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미녀 원수 강은희 (1)
“현수씨가 보기에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 거 같아요?”
이지연의 질문에 현수는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잠시 턱을 만지면서 고민을 하다가 대답을 했다.
“아무리 내가 1억 달러를 투자하더라도 선뜻 미래패션의 지분 49%를 넘겨주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자금을 반반씩 투자하여 합자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추리력이 대단하네요.”
이지연의 대답에 현수가 머리를 끄떡이면서 씨익 웃었다.
이지연이 현수의 컨설팅을 듣고는 미래패션의 사장인 아빠와 미래그룹의 이구영 회장과 함께 의논을 하였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이 있고 어떤 것이 최선일지도 고민을 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패스트패션 사업과 이탈리아 명품회사인 카라 비너스를 1억 달러에 인수하는 것까지 하려면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탈리아 명품회사인 카라 비너스를 1억 달러에 인수하려면 서둘러야 하니까 합자회사에 관한 건으로 지연씨가 자리를 마련해 주세요.”
“내가요?”
“그래요. 서두르는 것이 좋으니 내일 저녁에 이구영 회장님과 자리를 만들어 주십시오.”
“알겠어요. 그런데 아빠도 그 자리에 참석해도 되나요?”
“참석해도 좋습니다.”
“알겠어요.”
“합자회사가 설립되면 초대 사장으로 지연씨가 맡아서 경영을 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예? 제가 사장을요?”
“그렇습니다. 이번 기회에 합자회사의 사장을 맡아서 경영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처음이라 어색하고 부담감도 있겠지만 내가 조언을 해줄 테니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알겠어요. 현수씨가 적극 밀어주는데 한번 해볼게요.”
“현명한 결정입니다. 패스트패션과 카라 비너스를 인수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패스트패션을 해본 적이 없어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젊은 신인 디자이너들을 대거 영입하여 추진하면 됩니다. 그리고 카라 비너스가 경영실패로 휘청거리면서 쓰러지기 직전인데 인수에 성공한다면 얼마든지 안정화 시킨 후에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카라 비너스가 어려움에 처했는데 안정화를 어떻게 시키겠다는 건가요?”
“너무 고가 정책에 폐쇄적인 경영이 실패의 원인입니다. 좀 더 대중화를 해야 합니다. 디자인도 젊은 감각으로 바꾸고 말입니다.”
“그건 큰 도전이 되겠군요.”
“물론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에 하청을 주어서 90%의 공정률로 이탈리아 본사로 다시 반입하여 장인들이 마무리하면 메이드인 이탈리아가 되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예? 그건 사기 아니에요?”
“아닙니다. 합법적인 편법입니다. 완성품이 어느 나라인지가 기준이니 말입니다.”
“아,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그런 기가 막힌 방법이 있었네요.”
“명품 카라 비너스인데 한국산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이탈리아산이라고 해야 소비자들에게 더 먹힐 것이니 말입니다.”
“듣고 보니 그건 그러네요.”
“어쨌든 나의 제안대로 한다면 엄청난 원가 절감이 되고 가치는 유지가 되니 판매에도 아주 유리합니다. 그러니 무조건 카라 비너스를 인수해야 하지요.”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정말 대단해요.”
“내가 좀 천재입니다.”
“맞아요. 인정할게요.”
현수와 이지연이 동시에 소리 없이 웃었다.
“그래서 오늘 신경을 써서 6억 5천만 원짜리 파택필립 수제시계를 구입하여 선물한 겁니까?”
“예, 내가 명품관으로 가서 구입한 것은 맞지만 돈은 할아버지가 계산해 주셨어요.”
“흐음, 그랬었군요. 어쨌든 생각해서 주는 선물이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고마워요.”
“천만에요. 내가 더 고맙습니다.”
현수가 왼 손목에 차고 있는 6억 5천만 원짜리 파택필립 수제시계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이제 카오스 그룹의 회장님이 되셨는데 더 바빠지는 거 아니에요?”
