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73화 (173/217)

제47장 메디칼베드 (4)

기이잉!

메디칼베드의 투명한 덮개가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누워 있던 퓨리에게 재빨리 비서가 다가가서 부축을 하면서 상체를 일으켜 주었다.

정밀 검사라고 하였지만 기이한 빛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2번 왕복한 것이 전부였다.

그랬기에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정밀 검사가 끝난 거였다.

상담실장인 로버트 최가 카오스패드를 퓨리와 비서가 볼 수 있도록 해주면서 말했다.

“이것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밀 검사 결과 아주 심각하십니다.”

“심각하다고요?”

“그렇습니다. 파킨슨병이 심하고 고혈압에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심장과 간도 좋지 않고 위장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는지 약간의 위장병이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모든 장기가 약해져 이대로 한 달만 더 지나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두 달을 넘기기 어려워 보입니다.”

“······”

“······”

퓨리와 비서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전속 의사와 간호사가 있어서 매일 검사와 체크를 해오고 있었기에 누구보다도 자신의 증상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10분도 되지 않은 짧은 정밀 검사에 확인이 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각종 기기로 종합 검사를 하려면 제법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메디칼베드에 잠깐 누워 있었더니 몸 전체를 다 정밀 검사를 했다니 놀라웠다.

정밀 검사 결과도 퓨리와 비서가 알고 있는 이상으로 더 많이 파악을 했다.

“파킨슨병을 치료하여 완치하는 것은 2시간 정도면 가능합니다.”

“허엇, 그게 정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문제는 몸의 각종 장기의 상태가 좋지 않고 고혈압과 심장도 문제가 좀 있습니다. 전부 치료하여 완치를 하려면 3시간이면 되지만 체력이 약해졌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회복 치료도 받아야 합니다.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이틀이면 되니까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전부 치료가 된단 말인가요?”

“물론입니다.”

퓨리와 비서, 그리고 경호원들까지 속으로 크게 놀랐다.

유명한 병원의 의사들조차 이제는 어렵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불과 3시간이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약해진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회복 치료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틀이면 되니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회원으로는 어렵고 상위 등급인 프리미엄회원이어야 합니다. 물론 그 이상의 슈퍼 프리미엄회원도 가능하시고 말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파킨슨병만 치료할 수 있다면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하고 싶소.”

“역시 현명하십니다. 많은 달러를 지불하는 만큼 그 가치를 하는 법이지요.”

“그렇게 자신을 하는데 만약 치료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오?”

“그럼 당연히 회원 가입한 가입비를 반납해 드립니다. 여기에 손해배상으로 가입비만큼 지불해 드리지요. 그러니까 20억 달러를 지불한다는 뜻입니다.”

“호오, 그게 정말이오?”

“물론입니다. 계약서에도 그렇게 명시를 하고 사인을 받을 겁니다. 아직까지 그런 회원님은 한분도 보지 못했습니다. 모두 만족하고 귀국하셨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장담하는 대로 되었으면 좋겠소.”

“저를 믿으십시오. 아니, 메디칼베드를 믿으십시오. 세상의 그 어떤 의사보다 정확하고 확실하게 치료를 해서 완치되게 해드리니 말입니다.”

“으음, 나도 믿고 싶소.”

“참고로 이곳을 방문하여 회원 가입을 하신 회원님들이 전부 영향력이 엄청난 분들이십니다. 그런 분들을 기망하거나 사기를 친다면 뒷감당을 할 수 없습니다. 절대 그런 일이 없을 테니 안심을 하셔도 좋습니다. 불과 3시간 정도면 결과가 나오는데 제가 감히 허튼 소리를 하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듣고 보니 그건 그러네요.”

“예, 사실이니까요. 저를 믿으셔도 좋습니다.”

이렇게 하여 상담실장인 로버트 최가 손을 내밀자 미녀 여직원이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것을 퓨리의 비서에게 다시 내밀었다.

퓨리와 그의 비서가 함께 계약서를 꼼꼼하게 읽어보고는 퓨리가 사인을 했다.

부당하거나 독소 조항은 전혀 없었다.

퓨리가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을 하였기에 비서가 나서서 노트북을 펼쳤다.

10억 달러를 스위스 바젤 은행의 계좌로 입금을 시켰다.

“입금을 하였으니 확인해 보세요.”

“예, 알겠습니다.”

상담실장인 로버트 최가 바로 확인을 해보았다.

