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37화 (137/217)

제38장 주머니 속의 송곳 (1)

부우웅!

검은색의 방탄 리무진 타이탄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사용 승인을 받고 차량등록을 하여 정식 출고가 되어 사용하게 되었다.

뒷좌석에 앉은 현수는 시원한 생수를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를 타고 다녔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몇 년이나 충분히 타고 다녔기에 이제는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거였다.

깨끗하게 정비를 하고 세차까지 하여 아공간에 넣어 보관했다.

자동차등록을 말소하면서 사용하던 번호판도 반납했다.

이제 공식적으로는 세상에 없는 차였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막대한 보험금을 내야하고 자동차 검사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했다.

그런 번거로운 절차를 하지 않으려고 자동차등록을 말소한 거였다.

그동안 충분히 현수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해 주었었다.

이제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는 사라졌지만 대신 검은색 방탄 리무진 타이탄이 등장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인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의 생산 공장 앞에 도착했다.

연락을 받고 대기해 있는 간부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간부들은 회장인 현수와 악수를 나눈 것만으로도 큰 영광으로 생각했다.

현수는 아직 28살의 20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여기에 특유의 카리스마로 간부들을 휘어잡았기에 누구도 현수 앞에서는 당당하지 못했다.

불과 5년 만에 이룩한 성과라고는 누구도 믿지 못할 정도로 대단했다.

지금까지의 성공만으로도 사상 초유의 일이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었다.

간부들은 현수 곁에 서 있는 클론 1호를 보고 속으로 놀랐다.

로봇인 클론 1호를 비서 겸 경호원으로 데리고 다닌다는 모습이나 말들은 듣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실질적으로 두 눈으로 보았기에 이제는 믿어졌다.

간부들과 함께 생산 공장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가전 부문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었다.

자동화 공정률로 로봇 팔들이 대부분의 조립작업을 하고, 생산직 사원들은 덜 위험한 작업에 투입되어 일하였다.

“흐음, 쾌적하고 좋군요.”

“예, 회장님. 생산 설비도 최고이고, 일하는 생산직 사원들도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구내식당의 식사는 어떻습니까?”

“1인당 1만 원의 식비를 회사에서 지원해주고 있어서 식사가 아주 고급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항상 직원들의 처우를 생각하고 개선할 점이 있으면 보고를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다만 반도체와 스마트폰 카오스 1폰은 삼송전자에 파운드리를 맡겨서 위탁생산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는 없었기에 나름 대규모 생산 공장을 신축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었다.

경기도와 과천시와 협의를 하여 국유지 100만 평을 50년 동안 무상 지원하기로 결정되었다.

또한, 앞으로 5년 동안 법인세를 50% 할인해주는 정책이 통과되었다.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의 생산 공장이 들어오면 경기도와 과천시에 엄청난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현수는 막대한 부지 매입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즉시 망고건설에 공사를 맡겼다.

“허엇, 초대형 공사다.”

“이번에도 우리 망고건설이 맡게 되었어.”

경기도 과천시 외곽에 100만 평의 부지(국유지)를 확보하였기에 100개동의 생산 공장을 신축하는 공사에 착수했다.

땅을 고르는 정지 작업을 마치고 생산 공장을 신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곳의 생산 공장 100개동이 완공되면 앞으로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의 다양한 전자제품들을 이곳에서 생산하게 될 거였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와 스마트폰 카오스 1폰과 2폰, 3폰도 생산하게 될 계획이다.

그렇게 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렇지만 이런 정보를 입수한 삼송전자에서는 크게 긴장했다.

“허엇, 이런 일이?”

“으음, 이러면 곤란한데?”

지금은 카오스 전자의 반도체와 스마트폰 카오스 1폰을 파운드리 생산하고 있었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그게 불투명하기에 걱정을 하는 거였다.

삼송전자에서도 스마트폰을 만들려고 비밀리에 연구소에서 분해를 하여 정밀 조사를 하여 역설계를 하고 있었다.

우수한 연구원들이 대거 투입이 되어서 분해하여 역설계를 하면서 크게 놀랐다.

“엄청난 기술이야.”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기술을 적용할 수 있지?”

