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204화 (204/217)

제56장 우주 시대 1 (2)

유라가 물을 마시고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남자 직원과 여직원 2명이 이동 카트를 밀고 다가오더니 신속하게 테이블에 차렸다.

숯불을 올리고 불판을 놓더니 직접 한우 고기를 부위별로 구웠다.

“드셔보세요.”

“예, 고마워요.”

유라가 젓가락으로 구워진 차돌박이를 집어 입에 넣었다.

예상한 대로 고소하면서도 부드럽고 진한 육즙이 풍부해서 아주 맛있었다.

1++한우 차돌박이이니 당연한 거였다.

“어떻습니까?”

“맛있어요. 재훈씨도 드세요.”

유라의 말에 박재훈이 젓가락으로 한우 차돌박이를 집어 먹어보더니 머리를 끄떡였다.

예상한 바로 그 맛이었다.

한우 차돌박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갈빗살과 제비추리, 토시살, 안창살, 살치살, 새우살, 부챗살, 안심, 꽃등심까지 남자 직원이 알아서 다양하게 구워 주었다.

“아, 배불러.”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어머, 그래요?”

“예, 먹는 거 좋아하시죠?”

“예, 그래요. 그래서 몸매관리에 힘쓰고 있어요.”

“어떤 운동을 하십니까?”

“기본적으로 수영을 하고 골프와 승마, 웨이트 트레이닝, 요가, 필라테스를 번갈아 가며 해요.”

“으음, 그렇게 다양하게 하십니까?”

“예, 피부과와 치과에도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어요. 관리할 것들이 많거든요.”

남자 직원과 여직원들이 신속하게 테이블을 치워주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원두커피를 내려놓고 물러갔다.

“그럼 하루 일정이 바쁘겠습니다.”

“예, 그래요. 하지만 일이나 관리는 신경을 쓰고 힘이 들어도 결과물이 잘 나오니 포기할 수가 없어요.”

“정말 그렇겠습니다. 그럼 책을 읽을 시간도 없겠습니다.”

“사실 그래요. 하지만 학습베드를 통하여 다양한 정보와 지식들을 시술받아요.”

“아, 학습베드. 그게 효과가 좋습니까?”

“그럼요. 아직 한 번도 이용해보지 않았어요?”

“예, 말만 들었지 시술을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받아보세요. 결과에 깜짝 놀라실 거예요.”

“저는 영어는 조금 하지만 많이 부족한데 가능하겠습니까?”

“세계의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익히기에는 학습베드가 최고에요. 그냥 언어를 공부해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 효과도 확실하게 장담을 하지 못해요. 하지만 학습베드를 이용하면 1회 시술로 한 가지 언어를 터득한 것이나 다름이 없어요. 물론 좀 더 깊이 있게 배우려면 추가로 더 시술을 받아야 하지만 말이에요.”

“으음, 그 정도입니까?”

“예, 제가 시술을 받아보았기에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어요.”

“그럼 유라씨는 몇 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까?”

“기본적이지만 대한민국 어를 비롯하여 영어, 불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 인도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해요.”

“허엇, 그렇게 많이 말입니까?”

“그래요. 지금은 11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국가의 언어들을 배우고 익히고 싶어요.”

“으음, 놀랍습니다.”

“세계 각국의 언어들을 선택하여 시술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각종 지식이나 정보들까지 시술을 받을 수가 있어서 굳이 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가능하죠.”

유라의 말에 박재훈이 머리를 끄떡였다.

주위에서 하는 말을 듣기는 하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었다.

워낙 회원 가입이 많고 예약한 사람들이 많아서 한번 시술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는 말에 시도를 해보려고 하다가 포기를 했었다.

그런데 유라의 말을 들어 보니 무조건 시술을 받아야 할 거 같았다.

영어와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만 할 줄 알아도 유럽의 그런 나라들을 여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흐음, 그렇다면 나도 시간을 내어서 제우스 에듀에 가서 회원 가입을 하고 학습베드 시술을 받아 봐야겠습니다.”

“그렇다면 나와 함께 가요. 그럼 손쉽게 학습베드 시술을 받을 수 있어요.”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이에요. 원래는 오빠가 예비로 만들어 놓은 것인데 제우스 에듀에서 사용하고 있는 학습베드보다 몇 배나 더 고성능이에요. 간단히 메모리칩만 꽂으면 원하는 것을 시술받을 수 있어요.”

“예? 그런 곳이 있습니까?”

“그럼요. 가족들과 친인척, 그리고 지인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로 만들어 놓은 곳이에요. 함부로 이용할 수 없는 곳이지만 나와 함께라면 가능해요.”

“아, 제가 특별대우를 받는다니 놀랍습니다.”

“이왕 학습베드를 이용하는데 메디칼베드도 이용을 해보는 것이 좋겠어요.”

