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63화 (163/217)

제45장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1)

2007년 2월 15일 목요일 오전 11시.

카오스 그룹의 회장실에서 늘 그랬듯이 3개월마다 배당을 실시했는데 오늘이 배당을 하는 날이었다.

2007년도에 들어와서는 처음 실시하는 배당이었다.

지분을 가진 회장 현수를 비롯하여 부모님들과 동생 현민이와 막내 여동생 유라까지 모두 참석했다.

각자 배당 내역 서를 한차례 읽어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이번의 현수 배당금은 435조 원이었다.

가족들은 각각 26조 원씩 배당을 받게 되었다.

이번 배당은 카오스 그룹의 각 계열사와 자회사에 관한 거였다.

이밖에도 현수는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거나 합자회사도 있었다.

현수가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 정유 주식회사가 처음으로 얼마 전에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은 놀랍게도 1천억 달러였는데 이중에 800억 달러를 현수가 배당을 받았다.

그리고 나머지 200억 달러가 대한민국 정부가 가져갔다.

물론 800억 달러에 대한 배당금의 세금은 별도로 납부를 했다.

카오스 그룹처럼 3개월마다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1년에 한 번 배당을 하기로 해놓았다.

7광구에서 원유를 뽑아 올려서 판매하여 올린 매출금과 수익금이 엄청나기에 이런 천문학적인 배당이 가능했다.

현재 현수의 개인재산은 4조 2,400억 달러이며,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의 지분 가치까지 포함한다면 추정하기로 6조 달러도 넘을 거였다.

개인의 부(재력)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세계에 비공식적인 부를 가진 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현수가 세계 부자 순위 1위이며 부모님과 동생 현민이, 그리고 막내 여동생 유라가 2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다.

법적인 것과 세무적인 것들은 김일수 고문 변호사와 한만수 고문 세무사가 알아서 처리를 해줄 거였다.

그밖에 배당에 관한 실무적인 업무는 실무자들이 맡아서 처리해줄 거였다.

배당에 관한 일들이 불과 30분도 지나지 않아서 간단히 끝이 났다.

“자, 모두들 다이닝 룸으로 가서 식사하시죠.”

“그게 좋겠군.”

“아들, 오늘 메뉴는 뭐야?”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한우로 준비했습니다.”

“그래? 그럼 맛있게 먹어야지.”

“예, 최상급 한우 부위별로 준비했으니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이렇게 하여 모두들 소파에서 일어나 회장실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다이닝 룸으로 들어갔다.

현수의 말대로 테이블에 식기가 차려져 있었으며, 출장 나온 주방장들이 대기해 있었다.

치이이이!

불판에 한우가 구워지기 시작하였다.

모두들 밑반찬부터 먹으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윽고 한우가 노릇하게 잘 구워졌다.

“아버지, 어떻습니까?”

“아주 맛있다.”

“어머니는 어떻습니까?”

“질 좋은 최상급 한우라서 그런지 부드럽고 고소해서 아주 맛있다.”

“그럼 많이 드세요.”

“그래, 고맙다.”

동생 현민이와 유라까지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고는 현수도 한우를 먹었다.

역시 예상한대로 부드럽고 고소해서 아주 맛있었다.

약 1시간 30분 정도를 느긋하게 한우를 구워 먹으면서 배불리 먹었다.

어느새 오후 1시경이 되었기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수에게 인사를 하고 회장실을 나갔다.

그제야 현수는 부모님과 동생들과 함께 소파로 이동했다.

원두커피를 한 잔씩 마시면서 현수가 말했다.

“아마 4월쯤 되면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날 거 같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그게 뭔데?”

“쉽게 설명을 하자면 미국의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들이 파산하면서 시작된, 미국만이 아닌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오는 연쇄적인 경제위기를 말합니다.”

“······”

“······”

“······”

“······”

현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과 동생 현민과 유라는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일도 아니고 미국의 일이기에 더욱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거였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1997년도에 일어난 IMF 사태보다 더 심각한 일입니다.”

그제야 부모님과 동생들이 깜짝 놀랐다.

