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40화 (140/217)

제38장 주머니 속의 송곳 (4)

부우웅!

현수가 타고 있는 검은색의 방탄 리무진 타이탄이 서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면서 턱을 만졌다.

“흐음, 이것 봐라?”

-주인님, 왜 그러십니까?-

“저격병이 서울에 또 있다.”

-예? 저격병이 또 있다고요?-

“그래. 저격병의 기억을 살펴보지 않았다면 모르고 당할 수도 있었겠어.”

-그럼 어떻게 합니까?-

“피한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니까 정면승부로 돌파를 해야겠지.”

-그럼 주변 사람들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분명 위험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야. 다시 정비를 하여 기습 공격을 할 테니 말이야.”

-그럼 피해를 감수하고 잡겠다는 것이군요.-

“그래. 놈의 확실한 위치는 모르니까 말이야.”

사로잡은 저격병의 기억을 복사하여 살펴보았기에 동료 저격병이 한명 더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어디에 잠복을 하면서 저격하려고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1차 저격이 실패하면 현수가 방심할 테고 그럼 서울로 돌아오면 기습공격을 한다는 작전이었다.

가능성이 높은 작전이었다.

다만 이것을 현수가 사전에 알게 되었다는 것을 상대가 모를 뿐이었다.

일반 저격총으로도 충분히 저격하여 죽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보내 버리려고 파괴력이 무지막지한 대물 저격총으로 공격한 거였다.

절대 참을 수도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일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저격병들이 북한의 대남공작부 소속이며 지령을 받고 대한민국에 얼마 전에 침투를 하였다는 거였다.

북한의 수뇌부의 결정이었고, 대남공작부의 김성운 부부장이 맡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직 북한은 김정훈 국방위원장이 통치하고 있어. 다음 후계자는 김정기가 될 테고 말이야.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어.’

잠정적으로 위협이 되는 존재들이 바로 북한의 수뇌부였다.

현수는 마법을 펼치고 클론 1호 로봇과 대화를 하였기에 운전하고 있는 운전기사와 조수석에 앉아 있는 경호원은 대화를 엿듣지 못하였다.

음파를 교란하였기에 목소리가 앞좌석까지 전달되지 않고 중간에 가로막혔다.

그런 것도 모르고 운전기사와 경호원들은 전방을 주시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들어서 좋을 것이 없는 말들은 마법을 펼쳐 듣지 못하게 만들었다.

비서들이나 경호원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생각되는 자들은 전부 현수가 수시로 은밀히 마법을 펼쳐 그들의 기억을 복사하여 자세히 살펴본다.

그렇게 해서 누군가에게 포섭이 되어 위협이 되거나 수상한 자들에게 중요 정보를 넘기는 자들을 몇 명 찾아내기도 했었다.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발령을 내어 깔끔하게 처리했다.

한직으로 발령이 난 거여서 그들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을 거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룹 감사실에서 집중 감시를 하였다.

일단 권력의 핵심인 김현수 회장의 곁에서 멀어졌으니 끈 떨어진 인물이었다.

현수가 이런 자들의 비리나 정보를 제공하여 철저히 조사를 하여 알아내고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였다.

그렇게 조용히 사라진 자들이 수십 명이기에 은밀히 소문이 났다.

자리를 보존하고 계속 살아남아서 일하려면 회장 김현수에게 절대 충성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 진입을 하였고, 계속 달려 목적지인 테헤란로의 50층짜리 카오스 타워 빌딩(구 최고 타워 빌딩)앞에 도착했다.

카오스 그룹의 본사 빌딩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보통은 신변안전을 위하여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차에서 내린다.

그렇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저격이 있을 거라는 것을 현수는 알고 있었지만 저격병에게 보습을 드러내려고 하려는 거였다.

누가 봐도 방심한 듯한 모습이었다.

테헤란로 건너편의 빌딩들 중에 한곳의 비어 있는 사무실에 자리를 잡은 저격병이 대물 저격총을 겨누고 있었다.

스코프로 확인을 하고 있었기에 아주 잘 보였다.

“흐흐흐, 드디어 도착했군.”

건장한 경호원들이 먼저 차에서 내리더니 신속하게 움직여 현수가 타고 있는 검은색의 방탄 리무진 타이탄 주변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제야 차 문이 열리면서 클론 1호 로봇이 먼저 내렸다.

이제 현수가 내려야 하는 차례였다.

“그래. 모습을 보여라.”

그렇지만 어찌된 일인지 현수가 내리지 않았다.

입안의 침이 마를 정도로 긴장했다.

