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헤븐 리조트 (1)
쏴아아아!
욕실의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세찬 물줄기를 맞으면서 퓨리가 샤워를 하였다.
곁에는 비서와 경호원이 지켜보고 있었다.
혹시라도 욕실 바닥에 쓰러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전을 위해서이니 퓨리도 이해를 했다.
지난 이틀 동안 회복 치료를 하루에 두 시간씩 받았었다.
그 영향으로 이제는 아주 생생해졌다.
굳이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지 않더라도 파킨슨병과 각종 질병들이 완치되었다는 것을 퓨리 본인이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확실하게 확인을 해야 하기에 미국으로 돌아가면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볼 거였다.
마치 20년은 젊어진 듯한 몸 상태였기에 기분까지 좋았다.
“아, 시원하다.”
샤워를 마치자 비서가 내민 수건을 받아서 몸의 물기를 닦았다.
비서가 준비해놓은 속옷과 옷으로 갈아입었다.
“가주님, 컨디션이 좋아 보여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컨디션이 아주 좋아.”
“어머, 그래요?”
“그래. 확실히 파킨슨병과 각종 질병들이 완치된 것으로 보여.”
“그래도 미국으로 돌아가면 병원에서 종합 검사를 받으셔야 해요.”
“나도 알아. 확실하게 확인을 하려면 그렇게 해야지.”
퓨리는 마음 같아서는 이곳에서 며칠 관광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일단은 미국으로 돌아가서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통하여 확인을 해보고 나서 관광을 가도 갈 생각이다.
“비행기는 대기시켜 놓았나?”
“예, 대기시켜 놓았어요. 잠시 후에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이동하시면 돼요.”
“흐음, 지난 며칠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변했어.”
“가주님, 저도 그래요.”
냉장고를 열어 시원한 생수를 마셨다.
그런 다음에 일행들과 함께 스위트룸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내려갔다.
비서가 나서서 신속하게 체크아웃을 했다.
일행들까지 있어서 56만 달러로 제법 숙박비가 나왔지만 푼돈에 불과했다.
상담실장인 로버트 최가 인사를 하며 말했다.
“건강한 모습을 뵈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소.”
“천만에요. 앞으로도 많이 이용을 해주십시오. 시간 여유가 되시면 6개월에 한번씩 찾아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흐음, 그래야 할 것 같소.”
“예,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십시오.”
“그래요. 다음에 또 봅시다.”
“예, 알겠습니다.”
그제야 퓨리와 일행들이 밖으로 나갔다.
검은색 벤츠 S클래스 3대가 대기해 있었기에 그걸 나누어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서울 도심의 풍경을 바라보며 이동하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흐음, 불과 며칠 전에 입국을 하였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군.”
“이제 파킨슨병도 완치하셨으니 그러실 거예요.”
“그건 비서의 말이 맞아. 기분이 완전히 새롭군.”
“어쨌든 가주님의 건강한 모습을 보니 저도 기뻐요.”
“그래. 앞으로 할 일도 많고 말이야.”
모두들 출국 수속을 진행하여 대기해 있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곧장 미국으로 돌아갔다.
전속으로 다니는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 보았는데 놀랍게도 파킨슨병이 완치되었다.
또한, 각종 질병들도 전부 완치가 되었으며, 담당 전속 의사가 20년 정도는 몸 상태가 젊어진 거 같다고 했다.
이미 퓨리는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지만 확실하게 확인을 하기 위하여 정밀 검사를 해본 거였다.
“역시 완치가 되었군.”
“가주님, 이제는 걱정하시지 않아도 되겠어요.”
“그래. 몸 상태가 좋으니 다시 가문의 일도 봐야겠어.”
“예, 그래도 며칠 푹 쉬시는 것이 좋겠어요.”
“나도 그럴 생각이야.”
퓨리는 가주이지만 파킨슨병에 걸려서 가문의 일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완치가 되었기에 얼마든지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
가주 퓨리가 파킨슨병을 완치해다는 것이 가문에 알려졌다.
원로들과 가문의 중요 인물들이 전부 소집되었다.
“가주님의 소집이라니 의외군?”
“어쩌면 마지막 소집이 될 수도 있겠어.”
“가주님의 파킨슨병이 완치되었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일까?”
“그건 아닐 거야.”
퓨리의 자식들은 다음 대 가주 자리에 앉으려고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소집을 하니 크게 당황했다.
아주 건강한 퓨리의 모습에 모두들 경악했다.