다른 것은 몰라도 IMF 사태로 인하여 엄청난 사회 혼란이 일어난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발단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IT버블 붕괴와 911테러,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 등으로, 미국 경기가 악화되자 이에 미국은 경기부양책으로 초 저금리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 영향으로 주택융자 금리가 인하되었으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출금리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주택가격 때문에 파산을 하더라도 주택가격 상승으로 보전되어 금융회사가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여서 거래량은 대폭 증가하였습니다.”

“흐음, 그랬었군.”

“큰오빠, 그래서?”

“증권화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며 신용등급이 높은 상품으로 알려져 거래량이 폭증했는데 2004년 미국이 저금리 정책을 종료하면서 미국 부동산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럼 큰일인데?”

“맞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금리가 올라갔고 저소득층 대출자들은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게 되었지요. 증권화되어 거래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구매한 금융기관들은 대출금 회수불능 사태에 빠져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그 과정에 여러 기업들이 부실화되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개입을 공식적으로 부정했고, 미국의 대형 금융사, 증권회사의 파산이 곧 이어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적인 신용경색을 가져올 것이고,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결국 이렇게 된다면 세계 경제시장에까지 타격을 주어 2008년 이후에 세계 금융위기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큰오빠,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우리는 간단해. 더 이상 투자를 하지 말고 달러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기만 하면 돼. 그럼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거야.”

“새로운 기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일어나면 미국의 대형 금융사와 증권회사들이 파산으로 이어져. 그럼 기회를 엿보다가 우리가 꿀꺽 삼키면 되는 거야.”

“아, 놀라워.”

“으음, 우리에게는 기회네?”

“물론이지.”

“내가 조사하고 예상한 바로는 4월이 되면 미국의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회사인 뉴센 파이낸셜이 파산신청을 할 거야. 그게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의 시작이지.”

“······”

“······”

“······”

“······”

남들에게는 분명 위기이지만 현수와 가족들에게는 아니었다.

오히려 기회가 될 거였다.

세계적인 대형 금융사나 증권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말이다.

설사 인수가 되지 않더라도 위기로 휘청거리는 회사들에게 투자하여 상당한 지분을 획득할 수도 있었다.

어차피 현수와 가족들은 넘쳐날 정도로 천문학적인 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은행들에 나누어 분산 예치를 해놓고 있어서 막대한 이자를 받고 있었지만 말이다.

“자세한 것은 때가 되면 내가 다시 말을 해주겠습니다. 지금은 대충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정도면 됩니다.”

“알았다.”

“아들이 알아서 해줄 테니 걱정하지 않아.”

“나도 형을 믿어.”

“큰오빠, 나도 믿는 거 알지?”

“그럼 알지. 어쨌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인하여 세계 경제시장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을 아시면 됩니다. 우리는 그게 기회가 되고 말입니다.”

현수의 말에 모두들 머리를 끄떡였다.

남들에게는 큰 위기이지만 반대로 현수와 가족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라니 아이러니했다.

큰 투자로 큰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강남대로의 양쪽 대로변에는 최근에 완공된 55층짜리 인텔리전트 빌딩이 늘어서 있었다.

강남대로 양쪽으로 25개동씩 모두 50개동이나 되었다.

다른 보통의 빌딩들과는 다르게 인텔리전트 빌딩은 고도의 정보통신기능이나 사무실을 쾌적하게 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갖춘 빌딩이다.

그랬기에 건축비가 훨씬 비싸다.

강남대로의 양쪽 대로변으로 55층짜리 인텔리전트 빌딩들이 50개동이나 늘어서 있었는데 건물 외형이 조금씩 다르지만 세련되고 멋있었다.

장관이라 할 수 있었다.

“멋지다.”

“대단하다.”

55층짜리 인텔리전트 빌딩들이 50개동의 부지와 건물들은 현수가 개인자금을 투자하여 신축한 거였다.

그리고 관리는 스타 건물관리 주식회사에서 전부 맡게 되었다.

“임대료만 해도 엄청나겠어.”

“역시 부자는 남달라.”

“진짜 대단하다.”

“55층짜리 인텔리전트 빌딩 50개동이 전부 김현수 회장의 것이라니 대단해.”

55층짜리 인텔리전트 빌딩들이 50개동 중에 하나를 제외하고는 전부 임대를 놓았다.

대기업의 본사 빌딩으로 사용하려고 매입을 하려고 문의가 왔었지만 매매하지는 않았다.