그때, 여유로운 모습으로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이 차에서 내렸다.

저격병이 대물 저격 총의 스코프를 보고 있다가 방아쇠를 당겼다.

투앙!

무시무시한 굉음을 내면서 대물 저격 총에서 발사된 총알이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왔다.

너무나 무지막지한 속도라서 총알이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보통 이런 경우라면 머리통이 박살나서 쓰러진다.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도 그렇게 될 것으로 저격병은 생각했다.

그렇지만 세상 일이 그의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티잉!

눈에 보이지 않는 방어막에 가로막힌 총알이 튕겨졌다.

“허엇, 저격이다.”

“어디야?”

건장한 경호원들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클론 1호, 저기다.”

-예, 확인했습니다.-

파악!

클론 1호가 아스팔트 바닥을 박차고 쏘아진 화살처럼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나갔다.

저격병이 다시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였는데 현수가 입가에 미소를 보이면서 신속하게 빌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건장한 경호원들이 방패처럼 둘러싸면서 저격을 방해했다.

“절호의 기회였는데. 젠장!”

저격병은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분명 명중되어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총알이 튕겨졌다.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 되었다.

일단 저격이 실패한 이상 신속하게 현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개조한 대물 저격 총을 분해하여 직사각형의 검은색 케이스 가방에 넣고 닫았다.

분명 저격에 성공할 수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너무 아까웠다.

콰앙!

느닷없이 출입문이 열리면서 클론 1호가 나타났다.

닫아놓고 잠가 놓은 출입문인데 열릴 정도로 강력하게 들이박아서 열린 거였다.

깜짝 놀란 저격병이 주춤거리는 짧은 상황에 클론 1호가 순식간에 접근하더니 배를 가격했다.

퍼억!

“우욱!”

저격병이 뒤로 나가떨어지면서 손에 들고 있던 직사각형의 검은색 케이스 가방을 놓쳤다.

자칫 장 파열까지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클론 1호는 파워를 조절하여 치명상을 입도록 하지는 않았다.

일어나려는 저격병에게 접근한 클론 1호가 턱에 주먹을 한 방 먹였다.

축 늘어지는 것을 보고 재빨리 제압을 하여 양팔을 뒤로 하여 붙잡았다.

굳이 수갑이나 끈으로 묶지 않더라도 저격병의 힘으로는 벗어날 수 없었다.

클론 1호는 자체 내장되어 있는 고성능의 카메라를 이용하여 현장 사진을 찍고 동영상도 촬영했다.

이렇게 해야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는 거였다.

5분 정도 후에 건장한 경호원들이 10명이나 나타났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직사각형의 검은색 케이스 가방과 저격병의 소지품을 뒤져 사소한 거라도 전부 압수했다.

강남경찰서 강력계 형사들과 국정원 요원들이 찾아와서 사로잡은 저격병을 인수인계했다.

냄새를 맡은 기자들이 저격사건을 취재하여 저녁 뉴스에 보도가 되었다.

오늘 하루에 두 번이나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을 저격하려고 했었던 대사건이었다.

“이런 나쁜 놈들.”

“도대체 누가 저런 짓을?”

“휴우, 다행이다.”

“어떤 놈들이지?”

“북한 출신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북한?”

“그럼 간첩이 의도적으로 저격한 거라고?”

뉴스의 보도로 인하여 난리가 났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을 저격하려는 대사건이었다.

존경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기에 곳곳에서 저격을 규탄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도 이례적으로 북한을 비난했다.

그렇지만 늘 그랬듯이 북한에서는 누명이라고 했다.

전혀 북한과는 상관없는 일인데 남한에게 덮어씌운다는 적반하장식 대응이었다.

“후후후, 역시 나의 예상을 조금도 벗어나지를 않는구나.”

-주인님,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나를 저격하려는 자들의 배후인 북한 수뇌부인데 그냥 둘 수는 없지. 나는 말이야. 받은 것은 무조건 되갚아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야.”

현수가 클론 1호를 데리고 오메가 연구소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고성능의 첩보위성을 디자인하였다.

“이제까지 본적도 없고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도 볼 수 없는 그런 아주 강력한 첩보위성을 만들어서 정지궤도에 띄워 놓을 거야.”

-주인님, 그건 저도 찬성입니다.-

“나는 첩보위성의 이름을 천리안으로 명명했는데 어떻게 생각해?”

-첩보위성의 이름으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현수가 설계한 첩보위성을 5D 프린터기를 이용하여 만들어 내었다.

