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58화 (158/217)

제43장 달콤한 휴가 (4)

애플사에서 드디어 아이폰이 출시되었다.

스티브 회장이 직접 나서서 설명을 하고 그러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신경 써서 만든 아이폰이기에 깔끔하면서도 심플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불과 3일 만에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에서 스마트폰 카오스 3폰이 출시되었다.

카오스 폰만 아니면 아이폰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는 모델이었다.

디자인도 심플하면서도 견고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랬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카오스 3폰이 출시되어 버리니까 애플사의 스티브 회장도 크게 당황했다.

“이, 이게?”

“우리가 출시될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으음, 의도적인 출시라는 말이군.”

“예, 그렇습니다.”

비서의 대답에 스티브 회장이 머리를 끄떡였다.

스티브 회장이 아이폰과 카오스 3폰을 함께 책상에 놓고 비교를 해보았다.

아이폰도 디자인이 세련되고 멋있기는 하지만 카오스 3폰이 훨씬 더 럭셔리했다.

제원이나 성능 면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아이폰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출시 가격은 비슷하기에 큰 차이도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았다.

역시나 스티브 회장의 예상대로 카오스 전자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카오스 3폰은 출시하면서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다.

아이폰을 구입하려고 했었던 소비자들까지 대거 마음을 바꾸었다.

다른 몇 개의 핸드폰 제조 회사들도 몇 개월 앞서서 출시를 하였지만 카오스 2폰에 밀려 판매량은 저조했다.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출시된 카오스 3폰은 생활방수와 10미터 방수가 되기에 물에 빠뜨려도 고장이 나지 않고 정상 작동했다.

그리고 셀프 카메라의 화소를 크게 높였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액세서리라 할 수 있는 셀카봉이었다.

그동안은 손으로 각도를 맞추어서 셀프 카메라를 찍었는데 이제는 셀카봉이라는 것이 출시되어서 한층 사진을 찍기에 좋아졌다.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들을 선보였다.

아주 혁신적이기에 따라가는 것도 벅찬 실정이었다.

“으음, 셀카봉을 선보이다니 놀랍군.”

“예, 어떻게 이런 것을 개발한 것인지 정말 기발했습니다.”

스마트폰이 크게 보급이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핸드폰의 매출은 엄청나게 줄어 버렸다.

그동안은 노르키아라는 핸드폰 제조 회사가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매출 감소로 인하여 몰락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서둘러서 스마트폰을 개발하여 선보였지만 허접함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카오스 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2위에서 10위까지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 회사들을 다 합해도 카오스 전자의 판매량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나름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경쟁이 어려웠다.

한편, 스마트폰이 득세를 하면서 일본의 카메라 제조 회사들이 위기에 빠졌다.

스마트폰에 카메라가 장착되었기에 굳이 무겁고 비싼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판매량이 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위기 상황이다.”

“이러다가 우리 망하겠어.”

“스마트폰 때문이야.”

나름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카메라가 고성능이라서 디지털 카메라보다 더 성능이 좋았다.

그러니 판매량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거였다.

이와는 반대로 카오스 전자는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청담동 카오스베이 호텔에는 미술관도 자리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곳에는 특별 개인전이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람을 하고 있었으며 기자들까지 수십 명이나 모습을 보였다.

원래 미술 전시관에서는 허락 없이는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데 오늘은 예외였다.

그래서인지 많은 기자들이 전시되어 있는 그림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

찰칵찰칵!

“진짜 멋지다.”

“엄청난 실력이야.”

“어떻게 이런 작품을?”

“대단하다.”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별 개인전의 작가였으며 첫 전시였다.

무려 100점이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0호와 20호, 50호, 100호까지 다양한 크기의 작품들이었다.

물론 전시 기간에 구입도 가능하다.

다만 작품이 판매가 되더라도 전시 기간이 끝이 나야 구입한 사람에게 인도가 된다.

놀라운 것은 호당 1천만 원이나 되었다.

“으음, 이런 작품을 김현수 회장이 그렸다니 믿어지지 않아.”

“엄청난 수준이야.”

“이것은 걸작인데?”

