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94화 (94/217)

제26장 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 1 (2)

카오스 그룹 회장실.

현수가 창가에 서서 머그잔을 손에 들고 원두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클론 1호가 다가오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주인님, 찾아내었습니다.-

“찾아내었다고?”

-예, 그렇습니다. 오진욱을 조회하였더니 대한민국에 63명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주인님께서 20대라고 하셨기에 나이가 어리거나 나이가 많은 자들을 제외하였더니 20대는 4명이 나왔습니다.-

“호오, 범위가 크게 좁혀졌군?”

-예, 일단 사진을 입수했으니 보여드리면서 계속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좋아, 어디 보자.”

지이잉!

클론 1호가 헤드 업 디스플레이 기능으로 유리창에 표시를 했다.

20대의 오진욱으로 4명의 사진이 대한민국 지도에 표시가 되자 자세히 살펴보았다.

-4명의 오진욱 중에 2명은 서울에 살고 있으며, 1명은 강원도, 나머지 1명이 남해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소지로 표시해 놓았습니다.-

“그렇군. 쉽게 구분하여 알 수 있군.”

남해 주소지의 오진욱 사진을 확대하여 살펴보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그가 아니었다.

아무리 젊은 20대의 사진이라고 하더라도 노인의 얼굴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는 남아 있기 마련이었다.

두 번째로 강원도의 오진욱 사진을 살펴보았지만 이것도 아니었다.

이제 서울에 살고 있다는 2명의 오진욱 중에 한 명은 관악구 봉천동에 살고 있고, 나머지 한 명은 강서구 화곡동에 살고 있었다.

“으음, 여기에 있었구나.”

현수가 보기에 강서구 화곡동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20대의 오진욱이 전생의 미래 원수였다.

관악구 봉천동의 오진욱은 비슷하게 생기지도 않았고,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그렇지만 강서구 화곡동의 20대 오진욱은 거의 확실했다.

사진을 확대하여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확신이 들었다.

“후후후, 강서구 화곡동의 오진욱이었어.”

지금 뭐하면서 살고 있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할 거 같았다.

서울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직 활어차 기사를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현수가 잘못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었다.

활어차 기사를 하면서도 주소지만 서울 강서구 화곡동으로 해놓을 수도 있었다.

“클론 1호, 일단 강서구 화곡동의 20대 오진욱에 대한 것들을 조사해라.”

-예, 주인님.-

20대의 오진욱이라면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컴퓨터 채팅 같은 것을 했을 수도 있었다.

조금만 조사를 해보면 그런 흔적들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손에 들고 있던 머그잔의 원두커피를 마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클론 1호가 사이월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진욱의 흔적을 찾아내었다.

-주인님,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오진욱이 통영에서 활어차 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호오, 그래?”

-예, 활어차 기사를 시작한 지는 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사이월드에 제법 많은 정보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서울로 올라와서 강서구 화곡동의 부모님들과 같이 사는 집에서 이틀을 보내고 친구들도 만났다가 통영으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으음, 부모에게 월급의 일정 부분을 생활비로 주는 모양이군.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 술이나 밥을 먹었을 것이고 말이야.”

-예, 맞습니다. 친구들과 술이나 밥을 먹은 식당의 모습과 음식 등을 찍은 사진들도 여러 장 올려놓았습니다.-

“알았다.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원수 오진욱을 찾아내었는데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을 했다.

오늘 퇴근하고 저녁에는 약속이 없었기에 은밀히 외출하여 오진욱을 처리하면 될 거 같았다.

내일이라도 오진욱이 통영으로 내려가서 활어차 기사 일을 하면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것이기에 현수가 움직이는 시간과 맞지 않았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현수가 쉬기는 하지만 이지연과 데이트를 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오진욱이 쉬는 날이기에 어디라도 놀러 가 버리면 찾아내는 것도 어려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니 오늘 밤에 처리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진성 삼겹살 식당에서 오진욱이 3명의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한 병씩 마셨다.

내일 오후에 집 앞에 주차를 해두었던 활어차를 운전하여 통영으로 내려가야 했기에 소주를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

삼겹살을 먹는데 소주가 빠질 수가 없었기에 한 병만 마신 거였다.

식비는 4등분을 하였고, 계산은 오진욱이 대표로 하고 3명의 친구들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친구들아, 다음에 보자.”

“그래. 들어가라.”

“잘 가. 다음에 보자.”