“그건 아닙니다. 중역과 각 계열사의 사장 자리에는 경험이 많고 관리 능력이 있는 인재로 승진시켜서 실무적인 일들을 대부분 시킬 겁니다. 나는 전체적인 일들을 살펴보고 총괄하면서 지시하고 보고를 받으면 되니까 말입니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다만 실무적인 일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책임감은 더 커졌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으니 더 그렇겠지요.”
“예, 맞습니다. 머리에 왕관을 쓰면 왕관의 무게만큼 견뎌야 하는 법이지요.”
현수의 말이 명언 같아서 이지연이 머리를 끄떡였다.
사업적인 일들은 의견을 나누었으니 이제는 현수와 이지연의 개인적인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차려진 일식 요리들을 먹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현수가 이지연과 함께 특실을 나왔다.
스윽!
현수가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어 경호원들이 먹은 식사비까지 함께 계산을 하고 일식 레스토랑 북해도를 나왔다.
클론 1호가 현수 곁에 조용히 서 있었다.
“본가에 들렀다가 빌라로 돌아올 거지요?”
“그래요. 아빠와 할아버지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죠.”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가세요.”
“예, 그럼 먼저 가볼게요. 클론 1호 잘 가.”
-예, 감사합니다.-
이지연이 주차해 두었던 차로 다가가더니 스마트키를 눌러서 차 문을 열었다.
흰색의 전기 스포츠카 카오스S1의 시동을 걸고 먼저 떠났다.
그것을 잠시 바라보던 현수가 경호원이 차 문을 열어주자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에 탔다.
현수 옆에는 클론 1호가 앉았다.
미국의 CIA요원들이 타고 있던 차가 두 대였는데 한 대가 이지연의 차를 미행했다.
영국의 MI-6 요원이 타고 있던 검은색 승용차와 국정원 요원들이 타고 있는 은색의 승합차는 움직이지 않고 대기했다.
현수가 타고 있는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와 경호원들의 차들이 줄지어 출발했다.
그것을 보고 미국의 CIA요원들이 타고 있던 차가 미행에 나섰다.
영국의 MI-6 요원이 타고 있던 검은색 승용차와 국정원 요원들이 타고 있는 은색의 승합차는 약간씩 거리를 두고 뒤따라갔다.
현수는 차창 밖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검은색 벤츠 S280과 검은색 그라니아 2대, 검은색 세단 슈퍼 크라운 2대, 12인승 스타 밴 2대가 줄지어 따라갔기에 미행 차들이 가까이 접근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도심을 달려 목적지인 청담동 제우스 빌라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미행 차들은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고 청담동 제우스 빌라 입구 부근의 길가에 멈추었다.
CIA요원들과 영국의 MI-6 요원, 그리고 국정원 요원들은 각자 상부에 상황을 보고했다.
지하 3층 주차장으로 내려간 차들은 펜트하우스 전용 주차장에 주차했다.
대부분 대기를 하고 10명의 경호원들과 클론 1호는 현수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12층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경호원이 먼저 내려서 주변을 살펴본 후에야 현수와 클론 1호가 내렸다.
펜트하우스 출입문을 열자 클론 1호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현수가 들어가려고 하자 경호원들이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다시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사실 이렇게까지 경호를 철저히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도 중요해서 조금은 신경 쓰이고 불편해서 참았다.
가사 도우미들이 와서 청소와 빨래, 음식들과 밑반찬들을 만들 때를 제외하고는 넓고 럭셔리한 펜트하우스에는 현수 혼자서 생활했었다.
이제는 클론 1호를 공개 발표한 이후에는 비서 겸 경호원으로 항상 대동하고 다닌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펜트하우스에 함께 생활하게 되어서 허전하지는 않았다.
부아앙!
