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클론 출시 (3)
이지연이 현수의 가슴에 꼭 안겼다.
그런 그녀가 사랑스러워서 안아주었다.
“이제 일어날까요?”
“아니요. 조금만 이대로 더 있어요.”
속옷조차 입지 않고 침대에 같이 누워 있었기에 서로의 체온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스윽! 슥슥!
현수가 이지연의 머릿결을 만져주었다.
기분이 좋은지 미소를 보였다.
“아침은 나가서 청담 설렁탕집에서 먹을까요?”
“좋아요.”
“그럼 나는 펜트하우스로 돌아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올게요.”
“알았어요. 나도 그동안 샤워하고 준비할게요.”
이지연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떡이고는 촉촉하고 섹시한 입술에 뽀뽀를 했다.
지난밤에 둘은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기에 이제 뽀뽀는 자연스러웠다.
현수가 상체를 일으키더니 침대에서 내려왔다.
잘 발달된 근육질의 멋진 육체였다.
복근까지 선명했기에 이지연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속옷부터 입고 나서 벗어놓은 옷도 입었다.
그제야 이지연이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풍만한 가슴이 드러났다.
침대에서 내려온 이지연이 현수에게 다가와 가슴에 안겼다.
속옷조차 입지 않은 나체였기에 아주 섹시했다.
서로 떨어지기가 싫었는지 뽀뽀를 여러 번이나 하고서야 이지연이 뒤돌아 욕실로 들어갔다.
현수는 침실을 나와 거실에 서 있는 클론 1호와 함께 이지연의 빌라를 나와 펜트하우스로 올라갔다.
메인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속옷과 옷을 갈아입고 구스다운 점퍼를 걸쳤다.
이지연이 선물한 6억 5천만 원짜리 파택필립 수제시계를 손목에 차고 지갑과 흰색의 삼송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드레스 실에서 나왔다.
-주인님, 샤워하시고 옷을 갈아입으시니 훨씬 더 멋집니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고마워.”
현수가 클론 1호와 함께 펜트하우스를 나왔다.
10층으로 내려가서 인터폰을 눌렀더니 이지연이 출입문을 열어주었다.
“거의 다 되었는데 거실에서 잠시 기다려줘요.”
“알겠습니다.”
현수는 거실 소파에 앉아서 기다렸다.
클론 1호는 거실 창가에 서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10분 정도 지나서 이지연이 드레스 실에서 나왔는데 흰색 오리털 점퍼를 입어서 잘 어울렸다.
자연스럽게 이지연이 현수에게 팔짱을 꼈다.
지난밤에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더니 훨씬 더 다정하고 가까워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 층으로 내려왔다.
현수와 이지연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걸어가고, 그 뒤를 클론 1호가 뒤따라왔다.
클론 1호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횡단보도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신호가 바뀌자 차들이 멈춘 것을 확인하고는 횡단보고를 건너갔다.
신호대기를 하고 있는 차들의 운전자들은 클론 1호가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것을 멍하게 쳐다보았다.
“클론 1호?”
“우와, 신기하다.”
“클론 1호야.”
“어디를 가는 거지?”
클론 1호 앞에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연인들을 보고는 카오스 그룹의 김현수 회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여자는 누구인지 궁금해했다.
청담 설렁탕집의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20여명의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서 설렁탕을 먹고 있었다.
현수는 안쪽의 칸막이가 있는 구석 자리로 가서 이지연과 마주 보고 앉았다.
클론 1호는 옆에 그냥 서 있었는데 이게 오히려 주목을 끌었다.
‘너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데? 이거 괜히 데리고 왔나?’
펜트하우스에 대기시켜도 되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경호원 겸 비서로 데리고 온 거였다.
특 설렁탕과 보통 설렁탕, 그리고 수육 대자로 주문했다.
잠시 후에 김이 모락 피어나는 설렁탕과 수육 대자가 나왔다.
“맛있게 드세요.”
“예, 감사합니다.”
여직원이 테이블에 차려주고 물러갔다.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맛있는 곳이기에 설렁탕과 수육과도 잘 어울렸다.
현수는 설렁탕을 좋아하지만 이지연도 설렁탕을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클론 1호는 주위 테이블의 손님들이 먹고 있는 설렁탕과 수육, 배추김치, 깍두기를 번갈아 보며 나름 관찰했다.