역시나 10억 달러가 입금되어 있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치료에 들어가겠습니다.”

“부탁하오.”

“예, 저를 믿으시면 됩니다. 조금 전의 정밀 검사처럼 그냥 편안하게 누워만 계시면 됩니다.”

이렇게 하여 퓨리가 다시 메디칼베드에 비서의 부축을 받으면서 누웠다.

투명한 덮개가 천천히 내려오더니 닫혔다.

모두들 뒤로 물러나서 소파에 앉았다.

미녀 여직원이 나서서 홍차와 커피를 가져왔다.

그걸 마시면서 느긋하게 지켜보며 기다렸다.

메디칼베드에 누워 있는 퓨리는 수술을 하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기에 마음도 느긋해졌다.

어느 순간 퓨리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기더니 잠들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메디칼베드는 퓨리를 치료하고 있었다.

삐삐삐삐!

알람소리가 나면서 3시간의 치료 시간이 끝이 났다.

기이잉!

투명한 덮개가 위로 올라가면서 누워 있는 퓨리의 모습이 드러났다.

“가주님!”

“으응?”

잠들어 있었던 퓨리가 깨어났다.

눈을 뜨자 비서의 모습이 보였다.

머리도 엄청 맑아진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잠들었었나?”

“예, 방금 치료가 끝이 났습니다.”

“으음, 벌써 3시간이 지났다는 건가?”

“예, 그래요.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비서의 부축을 받으면서 퓨리가 상체를 일으켰다.

상담실장인 로버트 최가 카오스 패드를 보여주며 말했다.

“파킨슨병을 비롯하여 모든 병들을 다 치료했습니다.”

“으음, 그게 사실이오?”

“예, 그렇습니다. 여기를 보시면 모든 장기들이 정상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정말 나의 파킨슨병이 치료된 거요?”

“그럼요. 이제는 몸과 손을 전혀 떨지 않으시지 않습니까.”

“으음, 정말 그렇군.”

신기하게도 몸과 손을 전혀 떨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검사와 치료를 받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퓨리님의 모든 병은 치료가 되셨지만 약해진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회복 치료도 해야 합니다. 이제는 편안하게 스위트룸에 쉬시면서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이틀이면 되니까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으음, 알겠소.”

비서의 부축을 받으면서 퓨리가 메디칼베드에서 내려왔다.

기운이 좀 없기는 하지만 파킨슨병이 걸렸을 때와는 다르게 자신의 두 다리로 걸을 수가 있었다.

조금도 불안하지 않고 그랬다.

“으음, 이렇게 쉽기 나의 파킨슨병이 치료되어 완치가 되었다니 믿어지지 않는구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며칠 후에는 완치가 되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이제는 이틀 동안 회복 치료만 받으시면 되니까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가리지 말고 마음껏 드십시오. 다만 너무 과식을 피하시고 말입니다.”

“으음, 그렇게 하겠소.”

“그럼 스위트룸으로 돌아가서 쉬시면 됩니다.”

머리를 끄떡인 퓨리가 비서와 경호원들과 함께 휴게실을 나와 902호실로 이동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자 퓨리는 룸서비스를 주문하지 않고 뷔페 레스토랑이 마련되어 있었기에 그곳으로 일행들과 함께 로비로 내려갔다.

1층 로비 한쪽에 뷔페 레스토랑이 마련되어 있었다.

특급 호텔 뷔페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오히려 더 고급스러운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퓨리는 비서와 경호원들과 함께 뷔페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더니 생각보다는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

한쪽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복장을 보니 중동 사람으로 보였다.

비서와 경호원들로 보였는데 20명이나 되었다.

퓨리는 비서와 경호원을 포함하여 전부 10명인데 상대방이 배나 인원이 많았다.

어쨌든 헤븐 리조트에 와서 처음 보는 회원이었다.

‘흐음,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군?’

기운이 좀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픈 곳도 없고 좋았다.

퓨리가 손짓하는 것을 곁에서 비서가 말하면 경호원이 접시에 담아주었다.

그렇게 접시에 각종 요리를 담아서 한쪽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중동인들도 퓨리 일행을 쳐다보았지만 다가오거나 말을 걸지는 않았다.

“흐음, 생각보다 음식들이 나쁘지 않군?”

“예,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 보이네요.”

“나의 파킨슨병이 완치가 되었다니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

“저도 그래요. 그렇지만 손이나 몸을 전혀 떨지 않으시니 완치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치료가 된 것은 분명해요.”