이지연은 본가로 흰색의 전기 스포츠카 카오스S1를 타고 달려가면서 아빠에게 전화하여 본가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만나기로 했다.
얼마 후에 본가에 도착한 이지연이 미래패션의 사장인 아빠와 미래그룹의 회장인 할아버지 이구영과 함께 현수를 만나서 나눈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었다.
“그랬구나. 정말 수고했다.”
“아버님, 그럼 김현수 회장과 합자회사를 설립하면 지연이에게 사장을 맡길 겁니까?”
“으음, 그래야 할 거 같구나.”
“아직 어려서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지연이라면 잘할 거다. 그리고 김현수 회장이 조언도 해줄 것이고 말이다.”
“으음, 그건 그렇습니다만 저는 자꾸 걱정이 앞섭니다.”
“아직 어린 딸이라고 생각해서 그럴 거다. 하지만 지연이도 이제는 사장에 앉아서 경영을 해보고 해야 경험도 생기고 좋을 거다.”
“으음, 알겠습니다.”
“내일 본가로 저녁 식사 초대가 좋겠구나. 그래야 마음 편하게 사업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말이야.”
“예, 저의 생각에도 레스토랑보다는 본가가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 윤 집사에게 말해서 내일 저녁 식사는 신경을 쓰라고 해야겠군.”
자세한 사업 이야기는 내일 저녁에 본사에서 나누고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일식 레스토랑 북해도에서 현수가 함께 만난 미모의 여자 즉, 이지연이 누구인지 CIA요원들과 영국의 MI-6 요원, 그리고 국정원 요원들이 당장 조사에 착수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미래그룹의 손녀인 이지연으로 밝혀졌다.
김현수 회장과 만나는 것으로 보아서는 서로 사귀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분위기로 보아서는 틀림없었다.
갑자기 이지연이 아주 중요한 인물로 떠올랐다.
다음날 저녁 7시가 다 되어서 미래그룹 이구영 회장의 본가에 현수가 도착했다.
경호원들은 차에서 대기를 하고 현수와 클론 1호가 본가로 들어갔다.
“김 회장, 어서 오시오.”
“안녕하셨습니까.”
“나야 잘 있어요. 안으로 들어오시오.”
“감사합니다.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현수가 손짓을 하자 클론 1호가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 두 개를 윤 집사에게 건네었다.
쇼핑백에 들어 있는 상자를 꺼내었더니 최고급 꼬냑인 루이 13세였다.
한 병에 200만 원이나 하는 비싸고 귀한 술이었다.
이것을 두 상자 즉, 2병을 선물로 가져온 거였다.
“흐음, 귀한 꼬냑을 2병이나 준비하다니 고맙소.”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셨는데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하, 그래요? 이 로봇이 최근에 공개한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클론 1호라고 합니다. 클론 1호, 미래그룹의 이구영 회장님이시다. 인사해라.”
-처음 뵙겠습니다. 클론 1호라고 합니다.-
“호오, 인사까지 하다니 놀랍군요. 자, 안으로 들어갑시다.”
일단 모두들 다이닝 룸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이지연은 현수 옆에 앉았으며 아빠와 할아버지 이구영 회장이 나란히 마주보고 앉았다.
클론 1호는 비서처럼 현수 곁에 서 있었다.
윤 집사가 손짓을 하자 가사 도우미들이 줄지어 다이닝 룸으로 들어오더니 테이블에 저녁식사 상차림을 하였다.
푸짐하면서도 정갈한 그런 한식 한상 차림이었다.
“김 회장, 사업 이야기는 식사 후에 편하게 하는 것으로 합시다.”
“예, 그게 좋겠습니다.”
이구영 회장과 지연의 아빠는 현수와 이지연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숟가락을 손에 들고 식사가 시작되었다.
현수는 눈치를 보지 않고 맛있게 잘 먹었다.
그렇다고 허겁지겁 천박하게 먹지 않고 아주 맛있게 복스럽게 식사를 했다.
