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우주 호텔 (4)
쿠쿠쿠쿠!
탐사선 카오스 99호가 수직으로 이륙을 하고 있었다.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탐사선이 아니었다.
비행기로 치면 특별기라 할 수 있었다.
탐사선 카오스 99호에는 대한민국의 여당과 야당의 국회의원들과 장관급의 고위 공무원들이 50명이나 탑승해 있었다.
지구 저궤도 상공에 위치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의 대한민국 우주인 팀들을 격려하기 위한 방문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우주 호텔에 투숙을 하면서 우주 관광도 하려는 의도였다.
어쨌든 겉으로는 대한민국 우주인 팀들의 격려였다.
탐사선 카오스 99호가 약 3천 미터 상공에 도달하자 천천히 방향을 바꾸었다.
콰아아아!
메인 엔진의 출력을 높이면서 엄청난 속도로 상승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심한 떨림이나 소음이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는 있었다.
창문을 통하여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모습과 흰 구름, 푸른 하늘까지 보였다.
탑승객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려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모두들 크게 불안해하지는 않았다.
어느새 성층권을 돌파하여 중간권으로 진입했다.
탑승객들을 위하여 조종사가 손짓하자 옆에 앉아 있던 부조종사가 멘트를 했다.
“지금 탐사선 카오스 99호는 성층권을 돌파하여 중간권에 진입을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권에 진입을 하면 운이 좋으면 유성이 떨어지는 것도 보실 수 있습니다.”
“유성이 떨어진다고?”
“으음, 유성이 떨어지는 것을 한번 보고 싶군.”
탑승객들이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탐사선 카오스 99호가 드디어 중간권 계면을 지나 열권에 진입을 하였다.
탑승객들이 창밖을 집중하여 바라보았다.
혹시라도 유성이 떨어지는지 살펴보고 있는 거였다.
“허엇, 저기 유성이다.”
“우와, 진짜 유성이야.”
“정말 오늘은 운이 좋은데?”
탑승객들이 유성을 보고 환호했다.
이런 진귀한 장면을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볼 수가 없는 거였다.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나왔다.
계속 상승을 하면서 지구 저궤도 상공으로 올라갔다.
“드디어 지구 저궤도 상공입니다. 이제는 수평으로 바꾸어서 궤도를 돌면서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접근을 하겠습니다.”
“······”
“······”
탐사선 카오스 99호가 궤도를 돌면서 거대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접근했다.
“우와, 국제 우주 정거장이다.”
“엄청나다.”
“저렇게 거대했었나?”
“진짜 대단하다.”
조금만 실수를 해도 사고가 난다.
그랬기에 안전을 위하여 조종사는 자동 착륙모드로 바꾸었다.
메인 컴퓨터가 조종을 맡았기에 훨씬 더 안정감이 있었다.
처처척!
거대한 격납고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더니 안전하게 바닥에 착륙했다.
그그긍!
바깥 부분의 두꺼운 합금 문이 내려와 차단을 시켰다.
그런 다음에야 안쪽의 두꺼운 합금 문이 열리면서 탐사선 카오스 99호가 착륙해 있는 바닥 전체가 안쪽으로 이동을 하였다.
안쪽의 두꺼운 합금 문은 다시 닫히면서 외부와 격리되었다.
안전하게 격납고의 내부로 이동하여 멈추었다.
기이잉!
탐사선 카오스 99호의 출입문이 열리면서 탑승객들이 내렸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의 제1 격납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반갑소.”
“정말 멋진 곳이군?”
“시설이 대단해.”
특별기의 탑승객들이 안내인을 따라 이동을 하였다.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았기에 대한민국 우주인 팀들의 연구실은 살짝 흥분한 상태였다.
대한민국의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 장관급의 고위 공무원들이 50명이나 방문하기 때문이었다.
안내인과 함께 이들이 나타나더니 서로 악수를 나누고 연구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우주인 팀들의 연구실은 10개동이었기에 다양한 것들을 연구하고 있었다.
찰칵찰칵!
자연스럽게 서로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얼마 후에 대한민국 우주인 팀들의 연구실 방문을 마치고 우주 호텔로 이동했다.
다른 관광객들처럼 이들도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멋지군.”
“예상한대로 환상적이야.”
“우주의 모습과 지구를 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아.”
“대단하다.”
우주복을 입고 로프로 연결한 후에 우주 호텔 밖으로 나가 우주를 잠시 유영하는 것도 독특한 체험이었다.
이렇게 보통은 3박 4일 일정으로 스페이스 오디세이 국제 우주 정거장의 우주 호텔에 투숙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귀환한다.
