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55화 (155/217)

제43장 달콤한 휴가 (1)

제주도 애월읍의 별장.

촤촤촤촤!

실내 풀장에서 현수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선베드에는 아내 이지연이 등을 기대고 있었다.

회색의 임부복을 입고 있었는데 배가 제법 나왔다.

어느새 출산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아들 황룡이는 유모차에 타고 있었는데 가사 도우미가 곁을 지키고 서 있었다.

“꺄르르, 아빠빠!”

현수가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면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내 풀장에서 나와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았다.

아내 이지연에게 뽀뽀를 하고는 옆의 선베드에 등을 기대었다.

아들 황룡이가 계속 안기고 싶다는 모습을 보였기에 가사 도우미에게 손짓하여 데리고 오도록 했다.

아들 황룡이를 안아주자 기분이 좋은지 계속 미소를 지었다.

아빠 현수의 가슴에 안기는 것이 좋은 모양이었다.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 아빠는 알아보니 신기해요.”

“아들인데 아빠를 알아보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닙니까.”

“듣고 보니 그건 그러네요.”

아내 이지연이 한라봉을 까더니 현수의 입에 하나를 넣어주고 자신도 먹었다.

새콤달콤해서 맛있었다.

한라봉이 덜 익으면 신맛이 강한데 이렇게 잘 익은 것은 새콤달콤해서 감귤보다 더 맛있었다.

요즘 현수는 좀 여유로웠다.

그것은 바로 카오스 그룹의 각 계열사와 자회사에 전문 경영인들과 중역들을 배치하여 업무를 분담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일들은 현수가 맡아서 처리하지만 실무적인 일들이나 행정적인 부문은 맡겼다.

그 영향으로 시간적으로 여유롭게 되었다.

현수는 이제 무조건 일에만 집중할 생각은 없었다.

사랑하는 아내 이지연과 아들 황룡이, 앞으로 태어날 딸 가칭 루비에게도 신경을 더 쓸 생각이다.

물론 부모님과 동생들에게도 말이다.

지금도 장인과 장모에게도 신경을 쓰고 있었기에 아내 이지연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현수씨, 저녁에는 제주 흑돼지구이로 먹을까요?”

“좋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현수는 되도록 아내 이지연의 의견을 들어 주었다.

그랬기에 의견 다툼으로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다.

항상 사이가 좋았다.

부부 사이가 좋아서 밤에는 침실에서 뜨겁게 사랑을 나눈다.

아내 이지연이 가사 도우미에게 저녁 식사는 흑돼지구이로 부탁했다.

“현수씨, 다이아몬드 팔찌는 언제 줄 건가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까지는 완성하여 선물하겠습니다.”

“기대를 해도 되지요?”

“물론입니다.”

현수가 클론1 로봇에게 작업 지시를 하면 손쉽게 완성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직접 만들어야 정성이 들어가고 가치가 더 있는 거였다.

그랬기에 직접 디자인을 하고 주얼리 즉, 다이아몬드 팔찌를 만들고 있는 거였다.

‘후후후, 직접 만들어서 선물하는 것이 훨씬 좋아.’

다만 하루에 한두 시간씩만 작업하고 있었기에 완성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던 거였다.

다이아몬드는 크기가 크면 고가에 거래가 된다.

현수의 재력이라면 얼마든지 큰 다이아몬드를 구입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직접 슈퍼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내었다.

얼마든지 상업적으로 만들어서 판매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만약 현수가 슈퍼 다이아몬드를 대량으로 만들어서 판매한다면 다이아몬드 시장에 일대 혼란이 일어날 거였다.

그것은 현수가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다이아몬드를 대량 유통을 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야.’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기에 선물 용도로 만드는 것으로 그쳤다.

색깔이 있는 팬시 다이아몬드가 더 희소성이 있고 가치도 높았다.

블루 다이아몬드와 레드 다이아몬드, 옐로우 다이아몬드, 그리고 핑크 다이아몬드를 각각 만들어 낼 수도 있었다.

슈퍼 다이아몬드와 슈퍼 팬시 다이아몬드를 세공하는 것은 클론1 로봇들에게 맡겼다.

그랬기에 아주 다양하게 크기별로 커팅한 것들을 보유했다.

작은 것은 1캐럿짜리도 있고, 큰 것들은 수백 캐럿짜리도 있었다.

슈퍼 다이아몬드를 많이 만들어서 보유하고 있었기에 다양한 디자인의 주얼리를 만들 수 있었다.

요즘에는 현수가 취미로 주얼리를 만들고 있었다.

“현수씨, 우리 심심한데 노래나 부를까요?”

“그게 좋겠습니다.”

“현수씨가 먼저 기타를 쳐주세요. 한 곡 듣고 나서 노래를 부를게요.”

“알겠습니다.”

현수가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가사 도우미에게 아들 황룡이를 넘기고는 드레스 실로 들어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한쪽에 놓아두었던 통기타를 집어 들더니 의자에 앉아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프로급의 기타 연주 실력이었다.