“미국으로 돌아가면 당장 정밀 검사를 해보면 결과를 알 수 있겠지.”

“예, 그래요. 음식이 맛이 있으니 기운을 차리시려면 최대한 많이 드세요.”

“알았다. 나도 그럴 생각이었어. 이상하게 식욕이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이거든.”

“어머, 그래요?”

“그래. 파킨슨병에 걸린 후에는 식욕이 없었는데 말이야.”

퓨리가 맛있게 먹자 비서도 먹었다.

건장한 경호원들은 옆의 테이블에 앉아서 먹으면서도 주위를 살폈다.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무려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런데 이것은 회원 가입비이고 헤븐 리조트에 묵으면서 숙박비와 식비 등은 전부 별도로 계산을 해야 했다.

그렇지만 퓨리에게 이런 돈은 푼돈에 불과하기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사실 퓨리는 파킨슨병에 걸려서 떨림과 경직, 서동, 자세 불안정, 보행 동결, 수면 장애 등 각종 증상에 시달렸었다.

그랬던 것들이 전부 사라졌다.

여기에 심장도 좋지 않고 각종 장기들도 약해지고 상태가 좋지 않았었다.

고혈압과 혈액순환도 좋지 않고 머리도 멍한 상태였다.

그랬던 것들이 전부 사라지니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내가 파킨슨병을 완치하다니 믿어지지 않아.’

기운이 좀 없었지만 회복 치료를 이틀 동안 받으면 생생한 상태가 된다고 하니 기대를 하였다.

두 달을 버티기 어렵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파킨슨병을 치료하고 각종 질병들과 약해진 장기들까지 다 치료했기에 믿어지지 않았다.

퓨리가 한우 스테이크를 직접 나이프로 썰어서 입에 넣고 씹었다.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오고 부드러워서 아주 맛있었다.

‘정말 맛있군.’

그렇게 한우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식사하고 있는 중동인을 쳐다보았다.

중동인은 밀크티를 마시고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퓨리와 눈이 마주쳤다.

살루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족이다.

그렇지만 왕위 서열이 멀어서 왕권에는 도전을 할 수 없었다.

천문학적인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이상해서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해보았더니 췌장암 말기라는 거였다.

믿을 수 없는 결과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수술조차 어려워서 길어야 두 달이라고 했다.

‘내가 두 달도 살지 못하고 죽는다고?’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는 왕족이 찾아와서 은밀히 아시아의 대한민국 서울에 헤븐 리조트가 있는데 그곳에 가면 불치병도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좀 황당하기는 했지만 이대로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았다.

나름 알아보니 뜬소문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이틀을 고민하다가 결국 헤븐 리조트에 연락을 하여 예약을 하고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하여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헤븐 리조트의 8층 801호와 802호를 잡고 묵으면서 정밀 검사를 하였더니 췌장암 말기와 각종 장기에도 전이가 되어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미 정밀 검사를 해보았기에 살루만은 자신의 증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슈퍼 프리미엄회원에 가입을 했다.

그런 다음에 메디칼베드에 누워서 치료를 하였다.

췌장암만 치료한다면 두 시간이면 되지만 각종 장기로 전이가 되었기에 종합적으로 다 치료를 하려면 3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겨우 3시간으로 췌장암과 전이된 것들까지 다 치료한다고?”

“예, 그렇습니다.”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니지요?”

“물론입니다. 제가 영향력이 대단하신 분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3시간 후에 결과가 나오니 그때 결과를 보시고 칭찬을 해주시든 아니면 화를 내시거나 하면 됩니다.”

“으음, 좋소. 한번 믿어보지.”

이렇게 하여 살루만이 메디칼베드에 누워서 치료가 시작되었다.

3시간 후에 치료가 끝이 나고 투명한 덮개가 올라가자 비서가 부축을 해줘서 상체를 일으켰다.

상담부실장인 알버트 홍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는 확실히 몸이 가볍고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스위트룸으로 이동하여 잠시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그랬더니 기운이 좀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확실히 몸 상태가 좋았다.

룸서비스로 식사를 주문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로비로 내려와 뷔페 레스토랑에서 일행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거였다.

식사를 하면서 살루만은 퓨리와 일행을 쳐다보았다.

서로 어떤 등급의 회원인지는 모르지만 눈치로 슈퍼 프리미엄회원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아직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싶지는 않았다.

치료를 받아 완치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서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통하여 확인을 해야 믿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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