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32화 (132/217)

제36장 수직이착륙기 도토리 (3)

2005년 3월 4일 금요일 오전 10시.

수백 명의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카오스 항공 주식회사에서 중대 발표를 한다고 하면서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기 때문이었다.

경기도 성남시 외곽에 생산 공장이 있었지만 근처의 서울공항이 위치해 있었기에 대형 창고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

카오스 항공 주식회사의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하였다면 이렇게까지 많은 기자들이 모이지는 않았을 거였다.

그런데 카오스 그룹 김현수 회장이 나타나서 중대 발표를 직접 한다고 하였기에 이렇게 수백 명의 기자들이 모인 거였다.

방송국의 기자들 모습도 보이고 카메라맨과 리포터들도 있었다.

“김현수 회장님이다.”

“진짜다.”

파파팟! 파팟!

여기저기에서 기자들이 일제히 사진을 찍었다.

방송국의 카메라맨도 대형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했다.

생방송으로 보도를 하고 있었기에 많은 국민들도 시청하고 있었다.

마련되어 있는 단상으로 현수가 올라오더니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대단한 비행기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설명을 길게 하면 지루해하실 테니 먼저 실물부터 보여드리고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도토리와 골든 이글을 보여주세요.”

“예, 회장님.”

검은 천으로 뒤덮인 것을 공항 특수차량이 끌고 나왔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현수가 입가에 미소를 보이면서 머리를 끄떡였다.

“골든 이글부터 공개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현수의 지시에 직원들이 신속하게 움직여서 검은 천을 벗겼다.

그랬더니 수직이착륙기 골든 이글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자가용 비행기?”

“모양이 조금 특이한데?”

웅성웅성!

세련되어 보이는 골든 이글이었기에 충분히 기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골든 이글은 50인승이며 수직이착륙기입니다.”

“예? 저게 수직이착륙기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활주로가 필요 없습니다. 헬기처럼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기에 간단히 착륙장만 있으면 이륙과 착륙이 가능합니다.”

카오스 항공 주식회사에서 자가용 비행기를 만든 것만 하더라도 대단한 거였다.

그런데 기존의 비행기와는 다르게 수직이착륙기라고 했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었다.

그런 것을 개발해 내었기에 대단한 거였다.

설치해 놓은 대형 스크린으로 미리 찍어놓은 자가용 비행기 골든 이글의 외형과 내부의 럭셔리한 모습까지도 자세히 보여주었다.

세계적인 자가용 비행기 업체와 비교를 해도 전혀 성능이나 디자인에서 뒤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좀 더 뛰어난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수직이착륙기 골든 이글은 헬기처럼 정지비행이 가능하며, 5만 미터 상공까지 상승을 할 수 있습니다. 비행 속도는 마하 2까지 가능합니다. 에너지 칩 5개를 장착하였기에 약 3만 킬로미터를 비행할 수도 있습니다.”

“우와, 엄청난 성능이다.”

“대단하다.”

수직이착륙기 골든 이글의 제원과 성능을 발표한 것과 같다면 정말 대단한 거였다.

그렇지만 아직 정식으로 시험 비행조차 하지 않았다.

현수는 개발을 할 때 가상 성능 테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시험을 해보았지만 그것을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그랬기에 성능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기자들도 있었다.

“회장님, 성능과 제원이 확실한 겁니까?”

“물론입니다. 그냥 말로 해서는 믿지 않을 테니 성능 테스트를 해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 비행기를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스윽!

현수가 손짓을 했다.

직원들이 나서서 검은색 천을 벗겼다.

“허엇, 저게 뭐지?”

“독특하게 생겼다.”

“저게 비행기라고?”

“말도 안 돼!”

수직이착륙기 골든 이글은 누가 보더라도 중형급의 자가용 비행기라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는 누가 보더라도 비행기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파파파파팟!

기자들이 일제히 사진을 찍었다.

방송국 카메라맨도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를 촬영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수직이착륙기 도토리입니다. 누가 봐도 도토리처럼 생겼기에 이름을 이렇게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

“······.”

“······.”

“······.”

“수직이착륙기 도토리가 워낙 특이한 디자인이라서 자가용 비행기처럼 보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성능이나 제원만큼은 아주 대단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현수가 수직이착륙기 도토리에 관한 제원과 성능에 관한 것들을 설명했다.

대형 스크린으로 수직이착륙기 도토리에 관한 내부 모습을 보여주고, 비행하는 모습도 펼쳐졌다.

비행 속도가 마하 2라고 하니 어지간한 전투기의 속도와 비슷했다.

