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18화 (118/217)

제32장 승승장구 1 (4)

쿠쿠쿠쿠!

약 2천 미터의 높은 공중에 드론 엑스 3대가 250미터의 거리를 두고 정지비행을 하고 있었다.

엔진 소음이 전혀 나지 않고 투명화 모드를 하고 있었기에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오성원이 운전하는 캠핑카가 양평의 어느 길을 달리다가 우회전을 하여 비포장도로로 들어갔다.

길바닥이 좋지 않았기에 속도를 내지 않고 안전하게 천천히 이동을 하여 야산의 초입에 멈추었다.

약 30미터 정도 넓은 공터처럼 되어 있었기에 등산객들도 오지 않는 조용하고 그런 곳이었다.

이런 곳이기에 오성원이 캠핑카를 세워놓고 야영을 하면서 초능력을 수련할 수 있는 거였다.

보조 배터리를 설치해 놓았기에 밤에도 충분히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여기에 충전을 위하여 경유도 가득 채워 놓았다.

식수와 각종 식재료들, 그리고 라면과 즉석식품들과 과자 등도 간식으로 구입했다.

그랬기에 10일 정도 충분히 야영을 할 수 있었다.

다 먹고 떨어질 때쯤에는 다시 캠핑카를 몰고 양평 시내로 나가서 구입하면 된다.

그렇기에 안심을 하고 혼자 야영을 하면서 초능력 수련을 하면 되었다.

“자, 이제부터 정리를 해볼까.”

야산의 초입 공터 같은 곳에 캠핑카를 주차하였기에 운전석에서 일어나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옆문을 열고 다시 캠핑카에 타더니 재래시장과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물건들을 신속하게 분류를 하여 정리했다.

싱싱함을 유지해야 하는 것들은 냉장고에 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깔끔하게 다 정리를 한 오성원이 그제야 입고 있던 옷들을 벗고 편한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었다.

신발은 좀 튼튼한 등산화로 갈아 신었다.

딸깍!

캠핑카의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오성원이 공터 같은 곳에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굳어진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2천 미터의 공중에서 정지비행을 하면서 드론 엑스들이 감시하고 있었다.

3대의 드론 엑스들이 감시하면서 찍고 있는 실시간 영상을 클론 1호가 전송받고 있었다.

집무 책상의 의자에 앉아서 서류를 승인하려고 검토를 하고 있는 현수는 태블릿 컴퓨터를 통하여 3대의 드론 엑스들이 전송하고 있는 실시간 영상을 보고 있었다.

서류 검토와 실시간 영상을 동시에 보면서 처리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가능한 것은 마음을 둘로 나눌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책에서는 최대 100개의 마음으로 나눌 수가 있다고 했다.

아직 현수의 경지는 높지 않아서인지 마음을 두 개로 나누는 데 성공하여 요즘은 시험 삼아서 펼쳐보고 있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작업 능률이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흐음, 오성원 놈이 저곳에 캠핑카를 세워놓고 야영을 하면서 초능력을 수련하는 모양이군.”

-예,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시간을 끌어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 오늘밤에 당장 그곳으로 이동하여 처리를 해야겠군.”

-예, 그게 현명하고 좋을 거 같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3대의 드론 엑스들을 5천 미터의 높은 고도로 올리고 한 대는 정지비행을 하고 2대는 천천히 주변을 정찰하도록 해.”

-예, 주인님.-

클론 1호가 3대의 드론 엑스들 메인 컴퓨터에 지시를 내렸다.

혹시라도 오성원에게 발각을 당하면 곤란해진다.

그랬기에 더 높은 고도에서 조용하고 은밀하게 감시를 지시한 거였다.

현수가 그곳으로 당장 가기에는 여러 가지 여건상으로 무리였다.

일단은 조금 일찍 퇴근을 하여 청담동 제우스 빌라 펜트하우스로 들어가지 않고 오메가 연구소로 들어간다.

아내 이지연에게는 급히 연구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고 전화를 해서 안심을 시켜놓을 거였다.

그렇게 한 후에 오성원이 야영을 하는 곳으로 이동하여 처절한 고통을 주고 나서 죽인 다음에 깔끔하게 흔적들을 지워 버릴 예정이다.

물론 정체가 드러나면 곤란하기에 철저히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변장을 해야 했다.

얼굴에는 가면을 쓰고 모자까지 쓸 거였다.

검은색 옷에 평범한 운동화를 신고 손에는 지문이 묻지 않도록 장갑도 낄 거였다.

클론 1호는 그래서 데리고 가지는 않을 거였다.

“클론 1호, 오성원이 어디에서 야영을 하는지 지도에 정확하게 표시를 해놓았지?”

-예, 주인님. 경기도 양평입니다.-

“그럼 되었어. 일단은 아내에게 전화부터 하여 급히 연구를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오늘은 집에 좀 늦게 퇴근을 할 거 같다고 해야겠군. 그래야 오해를 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예, 그게 좋을 거 같습니다.-

스윽!

