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장 스마트폰 2 (2)
한소영이 살짝 떨리는 몸으로 술잔을 들어 사케를 마셨다.
충격을 받았던 것이 사르르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제야 숨을 한번 내쉬고는 말했다.
“현민 오빠, 회장님이 뭐라고 하세요?”
“잘 사귀어 보라고 했어.”
“어머, 정말요?”
“그렇다니까. 유라가 소개해 주었다고 하니까 안심하는 표정이었어. 그리고 부모님도 계셨는데 궁금해하셔.”
“아, 그럼 어쩌죠?”
“다음 주에 기회를 봐서 인사드리자.”
“그래야겠어요.”
한소영은 유라의 친구이기에 몇 번 부모님을 뵌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에는 유라의 친구였기에 인사를 한 것이고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아들의 여자 친구이기에 미래의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될 수도 있었다.
잘 보여야 앞으로도 현민이와 계속 사귈 수 있고, 결혼도 할 수 있는 거였다.
물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는 사람들이 좋다.
그렇지만 아들의 여자 친구나 애인이 되어 결혼하는 며느리는 다르다.
여러 가지를 따지기에 그것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집안의 가장 핵심 권력자라고 할 수 있는 김현수 회장의 결정이 가장 중요했다.
“나도 형이 우리가 사귀는 것을 알게 되어 혹시라도 반대는 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거든. 그랬는데 쉽게 허락을 해줘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를걸.”
“아, 정말 그랬어요?”
“그랬다니까. 형이 허락하면 부모님도 더 이상 뭐라 하지는 못해.”
현민이의 말에 한소영이 머리를 끄떡였다.
이상하게 누구도 현수 앞에 서면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정말 다행이야.’
한소영은 자신도 모르게 서류전형에서 통과한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앞으로 가장 어려운 면접시험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예비 시부모님들이었다.
예비 시누이 유라는 아주 친한 친구이고 현민 오빠를 소개까지 해주었기에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다.
한소영은 현민이와 소개팅을 하여 사귀게 되었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서로 대화가 잘 통하고 사랑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랬기에 결혼까지 해서 같이 살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살고 싶어졌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든 면접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잘 준비해서 통과하고 말 거였다.
한편, 유라는 청담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렌체에서 절친인 윤수영을 만나고 있었다.
참고로 유라에게는 절친이 5명이나 있었으며 그중에 한소영과 윤수영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윤수영의 옆에는 잘생긴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 친구나 애인은 아니고 둘째 친오빠 윤지후였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MBA 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는 며칠 되지 않았다.
재계 순위 132위의 파르디아 그룹의 차남이다.
장남은 대학 교수인데 3년 전에 결혼도 하여 아이가 하나 있었으며 회사 경영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랬기에 차남인 윤지후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
머리도 좋고 공부도 많이 하였기에 후계자로 적임자였다.
참고로 윤수영은 3남매 중에 막내딸이었다.
파르디아 그룹은 제과제빵 업계에서 5위에 있으며 외식업인 썬데이 패밀리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었다.
여기에 로마 피자와 로마 치킨까지 있었다.
중견기업은 넘고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5천억 대의 집안이었다.
윤수영의 오빠 윤지후는 고등학생 때부터 미국 유학을 가서 대학을 졸업하고 콜롬비아 대학의 MBA 과정까지 마치고 귀국을 하였다.
그랬기에 유라와 윤지후가 서로 만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다만 유라는 윤수영과 절친이기에 오빠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소개팅은 분명 아닌데 소개팅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잘생기고 능력도 있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매력도 있어.’
절친인 윤수영의 친오빠이고 예전부터 들었던 말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직접 얼굴을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말이다.
“그럼 지후 오빠는 완전히 귀국한 거예요?”
“그래. 미국에서 오래 살다가 귀국하니 어색한 것들이 많아.”
“11년이나 외국 생활을 했으니 그럴 거예요.”
유라의 말에 윤지후가 머리를 끄떡였다.
윤지후는 유라를 유심히 보았다.
원래 예쁜 얼굴인데 몸매까지 철저히 관리를 하였기에 패션모델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여기에 세련된 옷차림과 화장, 헤어스타일까지 멋있었다.
눈에는 총기가 있고, 후광이 날 정도로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조건을 다 떠나서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남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런데 재력이 세계 부자 순위 5위였기에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만나기 전에 오늘 배당을 받았다는 것도 뉴스 보도로 알고 있었다.
‘25조 5천억 원을 배당받았다니 놀라워.’
