 순간이동으로 이곳으로 이동해온 건가?’

그게 아니라면 말이 되지 않았다.

천천히 손가락을 하나씩 부러뜨리면서 고통을 주며 죽이려고 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이선우는 상대를 처음 본다.

물론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서 더욱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우두둑!

“으아악!”

이선우의 왼손 엄지손가락이 뒤로 젖혀지면서 부러졌기에 지독한 고통이 밀려왔다.

이미 부러진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에서 고통이 심하였다.

그런 상태에서 또 왼손 엄지손가락이 부러지니 고통이 가중되었다.

현수는 이선우와 약 10미터의 거리를 두고 염력을 펼쳐 상대를 철저히 농락을 하면서 손가락을 하나씩 부러뜨렸다.

약 1.2미터의 공중에 둥둥 떠 있었기에 발버둥을 쳐봐도 소용없었다.

두 다리가 백사장에 닿지 않았기에 벗어날 수도 없었다.

이선우는 지독하게 느껴지는 고통에 제대로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현수는 너무 냉정할 정도로 침착하게 이선우의 남아 있는 손가락을 하나씩 부러뜨렸다.

이윽고 양손의 10개 손가락이 전부 부러졌다.

양손이 퉁퉁 부어올랐으며 지독한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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