현수가 손을 내밀어서 집무 책상에 놓아두었던 흰색의 삼송전자 핸드폰을 집어 들더니 아내 이지연에게 전화했다.

-자기, 무슨 일이에요?-

“오늘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급히 연구를 좀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래요? 그럼 늦게 퇴근하는 거예요?-

“예, 좀 늦게 퇴근을 하게 될 거 같습니다. 자정이 되기 전에는 펜트하우스로 들어갈 거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알았어요. 마음껏 연구를 하고 오세요.-

“지연씨, 미안해요.”

-천만에요.-

통화를 종료한 현수가 머리를 끄떡였다.

집무 책상에 있는 서류들을 신속하게 정리하고는 인터폰을 눌러서 말했다.

“부실장, 오메가 연구소로 갈 테니 차 대기시켜요.”

-예, 회장님.-

그제야 현수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의류 관리기 스타일러의 문을 열더니 걸어 놓았던 재킷을 꺼내어 입었다.

태블릿 컴퓨터를 손에 들고 클론 1호와 함께 회장실을 나왔다.

대기해 있는 건장한 경호원들이 인사를 하더니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오메가 연구소는 150미터도 되지 않았기에 걸어서 가도 되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받으니 차를 이용하는 거였다.

가까워서 금방 도착했다.

건장한 경호원들은 오메가 연구소의 로비 층에서 대기를 하고 현수는 클론 1호와 함께 연구소의 연구실로 들어갔다.

입고 있는 정장과 구두를 벗고 변장을 시작했다.

“클론 1호는 내가 돌아올 때까지 이곳에서 대기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현수가 머리를 끄떡이더니 머릿속에 워프 좌표를 떠올렸다.

스스스스! 파파팟!

현수의 모습이 흩어지듯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곳은 경기도 양평의 어느 야산 초입이었다.

오성원의 캠핑카를 세워둔 곳과는 약 300미터 거리였다.

스윽!

현수가 손짓을 하자 공중에 정지비행을 하고 있던 드론 엑스와 주변을 정찰하던 드론 엑스까지 모두 3대가 하강을 하더니 현수 앞에 내려섰다.

염력으로 대기모드로 바꾸었다.

아공간을 소환하여 손짓으로 간단히 드론 엑스들을 넣고는 눈을 번뜩였다.

“후후후, 오성원은 내가 나타난지도 모르겠군.”

캠핑카를 세워두고 야산으로 들어가서 혼자 한창 초능력 수련을 하고 있을 거였다.

해가 지고 있었기에 곧 어둠이 밀려오겠지만 아직 한 시간 정도 여유는 있었다.

스스슷!

블링크 마법을 펼쳐 순식간에 캠핑카 옆으로 이동했다.

투시 마법을 펼쳐 캠핑카 내부를 투시해 살펴보았다.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오성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현수의 귀에 야산 안에서 수련하는 소음이 들렸다.

씨익 웃으면서 손짓으로 캠핑카를 통째로 아공간에 넣었다.

그런 다음에 투시 마법을 펼쳐 야산의 숲속을 정밀하게 살펴보았다.

약 500미터 거리의 숲속에서 오성원이 한창 바위를 염력으로 들어 올려서 손짓만으로 움직여보고 있었다.

현수가 보기에는 허접한 수법이고 수련이지만 보통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초능력을 펼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흐음, 저런 놈을 상대로 정직하게 싸우는 것은 어리석어. 기습공격으로 일단 손쉽게 제압하는 것이 현명한 거야.”

오성원은 순간이동과 염력을 펼칠 수 있었으며,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괴력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현수는 알고 있었다.

방심하면 오히려 현수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다.

호랑이는 동물을 사냥할 때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습공격으로 오성원을 제압하는 것이 현명하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스윽!

허리에 차고 있던 광선총을 꺼내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광선총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마치 컴퓨터의 마우스처럼 초소형이었다.

핸드폰보다 크기가 작은 거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확실했다.

500미터 거리의 숲속에서 오성원이 초능력의 염력을 수련하고 있었지만 기습공격을 하기에는 좋았다.

현수가 눈에 마력을 불어넣었더니 마치 돋보기로 보는 거처럼 오성원의 모습이 크게 확대되어 보였다.

100배율로 확대하여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마침 오성원이 왼손을 움직이면서 거대한 바위를 염력으로 조종을 하고 있었다.

현수에게 등을 보이고 있는 상태라서 기습공격을 하기에는 최선이었다.

츄웅!

붉은색 살인 광선이 광선총에서 쏘아졌다.

순식간에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갔다.

그것도 모르고 오성원은 자신의 왼손을 이용하여 거대한 바위를 염력으로 조종을 하고 있었다.

퍼억!

“컥, 이게?”

오성원은 순간 멍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왼팔 팔꿈치 부분이 그냥 뜯기듯이 떨어져 풀밭에 툭 떨어졌다.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크아악!”