“메디칼베드?”

“일반인들은 모르는 특권층이 이용하는데 암 같은 중병에 걸리거나 불치병, 그 밖의 수명이 다하여 곧 죽을 사람들도 건강하게 해주죠.”

“예? 그런 곳이 있었습니까?”

“예, 하지만 일반인들은 몰라요. 워낙 비싸니까 말이에요.”

“으음, 아무리 비싸더라도 중병이나 불치병에 걸리거나 곧 죽을 거라면 저 같아도 이용을 할 거 같습니다.”

“맞아요. 그래서 메디칼베드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유라의 말에 박재훈이 머리를 끄떡였다.

그런 곳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함부로 이용할 수 없는 곳이지만 나와 함께라면 가능해요.”

“그럼 감사하게 시술을 받아보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이틀 후에 박재훈은 유라의 차에 타서 어디론가 이동했다.

서초동에 위치한 20층짜리 빌딩이었는데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지하 3층 주차장의 끝으로 갔더니 초대형 화물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한꺼번에 10대의 차들을 실어서 이동할 수 있었다.

그그긍!

놀랍게도 바닥 전체가 움직이더니 경호 차량까지 한꺼번에 초대형 화물 승강기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그랬더니 문이 닫히고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10층까지는 각종 사무실들이 입주해 있었다.

하지만 11층부터는 통제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었기에 허락을 받지 않으면 엘리베이터와 비상구로도 올라갈 수가 없었다.

11층부터 20층까지 무엇이 있는지는 입주해 있는 사무실의 직원들도 몰랐다.

초대형 화물 승강기가 19층에 멈추더니 문이 열렸다.

역시나 바닥 전체가 통째로 움직이더니 19층 안으로 이동했다.

특이하고 신기한 장치에 박재훈이 살짝 놀랐다.

하지만 유라는 아주 태연했다.

건장한 경호원이 차 문을 열어주자 그제야 유라와 박재훈이 차에서 내렸다.

19층과 20층은 복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19층의 가운데 부분의 천장이 제거되어서 20층의 천장이 보였기에 더 높게 느껴졌다.

실내 전체가 거실처럼 꾸며져 있었지만 소파와 티 테이블, 그리고 학습베드 2대와 메디칼베드 2대가 각각 설치되어 있었다.

흰색과 금색이 콤비로 장식되어 있어서 신비롭고 럭셔리했다.

제우스 에듀에서 사용하고 있는 학습베드와 헤븐 리조트에서 사용하는 메디칼베드보다 훨씬 최신형에 고성능이었다.

그랬기에 현수의 지시로 이런 곳을 마련해 놓은 거였다.

주로 가족들이나 친인척, 그리고 아주 친한 지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아주 특별한 장소이기에 아무나 출입을 할 수 없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 유라가 박재훈을 대동한 것만 보더라도 아주 특별하게 생각하고 대우를 하고 있는 거였다.

놀라운 것은 클론2 로봇 50대와 여성체 클론3 로봇 20대가 각각 배치되어 있었다.

관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클론 로봇들로만 배치되어 있었으며 이들이 운영을 하는 모양이었다.

럭셔리하지만 낯선 곳이었기에 박재훈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유라님, 어서 오십시오.-

“반가워, 헤라 1호.”

-오늘은 손님을 대동하고 오셨군요.-

“그래. 학습베드와 메디칼베드를 이용할 생각이야.”

-그러세요? 차부터 한잔 마시고 시술을 받으시겠어요?-

“그래. 나는 아이스커피로 하고 재훈씨는 뭐로 마실 거예요?”

“저도 아이스커피로 하겠습니다.”

“들었지? 아이스커피로 두잔 부탁해.”

-예, 바로 만들어 가져오겠습니다.-

다른 여성체 클론3 로봇이 신속하게 아이스커피 두 잔을 만들어서 가져왔다.

유라와 박재훈이 소파에 앉아서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비서들과 경호원들은 한쪽에 조용히 대기했다.

유라와 박재훈이 각자 메디칼베드에 나체로 누웠다.

그렇지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었다.

커튼을 펼쳐서 보이지 않도록 하였으며 클론2 로봇들과 여성체 클론3 로봇들이 도우미들처럼 곁에서 도와주었기 때문이었다.

유라는 보통 일주일에 한두 번씩 방문을 하여 메디칼베드로 종합검사를 해보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거나 하면 바로 치료를 한다.

그리고 학습베드를 이용하여 다양한 지식들을 머릿속에 주입받는다.

그 영향으로 엄청나게 많은 각종 지식들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었다.

대학에 들어가서 특정 전공 분야의 공부를 한 것도 아닌데 마치 그랬던 거처럼 되었다.