유라의 개인재산이 268조 340억 원이며 달러로 환산하면 약 2,439억 4,545만 달러였다.
여기에는 세금이 제외되었으며 부동산과 회사 지분도 빠져 있었다.
만약 이것을 포함한다면 단순 계산한 것에 배 이상은 된다고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유라의 절친인 여동생 윤수영이 평소에도 유라에 관하여 말을 해주었는데 서울과 각 광역시, 그리고 제주도에까지 땅과 빌딩, 상가 건물까지 있다고 했다.
땅은 전부 포함하면 100만 평까지는 안 되지만 수십만 평을 보유하고 있으며 빌딩이나 상가 건물들은 수백 채나 된다고 했다.
워낙 부동산이 많아서 스타 건물관리 주식회사에게 관리를 해주고 있다고도 했다.
아직 나이가 20대 초반인데도 말이다.
부모님과 오빠들의 재력은 더 대단하니 재력으로는 비교를 할 수가 없었다.
보유하고 있는 차가 12대나 되며, 다음 주에는 주문을 해놓았던 5천만 달러짜리 자가용 비행기 걸프스트림 650을 인도받는다고도 했다.
엄청난 재력가가 아니면 보유할 수 없는 자가용 비행기 걸프스트림이었다.
걸프스트림 650은 최신 비행기라는 것을 윤지후도 알고 있었다.
유라의 입김이 약간만 들어가도 파르디아 그룹이 성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반대로 작정하고 괴롭히면 파르디아 그룹은 그냥 쓰러질 수도 있었다.
그런 것까지 감안을 하면서 보았더니 더 새롭게 보였다.
‘예쁘고 재력은 천문학적이고 무자비하니 더 매력이 있어.’
유라와 절친이기에 윤수영은 얼굴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눈을 반짝이며 호감을 나타내고 있었기에 잘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잘 되어 서로 사귀게 된다면 오빠 윤지후에게도 좋고 집안에도 큰 도움이 된다.
유라가 살짝만 밀어줘도 파르디아 그룹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미루어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오빠 윤지후는 미국에서 오랜 유학 생활을 하였지만 사람이 교만하거나 방탕한 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공부에 집중하였고 나름 바른 생활을 하였다는 것을 알기에 절친 유라에게 은근히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거였다.
이미 윤수영은 부모님에게 이런 사실을 말하였고,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었다.
김현수 회장은 결혼을 하였기에 제외를 하더라도 차남 현민이와 막내딸 유라를 재벌가에서 얼마나 눈독을 들이고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전통적인 재벌이 아니라 신흥 재벌이기에 그만큼 고정관념이 적었다.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이 이지연이라는 평범한 중산층 집안의 딸과 연애를 하여 결혼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정략결혼이 아니라 자유로운 연애로 결혼을 하여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랬기에 막내딸 유라도 얼마든지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할 수 있는 거였다.
그런 것이 아니었다면 윤수영이 오빠인 윤지후를 유라에게 이렇게 소개해 주지는 않았을 거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헤어졌다.
자신의 고급 빌라로 돌아온 유라는 윤지후에 관한 뒷조사를 부탁했다.
불과 이틀 만에 윤지후에 관한 자세한 뒷조사 내용이 보고되었다.
“특별히 사귀는 여자도 없었고, 모범생이었어. 그렇다고 성격이 이상하거나 하지도 않고 말이야.”
평소에도 절친인 윤수영에게서 오빠 윤지후에 관한 이야기는 듣기는 했었다.
사생활이 깨끗하고 크게 다른 점이 없었기에 일단은 합격이었다.
몇 번을 만나보고 그때에도 괜찮다고 생각이 되면 사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유라가 재벌가와 정략결혼을 할 거도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사귀고 얼마든지 결혼할 수 있었다.
재력이야 누구에게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유라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며, 남들에게 보이는 이미지가 좋을 정도면 되었다.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 봐도 윤지후 정도면 가족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남자였다.
콰아아아!
자가용 비행기 걸프스트림 650이 김포공항에서 이륙을 하여 제주도를 향해 비행하고 있었다.
정식으로 유라에게 인도되었고, 정비와 점검을 마쳤다.
첫 시승이라 할 수 있었으며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의 오빠 현수의 별장으로 가는 거였다.
5천만 달러를 써서 최고급 옵션으로 꾸몄기에 럭셔리하고 멋있고 아주 좋았다.
기장과 부기장, 그리고 미모의 여승무원 3명을 모집해 놓았다.
여기에 현수가 클론2 로봇 5대를 지원해 주었기에 앞으로 자가용 비행기 걸프스트림 650의 관리와 경비까지 맡을 거였다.
