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취미 생활 (2)
“마시자.”
“그래.”
현민이가 맥주잔을 들어 수제 맥주를 들이켰다.
그것을 고교 동창들이 보고 그들도 각자 수제 맥주를 마셨다.
중학생 때부터 서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었기에 사실상 10년 이상 되었다.
그렇지만 현민이는 카오스 그룹의 이사로 일하고 있으며 엄청난 재력가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이런 고교 동창들과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되었다.
레벨이 서로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민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렇게 가끔씩 고교 동창들을 만나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것을 고교 동창들도 잘 알고 있었기에 고맙게 생각했다.
“캬아, 좋다.”
“맛있어.”
“역시 독일식 수제 맥주야.”
“독일식 수제 소시지도 맛있어.”
“독일식 족발 슈바인 학센도 맛있어.”
“그건 그래.”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슈바인 학센은 고소하고 맛있었다.
독일식 수제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였다.
맥주를 마시고 잔을 내려놓으면서 현민이 옆에 앉아 있는 동훈이에게 말했다.
“한동훈, 무슨 걱정 있냐?”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긴. 얼굴에 다 드러나는데 말해봐. 무슨 일인데?”
“그, 그게 말이야.”
동훈이가 선뜻 말을 하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얼마 전에 3천만 원을 날렸다.”
“뭐? 어쩌다가?”
주저하던 동훈이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을 꺼내었다.
홍대의 어느 클럽에 놀러 갔었다가 만난 여자와 놀다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나중에 알고 보았더니 미성년자라는 거였다.
분명 대학생이라고 했었다.
그랬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동훈이의 전화로 연락을 해서는 만났다.
건장한 남자들이 2명이나 대동하였는데 미성년자를 강간하였다고 협박을 하였고, 어쩔 수 없이 3천만 원을 주고 무마를 했다는 거였다.
완전히 계획적으로 접근하여 협박을 하여 돈을 갈취한 거였다.
집의 부모님에게 말도 못하고 3천만 원을 보충한다고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거였다.
“서로 그날 마음이 맞아서 함께 모텔에 들어가서 즐겼는데 강간이라고?”
“그래. 완전히 계획적이었어. 분명 대학생이라고 했는데 미성년자라니 말이야.”
“그럼 주민등록증을 확인했어?”
“아니, 보여주지도 않는데 어떻게 봐.”
“그렇다면 미성년자인지 아닌지도 확실한 것이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
“흐음, 일단은 내가 3천만 원을 빌려줄 테니 현금서비스부터 갚아.”
“정말 그래도 될까?”
“그래. 비싼 수수료를 계속 지불하면 너무 부담이 될 테니 말이야. 나의 말대로 해.”
“아, 알았어. 현민아 정말 고맙다.”
스윽!
현민이 손짓을 하자 현민의 경호를 맡은 실장이 클론2 로봇 한 대를 데리고 다가왔다.
“김 실장님, 조사를 해줘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예, 이사님. 무슨 일인지 말씀을 해주십시오.”
“동훈아,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자세히 해봐. 아는 것은 사소한 거라도 다 말해.”
“아, 알았어.”
“클론2 로봇은 이야기를 녹음하고, 김 실장님은 듣고 조사를 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예, 주인님.-
눈치를 보던 동훈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꺼내더니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교 동창들도 다 알게 되었다.
현민이 자신의 지갑을 꺼내어 펼치더니 1천만 원짜리 자기앞수표 3장을 동훈이에게 주었다.
“일단 이 돈으로 현금서비스를 갚아.”
“그래. 고맙다.”
“김 실장님은 사건의 전말을 다 알게 되었으니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를 해서 보고해 주세요.”
“예, 이사님.”
“클론2 로봇은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하여 그들에 관한 정보를 조사해줘.”
-예, 알겠습니다.-
모두들 현민이를 보고는 마음이 든든해졌다.
얼마 후에 술자리가 끝이 났다.
현민이 술값을 계산하고는 그렇게 헤어졌다.
다음날 오후에 김 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역시나 예상한 대로 계획적으로 접근하여 협박하여 돈을 뜯어낸 자들이었다.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양동이파의 관할 구역이니 제가 나서서 깔끔하게 처리를 해보겠습니다.”
“그래요?”
“예, 이런 일은 이사님이 직접 나서실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나서서 조용히 처리하겠습니다.”
“흐음, 그럼 부탁을 좀 드리겠습니다.”
“예,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김 실장이 현민이에게 인사하고 물러갔다.
그날 김 실장이 양동이파를 찾아갔고, 양동이파의 두목 양동이가 깜짝 놀랐다.