디디딩! 딩딩!

통기타를 현란하게 치다가 현수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의 사랑 그대여, 지금 어디에 있나요? 나에게 돌아와 줘요. 나는 항상 당신만을 생각해요.”

“우와, 멋있어요.”

아내 이지연의 말에 현수가 씨익 웃으면서 계속 노래를 불렀다.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바보 같은 사람이지만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니까. 그러니까 내 곁을 떠나지 말아요. 제발!”

짝짝짝짝!

아내 이지연이 박수를 쳤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인데 누가 부른 거예요?”

“내가 창작한 노래입니다.”

“예? 정말요?”

“그럼요. 내가 굳이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노래 제목은 바보 같은 사랑입니다.”

“그래요? 그런데 목소리가 익숙한데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혹시 가수 갤럭시를 말하는 겁니까?”

“아, 맞아요. 얼굴 없는 가수 갤럭시와 목소리나 가창력이 너무 비슷해요.”

“후후후, 당연하지요. 갤럭시가 바로 나인데 말입니다.”

아내 이지연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얼굴 없는 가수 갤럭시라고 하더라도 현수와 대입을 시키기에는 무리였다.

“예? 농담하지 말아요.”

“왜 자꾸 농담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 그건?”

“내가 얼굴 없는 가수 갤럭시라니까요.”

“······”

현수의 진지한 표정에서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그냥 취미 활동으로 시간을 내어서 그림을 그리다가 작사와 작곡도 하고 노래까지 부르게 된 겁니다. 가수로 활동을 할 수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얼굴 없는 가수인 갤럭시로 10곡을 담은 디지털 앨범을 제작하여 선보인 것이고 말입니다.”

“그게 진짜라면 진짜 대단한 거예요.”

“나도 알고 있습니다. 비록 얼굴 없는 가수 갤럭시로 알려져 있지만 말입니다.”

얼굴 없는 가수 갤럭시는 신곡 10곡을 담은 디지털 앨범으로 첫 발매를 한 이후에 3개월 후에 2집이 발매되었다.

워낙 노래가 독특하면서 가창력이 뛰어나 음악성으로 마니아들이 생겨났다.

인기도 엄청 있었지만 정체를 알 수는 없었다.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에서 철저히 관리를 했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3개월마다 갤럭시가 10곡을 담은 디지털 앨범을 선보여서 발매를 하는데 벌써 8집까지 나왔다.

작사와 작곡, 그리고 노래까지 직접 갤럭시가 다 하였기에 대단한 실력자로 알려져 있었다.

아내 이지연도 얼굴 없는 가수 갤럭시를 팬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오늘 알고 보니 남편 현수가 갤럭시였다.

충격적이었지만 천재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수가 그리는 각종 그림들도 화풍이 독특하면서도 세련되고 멋있었다.

이름 있는 프로 화가와 비교를 하더라도 전혀 뒤떨어지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현수는 전문 프로 화가가 아니었다.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작품이 모이면 개인전도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전을 하고 나면 화가로서도 명성이 높아질 거였다.

아직은 사람들이 현수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글지글!

돌로 만든 불판 위에 제주 흑돼지가 노릇하게 구워지고 있었다.

약간 경사가 있어서 기름이 밑으로 흘러내렸다.

한쪽에는 김치를 놓아두었기에 기름에 잘 구워지고 있었다.

“정말 맛있어요.”

“많이 있으니까 꼭꼭 씹어서 체하지 않도록 하세요.”

“알았어요.”

아내 이지연이 아주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현수가 흐뭇하게 바라보며 자신도 상추쌈을 싸서 먹었다.

“현수씨는 그림도 잘 그리고 노래도 잘 부르는데 도대체 못하는 게 뭐예요?”

“못하는 게 별로 없다는 게 못하는 겁니다.”

“어머, 어떻게 그런 말을?”

“사실이니까요. 내가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서 그렇지 각종 스포츠도 엄청 잘 합니다.”

“스포츠라면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요?”

“개인이 할 수 있는 종목이라면 대부분 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영과 골프, 역도, 테니스, 당구, 탁구, 달리기를 포함한 육상, 권투나 종합격투기까지 말입니다.”

“우와, 그 많은 것들을 다 잘한다고요?”

“믿어지지 않을 테지만 사실입니다.”

현수의 얼굴 표정이 아주 진지하였기에 허튼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라면 허풍을 떤다고 하겠지만 말이다.

현수는 농담이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워낙 엄청난 말을 해서 잘 믿어지지 않았지만 결국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도 현수가 말하는 것을 보면 진짜로 잘하는 모양이었다.

“내가 평소에 자랑을 하지 않는 것은 일반인들과 너무 실력 차이가 크기에 있는 그대로를 말한다면 잘 믿지 못하고 그럽니다.”