위치가 좋아서 다양한 곳에서 문의를 하였고, 결국 속속 임대를 받아 입주했다.

다만 제외된 55층짜리 인텔리전트 빌딩인 제우스 빌딩은 전혀 임대를 하지 않았다.

제우스 에듀 주식회사가 자본금 1조 원으로 설립되어 본사 빌딩으로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특이한 것은 세계 최초로 학습베드라는 것을 개발하여 특허 신청을 했다.

“학습베드?”

“황당하군.”

캡슐형 침대처럼 생긴 학습베드에 누워서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을 들으면서 누워 있다가 일어나면 머릿속에 각종 지식이 각인되는 거였다.

“이게 말이 돼?”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

“이거 사기 아니야?”

제우스 에듀 주식회사에서 왕관 운전면허 학과시험문제집을 출판하는 회사와 2차 저작물에 관한 사용 계약서를 작성하여 계약했다.

그리고 1회 다운로드를 할 때마다 소정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어쨌든 성능 테스트를 위하여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하는 왕관 운전면허 학과시험문제집을 이용해 보았다.

약 한 시간 정도 시험자가 학습베드에 누워 있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약물을 주입하는 것도 아니었다.

성능 테스트의 공정성을 위하여 아직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에 필기시험을 응시한 자들로 100명을 뽑았다.

20대 초반부터 50대 후반까지의 남녀로 다양하게 뽑았기에 누가 봐도 나름 공정해 보였다.

“이거 사기 아닐까?”

“진짜 학습베드에 한 시간 정도 누워 있기만 하면 된다고?”

“세상에 그런 것이 어디 있어?”

“말도 안 돼!”

그렇게 약 한 시간 정도 학습베드에 누워 있다가 일어났는데 놀랍게도 머릿속에 운전면허 학과시험문제집에 나와 있는 모든 문제들이 다 떠오른다고 했다.

임의로 시험을 위하여 문제를 제시하여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대성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증거를 남기는 것이 좋았기에 성능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운전면허 학과시험을 보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게 성능 테스트 참여 조건이었기에 모든 참가자들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며칠 후에 운전면허 학과시험을 치고 나서 그 결과를 보내어 주었는데 놀랍게도 100명 모두 90점 이상으로 나왔다.

다 아는 문제였지만 방심하여 몇 문제 틀린 거였다.

어쨌든 100명 전원이 운전면허 학과시험에 합격을 하였기에 대단한 결과였다.

이에 확신을 가진 제우스 에듀 주식회사에서는 공무원 시험과 각종 시험 문제지를 출판하는 회사들과 2차 저작물에 관한 사용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을 했다.

1회 다운로드를 할 때마다 소정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이었다.

세계 각국의 외국어들도 준비를 했다.

TV광고를 제작하여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보내었다.

“이제는 힘들게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우스 에듀의 학습베드만 있으면 원하는 시험에 좋은 성적을 올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를 비롯하여 각종 외국어가 어려워서 괴로워하시는 분들에게도 간단히 어학을 익힐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각종 시험들도 확실하게 책임져 드리겠습니다. 제우스 에듀!”

각 방송사와 신문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었다.

“뭐야, 이거?”

“진짜 황당하다.”

“외국어를 간단히 익힐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세상에 그런 것이 어디 있어?”

“이건 사기야. 사기!”

누구라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힘들게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

어쨌든 제우스 에듀에서 마음대로 학습베드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회원가입을 해야 이용이 가능했다.

맛보기 즉, 1회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비회원이 있었다.

이 경우에는 10만 원을 지불하고 한 가지를 학습베드를 통하여 각인을 할 수 있었다.

즉, 준비되어 있는 다양한 것들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여 각인하는 거였다.

다음은 정규회원으로 가입하려면 100만 원을 지불해야 했다.

그럼 기본적으로 3가지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그 밖의 것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학습베드를 이용하면 된다.

다음은 VIP회원으로 가입비는 1천만 원이며 학습베드를 50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정규회원과는 다르게 VIP회원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다양했다.

마지막은 프리미엄 회원으로 가입비는 5천만 원이며 500회 무료 이용이었다.

제외되는 것들만 제외하고 대부분 다 이용이 가능했다.

참고로 학습베드 이용은 하루에 최대 5번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하루에 10번 이상 이용하면 뇌에 무리가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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