수년을 공부해도 제대로 익히기 힘든 수준이 높은 지식들인데 한번 시술에 간단히 완벽하게 각인을 시켜버리니 힘들게 공부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유라가 종합검사를 해보았더니 특별히 이상이 있는 곳은 없었다.

하지만 피부에 트러블이나 잡티가 약간 있었기에 그것들을 바로 치료했다.

10대의 피부보다 더 좋게 변하였다.

광택이 나고 매끄럽게 되었기에 아주 만족해했다.

그런 다음에는 준비해놓은 가운을 입고 잠시 기다렸다.

박재훈도 특별히 병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각종 노폐물들이 몸속에 쌓여 있고 간도 술을 마셔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좋지 않았다.

위장도 신경성 위장병이 약간 있었다.

종합검사 결과를 박재훈과 유라가 홀로그램으로 확인을 하였다.

“오래 걸리지도 않고 30분 정도면 되니까 치료를 받고 나서 학습베드를 이용해요.”

“알겠습니다.”

“바로 치료해줘.”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박재훈에게 치료를 시작하였다.

크고 고통스럽거나 하지는 않았다.

약 30분 정도 지나자 깔끔하게 몸속의 각종 노폐물들이 땀구멍으로 배출되었고 상태가 좋지 못한 것들도 치료가 되었다.

샤워를 하지는 않았지만 기계 팔들이 튀어나와서 정성스럽게 약품으로 몸을 깨끗하게 닦아주었다.

그 영향으로 시원하고 상쾌함을 느꼈다.

활력으로 충만해지고 기분까지 좋아졌다.

만족한 표정으로 상체를 일으켜 메디칼베드에서 내려왔다.

준비해놓은 가운을 입고 이번에는 유라와 함께 나란히 학습베드로 가서 누웠다.

“어떤 것을 시술받으면 되는 겁니까?”

“오늘은 첫 시술이니 간단하게 영어와 불어를 주입받는 것이 좋겠어요.”

“예? 불어까지요?”

“그럼요. 3시간 정도 후에는 영어와 불어를 현지인들처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을 거예요.”

“으음, 정말 그게 가능한 겁니까?”

“물론이에요. 나를 믿어 봐요.”

“으음, 알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박재훈은 유라의 조언대로 영어와 불어를 주입받기로 했다.

여성체 클론3 로봇이 나서서 박재훈에게 자세히 안내를 해주고는 시술을 시작했다.

유라는 클래식 음악에 관한 지식들을 시술받기로 했다.

서로 다른 지식을 시술받는 거였다.

두 시간이 넘어가자 유라의 시술이 먼저 끝이 났다.

학습베드에서 내려와 옷을 갈아입고는 소파에 앉아서 오렌지주스를 마시면서 기다렸다.

이윽고 박재훈의 시술이 끝나자 입고 있던 가운을 벗고 옷으로 갈아입고는 소파로 다가왔다.

“어땠어요?”

“아주 신세계를 경험한 거 같습니다.”

“그래요?”

“예, 영어와 불어를 완벽하게 배우고 익힌 거처럼 구사하는 것도 가능해진 거 같습니다.”

“그럴 거예요. 나중에 미국인이나 프랑스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거니까요.”

“으음, 이런 것은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앞으로는 나와 함께 이용해요.”

“그래야 할 거 같습니다.”

박재훈은 유라가 자신에게 엄청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것도 느꼈다.

그러니 없던 감정도 생길 판이었다.

예쁘고 몸매 좋고 똑똑하고 거기에다가 재산은 천문학적이다.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완벽한 미녀였다.

앞으로 유라 같은 미녀는 절대 만나지 못할 거 같았기에 반드시 잡고 싶어졌다.

유라도 박재훈과 데이트를 하는 것이 좋았다.

사람 자체가 순하고 유라를 많이 위해준다.

“이대로 헤어지기 싫어서 그러는데 우리 쇼핑이나 하러 가는 것이 어떻습니까?”

“갑자기 쇼핑을요?”

“예, 강남 최고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말입니다.”

“좋아요.”

이렇게 하여 유라와 박재훈은 소파에서 일어나 차를 타고 내려갔다.

초대형 화물 승강기가 지하 3층 주차장에 도착하여 문이 열리자 바닥이 밖으로 이동했다.

줄지어 출발하여 빌딩을 나와 도로로 진입했다.

강남 최고백화점은 멀지 않았기에 15분 만에 도착했다.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유라는 박재훈과 함께 쇼핑 데이트를 즐겼다.

박재훈은 신장이 크고 잘생겼다.

유라는 누가 보더라도 엄청난 미녀이며 세련되었다.

여기에 몸매는 환상적이었기에 남자들의 시선을 많이 받았다.

그렇지만 여성장장을 입은 여비서와 여성체 클론3 로봇 한 대, 그리고 건장한 경호원들이 20명이나 되어서 함부로 접근을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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