지독한 고통에 오성원은 그제야 어찌 된 일인지 인지를 하고는 비명을 내질렀다.

왼팔이 그냥 뜯기듯이 떨어졌으니 그 고통과 충격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퍼억!

“으아악!”

어느새 현수가 블링크 마법으로 이동해 오더니 무방비 상태로 비틀거리고 있는 오성원에게 강력한 발차기를 날렸던 거였다.

무려 10미터를 나가떨어져 구르던 오성원이 쳐다보았더니 낯선 자가 서 있었다.

얼굴에는 가면을 쓰고 있고 야구모자도 쓰고 있어서 정체는 알 수가 없었다.

검은색 옷에 평범한 운동화를 신고 손에는 지문이 묻지 않도록 장갑도 끼고 있었다.

“누, 누구냐?”

“오성원, 이렇게 만나는구나.”

“허엇, 나를 알고 있다니 누구냐 넌?”

“내가 누굴까.”

“으으, 장난하지 마라. 누구냐 넌?”

“곧 죽을 놈이 나의 정체는 알아서 뭐할 거야.”

“으으, 나는 너를 모르는데 왜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지.”

현수는 더 이상 광선총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아서 안전모드로 바꾸고는 태연하게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홀드 퍼슨!”

파팟!

“허엇, 나의 몸이 왜?”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상황이었다.

갑자기 몸이 마비가 된 거처럼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현수는 눈을 번뜩이고는 크게 당황한 오성원에게 마법을 펼쳐 기억을 복사하기 시작했다.

금방 오성원의 기억을 다 복사하였기에 그동안 살아온 것들을 다 알게 되었다.

스윽!

현수가 아주 태연하게 손짓을 하였다.

갑자기 몸이 마비가 되어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오성원의 몸이 1미터의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오른팔과 두 다리를 한꺼번에 무지막지한 염력으로 부러뜨렸다.

우두둑! 우두둑!

“끄아악!”

지독한 고통에 처절하게 비명을 내질렀는데 혹시라도 누군가 이런 비명소리를 듣고 접근하면 곤란해진다.

그랬기에 재빨리 현수가 염력으로 오성원의 성대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버렸다.

그랬기에 더 이상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입 밖으로 흘러나오지는 않았다.

지독한 고통에 오성원은 미칠 거 같았다.

왼팔은 뜯겼고, 오른팔과 두 다리는 한꺼번에 무지막지한 염력으로 인하여 부러졌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충분히 기절하고도 남을 고통이었다.

그렇지만 오성원은 기절하지 않았다.

제법 많은 피를 흘렸지만 현수가 염력으로 뜯긴 왼팔 부분을 누르고 있었기에 피가 더 이상 콸콸 쏟아지지는 않았다.

어차피 죽일 놈이기는 하지만 너무 빨리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충분히 고통을 주고 나서 죽여 버릴 생각이다.

“으으,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거냐?”

“궁금해?”

“으으,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잔인한 놈.”

“후후후, 지금 상태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고 왜 이러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거야. 그렇지?”

“그래.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거냐?”

“첫째는 너는 나의 원수야. 둘째는 초능력의 경지가 높아지면서 유명한 악당이 되지.”

“그게 무슨 헛소리냐?”

“과연 헛소리일까? 오성원 너도 알잖아. 이런 야산에서 왜 초능력을 수련하겠어.”

“으으, 그걸 어떻게?”

“약자들을 철저히 짓밟고 온갖 부귀영화는 다 누리는 놈으로 살 테지만 아쉽게도 나와 원한을 맺기에 그게 너의 치명적인 약점이야.”

“나는 너와 원한을 맺은 적이 없다.”

“물론 지금은 너의 말이 맞지만 우린 전생의 미래에서 원수가 되었거든.”

“뭐라고?”

“더 자세히 설명을 해줘도 선뜻 이해를 하지는 못할 거야. 그리고 굳이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싶지도 않고 말이야.”

스윽!

현수가 손짓을 하자 1미터의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오성원의 부러진 팔과 다리를 고의로 건드렸으니 지독한 고통에 비명이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염력으로 오성원의 성대를 누르고 있었기에 비명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지독한 고통에 미칠 거 같지?”

“······”

“너에게 당한 사람들도 엄청났어. 그렇지만 너는 피도 눈물도 없이 짓밟았거든. 그러니 너도 그 일부라도 나에게 당하면서 고통을 받는 거야.”

“으으, 나는 그런 적이 없다.”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는 오성원 너의 말이 맞아. 그렇지만 앞으로는 초능력으로 약자들을 괴롭히고 짓밟는 자가 될 테니 내가 나타나서 막은 거야.”

“그런 억지가?”

“현재 너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나의 말대로 흘러간다니까. 그러니까 오성원 네가 나에게 죽는 거야.”

현수의 이런 말을 오성원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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