각종 부품들을 클론2 로봇 20대가 조를 이루어서 신속하게 조립을 하였다.

불과 이틀 후에 첩보위성 천리안이 완성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름이 3미터의 거대한 공처럼 보였다.

전체가 은색이며 전혀 첩보위성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본적이 없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첩보위성이었다.

지구의 땅에서 3만6천 킬로미터 고도의 정지위성 즉, 지구의 자전 주기와 같은 주기를 가지고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첩보위성 천리안이었다.

놀라운 것은 앞으로 100년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 칩 10개를 탑재하고 자동 충전 기능도 넣었다.

여기에 광선기관총 2정과 광선 포 1문을 장착했다.

고성능 카메라도 10개나 장착을 하였는데 지상의 100원짜리 동전까지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도청과 감청 기능도 있었다.

메인 컴퓨터가 설치되었기에 인공지능 방식이다.

자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릴 수가 있었다.

필요한 정보와 프로그램을 입력시켰다.

그런 후에 가상 성능 테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첩보위성 천리안의 성능을 확인했다.

“후후후, 완벽해.”

-주인님, 대단한 고성능의 첩보위성 천리안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제 이 첩보위성 천리안을 어떻게 3만 6천 킬로미터의 고도에 쏘아 올리실 겁니까?-

“그건 간단해. 워프 마법을 펼치면 순식간에 3만 6천 킬로미터의 고도로 이동시킬 수가 있어.”

-허엇,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물론이지. 나니까 가능한 거야.”

스윽!

현수가 첩보위성 천리안을 향해 손짓을 하더니 마법 주문을 중얼거렸다.

츠파파팟!

놀랍게도 3미터의 은색 구처럼 생긴 첩보위성 천리안이 흩어지듯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곳은 우주 공간 즉, 3만6천 킬로미터의 고도였다.

첩보위성 천리안의 메인 컴퓨터는 즉시 임무대로 자신이 자리를 잡아야 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주변을 정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현수가 손에 들고 있는 태블릿 컴퓨터로 첩보위성 천리안과 교신을 시도했다.

“첩보위성 천리안, 목적지에 도착했나?”

-예, 주인님. 현재 이동 중에 있습니다.-

“그래? 다른 이상은 없고?”

-예, 아직 고장 난 곳이나 이상이 있는 곳은 없습니다.-

“좋아, 아주 좋아.”

첩보위성 천리안이 목적지인 정지궤도에 정확하게 자리를 잡으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첩보 활동에 들어갈 거였다.

북한의 평양을 비롯하여 한반도, 일본 전역, 러시아의 시베리아, 몽골, 중국의 동북 삼성과 북경과 상해까지 광범위 적으로 정찰 활동을 할 수가 있었다.

그만큼 첩보위성 천리안은 고성능이었다.

길이 50센티미터의 초소형 공병 로봇이 탑재되어 있었기에 고장이 나더라도 수리를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첩보위성 천리안 자체에도 4개의 로봇 팔들이 설치되어 있었기에 메인 컴퓨터가 고장 난 곳이 있으면 직접 수리를 할 수 있었다.

광선기관총 2정과 광선 포 1문, 그리고 방어막까지 설치가 되었기에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할 수 있었다.

북한 수뇌부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현수를 건드렸기에 되돌릴 수 없는 강은 건넌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에 현수의 무자비한 보복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이 되었다.

다만 그것을 아직 북한 수뇌부는 모를 뿐이었다.

-주인님, 기대가 됩니다.-

“사실 나도 그래.”

-북한 수뇌부가 감히 주인님을 저격하려고 했다니 정말 어리석은 놈들입니다.-

“그렇지만 나의 무서움을 전혀 모르기에 이런 짓을 했을 거야.”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이지. 그래서 내가 좀 수고스럽지만 첩보위성 천리안을 만들어서 우주 공간에 띄워 놓은 거야. 어느 정도 첩보활동으로 인한 정보가 입수되면 내가 나서는 거지.”

-저도 주인님 곁에서 돕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나와 함께 참여해.”

-주인님, 감사합니다.-

“천만에. 나도 도움을 받아서 좋아.”

콰아아아!

3만6천 킬로미터의 고도에 첩보위성 천리안을 띄우고 첩보 활동에 착수했다.

곧 북한 평양과 전역에 대대적으로 정찰한 것들을 전송해올 거였다.

그럼 그것을 토대로 현수가 본격적으로 나서서 북한 수뇌부를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너무 무모해 보이는 계획이지만 현수이기에 가능한 일이고 성공 확률이 아주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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