“가치가 있는 그림이야.”

재벌가 사모님들이나 상류층 부인들이 전시되어 있는 현수의 그림을 보고는 감탄하면서 너도나도 구입을 했다.

10호짜리 작품 하나가 1억 원이나 하였지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조금은 황당하게도 그림들을 전시한 지 이틀 만에 100점의 작품들이 완판이 되어 버렸다.

“완판이라니 놀라워.”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역시 김현수 회장님이야.”

작품의 수준이 아주 높았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과 비교를 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여기에 김현수 회장의 명성까지 더하였기에 소장 가치가 높았다.

그러니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구입해간 거였다.

완판 소식에 기자들이 냄새를 맡고 찾아와서 취재를 해갔다.

-주인님, 완판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그래, 고마워.”

클론 1호의 축하를 받으면서 현수가 회장실의 창가에 서서 머그잔의 원두커피를 마셨다.

-작품들이 완판된다는 것을 예상하셨습니까?-

“아니, 전혀 못했어.”

-작품들이 100점이나 되는데도 불구하고 완판하시다니 대단합니다.-

“이것은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지만 기분은 좋군.”

-작품을 판 돈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일부는 기부를 해야지. 안 그러면 말들이 나와서 곤란해져.”

-듣고 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래. 남들은 자세한 사정도 모르고 시기와 질투를 하니 말이야. 내가 노력하여 만든 작품이지만 명성을 이용하여 장사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말이야.”

현수가 돈이 부족한 사람도 아니기에 작품을 판 금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은 현명한 짓이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전부 가진다면 분명 모함하거나 시기 질투를 하는 말들이 나올 거였다.

사전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부는 기부를 한다고 말을 할 생각이다.

갤럭시라는 예명으로 앨범을 출시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이것도 나중에 정체가 드러나거나 하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 거라서 그것까지 예상을 하여 일부를 기부하고 있었다.

작사와 작곡을 하고 노래까지 하였기에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라서 진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독특한 스타일의 음악이라서 이것을 좋아해 주는 팬들도 크게 늘어났다.

공통으로 갤럭시에 관한 것들을 궁금해했지만 갤럭시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일체 알려주지 않았다.

콰콰콰콰!

메가요트 카오스 마린 호가 푸른 바다를 가로질러 항해를 하고 있었다.

길이가 무려 146미터나 되는 럭셔리한 카오스 마린 호였다.

“아, 너무 좋아요.”

“지연씨가 좋다고 하니 나도 좋습니다.”

아내 이지연은 지난 두 달 동안 산후조리에 집중을 하느라 외출을 하지 못했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현수가 밤마다 은밀히 마나샤워를 펼쳐 주었기에 아주 빠르게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비밀로 하였기에 아내 이지연은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원래는 한 달 정도 산후조리를 하면 되었지만 훗날을 위하여 두 달이나 산후조리를 했었다.

이제는 건강한 몸을 되찾았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몸의 붓기도 다 빠지고 예전의 몸매를 되찾아가고는 있었지만 아직은 5킬로그램 정도는 더 빼야 했다.

전혀 외출을 하지 않고 거주지에서만 보내다 보니 갑갑했을 거였다.

그래서 현수가 아내 이지연과 함께 부산 해운대로 내려왔었다.

물론 아들 황룡이와 딸 루비와 함께였다.

80층짜리 제네시스 타워 아파트의 복층 펜트하우스에서 이틀을 쉬고, 선착장에 대기해 있는 메가요트 카오스 마린 호를 타고 제주도 애월읍의 별장으로 이동했다.

역시나 제주도의 애월읍 별장에서 3일을 보내다가 오늘 이렇게 마라도를 향해 관광에 나섰다.

“회장님, 마라도가 보입니다.”

“그래요?”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더니 수평선에 마라도가 보였다.

마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이다.

섬 전체가 남북으로 긴 타원형이고 해안은 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다.

난대성 해양 동식물이 풍부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2000년 7월 천연기념물 제423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유람선관광과 체험어장, 스킨스쿠버, 바다낚시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메가요트 카오스 마린 호가 마라도 장시덕 선착장에 정박했다.