오진욱이 3명의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고는 뒤돌아 집을 향해 걸어갔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집이 있었기에 동네에서 친구들과 소주에 삼겹살을 먹은 거였다.

인도로 걸어가는 것보다 골목을 가로질러 가면 5분 정도 단축이 된다.

그래서 오진욱도 평소의 행동처럼 골목으로 들어갔다.

“어? 왜 이렇게 어지럽지?”

털썩!

오진욱은 자신도 모르게 골목에 쓰러져 잠들었다.

마침 골목에는 아무도 없었다.

투명화 마법을 펼쳐 모습을 숨기고 있던 현수가 골목에 쓰러져 잠든 오진욱을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후후후, 나의 원수 오진욱이 분명하군.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신기해.”

현수가 머릿속에 남태평양 마샬제도의 무인도 좌표를 떠올렸다.

스윽!

염력으로 골목에 쓰러져 잠들어 있는 오진욱을 끌어당겨서 붙잡았다.

스스스스!

오진욱의 모습이 흩어지듯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곳은 남태평양 마샬 제도의 어느 작은 무인도 백사장이었다.

한국의 서울과는 3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었다.

한국의 서울 시간은 8시가 약간 넘었지만 이곳의 시간은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어차피 무인도이고 아무도 없었기에 원수 오진욱을 처리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일단 왼 발목 하나를 부러뜨려놓고 복수를 진행해야겠군.”

스윽!

현수가 염력을 펼쳐 백사장에 쓰러져 잠들어 있는 원수 오진욱의 왼 발목을 무자비하게 비틀었다.

우두둑!

섬뜩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스스스스!

현수의 모습이 흩어지듯이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달빛 덕분에 칠흑같이 어둡지는 않았다.

슬립마법을 펼쳐 잠들게 해놓았는데 그걸 해제했다.

파팟!

백사장에 쓰러져 잠들어 있던 원수 오진욱이 깨어났다.

“으아악!”

왼 발목이 부러져 있었기에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지독한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마취한 것도 아니었기에 보통 사람이라면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상체를 일으킨 오진욱은 자신의 부러진 왼 발목을 살펴보고 살짝 만지다가 지독한 고통에 얼굴을 찌푸렸다.

“으으, 여긴 어디지?”

이제야 오진욱은 자신이 낯선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밤이고 불빛이 없는 곳이라서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나마 달빛 덕분에 주변은 어느 정도 보였다.

파도치는 어느 백사장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진성 삼겹살 식당에서 소주에 삼겹살을 먹고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골목을 가로질러 걸어가다가 의식이 끊어졌다.

그 이후에는 깨어나 보니 자신의 왼 발목이 부러져 있고 낯선 백사장이었다.

“으음, 내가 소주 한 병에 취한 건가?”

짜악!

“우욱!”

술에 취한 거라고 생각하여 세게 자신의 뺨을 때렸더니 지독하게 아팠다.

정신이 번쩍 들었는데 여전히 왼 발목은 부러져 있고 지독한 고통이 느껴졌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왼 발목이 부러진 것과, 낯선 백사장이라는 거였다.

주위에 누군가 있거나 하면 도움이라도 청할 텐데 아무도 없었다.

불빛조차 없는 어느 백사장이니 황당하면서도 두려움이 밀려왔다.

“도대체 여긴 어디지?”

퍼억!

“커억!”

느닷없이 안면을 강하게 얻어맞아 비명을 지르면서 백사장에 쓰러졌다.

머리를 옆으로 흔들면서 흐릿한 정신을 차린 오진욱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코가 심하게 아파서 만져보았더니 코피가 묻어났다.

무방비 상태에서 세게 얻어맞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현수가 원수 오진욱을 살펴보았다.

그것도 모르고 오진욱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기에 황당할 거였다.

스윽!

현수가 염력을 펼쳐 오진욱의 왼팔을 치켜들게 하더니 순간 왼손 검지를 젖혔다.

뚜욱!

“크으, 내 손가락.”

왼손 검지가 그냥 뒤로 젖혀지면서 부러졌기에 지독한 고통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나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당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자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짜악! 짝짝짝!

이번에는 연속으로 원수 오진욱에게 귀싸대기를 세게 날렸다.

입술이 터지면서 코피가 쏟아졌다.

맞은 부위의 뺨은 퉁퉁 부어올랐다.

그만큼 세게 강력하게 귀싸대기를 얻어맞았다.

이대로 있을 수가 없었기에 일어나려고 하다가 부러진 왼 발목에서 지독한 고통이 느껴지면서 다시 주저앉았다.