“클론 1호, 뭘 그렇게 살펴보는 거야?”
-예, 주인님. 손님들이 먹고 있는 설렁탕과 수육, 배추김치, 깍두기를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그래? 맛있게 보이지?”
-예, 그런 거 같습니다. 얼굴 표정들이 밝고 행복해 보입니다.-
“맞아. 잘 보았어.”
현수가 수육 한 점과 배추김치를 같이 먹었다.
이지연도 수육에 배추김치를 곁들여 먹으면서 클론 1호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약간 떨어진 테이블에는 미국의 CIA요원들이 모여앉아서 설렁탕을 먹고 있었다.
이들은 현수와 이지연이 식사하는 모습과 클론 1호가 곁에 서 있는 모습 등을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을 하고 있었다.
영국의 MI-6 요원들도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설렁탕을 먹고 있었지만 이들도 초소형 카메라를 옷 속에 숨기고 몰래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대각선으로 떨어진 테이블에는 국정원 요원들이 현수와 이지연, 그리고 미국의 CIA요원들과 영국의 MI-6 요원들까지 감시하고 있었다.
정보부 요원들은 서로를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모른 척하면서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 정도의 정보 활동들은 기본에 불과하고 무기를 사용하고 그러는 것이 아니었기에 인정하고 넘어가는 거였다.
아직 신문이나 방송에는 보도가 되지 않았지만 현수와 이지연이 서로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지연이 미래그룹 이구영 회장의 손녀라는 것도 알아내었다.
보통의 경우에는 현수 곁에는 건장한 경호원들이 20명이나 배치가 되어서 접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쉬는 날이고 곁에 경호원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였다.
대신에 클론 1호가 곁에 있었기에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기는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았다.
그때,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소녀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클론 1호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어 만지려고 했다.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클론 1호도 손을 내밀더니 어린 소녀의 손을 살짝 잡고 흔들었다.
어린 소녀가 활짝 미소를 보이면서 말했다.
“나는 이수아야, 너는 클론 1호지?”
-그렇습니다. 클론 1호입니다.-
“우와, 너 똑똑하구나.”
-이수아 양도 귀엽고 예쁩니다.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을 거 같습니다.-
“정말?”
-예, 그렇습니다.-
“고마워.”
-천만에요.-
어린 소녀 이수아가 클론 1호에게 손을 흔들고는 뒤돌아 부모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이수아의 엄마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더니 가족들과 함께 계산대로 걸어갔다.
이런 모습을 손님들이 보고는 흐뭇한 표정이었다.
클론 1호는 누가 보더라도 로봇이라서 어색하고 그랬는데 친절하고 얌전하고 어린 소녀에게도 좋은 말까지 해주었다.
얼마 후에 배불리 먹고 일어나서 이지연과 함께 계산대로 가서 식사비를 계산하고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많은 손님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과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대한민국 최고 부자가 청담 설렁탕에 와서 설렁탕을 먹으니 그게 신기한 모양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워요.”
“예,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클론 1호가 곁에 있어서 더 그런 거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도 클론 1호가 곁에 있어서 나쁘지는 않아요.”
“그건 다행입니다.”
커피전문점 시다모로 들어가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 두 잔과 초코촉촉 케이크와 마스카포네 치즈 케이크를 주문하고 계산했다.
예전이었다면 창가 자리로 가서 앉았을 테지만 지금은 혹시라도 저격을 생각해서 칸막이가 있는 자리로 가서 앉았다.
잠시 후에 클론 1호가 바리스타에게 가서 현수가 주문한 것들을 쟁반에 담아서 가져왔다.
그 모습을 다른 손님들이 신기해하며 쳐다보았다.
어디를 가나 클론 1호 때문에 관심 집중이었다.
어설픈 성능의 로봇도 아니고 아주 정교하고 사람처럼 움직이면서 똑똑한 클론 1호였다.
대부분 호기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살짝 겁을 먹고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았다.
스윽!
현수가 찻잔을 들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핸드드립 커피를 음미하듯이 마셨다.
“어때요?”
“아주 좋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여기 바리스타의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실력이 좋아서 그런 거 같아요.”
“예, 공감합니다. 바리스타의 실력도 커피 맛에 큰 영향을 주니까요.”
“현수씨는 커피 애호가가 되었군요.”
