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203화 (203/217)

제56장 우주 시대 1 (1)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1호가 시험 비행과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대한민국 정부에 판매 승인 신청을 하였다.

세계 최초이기에 판매 승인을 선뜻 내어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식으로 승인을 거부할 수도 없었다.

“이거 고민인데?”

“어떻게 하지?”

“신중하게 검토해서 결정해야 해.”

다만 신중하게 검토를 하느라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에도 판매 승인 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세계 최초이기에 대한민국 정부에 우선권을 준 거였다.

회장인 현수의 지시로 카오스 항공 주식회사에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의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점검과 수리도 해야 하기에 정비 서비스 센터도 만들었다.

최근에 완공한 제29공장과 제30공장은 생산설비를 갖추고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앞으로 이 두 개동의 공장에서 비행접시 우주선들을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예약 판매를 실시하세요.”

“예, 회장님.”

현수의 지시로 아직 판매 승인도 나오지 않았지만 공식 사이트에 예약 판매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의 대당 가격이 4억 달러였다.

여기에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어지간한 것들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었지만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에 그랬다.

최고급 차인 롤스로이스도 고객의 취향에 따라 옵션 선택을 할 수 있었다.

그런 거처럼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에도 옵션을 선택사양으로 만들어 놓았다.

호기심에 너도나도 들어와서 검색을 해보았다.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예약 판매를 한다는 공식 사이트를 보고는 재빨리 너도나도 예약 신청을 하였는데 계약금 1천만 달러를 입금하면 색상과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다.

공식 사이트에 등록한 후에 불과 하루만에 453명이 예약 신청을 하였다.

대한민국의 부자들 중에 예약 신청을 한 사람이 무려 43명이나 되었다.

나머지는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재력을 가진 부자들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한민국 정부도 더욱 부담을 느꼈다.

“버티다가는 나중에 나만 문제가 되겠어.”

만약 판매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면 다른 국가에서 생산하여 출시를 해버리겠다는 말도 있었다.

그럼 대한민국만 소외되고 막대한 세금을 걷지도 못하고 그냥 날려 버리는 꼴이 되는 거였다.

조금 과장해서 김현수 회장이 경영하는 기업들의 법인세 납부로 풍족하게 예산이 배정되고 있었다.

국민들 대부분이 김현수 회장을 존경하고 지지한다.

만약 반대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지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대통령보다 더 영향력이 높은 김현수 회장이다.

그에게 잘못 보이면 대한민국에서 발 뻗고 편하게 살 수는 없을 거였다.

어떻게 보면 결론은 이미 나와 있는 거였다.

시간을 좀 끌면서 신중하게 검토한 후에 결정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리야.”

“어서 판매 승인을 해주자.”

“그게 좋겠어.”

엄청난 부담감을 느낀 담당자가 나름 신속하게 판매 승인 결정을 내려버렸다.

이렇게 하여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를 공식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제29공장과 제30공장이 생산설비를 갖추고 보안 시스템까지 구축되어 있었다.

그랬기에 회장 현수의 지시로 바로 생산에 착수했다.

이미 5D 프린터기를 각각 100대씩 모두 200대를 설치하여 각종 부품들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클론2 로봇들과 여성체 클론3 로봇들이 배치되어 조립을 하였다.

453명이 예약 신청을 하였으며 그중에 대한민국의 부자들이 43명이었다.

그랬는데 대한민국 정부에서 판매 승인이 나자 이 뉴스 보도를 보고 너도나도 예약 신청을 하였다.

폭발적으로 예약 신청이 늘어나면서 불과 며칠 만에 1천 명이 넘어 버렸다.

경기도 남양주 스페이스 오디세이 주식회사의 파일럿 아카데미에서는 교육생들에게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를 조종하기 위한 가상 프로그램으로 조종술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탐사선 카오스 호들과 여러 가지로 공통점과 비슷한 점들이 많았기에 조종은 어렵지 않았다.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의 판매 승인이 나면서 조종사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구입하려는 사람들 일부는 직접 조종을 해보기 위하여 카오스 항공 주식회사에 설치되어 있는 가상 프로그램 조종을 배우려고 연수를 신청했다.

거의 실물과 유사해서 충분히 조종 연습을 하여 익힌다면 실물이 인도되면 바로 조종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될 거였다.

우주선 파일럿이 되려고 많은 사람들이 경기도 남양주 스페이스 오디세이 주식회사의 파일럿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배우고 있었다.

미래의 유망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질적으로 졸업을 하면 탐사선 카오스 호나 우주 화물선 스페이스 오디세이 호 등에 투입이 된다.