“크으, 젠장!”

오진욱은 자신의 왼팔이 다시 들려지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위에 아무도 없고 오진욱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왼팔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느리게 왼손가락 중에 가운데 중지가 뒤로 젖혀지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오른손으로 재빨리 왼손 중지를 붙잡았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왼손 중지가 뒤로 젖혀지면서 부러질 거 같아서였다.

이번에는 갑자기 공중으로 두둥실 떠오르면서 물구나무를 서듯이 뒤집어졌다.

진짜 황당한 상황이었다.

“이, 이게?”

오진욱은 자신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꿈이나 환상이 아닌 실질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서 지독한 고통에 미칠 거 같았다.

피가 머리로 쏠리자 어찔해졌다.

퍼억! 퍼퍼퍽!

“커억!”

배와 옆구리를 얻어맞자 지독하게 아팠다.

그리고 먹었던 것을 입을 통하여 내뿜었다.

“우웩!”

백사장이 오진욱이 내뿜은 음식물로 지저분해졌다.

소주와 삼겹살, 그리고 여러 가지 음식들이었고, 냄새도 지독했다.

숨을 쉬는데 힘들고 아픈 것을 보니 갈비뼈에 금이 갔거나 부러진 모양이었다.

누가 왜 자신을 이렇게 무자비하게 때리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특히, 때리는 상대는 보이지도 않았다.

귀신의 장난도 아닌데 말이다.

억울하고 분하고 화도 나도 했지만 상대가 보이지 않으니까 어떻게 반격조차 할 수가 없었다.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

상대에게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을 하였기에 잘못했다고 하면서 용서를 구했다.

“뭘 잘못했는데?”

“예? 아무튼 제가 모든 것을 잘못했습니다.”

“이거 웃기는 놈이군?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지도 모르면서 용서를 비는 거야?”

“······”

퍼억!

“우욱! 제가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예? 그럼 저를 죽이겠다는 겁니까?”

“이제 그걸 알았어.”

“으으, 당신 누구야?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스윽!

현수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염력을 펼쳐 오진욱의 부러진 왼 발목을 비틀었다.

“끄아아, 그만. 제발 그만!”

부러진 왼 발목을 비트니 미칠 거 같았다.

왼 발목의 뼈가 부러질 때에도 당연히 지독한 고통을 느끼겠지만 이렇게 부러진 왼 발목을 비틀어도 미칠 정도로 고통스럽다.

오진욱이 비명을 질러도 누군가 도와주러 올 수 있는 곳도 아니었다.

남태평양의 어느 작은 무인도이기 때문이었다.

“오진욱, 여기가 어디인줄 알아?”

“으으, 모릅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여기 남태평양의 마샬 제도에 속해 있는 작은 무인도야.”

“예? 뭐라고요?”

현수의 상식 밖의 말에 오진욱은 순간 멍한 표정이었다.

서울의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진성 삼겹살 식당에서 친구들과 소주에 삼겹살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남태평양의 마샬 제도의 작은 무인도라니 이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누구라도 오진욱과 같은 상황에 처하면 같은 반응일 거였다.

스윽!

현수가 오진욱을 향해 염력을 펼쳤다.

우두둑!

이번에는 오진욱의 왼팔목이 무자비하게 비틀렸다가 순간 뼈가 부러졌다.

지독한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끄으으, 제발 그만하십시오. 아파서 미치겠습니다.”

왼 발목과 왼 팔목이 부러지고 갈비뼈도 금이 갔거나 부러진 거 같았다.

여기에 얼굴은 몇 방을 얻어맞았으며 귀싸대기도 세게 맞았다.

그야말로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심하게 고통스러웠다.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상대의 무시무시한 능력에 기가 팍 죽었다.

현수가 손짓을 하여 오진욱을 바로 세우고는 다시 백사장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물구나무를 서듯이 공중에서 거꾸로 있었기에 피가 머리로 쏠렸었다.

이렇게 바로 세워서 백사장에 내려놓으니 그나마 좀 살 것 같았다.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것인지 이유라도 알려주십시오.”

“정말 궁금해?”

“예, 궁금합니다. 그러니 제발 이유라도 알려주고 때리십시오.”

“좋아. 그렇다면 이유라도 알려주지.”

현수는 원수 오진욱을 괴롭혔더니 가슴속에 쌓였던 한이 좀 풀리는 거 같았다.

그렇지만 한이 다 풀리려면 이것으로는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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