이게 사람들의 입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었다.
일생을 살면서 머릿속에 남을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놀라운 체험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주 호텔의 인기는 엄청나게 치솟았다.
보통 3개월 이상 예약이 밀려 있을 정도였다.
청담동 카오스베이 호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청담동에 위치해 있었다.
55층 건물 3개를 세우고 23층에 직선 다리를 연결하여 독특하면서 멋있었기에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지상 57층의 하늘 정원 스카이 파크는 아주 인기가 많다.
특히 인피니티 풀은 항상 회원들이나 관광객들로 만원이었다.
끼이익!
검은색의 최고급 전기 승용차 골디락스 에스가 멈추었다.
카오스 모터스 주식회사에서 올해 1월 초에 모터쇼에서 선보이고 양산화가 되어 한 달 전에 출시가 되었다.
배기량 9,900시시에 최고속도 350km/h, 최고출력은 1,200마력이었다.
달리는 속도에 최적화가 된 차가 아니고 럭셔리한 전기 승용차인데도 불구하고 고성능이었다.
전장은 6.2미터에 전폭은 2.2미터 전고는 1.7미터였다.
엄청나게 신경을 써서인지 내부가 롤스로이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주 럭셔리했다.
외형도 중후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이었다.
누가 봐도 비싼 전기 승용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당 가격이 무려 8억 원이며 옵션을 포함하면 10억 원이었다.
그런데 이 골디락스는 특별 주문제작을 한 방탄 차였다.
그랬기에 가격이 25억 원이었다.
골디락스 뒤에는 검은색 벤츠 E클래스 3대와 검은색 스타 밴 2대가 줄지어 멈추더니 차 문을 열고 건장한 경호원들이 내렸다.
30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이 재빨리 주위에 자리를 잡자 골디락스 조수석 차 문을 열고 안경을 쓴 비서가 내리더니 차 문을 열어주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경호원들 때문에 접근은 하지 못하고 누가 타고 있는 것인지 호기심에 쳐다보았다.
차에서 미니 원피스를 입은 현수의 막내여동생 유라가 내렸다.
평소 관리를 얼마나 잘 하였는지 눈부시게 아름답고 세련되었다.
손에는 작은 명품 파우치 백을 들고 있었는데 비서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예쁘다.”
“누구지?”
“누구인지 몰라?”
“누군데?”
“김현수 회장의 여동생 유라잖아.”
“뭐? 김현수 회장의 여동생?”
“그럼 세계 부자 순위 5위라고 하면 알겠어?”
“아, 이제야 누구인지 알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0층에서 내리더니 캐슬베이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지배인이 유라에게 인사하더니 직접 안내를 해주었다.
먼저 와서 앉아 있던 3명의 미녀들이 다가오는 유라를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유라야.”
“미경아. 하선이와 수민이도 왔네.”
“그래 반갑다.”
“어서 와.”
이들은 여고 동창이면서 친하게 지냈었다.
각자 다른 대학에 들어가면서 가끔씩 만나서 식사하고 수다를 떨곤 했었다.
지금은 유라가 일이 바빠서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는 못하고 있었다.
모처럼 서로 시간이 맞아서 이렇게 만난 거였다.
미경이와 하선이, 그리고 수민이는 상류층 집안의 딸들이라서 재력이 상당했다.
그렇지만 세계 부자 순위 5위의 유라에게는 비교자체가 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유라가 가장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었다.
그랬는데 오빠 현수가 럭키복권에 당첨되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유라도 엄청난 재력가가 된 거였다.
유라가 의자에 앉았더니 각자 메뉴판을 펼쳐서 들여다보았다.
유라의 비서와 경호원들은 주위 테이블에 자리했다.
서로 의논을 하여 시저 샐러드와 연어 샐러드, 토마토 파스타와 로제 파스타, 페퍼로니 피자, 그리고 쿼드 치즈 피자, 음료 등으로 주문했다.
그런 다음에 서로 모처럼 만났기에 근황을 물어보고 했다.
하선이가 유라에게 말했다.
“요즘도 일이 바빠?”
“응, 카오스 그룹의 임원이면서 동시에 중임을 맡고 있으니 항상 바빠.”
“부럽다.”
“좋은 점들도 많기는 하지만 부담감도 있고 항상 바쁘다보니 피곤해.”
“척 보기에도 아주 좋아 보이는데?”
“그건 매일 관리를 받아서 그래.”
“그랬구나.”
“어쨌든 부럽다.”
“나는 너희들이 부러워.”
주문한 음식들이 테이블에 차려지자 그것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민이 음료를 마시고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나 이번에 약혼해.”