“나도 그런데 정말 다른 사람이라면 믿지 못할 거예요.”

“그렇습니다. 20대의 나이에 세계 최고 부자이고, 카오스 그룹의 각 계열사들과 자회사들을 급성장을 시켜서 일부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런 것들도 사실 상식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정말 그래요.”

“그런 것들을 나도 잘 알기에 되도록 이런 엄청난 재능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은 겁니다.”

남편 현수의 말에 아내 이지연이 머리를 끄떡였다.

이런 엄청난 천재 남자와 결혼하여 남편이 되었기에 아주 든든했다.

현수가 상추쌈을 싸서 내밀었다.

그것을 아내 이지연이 받아먹고는 미소를 보였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이제 만삭이니 서울로 돌아가게 되면 출산 때까지는 외출을 삼가주세요.”

“알았어요.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요.”

“나의 조언을 받아줘서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다 나를 사랑하고 위해서 그러는 건데요.”

아내 이지연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떡였다.

거주지에서 당분간 출산 때까지만 조심하면 된다.

외출을 못하면 조금 갑갑할 수도 있겠지만 안전을 위해서였다.

아무리 곁에 가사 도우미들과 경호원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양수라도 터진다면 큰일이다.

출산일이 가까워졌기에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조심하는 것이 제일이었다.

이것을 아내 이지연도 잘 알고 있었기에 현수의 말을 따르기로 한 거였다.

제주 흑돼지 목살과 삼겹살, 오겹살, 항정살까지 맛있게 구워 먹고 나서 볶음밥도 만들어 먹었다.

아내 이지연은 다른 사람들처럼 입덧을 심하게 하지 않고 넘어갔다.

오히려 식욕이 폭발하여 더 잘 먹었기에 너무 뚱뚱해지면 곤란했다.

현수가 은밀히 잠든 아내 이지연에게 마나 샤워를 펼쳐서 살이 더 이상 찌지 않도록 관리를 해주었다.

그 영향으로 다른 만삭의 임산부와 비교하면 비슷한 체중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었다.

몸속의 각종 노폐물을 빼주었기에 더 건강하고 좋았다.

물론 태아도 아주 건강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아, 배불러.”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어머, 그래요?”

“예, 후식도 먹을 거지요?”

“예, 그럼요.”

현수는 아내 이지연과 함께 거실 소파에 앉아서 시원한 매실 주스를 한잔 마시고 파인애플을 먹었다.

그러면서 초대형 올레드 TV를 켜서 뉴스를 시청했다.

뉴스가 끝나면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를 시청할 거였다.

“현수씨, 올레드 TV가 출시되면 돌풍을 일으키겠어요.”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입니다.”

“예? 그럼 언제 출시를 할 건가요?”

“3년 정도 후에 올레드 TV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지금 일본의 전자 회사들은 LCD TV를 선보이고 있고 나는 LED TV를 선보이고 있으니 그다음이 바로 올레드 TV이니 말입니다.”

“아, 현수씨는 다 계획이 있었군요.”

“그렇습니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져야 더 좋은 제품들도 판매가 잘 되고 인기가 있는 법이니 말입니다.”

“정말 대단해요.”

“지금은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가 출시한 LED TV가 일본의 전자 회사들이 출시하고 있는 LCD TV와 경쟁을 하고 있는데 10% 정도 싸게 출시를 하고 있으니 아주 유리한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일본의 전자 회사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한층 더 기술이 높은 슈퍼 LED TV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를 할 겁니다.”

“그럼 일본 전자 회사들이 타격이 크겠군요.”

“물론입니다. LCD TV는 절대 LED TV에 기술력으로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화질의 선명도에서 크게 차이가 나고 화면도 훨씬 얇고 그러니 말입니다. 여기에 한층 더 기술이 높은 슈퍼 LED TV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를 한다면 일본 전자 회사들에게는 재앙이 될 겁니다.”

“아, 일본의 전자 회사들이 따라오려면 벅차겠어요.”

“맞습니다. 일본의 전자 회사들이 어느 정도 기술력을 좁혔다고 생각할 때면 나는 준비해놓은 올레드 TV를 선보일 겁니다. 그전까지는 슈퍼 LED TV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말입니다.”

“정말 놀라워요.”

“사업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현수는 올레드 TV를 선보이면 기존의 TV와는 큰 차이가 있을 거였다.

55인치 이상의 대형 TV를 선보일 것이니 말이다.

55인치 올레드 TV는 기본이고, 65인치 올레드 TV, 75인치 올레드 TV, 그리고 100인치 올레드 TV도 선보인다는 계획이었다.

음향과 화질에서 압도적이기에 제대로 경쟁이 되지 않을 거였다.

경쟁자들이 기술 개발을 통하여 올레드 TV를 선보일 때쯤에는 새로운 TV를 선보일 것이기에 계속 앞서 나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누구도 현수와 경쟁하여 이길 수가 없는 거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