약 5만 미터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정지비행도 가능하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고 12인승이었다.

놀라운 것은 천장이 열리면서 밖으로 나가서 경치를 구경할 수도 있었다.

추락사를 방지하기 위하여 난간이 튀어나오고, 허리와 난간을 서로 연결하는 벨트도 채울 수 있었다.

“시속 150km/h 정도라면 얼마든지 버틸 수 있지만, 그 이상이라면 주행풍 때문에 힘듭니다. 고속 비행 때에는 굳이 천장 밖으로 나가서 구경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어쨌든 이런 기능까지 있기에 자가용 비행기로 활용하기에는 아주 좋은 기종이 될 것입니다.”

현수가 사용할 수직이착륙기 도토리에는 광선기관총과 방어막, 투명화 모드까지 장착을 할 테지만 판매용에는 이런 기능들은 다 제외였다.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는 비행기나 헬기와는 다르게 아주 조종이 쉬웠다.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이었다.

금방 조종을 배워서 조종을 할 수 있었다.

메인 컴퓨터에게 음성 인식으로 지시를 내릴 수도 있었다.

보조 조종사처럼 메인 컴퓨터의 보조를 받으면 그만큼 조종하기에 유리하다.

만화책에서나 나올 듯한 그런 귀여운 모양의 수직이착륙기 도토리였다.

그렇지만 제원이나 성능에서는 아주 대단했다.

현수가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는 아직 정식으로 시험 비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중에 지원자를 10명 뽑아서 탑승을 시켜 드리겠습니다.”

“아직 시험 비행도 하지 않았는데 탑승을 시킨다고요?”

“그거 너무 무책임한 발언 아닙니까?”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혹시나 추락하거나 해서 경상이나 중상을 입을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래서 지원자 10명을 뽑는데 만약 사고가 나서 추락하여 사망하면 한 명당 100억 원을 지불하겠습니다. 부상을 당한다면 50억 원이고 말입니다. 지원자 10명 있으면 앞으로 나오세요.”

“······.”

“······.”

“혹시 말만 그렇게 하고 진짜 사고가 나면 나 몰라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실 거 같아서 아예 지원자들이 나오시면 이 자리에서 문서로 작성을 해드리겠습니다. 여기 이 자리에 김일수 고문 변호사님도 계시니 법적인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나름 용감한 10명의 기자들이 앞으로 나왔다.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바로 즉석에서 서류를 작성해 주었다.

“여러분들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만약 추락하거나 사고가 나서 죽으면 한 명당 100억 원의 손해배상을 해드리고 부상을 입으면 50억 원입니다. 여러분들이 증인이니 나중에 절대 딴소리는 못할 것으로 아실 겁니다.”

현수의 말에 대부분 머리를 끄떡이면서 인정했다.

그렇게 10명의 지원자들이 나섰고, 이들이 수직이착륙기 도토리에 탑승을 하였다.

방송국의 카메라맨 한 명도 있었기에 그는 카메라를 이용하여 내부를 촬영했다.

며칠 조종 연수를 받은 조종사와 2명의 승무원, 그리고 여성형 클론3 로봇 2대까지 탑승했다.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는 겉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파노라마 유리창으로 되어 있었기에 탁 트인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부가 생각보다는 넓었다.

조종석도 마치 자동차의 운전석과 비슷했다.

“자, 여러분들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십시오.”

10명의 지원자들이 신속하게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그제야 조종사가 확인을 하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그럼 이륙을 하겠습니다.”

쿠쿠쿠쿠!

엔진소음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출력으로 인하여 밖에서는 먼지는 제법 일어났다.

마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거처럼 손쉽게 수직이착륙기 도토리가 이륙을 하였다.

약 200미터 정도 이륙하더니 정지비행을 하였다.

그런 다음에는 천천히 비행을 하면서 주변을 날아다녔다.

다시 정지비행을 하더니 이번에는 천장이 활짝 열렸다.

“천장 밖으로 나가셔서 구경하실 분 있습니까?”

“으음, 내가 나가보겠소.”

“그렇게 하십시오.”

지름 2미터 정도의 바닥이 위로 올라갔다.

2명의 지원자들이 천장 밖으로 나갔다.

난간이 치솟았기에 그곳에 연결하는 벨트를 채웠다.

이렇게 해야 혹시라도 추락사를 방지할 수 있었다.

“우와, 멋지다.”

“끝내준다.”

카메라맨이 카메라를 이용하여 밖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었기에 지상에서도 대형 스크린으로 확인을 했다.