가주 퓨리가 곧 죽을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였기에 원로들과 가문의 중요 인물들은 퓨리의 자식들 3명 중에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가주 퓨리가 아주 생생한 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카리스마와 무자비한 폭군 기질을 가진 가주 퓨리였기에 누구도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였다.
“내일 내가 가문의 업무에 복귀할 테니 그동안 받아보지 못한 보고를 받아야겠어.”
“예, 가주님.”
“혹시라도 엉뚱한 생각을 하는 자가 있다면 당장 그만둬라. 모두들 나의 성질 알지?”
“······”
“······”
조금이라도 가주 퓨리의 허락 없이 일을 진행시킨 자들은 몸을 떨었다.
가주 퓨리가 그동안 얼마나 권력을 무자비하게 휘둘렀는지 모두들 잘 알고 있었다.
폭군이 곧 죽을 것이기에 안심을 하는 자들이 많았었다.
그랬는데 이제 그 모든 것들이 틀어지게 되었다.
다시 가주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니 꼼꼼하게 챙길 것이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다면 결과가 어찌될 것인지는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가주 퓨리의 3명의 자식들조차 긴장한 모습이었다.
‘젠장, 어떻게 이런 일이?’
‘파킨슨병을 완치했다니 이게 말이 돼?’
‘아버지가 정말 생생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어.’
모두들 다음 대 가주를 선정하려 했던 것들도 모두 중지해야 했다.
가주 퓨리가 생생한 모습으로 살아 있는데 허튼 짓을 하다가는 소리 없이 제거될 수도 있었다.
전 세계의 많은 상류층 인사들이 정보를 입수하고는 헤븐 리조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불치병에 걸리거나 중병에 걸려 수술조차 어려웠던 사람들까지 깔끔하게 완치가 되어 나타나니 주변인들이 놀라는 게 당연했다.
헤븐 리조트의 정회원이 되려면 1천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1억 달러를 지불하여 프리미엄회원이 되거나 아니면 10억 달러를 지불하여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했다.
차등 대우를 받기에 그랬다.
무자비한 폭군 가주 퓨리가 돌아왔기에 모두들 공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만큼 가주 퓨리의 권력은 가문에서는 절대적이었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 브로드 빌 타워 빌딩 80층.
허드슨 강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침대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금발의 백인 남자가 누워 있었다.
누가 봐도 병색이 완연했다.
침대 옆에는 역시 금발의 미녀가 앉아 있었는데 40대 후반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아주 세련되고 멋있었다.
한쪽에는 정장을 입은 남자 경호원들이 4명이나 서 있었다.
출입문이 열리면서 고급 정장을 입은 50대의 중년 백인 남자가 들어왔는데 침대에 누워 있는 금발의 백인 남자와 비슷하게 생겼다.
“왔어요?”
“그래. 아들 상태는 좀 어때?”
“더 심각해졌어요. 이러다가는 한 달을 넘기기 어렵겠어요.”
“으음, 최악의 상황이군.”
“어쩌면 좋죠? 이대로 아들을 보낼 수는 없잖아요.”
“안 그래도 안토니오가 알려준 것이 있어서 확인을 해보고 오는 길이야.”
“예? 안토니오가요?”
“그래. 조금 황당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알아보았더니 가능성이 있겠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좀 자세히 말해 봐요.”
“아시아의 일본 옆에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곳의 수도 서울에 위치한 헤븐 리조트가 있다더군.”
“헤븐 리조트? 갑자기 리조트가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는 거예요?”
“나도 처음에는 리조트라고 해서 황당했었다니까. 어쨌든 중요한 것은 헤븐 리조트가 평범한 리조트가 아니라는 거야.”
“예? 점점 모를 소리만 하네요.”
“헤븐 리조트는 위장된 것이고 사실은 비밀리에 회원제로 운영을 하는 치료소야.”
“치료소? 병원이 아니고요?”
“의사가 없으니 병원은 아니야. 하지만 환자들을 치료해주기는 하지.”
50대의 중년 백인 남편인 브로드의 말에 40대 후반의 금발의 미녀 아내인 소피아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아들 허드슨이 중병을 앓고 있었다.
상태가 날로 악화가 되고 있었기에 한 달을 버티기 어려워 보인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다.
돈은 천문학적으로 많았기에 무조건 살리고 싶었지만 현대 의학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제는 거의 포기 단계였는데 갑자기 남편 브로드가 방법을 찾아내었다고 한다.