“예, 하루에 몇 잔씩 커피를 마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피 애호가가 되었습니다.”
“사실 나도 그래요.”
현수와 이지연이 각자 찻잔을 들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핸드드립 커피를 마셨다.
미국의 CIA요원들과 영국의 MI-6 요원들, 그리고 국정원 요원들이 약간의 거리를 두고 커피를 마시면서 현수와 이지연, 클론 1호를 감시했다.
“지연씨, 에프엔시(F&C)패션은 어떻습니까?”
“그동안 정신없이 바빴는데 이제는 좀 여유가 생겼어요. 이탈리아 명품회사인 카라 비너스도 빠르게 안정을 시켰어요.”
“신상 핸드백의 물량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미래패션과 거래하고 있는 하청 업체에 대량 주문을 해놓았어요.”
“잘했습니다. 90%만 신상 핸드백을 만들어서 마치 부품처럼 준비해서 다시 이탈리아의 카라 비너스 공방으로 보내어 그곳의 장인들이 마무리를 하여 출시하면 됩니다.”
“예, 크게 원가가 절감될 것으로 보여요.”
“내가 알려준 산드라 디자이너의 디자인은 어떻습니까?”
“아주 신선하고 좋았어요. 신상 핸드백이 한층 럭셔리해지면서도 젊은 여성들이 많이 선호할 거 같아요.”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실력 있고 능력도 있는 신인 디자이너들을 많이 영입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양한 패스트패션으로 출시할 수 있습니다.”
“예, 잘 알고 있어요.”
“서울에 10개의 매장을 동시에 내는 거라서 바쁠 겁니다.”
“그래요. 그래도 활기차고 좋아요.”
“상가 건물까지 매입하여 1층과 2층에는 에프엔시(F&C)패션을 선보이고 3층과 4층은 생산 공장, 마지막 5층에는 사무실로 활용하니 시스템 식으로 진행되어 조금 생소하지만 이게 정착을 하면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될 겁니다.”
“예, 맞아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는데 조금 지나자 익숙해졌어요. 물론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말이에요.”
이지연은 에프엔시(F&C)패션의 사장이지만 신입사원처럼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그랬는데 현수와 만나서 사업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듣다 보니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그렇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사업에 적용시켰다.
“나는 회사 하나도 이렇게 힘들고 정신없는데 어떻게 그 많은 회사들을 경영하는지 놀랍고 신기해요.”
“컴퓨터의 용량이나 성능이 차이가 나면 처리 결과도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그것처럼 지연씨도 좀 더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능숙한 사업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정말 그렇게 될까요?”
“물론입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생기는 노하우와 경험도 아주 중요하거든요.”
“그건 그래요.”
미국의 CIA요원들과 영국의 MI-6 요원들, 그리고 국정원 요원들은 각자 고성능 소형 장비를 이용하여 현수와 이지연이 나누는 대화까지 감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개인적인 연인들 간의 대화가 아니라 사업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물론 연인들 간의 대화도 섞여 있었다.
현수도 눈치가 있었기에 낯선 자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하고 있었다.
이지연과 함께 대화하고 커피를 마시고 하면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런 귀중한 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꾹 참는 거였다.
“그건 그렇고 클론은 언제 출시하나요?”
“준비는 다 되었습니다. 출시 시기를 보고 있는데 연말과 신정 연휴가 지나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럼 내년 1월 초에 클론을 출시한다는 건가요?”
“예, 2003년 1월 10일 금요일 오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난리가 나겠는데요?”
“예, 나도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클론은 얼마나 하나요?”
“판매는 하지 않고 대여 형식으로 대여비를 받고 대여를 해줄 생각입니다.”
“판매하지 않고 대여를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성능이 우수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범적으로 인기 연예인들의 경호나 시상식이나 행사 경호에 투입을 하여 자연스럽게 홍보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카오스 그룹의 본사 빌딩에도 배치하여 방문자들의 안내와 경비에도 투입되고 말입니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아직 제대로 생산 공장과 생산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여기에 시범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119구급대의 보조 업무와 소방대원들의 화재진압과 사람 구출 등의 어렵고 힘든 일에 투입이 되어 데이터를 쌓을 겁니다.”
자신감 있게 말하는 현수의 모습에 이지연이 머리를 끄떡였다.
항상 보면 자신감에 차 있어서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