그 모습을 모두들 좋게 보았다.
“상당히 맛있군요.”
“그렇소? 맛있게 먹으니 보기가 좋구려.”
“감사합니다. 그럼 밥을 한 그릇 더 먹겠습니다.”
“얼마든지 그렇게 하시오.”
어려운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현수는 식사 분위기를 좋게 유지했다.
능청스럽게 밥을 한 그릇 더 먹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얼마 후에 식사가 끝이 나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다이닝 룸을 나와 거실 소파에 모여 앉았다.
윤 집사가 손짓을 하자 가사 도우미들이 커피와 과일 등을 티 테이블에 내려놓고 물러갔다.
“김 회장, 합자회사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이탈리아 명품회사인 카라 비너스를 1억 달러에 인수를 해야 하고, 패스트패션 사업도 추진해야 하니 2,500억 원씩 총 5천억 원의 자본금으로 하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흐음, 2,500억 원씩 출자하여 5천억 원으로 하는 것은 나도 찬성이오.”
“그럼 합자회사의 이름은 미래패션과 카오스의 앞 글자를 따서 에프엔시(F&C)패션 주식회사가 좋을 거 같습니다.”
“에프엔시 패션? 나쁘지는 않군요. 우리도 특별히 정해놓은 이름은 없으니 그렇게 합시다. 그럼 지분은 똑같이 50%씩 하는 거요?”
“예, 그렇습니다. 다만 사장은 이지연씨가 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흐음, 그렇게 합시다.”
너무나 쉽게 대부분의 의견을 현수의 제안대로 따라 주었다.
현수는 일이 아주 쉽게 풀린다고 생각했다.
“나의 지분 50% 중에 손녀 지연이와 아들에게 각각 10%씩 주마.”
“아버지, 그게 정말이십니까?”
“그래. 너와 지연이에게 내가 주는 선물이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감사해요.”
“그래. 에프엔시 패션을 열심히 경영해다오.”
“예, 그럴게요.”
이렇게 하여 현수와 미래그룹 이구영 회장의 합자회사가 탄생하게 되었다.
자세한 것은 내일 변호사를 대동하고 에프엔시(F&C)패션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현수와 미래그룹 이구영 회장이 각각 2500억 원을 투자하여 합자회사인 에프엔시(F&C)패션 주식회사가 탄생하게 되었다.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맡아서 회사 설립을 해주었다.
지분은 현수가 50%이며 미래그룹의 이구영 회장이 30%, 그리고 이지연과 그녀의 아빠가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지연이 미래패션에서 사표를 내고 합자회사인 에프엔시(F&C)패션 주식회사의 사장이 되었다.
이지연은 현수의 조언대로 실무자들과 국제 변호사를 대동하여 이탈리아로 날아갔다.
이탈리아 현지 변호사를 선임하여 이탈리아 명품회사인 카라 비너스를 방문했다.
인수 협상을 하였는데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지연은 자신감이 급격하게 떨어졌는데 현수를 떠올리고는 다시 힘을 내어 협상을 했다.
극적으로 1억 달러에 인수하게 되었다.
이탈리아 현지 변호사와 한국에서 데리고 갔었던 오 인문 국제 변호사까지 있었기에 서류 절차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현수씨, 인수에 성공했어요.”
-그게 정말입니까?-
“예, 그래요. 1억 달러에 카라 비너스를 인수했어요.”
-정말 수고했습니다.-
“잘 마무리해서 귀국할게요.”
-그래요. 나중에 귀국해서 봐요.-
“알았어요.”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이지연이 이탈리아 명품회사인 카라 비너스를 1억 달러에 인수하게 되었다.
큰 고비는 넘겼기에 합자회사인 에프엔시(F&C)패션 주식회사의 출발이 좋았다.
패스트패션 사업도 실무자들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지연이 귀국하면 확인하고 사업을 추진하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