얼마나 뛰어난 성능인지도 현수가 알려주고 확인까지 시켜 주었기에 아주 든든했다.
인공지능이며 스스로 학습까지 할 수가 있었다.
이미 자가용 비행기 걸프스트림 650의 제원과 성능을 파악했고, 정비까지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유사시를 대비하여 조종까지 할 수 있었다.
다만 그것은 유라만 알고 있었다.
조용히 배치하여 조금이라도 수상하거나 하면 즉시 보고를 받는다.
클론2 로봇 5대를 지시하고 관리하는 클론1 로봇도 한 대 지원받았다.
클론1 로봇은 유라의 비서와 경호를 동시에 맡게 되었다.
클론2 로봇들도 대단하기는 하지만 클론1 로봇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아무리 유능한 비서와 경호원들이 곁에 있다고 하더라도 클론1 로봇을 상대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유라는 아주 든든하다고 생각했다.
“큰오빠, 이 비행기 어때?”
“성능이나 옵션이 마음에 든다. 잘했어.”
“정말?”
“그렇다니까. 잘 타고 다녀라.”
“응, 그럴 생각이야. 현민 오빠가 보기에는 어때?”
“내가 보기에도 멋있다.”
“곧 현민 오빠의 19인승 봄바르디에 글로벌 익스프레스가 인도되니 비교를 해봐도 좋겠어.”
“흐음, 5천만 달러이니 비슷한 수준이지만 회사가 다르니 옵션에서 조금씩 다를 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빠와 엄마는 어때요?”
“좋구나.”
“나도 좋아.”
“다행이야. 나도 타보니 잘 구입했다고 생각해.”
첫 시승이지만 19인승 자가용 비행기 걸프스트림 650은 모두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이미 연락을 받고 비서와 경호원들이 차를 대기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애월읍의 별장으로 이동했다.
한가한 길을 따라 이동하여 드디어 애월읍의 별장에 도착했다.
“우와, 너무 좋다.”
“파도치는 것 봐.”
“진짜 멋진 별장이야.”
현수의 별장 옆에는 카오스 리조트 제주의 공사가 한창이었다.
파도치는 바닷가에는 선착장과 접안 시설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곧 현수에게 이탈리아 트리에타 사의 메가요트 스톨리치 호와 슈퍼보트 테크로마린 호가 2척이나 한꺼번에 인도 예정이었다.
3척의 배들이 정박해야 하기에 신경을 써서 선착장과 접안 시설을 갖춘 거였다.
“이제 메가요트와 슈퍼보트가 들어오면 되겠어.”
“그건 그래.”
부모님과 현민 오빠와 함께 주변 부지를 매입해 놓았다.
얼마든지 개발하면 큰 수익이 기대되었다.
사실 아름다운 제주도이기는 하지만 한적한 바닷가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곳의 부지를 매입하여 별장을 신축하고, 카오스 리조트 제주를 만들었더니 부동산 가치가 엄청나게 치솟았다.
다이아몬드 원석에 불과한 것을 잘 가공하여 진정으로 빛나는 최고의 보석인 다이아몬드가 된 거였다.
“제주도의 부동산에 투자하길 잘했어.”
예전에 구입해놓은 파주의 땅도 엄청나게 치솟았다.
그렇지만 매매를 하지 않고 계속 보유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니었고, 성급하게 매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진짜 재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너무 신기해.”
“나도 그래.”
유라는 서울과 각 광역시, 그리고 제주도에까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임대보증금과 임대로 월세까지 받고 있었기에 그 금액도 매월 상당했다.
제주도의 가치가 높을 것 같아서 제주 공항 인근의 땅과 상가, 서귀포의 땅과 상가를 각각 제법 많이 매입을 해놓았다.
물론 오빠 현민과 부모님들도 부동산에 관하여 알게 되면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다.
3개월마다 배당을 실시하여 천문학적인 배당금을 배당받으니 자금 걱정은 없었다.
주방장이 신경을 써서 차린 한식상이 아주 푸짐했다.
현수와 가족들이 의자에 앉아서 살펴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우와, 맛있겠다.”
“어느 거부터 먹어야 하는 거야?”
“오늘 과식하겠어.”
제주 특산품이라 할 수 있는 제주 흑돼지 불백과 옥돔구이, 그리고 제주 은 갈치구이와 조림, 제주 몸국, 각종 20가지의 밑반찬들과 김치, 돌솥 밥까지 아주 맛있는 한식 상차림이었다.
누가 봐도 주방장이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