현수와 아내 이지연, 아들 황룡이와 딸 루비, 그리고 클론 1호와 가사 도우미들과 비서들, 건장한 경호원들까지 함께 내렸다.

장군바위부터 구경을 하고 나서 천천히 산책을 하듯이 아내 이지연의 손을 잡고 걸었다.

아이들은 유모차에 실어서 가사 도우미들이 밀었다.

최남단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다.

“잘 나왔어요?”

“그럼요.”

“어머, 선명하게 잘 나왔어요.”

“내가 보기에는 실물을 다 못 담은 거 같습니다. 워낙 지연씨가 아름다워서 말입니다.”“정말요?”

“그럼요.”

“고마워요.”

“천만에요.”

마라도는 그렇게 넓은 섬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느긋하게 산책을 하듯이 걸으면서 주변 경관을 구경했다.

“마라도는 처음 와보는데 너무 좋아요.”

“나도 처음인데 좋습니다.”

“우와, 짜장면 집들이 많아요.”

“정말 그러네요.”

짜장면을 파는 곳들이 늘어서 있었기에 그중에 한곳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하였던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이 나왔다.

클론 1호를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무시했다.

“우와, 짜장면이 아주 맛있어요.”

“그렇군요.”

“다른 곳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별미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짜장면뿐만 아니라 짬뽕과 탕수육도 맛있습니다.”

일행들도 삼삼오오 모여앉아서 식사를 하였지만 다른 관광객들이 접근하지는 못하도록 했다.

얼마든지 전통 카트를 타고 이동하면서 마라도를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현수는 사랑하는 아내 이지연과 산책을 같이 하고 맛있는 짜장면도 먹고 하려고 하는 거였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비서들이나 경호원들도 방해를 하지 않았다.

조용히 지켜만 보고 관광객들이 함부로 접근하지는 못하게 하였다.

“현수씨, 오면서 보니 마라도 등대도 있던데 그곳도 구경해 볼까요?”

“좋습니다.”

마라도의 해안선 길이가 1.5킬로미터에 불과했다.

그랬기에 산책을 하기에 적당한 섬이었다.

“아, 배불러.”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정말요?”

“그럼요. 잘 먹어줘서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현수씨가 맛있는 짜장면을 사주어서 더 맛있었어요.”

비서에게 맡겨도 되었지만 현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일행들의 식사비를 함께 계산을 했다.

주인은 현수와 사진을 하나 찍었으면 하였지만 건장한 경호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부탁조차 하지 못하였다.

‘후후후, 사진을 한 장 찍고 싶은 모양이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현수이며, 카오스 그룹의 회장이다.

그런 엄청난 거물에게 부탁을 한다는 거 자체가 큰 실례였다.

“혹시 사진을 찍고 싶어서 눈치를 보는 겁니까?”

“예, 죄송스러워서 말입니다.”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잠시 같이 한 장 찍죠.”

“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여 현수는 주인과 함께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다만 별도로 사인을 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은 앞으로 장사를 하는데 큰 홍보 효과와 도움을 받을 거였다.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이 가족들과 함께 와서 짜장면을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그런 다음에 모두들 함께 밖으로 나왔다.아내 이지연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산책을 하듯이 마라도 등대로 가서 구경을 했다.

크게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같이 마라도 등대를 구경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마라도는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신기하게도 마라도기원정사라고 하는 절과 마라도 성당, 그리고 마라도 교회까지 있었다.

여기에 마라치안센터와 마라보건진료소도 있고, 마라전담 의용소방대, 마라도 펜션, 마라도 게스트하우스, 마라도 편의점까지 있었다.

그야말로 있을 것은 다 있었다.

“마라도는 처음이지만 아기자기해서 너무 좋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곳곳에 전망이 좋은 곳이 많아서 사진을 찍기에는 좋았다.

찰칵찰칵!

“좋습니다. 좋아요.”

아내 이지연이 포즈를 취하면 현수가 사진을 찍어 주었다.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현수 혼자서 독사진도 찍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메가요트 카오스 마린 호가 정박해 있는 마라도 장시덕선착장으로 걸어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