일반 여객기 기장이나 부기장들이 높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렇지만 우주선 파일럿들은 그런 기장이나 부기장의 연봉과 비교하면 약 5배 이상으로 많았다.

이러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없었던 신규 직업군이라 할 수 있었다.

어쨌든 앞으로는 우주 시대였다.

누구도 이것을 부인하지는 못했다.

카오스 항공 주식회사의 카오스 제3 연구소.

5D 프린터기 100대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클론2 로봇 100대와 여성체 클론3 로봇 100대가 각각 우주선을 조립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가 아니었다.

그것보다 훨씬 큰 지름 25미터의 소형 비행접시 KUB-1호의 시제기였다.

판매용과 소장용으로 나누어 조립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큰 차이점이 있었다.

광선총과 광선 포, 그리고 방어막, 초소형 워프 장치를 설치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판매용에는 이런 장치들이 없었다.

그랬기에 큰 차이가 나는 거였다.

현수는 이미 준중형 KUC-1호와 중형 KUD-1호, 중대형 KUE-1호, 대형 KUF-1호, 초대형 KUG-1호까지 설계를 다 해놓았다.

다만 시제기를 생산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1호가 시험 비행과 성능 테스트를 통과하여 판매 승인이 나면서 지름 25미터의 소형 비행접시 KUB-1호의 시제기를 만들고 있는 거였다.

“클론 1호가 보기에는 어때?”

-정말 멋집니다.-

“그렇지?”

-예, 그렇습니다. 지름 25미터의 소형 비행접시 KUB-1호의 시제기는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1호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배 이상으로 크기에 느낌부터가 다르군요.-

“잘 보았어. 그게 맞아.”

-초소형에서 소형으로 모델이 바뀌었는데 탑승 인원도 크게 높아지겠습니다.-

“물론이지. 50인승이야.”

-흐음, 역시 그랬군요. 멋집니다.-

“그래도 판매용은 소장용과 비교가 되지 않아.”

-중요 기능들이 대부분 빠져서 그렇습니다.-

“그래. 아직은 선보일 수 없는 기술이지.”

-그건 그렇습니다.-

클론 1호의 대답에 현수가 씨익 웃으면서 손에 들고 있던 머그컵을 들어 원두커피를 마셨다.

“흐음,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인데 좋군.”

-이번에 들여온 원두군요.-

“그래. 질 좋은 생두로 로스팅을 잘하였기에 더욱 풍미가 있어.”

현수가 원두커피를 마시면서 한창 조립 작업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지름 25미터의 소형 비행접시 KUB-1호와 2호의 시제기는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1호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배 이상으로 크기에 다가오는 느낌이 크게 달랐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을 건조하는 것도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완성이 된다면 달과 화성에 각각 배치를 할 계획이다.

그다음에는 태양계로 진출하기 위하여 중요 거점에 배치를 하면 많은 우주선들이 자유롭게 이용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탐사선 카오스 호들도 더 많이 생산을 해야 하며, 나아가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도 대중화가 이루어져야 했다.

물론 단계적으로 지름 25미터의 소형 비행접시 KUB호와 준중형 KUC호, 중형 KUD호, 중대형 KUE호, 대형 KUF호, 초대형 KUG호까지 설계는 다 되어 있으니 생산하여 판매를 하면 되는 거였다.

워낙 고가의 우주선이라서 일반인들은 구입할 수 없었다.

그나마 재력이 있는 상류층이나 국가들이 나서서 구입을 해서 사용을 해야 했다.

이렇게 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어쨌든 지름 10미터의 초소형 비행접시 KUA호를 예약 판매를 하고, 한창 조립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게 소비자에게 인도가 된다면 세계적으로 확산이 빠르게 이루어질 거였다.

끼이익!

검은색의 최고급 전기 승용차 골디락스 에스가 멈추었다.

앞에는 검은색 벤츠 E클래스 3대가 줄지어 멈추어 있었으며, 골디락스 에스 뒤에는 스타 밴 2대가 있었다.

건장한 경호원들이 20명이나 차에서 내리고 여성정장을 입은 비서와 여성체 클론3 로봇이 한 대 보였다.

경호원이 골디락스 에스의 차 문을 열어주자 녹색 블라우스에 흰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명품 핸드백을 손에든 유라가 내렸다.

워낙 세련되고 예쁘고 몸매까지 환상적이었다.

유명 여배우처럼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었다.

“멋지다.”

“아름다워.”

“누구지?”

“김현수 회장의 여동생 유라잖아.”