“뭐, 약혼?”
“어머, 그래?”
친구들이 주시하자 수민이 이야기를 꺼내었다.
50대 그룹에 속한 재계 순위 49위에 올라 있는 대훈그룹의 3남 서경수였다.
수민과는 4살 차이이며 서로 성격이 잘 맞는다고 했다.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미경이 눈치를 보다가 나직하게 유라에게 말했다.
“유라야, 너 소개팅 한번 해볼래?”
“소개팅?”
“어, 음악 하는 아는 오빠인데 성격이 서로 잘 맞을 거 같아서 말이야.”
유라는 재벌가를 뛰어넘는 엄청난 재력가가 되면서 아무 남자를 만나지 않았다.
신중하게 생각하여 남자들을 만나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여러 가지로 맞지 않아서 헤어졌다.
그래서인지 현재 사귀는 남자가 없었다.
“어머, 음악을 하는 아는 오빠라고?”
“응, 집안의 유산을 물려받아서 강남에 20층짜리 빌딩 2개동을 보유하고 있어. 개인재산이 1500억 원은 될 거야.”
“그럼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음악을 할 수 있겠어.”
“그래 맞아. 그래서인지 라이브 카페를 하나 차려서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해.”
“호오, 그래?”
“유라 네가 엄청 대단하기에 아무나 만나지 않을 거 아니야.”
“그건 그렇지.”
“그래서 사실 망설였어. 괜히 소개팅을 주선했다가 나중에 원망을 듣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야.”
“사실 그래. 이런 말을 하긴 그렇지만 나는 어떤 남자를 만나더라도 일단 뒷조사부터 하고 통과하면 그때 만나.”
“그건 나도 이해를 해. 세계적인 재력가이며 부자인데 아무 남자를 만날 수는 없을 거야. 당연이 그래야 하고 말이야.”
“이해를 해줘서 고마워.”
“당연히 이해를 하지. 어때 한번 만나보겠어?”
“그래. 만나보자. 언제까지 혼자 지낼 수는 없으니 말이야. 대신에 뒷조사도 해볼게.”
“그렇게 해.”
이렇게 소개팅을 하기로 하자 미경이 아는 오빠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한 것들을 알려주었다.
친구들과의 모임이 끝나면 유라가 비서에게 지시하여 철저히 뒷조사를 할 거였다.
소개팅에 나가더라도 외모나 서로의 성격 등이 맞는지도 봐야 했다.
어쨌든 그렇게 나름의 기준을 통과해야 사귀거나 할 거였다.
유라는 사업을 하는 남자들보다는 예술을 하는 남자를 개인적으로 더 선호를 했다.
유라가 보유하고 있는 개인재산은 천문학적이기에 굳이 돈을 벌어오지 않더라도 평생 돈 걱정 없이 펑펑 쓰면서 살 수 있었다.
그랬기에 사업가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돈은 나도 많으니까 그것보다는 나를 많이 관심가지고 사랑을 해줄 수 있는 남자가 좋아. 그래야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유라는 큰오빠 현수와 결혼하여 살고 있는 올케언니 이지연이 얼마나 사랑받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들 황룡이와 딸 루비를 낳아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다.
유라도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사랑스러운 조카들처럼 예쁜 아이들을 낳아서 기르며 살고 싶었다.
지금은 일에 바빠서 다른 것은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몇 명의 남자들을 만나고 하였지만 제대로 사귀어 보지는 못했었다.
몇 번 만나면서 여러 가지로 맞지 않았기에 헤어졌다.
스윽!
미경이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밀어서 아는 오빠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어머, 잘생겼어.”
“그렇다니까. 성격도 자상하고 좋아.”
“이런 오빠가 여자가 없다니 신기해.”
“자상하기는 하지만 야망이나 욕심이 크게 없기에 그런 모양이야. 음악에 많은 신경을 쓰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도 이렇게 잘생겼으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여자를 사귈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성격이 약간 내성적이고 신중해서인지 바로 사귀지는 않고 몇 번 만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면서 결정하는 모양이야.”
미경이의 말에 유라가 머리를 끄떡였다.
남자 냄새가 물씬 느껴지는 그런 마초적인 모습이 아니라 착하고 조용하면서 순진해 보이는 그런 모범생 스타일로 보였다.
이런 남자들은 기가 센 여자들은 감당하지 못한다.
어쨌든 사진을 보니 나름 매력적이었다.
뒷조사를 해서 소개팅에 나가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사귈지 결정해도 될 거 같았다.
이때만 하더라도 유라는 자신의 운명적인 남자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