“허억,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겨우 이런 일로 강남파를 찾아가기는 그래서 말입니다.”
“으음, 잘하셨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제가 바로 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양동이파의 두목 양동이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했다.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양동이파의 두목 양동이와 김 실장이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불과 한 시간도 지나기 전에 건장한 양동이파의 조직원들이 3명을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여자 한 명에 남자 2명이었다.
김 실장은 이들이 현민이의 고교 동창 동훈이를 협박하여 돈을 뜯어낸 자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들은 눈치를 보더니 재빨리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양동이파의 두목 양동이만 하더라도 이들에게는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는 거물이었다.
한 동훈에 관하여 말을 하였더니 이들도 그게 누구인지 바로 알았다.
사람을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느꼈다.
“당장 찾아가서 정중하게 사과를 드리고, 3천만 원과 정신적인 피해보상금으로 1천만 원을 더 드려.”
“······.”
“······.”
“······.”
“바로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제대로 상황 파악을 못한 건가?”
“아, 아닙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중하게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저도 사과를 드릴게요.”
“현명하게 잘 결정한 거야. 만약 나의 제안을 거부했다면 참지 못했을 거야.”
양동이파의 두목 양동이가 얼마나 성격이 더럽고 악랄한지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유명했다.
사람 하나 반병신으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김 실장이 한동훈에게 전화를 하여 당장 만나기로 했다.
김 실장이 이들과 함께 차를 타고 한동훈을 만나러 갔다.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뜯어내었던 3천만 원을 되돌려주고 정신적인 피해보상금으로 1천만 원을 지불했다.
그제야 김 실장이 현민에게 일단 전화로 보고를 했다.
한동훈은 현민에게 빌렸던 돈을 돌려주기 위하여 전화를 했다.
감사의 의미로 삼겹살을 사주겠다고 하였기에 저녁 7시에 강남역 부근의 불타는 삼겹살집에서 만났다.
“허엇, 레이싱 모델 한소영?”
“그래 맞아. 나의 애인이야.”
“뭐? 그게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내가 굳이 거짓말을 해서 뭐 하겠어.”
“한소영이에요.”
“예, 저는 현민이의 고교 동창 한동훈입니다.”
주문을 하고 불판을 놓고 밑반찬들을 차리는 동안에 한소영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면서 자리를 비웠다.
그때 재빨리 한동훈이 현민에게 빌렸던 3천만 원과 정신적인 피해보상금을 받은 1천만 원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현민은 빌려주었던 3천만 원만 받았다.
“그건 넣어둬라.”
“그래도 현민이 네 덕분에 돈을 돌려받았어.”
“그래도 그건 넣어둬.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으니 그 돈으로 맛있는 것이나 사 먹어라.”
“그래도 될까?”
“그래도 된다. 정 마음이 그러면 오늘 밥값은 네가 계산하고.”
“알았어. 오늘 밥값은 내가 계산할게.”
한동훈의 마음도 홀가분해졌다.
화장실에 갔었던 레이싱 모델 한소영이 돌아오자 함께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짜 부럽다.’
한동훈은 고교 동창 현민이가 너무 부러웠다.
레이싱 모델 한소영은 얼굴이 예쁘고 가슴 풍만하고 몸매는 환상적이었다.
레이싱 모델계에서는 에이스급이었다.
그런 만큼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파주 본가.
현수의 부모님들이 살고 있으며 바로 옆에는 현수의 럭셔리한 별장도 있었다.
이제 과수원 일은 하지 않고 일꾼들에게 맡겼다.
대신에 본가의 넓은 마당의 한쪽에 마련해놓은 유리 하우스 텃밭은 아내와 함께 취미 및 소일거리로 재배를 해서 먹는다.
아들 현수 덕분에 천문학적인 재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아내와 함께 자주 서울에 가거나 전국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말이 전국 여행이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들이 많아서 둘러보는 거였다.
사실 스타 건물관리 주식회사에서 전문적으로 관리를 해주고 있었기에 특별히 신경을 쓸 것들은 없었다.
그냥 자신들의 소유였기에 구경삼아서 가서 둘러보는 거였다.
예전에는 먹고 살기 바빴었는데 이제는 여유가 생겨서 되도록 함께 다니고 있었다.
부부 사이가 더 돈독해지고 정이 깊어졌다.
장남 현수와 며느리 이지연, 그리고 손자 황룡이를 보는 재미도 솔솔 했다.
차남 현민이는 레이싱 모델 한소영과 사귀면서 얼마 전에 찾아와 인사를 하고 갔다.