“이번에는 천천히 이동을 해볼 테니 무서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혹시 모르니까 난간을 잡으십시오.”

“으음, 알겠소.”

“그게 좋겠어.”

두 명의 지원자들이 재빨리 난간을 손으로 잡았다.

그렇게 빠르게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서 크게 두렵거나 하지는 않았다.

10분 정도 후에는 다시 정지비행을 하였고, 두 명의 지원자들이 다시 내부로 내려왔다.

다시 원래의 좌석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천장이 닫히자 이번에는 속도를 내어서 비행을 하였다.

탁 트인 파노라마 유리창 덕분에 갑갑하지는 않았다.

비행기나 헬기와는 다르게 실내에는 소음이 크지 않았다.

그렇게 10분 정도 더 비행을 하다가 수직으로 하강을 하면서 안전하게 착륙했다.

10명의 지원자들이 미소를 보이면서 내렸다.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는 전혀 비행기처럼 생기지 않았기에 마치 장난감 같은 느낌이었다.

그랬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엄청난 성능이었다.

다른 자가용 비행기보다 훨씬 빠른 마하 2의 속도를 낼 수 있다니 놀라웠다.

“진짜 대단했어.”

“놀라운 성능이었어.”

“이제까지 이런 고성능의 비행기는 없었어.”

어떻게 보면 김현수 회장의 무모한 행동이었다.

그렇지만 다르게 보면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에 엄청난 제안을 한 거였다.

수직이착륙기 골든 이글도 대단하기는 하지만 수직이착륙기 도토리가 워낙 독특한 디자인이라서 관심 집중이었다.

지지대로 바퀴가 달린 3발이가 있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강풍이 불면 옆으로 쓰러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아예 이런 것들을 방지하고자 도토리의 아랫부분에 특수 합금 프레임의 지지대가 3개나 별도로 튀어나와 지지를 했다.

이렇게 하면 어지간한 강풍도 이겨낼 수 있었다.

만약 이것으로도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창고 같은 곳에 넣어서 안전하게 보관을 하면 되었다.

어쨌든 독특한 디자인이지만 고성능이었다.

‘후후후, 발표회는 대성공이군.’

많은 기자들과 방송국의 카메라맨, 그리고 방송국의 리포터가 착륙해 있는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로 접근하여 자세히 촬영을 하고 설명을 했다.

일부는 차례대로 내부로 들어가서 내부의 모습도 촬영하여 보여주었다.

다음날부터 수직이착륙기 골든 이글과 도토리의 시험 비행을 하였다.

갤럭시 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갤럭시 튜브러들이 대거 찾아와서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를 취재했다.

그리고 갤럭시 TV에서도 비제이들이 수직이착륙기 도토리 앞에서 생방송을 하면서 내부에도 탑승하여 보여주었다.

“진짜 멋있다.”

“처음에는 장난감처럼 보였는데 아니었어.”

“내부에 들어와서 보니 아주 넓고 조종도 어렵지 않아 보여.”

“천장을 나가서 내려다볼 수도 있어.”

“이것을 타고 제주도까지 비행하면 끝내주겠다.”

수직이착륙기 골든 이글과 도토리는 수개월 동안 시험 비행을 의무적으로 해야 했다.

그런 다음에야 정식으로 판매 승인을 받아 판매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판매를 하면 좋겠지만 법이라는 것이 있었다.

형식적이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야 했다.

수직이착륙기 골든 이글은 약간의 기사가 전 세계로 보도되었다.

하지만 아주 특별한 것도 아니었기에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는 아니었다.

전혀 비행기 같지 않은 독특한 디자인이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진짜 도토리처럼 생겼다.”

“저게 비행기라고?”

“대단하다.”

제원과 성능에 깜짝 놀랐다.

비행 속도가 무려 마하 2를 낼 수 있다는 것에 전투기와 비교되었다.

일반 제트 여객기도 이런 무지막지한 속도를 내지는 못한다.

그런데 자가용 비행기라고 하면서 수직이착륙기 도토리는 가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헬기처럼 수직이착륙이 되고 공중에서 정지비행도 가능하다.

약 5만 미터의 높은 고도로 상승이 가능하여 히말라야의 높은 산봉우리에도 마음만 먹으면 착륙이 가능했다.

산약 구조용으로도 아주 적합해 보였으며 도서·산간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응급용으로 활용이 가능해 보였다.

다른 비행기들처럼 활주로가 필요가 없었기에 작은 섬에도 착륙이나 이륙이 가능하기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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