스마트폰 카오스 1폰에 들어간 각종 기술이 상상 이상으로 수준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삼송전자는 아주 뛰어나고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거나 키워서 거둔다.

하지만 현수는 아니었다.

적당히 뛰어나도 상관없었다.

대신에 무조건 명령을 잘 따르고 지시한 대로 일들을 처리하는 인물들을 선호했다.

신입사원들의 연수 교육에서는 부정적인 업무나 상사의 횡령 등의 상식을 벗어난 일들을 엄벌할 것을 말해준다.

상명하복의 무조건적인 지시는 배척했다.

타당하고 합리적인 업무지시라면 들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카오스 그룹의 기업문화가 이렇기에 오히려 간부들이 직원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카오스 그룹의 칼이라고 하는 감사실에서 수시로 나와서 감사 업무를 본다.

원칙에서 어긋나면 가차 없이 베어 버리기에 대충 자리만 차지하는 간부들은 없었다.

초기에는 그런 간부들이 제법 있었지만 전부 해고를 당하였다.

대신에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올리는 직원들에게는 그만큼 대우를 해주었다.

무조건 세월만 보내면 승진하고 그런 것이 아니기에 각자 맡은 임무는 무조건 완수해야 했다.

카오스 그룹은 어쨌든 신흥 재벌이지만 대한민국 기업 순위 1위였다.

그것도 2위와는 압도적인 차이였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었다.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의 생산 공장 구내식당.

많은 사원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 급식비를 1인당 1만 원으로 책정을 하였기에 엄청 잘 나왔다.

그래서인지 밖의 식당에서 외식을 하는 것보다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

현수와 간부들이 구내식당으로 들어오자 사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클론 1호와 건장한 경호원들까지 30명이나 보였기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현수는 회장이라고 먼저 급식을 받거나 하지 않았다.

사원들 뒤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에 사원들도 속으로 놀라고 감탄했다.

‘후후후, 아무리 회장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눈이 무서운 것을 알아야 해.’

좋은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절대 새치기를 하면 안 되었다.

다른 기업이었다면 간부가 순서를 어기고 남의 앞자리에 끼어드는 일은 흔하였을 거였다.

보통 식판은 3찬에 밥과 국을 담을 수 있는 구조이다.

좀 더 신형 식판이라고 한다면 4찬에 밥과 국을 담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카오스 그룹의 모든 회사들의 구내식당은 달랐다.

특수 주문 제작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식판이며 12찬에 밥과 국을 담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랬기에 다른 곳보다 식판이 훨씬 컸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불만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아했다.

배식도 자율배식이라서 먹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담아서 먹을 수 있었다.

원한다면 추가로 더 먹을 수도 있었다.

놀라운 것은 우유와 요구르트, 사과까지 하나씩 가져갈 수 있었다.

그랬기에 영양 보충은 확실했다.

영양사들이 확실하게 균형 있는 영양 식단으로 구성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현수가 얼마나 직원들의 급식에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었다.

다른 기업들의 구내식당은 절대 이렇게 잘 나오지 않아 비교가 되었다.

대한민국 기업 순위 1위의 카오스 그룹이기에 각 계열사들과 자회사들까지 사소한 것까지 많이 신경을 썼다.

‘이런 작은 차이가 일류를 만드는 거야.’

어느새 현수의 차례가 되었다.

25가지의 각종 반찬들과 밥도 5가지이며, 국도 5가지나 되었다.

선택의 폭이 넓어서 원하는 것으로 먹을 수가 있었다.

현수는 적당히 담아서 빈자리에 앉아 간부들과 식사를 했다.

현수 곁에는 항상 클론 1호가 서 있었다.

로봇이기에 식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건장한 경호원들이나 비서들은 주위 테이블의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했다.

직원들은 경호원들 때문에 현수에게 함부로 접근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회장인 현수의 얼굴을 멀리서라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었다.

“회장님도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군.”

“후광 봐라.”

“대단하시다.”

“잘생겼어.”

웅성웅성!

직원들이 나직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초감각을 보유한 현수이기에 속삭이는 말들까지 다 들었다.

보이는 이미지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거였다.

그러면서 급식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도 확인하는 거였다.

‘흐음, 이 정도면 신경을 많이 쓰는군. 마음에 들어.’

제대로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안심이 되었다.