막내 딸 유라도 만나는 남자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사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합격을 하면 정식으로 사귈 거라고 했다.
그때에는 부모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린다고도 했었기에 기다려 주기로 했다.
장남 현수의 조언대로 3개월에 한 번씩 강남 최고 종합병원에서 정밀하게 종합검사를 해주는 프리미엄 종합검사를 받는다.
무엇보다 암 같은 중병이 걸리거나 다른 병이라도 걸리면 곤란하기에 무조건 3개월마다 아내와 함께 프리미엄 종합검사를 받았다.
몸에 좋다는 것들도 챙겨서 먹는다.
천문학적으로 재산이 많으니 굳이 이런 것에 돈을 아끼지는 않았다.
“여보, 상추와 풋고추, 그리고 각종 쌈 채소들을 좀 뜯어줘요. 오늘은 생삼겹살과 목살을 구워 먹을 거예요.”
“어, 알았어.”
주로 한우를 구워 먹기는 하지만 삼겹살과 목살을 좋아하기에 일주일에 한두 번은 구워 먹는다.
유리 하우스 텃밭으로 나가서 다양하게 재배가 되고 있는 것들 중에 상추부터 뜯기 시작했다.
가사 도우미들도 5명이나 되고, 집사와 관리인들까지 포함하면 25명이나 되었다.
여기에 경호원들도 20명이나 배치가 되어 있었다.
얼마든지 부탁을 하거나 지시를 해도 되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유리 하우스 텃밭에 나가서 각종 채소들을 뜯는 것은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풍성한 식탁이 준비되었다.
집사와 가사 도우미, 그리고 경호원들은 방해하지 않으려고 물러갔다.
부부가 둘만 마주 보고 앉아서 생삼겹살과 목살을 구워 먹었다.
지글지글!
불판에 올려진 생삼겹살과 목살이 먹음직스러웠다.
“아, 맛있다.”
“그렇죠?”
“텃밭에서 자라는 것을 뜯어서 먹으니 더 좋아.”
“맞아요. 사 먹는 채소들은 우리 집 것만 못하죠.”
“손자 황룡이가 보고 싶은데 내일은 서울로 갑시다.”
“알았어요. 안 그래도 나도 황룡이가 눈에 밟혔어요.”
아직 말도 못 하는 손자 황룡이지만 매일이라도 보고 싶을 정도였다.
신기하게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알아보았다.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그런 행복은 다시없을 정도였다.
“손녀딸이 있어도 예쁠 텐데 말이야.”
“그건 그래요.”
“현민이와 유라가 아이를 낳으려면 몇 년 후에야 가능하니 빨리 결혼을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럼 좋겠지만 아직 나이가 20대이니 어쩌겠어요.”
“그래도 현민이가 예비 며느리를 데리고 온 것을 보니 곧 좋은 소식이 있겠어.”
“예,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크게 근심 걱정이 없는 편안한 생활이었다.
자식들도 장성을 하여 회사 일을 배우고 있으니 말이다.
칼칼한 김치찌개를 떠먹었다.
“김치찌개도 맛있게 잘 끓였군.”
“김치가 맛있어서 그래요.”
“물론 김치가 맛있는 것도 있겠지만 당신이 잘 끓여서 더 맛있는 거야.”
“고마워요.”
“뭘, 천만에.”
부부 사이가 좋다 보니 나오는 말들도 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어, 저건?”
“왜 그래요?”
부부가 하늘을 바라보고는 눈이 커졌다.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온 것은 놀랍게도 수직이착륙기 도토리였다.
쿠쿠쿠쿠!
현수의 별장의 넓은 정원 한쪽에 설치해놓은 착륙장으로 하강하더니 착륙을 했다.
기이잉!
출입문이 열리면서 현수와 아내 이지연, 그리고 아들 황룡이, 클론 1호와 경호원들까지 모습을 보였다.
“아이고, 아들.”
“아버지, 어머니. 저희 왔습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오다니 잘 왔다.”
“식사하고 계셨어요?”
“그래. 너희들도 식사하지 않았으면 먹어라.”
“예, 모처럼 정자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이다.”
“안 그래도 내일은 서울로 올라가서 너희들도 보고 황룡이도 보려고 했었다.”
“그러셨어요?”
“그래. 시장할 테니 우선 먹어라.”
“예, 그래야겠습니다.”
손자 황룡이는 요람에 눕혔다.
클론 1호가 봐주는 동안에 불판에 생삼겹살과 목살을 올려서 구웠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모처럼 가족끼리 식사를 했다.
이것이 행복이지 다른 게 행복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