“헤븐 리조트에는 메디칼베드라는 것이 있는데 그곳에 누우면 세상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했어.”
“예? 당신, 그런 황당한 말을 믿는다는 건가요?”
“나도 처음에는 황당했어. 그런데 헤븐 리조트를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완치가 되었다고 하니 한번 믿어봐야지.”
하긴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렇지만 너무 황당해서 믿어지지 않았다.
“일단 헤븐 리조트에 예약을 해놓았어. 오늘 준비하여 출국하면 돼.”
“지금 아들을 자가용 비행기에 태워서 가라는 건가요?”
“그래. 다른 방법이 없어.”
“그건 그렇지만 장거리 비행이라서 약해진 체력으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우리 아들이니 충분히 버틸 거야. 일단 헤븐 리조트에만 도착하면 그곳에서 치료를 해줄 테니 말이야.”
“그 말 정말이죠? 만약 거짓말이거나 나를 농락하는 거라면 절대 가만있지 않겠어요.”
“물론이지. 당신이 다른 것은 몰라도 자식의 일 만큼은 절대 용서가 없다는 것을 말이야.”
“내가 더 알아야 하는 것이 있나요?”
“그래. 헤븐 리조트는 겉으로는 리조트이지만 실상은 비밀리에 회원제로 운영하는 곳이니 정밀 검사 후에는 회원 가입을 해야 해.”
“흐음, 그래서요?”
“정회원이 되려면 1천만 달러를 지불해야 해.”
“예? 1천만 달러나요?”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정회원 위의 등급인 프리미엄회원이 있는데 가입비가 1억 달러야.”
“지금 1억 달러라고 했어요?”
“그렇다니까. 하지만 최상급의 등급은 따로 있어. 슈퍼 프리미엄회원인데 10억 달러를 지불해야 가입할 수 있어.”
“10억 달러라니 말도 안 돼!”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1억 달러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그런데 무려 10억 달러짜리 회원 가입이 있다니 놀라웠다.
“그런데 내가 알아보니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람들은 불과 10%도 되지 않았어. 1억 달러를 지불하고 가입한 프리미엄회원이 15%정도 되고, 나머지 75%가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했다고 하더군.”
“예? 그렇게 많다고요?”
소피아는 남편 브로드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부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결코 돈을 펑펑 쓰지는 않는다.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회원 가입을 하였을 정도라면 뭔가 있다는 거였다.
누구보다도 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바로 부자들이었다.
그랬기에 본능적으로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회원 가입비가 그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그만큼 대우나 조건이 다르다는 거겠죠?”
“물론이지. 일단은 허드슨의 정밀 검사부터 받아보고 판단하면 돼.”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회원 가입비는 별도로 지불하는 것이고, 헤븐 리조트에 묵으면 숙박비와 각종 비용은 내야 하니까 참고하도록 해.”
“그렇게 엄청난 회원 가입비를 받고 헤븐 리조트에 묵는 것이 별도라고요?”
“그래. 우린 관광객처럼 헤븐 리조트에 찾아가서 며칠 묵고 체크아웃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이야.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리조트처럼 보이게 하려고 그런 방식으로 운영을 하는 거라고 하더군.”
“으음,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나는 사업이 바빠서 같이 가지 못하니까 당신이 모든 것들을 맡아서 해줘.”
“알겠어요.”
이렇게 하여 남편 브로드가 밖으로 나갔다.
그제야 소피아가 나서서 비서와 경호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오후에 당장 출국할 테니 준비해줘.”
“예, 알겠습니다.”
스윽! 슥슥!
소피아가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아들 허드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들, 내가 반드시 살릴게. 조금만 더 버텨줘. 알았지?”
만약 아들 허드슨이 죽는다면 소피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랬는데 한줄기 희망의 빛이 생겼기에 최후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보잉 737 자가용 비행기가 대기했다.
150명이 탑승할 수 있었는데 옵션을 넣고 개조를 하여 자가용 비행기가 되었기에 실내가 더욱 럭셔리해졌다.
대신에 탑승 인원은 150명에서 70명으로 줄었다.
구급차에 태워진 허드슨과 곁에는 소피아와 비서들이 있었다.
신속하게 출국 수속이 이루어졌다.
대기해 있는 보잉 737 자가용 비행기에 소피아와 일행들이 탑승을 했다.
“당장 이륙해.”
“예, 알겠습니다.”
보잉 737 자가용 비행기가 신속하게 이륙을 하여 대한민국을 향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