현수는 이미 대한민국 부자 순위 1위를 넘어 세계 부자 순위 1위였다.

천문학적인 재력으로도 유명해졌다.

그렇지만 더 유명한 것이 바로 천재라는 거였다.

현수가 단기간에 이룩한 업적들을 분석해보면 경악할 정도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하나조차 성공하기 어려운데 이제까지 모든 것들을 성공시켰다.

그 영향으로 세계 최고 부자가 된 거였다.

곁에 서 있는 클론 1호 로봇만 보더라도 얼마나 대단한 천재인지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다른 국가나 기업에서는 모방조차 못 하고 있었다.

클론 1호 로봇이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고, 인공지능이라는 것도 잘 알려져 있었다.

얼마나 똑똑한지 대학교수들을 능가했다.

최 강준 전무이사가 현수에게 말했다.

“회장님, 식사는 어떻습니까?”

“흐음, 맛도 있고 식재료도 좋은 것을 쓰고 있군요.”

“예, 그렇습니다. 식비가 풍족해서 좋은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직원들의 급식에 신경을 계속 써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항상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간부들이 직원들에게 군림하려고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이것을 명심하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오래 머물 수가 없을 겁니다.”

“······”

“······”

회장인 현수가 간부들이나 직원들에게 확실한 대우를 해주지만 부정을 저지르면 가차 없이 해고했다.

그랬기에 간부들이 대충 시간만 때우는 방식으로 일한다면 자리에서 오래 버티기 어려웠다.

다른 기업들과 문화가 완전히 달랐다.

이게 싫으면 회사를 나가면 되었다.

남아 있으려면 따르고 현수의 방식대로 해야 했다.

잔반이 남지 않도록 다 먹은 현수가 여유롭게 우유를 마셨다.

그리고는 소화가 잘되라고 요구르트도 마시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부사도 베어 먹었다.

“흐음, 부사도 싱싱하고 달콤한 것이 맛있군요.”

“경북의 사과 농장과 계약을 하여 구입하고 있습니다.”

“좋군요. 간부들이 바로 이런 것들을 잘 챙겨야 하는 겁니다. 사원들이 다른 곳에 신경 쓰지 않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아 참, 직원들의 복지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거주지인데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 겁니까?”

“안 그래도 회사와 가까운 곳에 아파트나 집들을 구입하려고 하다 보니 주택난이 있기는 한데 비교적 잘 구입하여 살고 있습니다.”

“은행 신용대출은 어떻습니까?”

“카오스 그룹의 계열사이니 은행 신용대출은 잘 나옵니다.”

“그거 다행이군요.”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오스 문화재단에서는 직원들의 자녀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었다.

대우도 다른 대기업과 비교를 하면 훨씬 좋아서 신입사원 모집을 하면 경쟁률이 아주 치열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신기한 것은 카오스 그룹의 각 계열사나 자회사의 직원들이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를 하면 약 3분의 1정도 수준이었다.

중요 자리와 핵심적인 곳에는 자동화 공정의 로봇 팔들이나 클론2 로봇들을 대거 투입하였다.

그랬기에 생각보다는 사원들의 수가 많지 않은 거였다.

‘굳이 현장 직원들을 많이 고용할 필요는 없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골치가 아파지지.’

카오스 중공업의 거제도 카오스 조선소만 하더라도 많은 현장 직원들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자동화 공정의 로봇 팔들이나 클론2 로봇들을 대거 투입하였기에 다른 조선소와 비교를 한다면 최소 5분의 1이나 최대 10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그렇게 현장 직원들이 적어도 충분히 가능했다.

‘핵심적인 일들은 로봇 팔들과 클론2 로봇들이 다 하고 있지.’

단기간에는 시설 투자비가 더 많이 들어가더라도 현수는 이런 방식을 고수했다.

장기적으로 보아서는 이런 방식이 훨씬 좋기 때문이었다.

나름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고 있지만 노사분규나 파업 등도 고려를 해야 했다.

언제 이런 불순한 자들이 회사의 현장에 침투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것에 대비하여 자동화 공정의 로봇 팔들이나 클론2 로봇들을 대거 투입해놓은 거였다.

이러면 아무리 현장 직원들이 파업을 하더라도 생산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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