“어쩐지 익숙한 얼굴이라고 생각했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쳐다보면서 나직하게 한마디씩 하였다.

유라는 도도하게 청담동 한우구이 전문점 초원으로 들어갔다.

친구 미경이가 소개팅을 해주면서 만나게 된 남자로 유산을 물려받아서 강남에 20층짜리 빌딩 2개동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개인 재산이 약 1,500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라이브 카페를 하나 차려서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 장사를 했다.

유라보다 3살이 많고 이름은 박재훈이었다.

친구 미경이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잘생겼었다.

호감이 가는 얼굴에 재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남자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 남자를 만날 수는 없었기에 뒷조사를 해보았다.

크게 사고를 치거나 바람둥이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소개팅으로 박재훈을 만나 보았었다.

서로에게 끌리면서 호감이 생겼으며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마음도 잘 맞았다.

그렇게 몇 번 만나면서 서로 사귀게 되었다.

이제야 유라는 박재훈이 운명적인 남자라고 생각했다.

1층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손님들이 많았는데 2층은 텅 비어 있었다.

창가 자리에 박재훈이 앉아 있다가 유라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비서와 경호원들이 주위 테이블에 자리했다.

유라는 박재훈과 마주보고 앉았다.

남자 직원이 다가와 인사를 하자 박재훈이 말했다.

“식사를 준비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바로 올려드리겠습니다.”

남자 직원이 물러나자 박재훈이 유라에게 말했다.

“보고 싶었습니다.”

“나도 보고 싶었어요.”

“이번에 와인 바를 하나 차리려고 공사 중인데 완공되면 보여줄게요.”

“어머, 그래요?”

“예, 라이브 카페가 있는 강남역 부근입니다.”

“위치가 좋은 곳이라서 임대료가 상당할 텐데요?”

“예, 살짝 부담이 되기는 합니다.”

스윽!

박재훈이 자신의 카오스패드를 내밀어서 유라에게 보여주었다.

유라가 보니 와인 바의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사진들이었다.

“제법 규모가 있어 보이네요?”

“예, 120평형입니다.”

“어머, 그럼 엄청 넓은데요?”

“회원제로 운영하고 그러는 고급 와인 바라고 하기 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와인 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젊은 사람들도 데이트를 하면서 즐길 수 있겠네요.”

“바로 그겁니다. 젊은 사람들도 충분히 이용을 할 수 있는 그런 와인 바입니다.”

박재훈의 자신감에 찬 말에 유라가 머리를 끄떡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사업적으로 성공할 거 같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을 상대로 와인 바를 한다는 거 자체가 약간 현실성이 떨어졌다.

소주나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와인이 친숙한 술이 아니었다.

아무리 대중화를 위하여 싸게 판매를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와인 바 사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아직 실내 인테리어 공사 중이고 영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그거 실패해요 할 수도 없었다.

그냥 응원을 해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와인 바라니 멋지네요.”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까?”

“그럼요.”

“하하, 고맙습니다. 힘이 납니다.”

박재훈의 말에 유라가 머리를 끄떡였다.

사실 박재훈은 1,500억 원의 재력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10억 원 정도 손해를 보면서 와인 바를 말아 먹었다고 하더라도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설사 박재훈이 1,500억 원을 다 날리고 거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유라가 얼마든지 품어줄 수 있었다.

보유하고 있는 개인 재산이 2조 8,900억 달러나 되었다.

현재 그렇다는 것이고 배당을 통하여 계속 눈덩이처럼 재산이 불어나고 있었다.

곧 3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밖에도 대한민국에 있는 각종 부동산과 현금 등이 500조 원이 넘었다.

하루가 다르게 개인 재산이 늘어나고 있어서 얼마인지도 정확하게 파악을 하지 못한다.

그런 천문학적인 재력을 보유한 사람이 바로 유라였다.

물론 오빠들과 부모님들은 유라보다 더 재력이 많다.

그랬기에 사랑하게 된 남자 박재훈이 와인 바를 해본다고 해도 망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응원을 하지 부정적인 말은 하지 않았다.

굳이 남자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

조금 심한 비유로 유라에게는 와인 바가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망하더라도 껌값에 불과했다.

어쩌면 10억 원은 유라에게 껌값도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1,500억 원의 재력을 가진 박재훈에게도 10억 원은 전혀 부담스러운 돈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와인 바가 성공하면 좋겠지만 설사 실패를 하여 망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라의 하루 수익이 무려 수조 원에서 10조 원이 넘는다.

박재훈의 개인 재산 1500억 원조차 하루 수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니까 유라가 세계 부자 순위 5위에 있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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