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86화 (86/217)

제23장 카오스 그룹 출범 2 (4)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50층짜리 카오스 타워 빌딩(구 최고 타워 빌딩)의 외관 공사가 끝이 났다.

내부 인테리어 공사는 아직 좀 남았지만 한 달 정도면 끝날 거 같았다.

현수가 2002년 하반기에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하겠다는 계획은 세워 놓고 있었다.

그랬는데 카오스 타워 빌딩이 공사 중이라서 상황을 보고 있었다.

“11월 15일 금요일에는 배당을 실시해야 하니까 그전에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을 하는 것이 좋겠어.”

언제가 좋을지 달력을 보다가 11월 5일 화요일로 결정했다.

배당일까지는 10일의 여유가 있으니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하고 카오스 타워 빌딩으로 옮기고 하면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오늘은 2002년 11월 1일 금요일 오후이다.

조금 전에 집무 책상에 놓인 서류들을 읽어보고 승인을 해야 하는 서류에는 만년필로 사인을 했다.

그리고 보류시켜야 하는 서류들은 왼쪽의 결재서류판에 넣었다.

그렇게 서류를 다 처리한 후에 이제야 원두커피를 한잔 타서 창가에 서서 창밖을 내다보며 마시고 있었다.

스윽!

왼 손목에 차고 있는 2억3천만 원짜리 바쉐론 콘스탄틴 수제시계를 보았다.

오후 3시 23분이었다.

투르비용이 설치된 고급 수제시계라서 마음에 들었다.

1억 1100만 원짜리 스켈레톤 수제시계도 펜트하우스의 드레스 실에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로 롤렉스시계를 번갈아 가며 차고 있었는데 이제는 바쉐론 콘스탄틴 수제시계를 2개나 구입하여 선택의 폭이 늘어났다.

세계 3대 수제시계 브랜드라고 하더니 고가이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택필립 노틸러스 수제시계나 그밖에 다양한 모델들도 있었다.

오데마피게의 로얄오크 수제시계, 브레게의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수제시계 등 하이엔드 수제시계들도 구입하여 차보고 싶어졌다.

“역시 나의 입맛에는 에티오피아 산 원두커피가 가장 맛있어.”

산미와 바디감이 좋고 뒷맛이 아주 깔끔했다.

그랬기에 현수가 선호를 하는 원두커피이다.

“클론 1호.”

-예, 주인님.-

“인터넷 검색은 잘하고 있어?”

-예, 그렇습니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이기에 클론 1호는 컴퓨터와 무선 연결을 하여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었다.

최신 정보부터 다양한 것들을 검색하여 저장시키고 있었다.

인공지능이기에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그랬기에 사장실에서 대기해 있는 시간에는 이렇게 인터넷 검색으로 많은 정보들을 입수하고 있었다.

현수는 요즘 건장한 20명의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다니지만 클론 1호도 함께 한다.

유능한 비서 겸 경호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클론 1호를 공개한 이후에 다양한 국가의 정보원들이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정보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었다.

주로 현수에 관한 정보이며 가족들과 주변인들에 대한 것들도 나름 철저히 조사를 하고 있었다.

신문이나 잡지, 방송국에서 클론 1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인터뷰 요청이 많았었다.

심층취재까지 하려고 했었지만 현수가 모두 거부했다.

그들에게는 좋겠지만 현수에게는 그다지 이득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흐음, 이제 전생의 원수들이 4명 남았는데 복수는 조금 뒤로 미루어야겠군.’

11월 5일 화요일에 카오스 타워 빌딩으로 이전하면서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할 거였다.

그 이후 15일 금요일에는 배당을 실시해야 했다.

그럼 당분간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테니 그때 은밀히 4명의 원수들 중에 한 명을 선택하여 복수를 할 거였다.

이제까지 현수가 죽인 9명의 원수들 중에 5명은 그나마 실력이 떨어지는 놈들이었다.

남은 4명의 원수들 중에 한명은 엄청난 미모를 가진 미녀 강은희였다.

그렇지만 너무 잔인하고 수백 명의 사람들을 죽였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고 은밀히 살해했기에 경찰에 체포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초능력의 염력으로 사람들을 죽였기에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약간의 심증은 있어도 그것만으로 경찰이 강은희를 어쩌지는 못하였다.

오죽하면 미행을 하는 경찰이나 잠복 중인 형사들까지 염력으로 죽여 버렸다.

거주지와 직업도 자주 바꾸었고, 나중에는 사채업을 하는 조직까지 결성하여 보스가 되었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4명의 원수들 중에 한명인 강은희를 죽여야겠군.’

현수가 알기로는 강은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 중에 친구들과 맥주와 치킨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골목에서 퍽치기를 당하여 아스팔트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면서 기절했었다.

왼팔의 뼈에 금도 가는 부상을 당하였다.

그 영향으로 초능력 중에 염력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었다.

지금은 몇 개월 지나지 않았기에 병원에서 퇴원하여 왼팔의 깁스도 풀었을 때였다.

강은희는 퍽치기 사건 이후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퍽치기 한 자를 찾으러 다녔고, 결국 찾아내어 무자비하게 복수를 하고는 첫 살인을 하여 어느 야산의 땅에 파묻었다.

그 이후에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작살을 내버리거나 죽여 버렸었다.

염력도 강해지고 있었기에 두려움도 사라지고 마녀가 되어갔다.

그런 만큼 빠르게 죽여야 할 명분과 이유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워낙 예쁘고 몸매까지 좋아서 남자에게 사랑받고 살아야 하는 미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살인자가 되었기에 안타깝게 생각되었다.

2002년 11월 5일 화요일 오전 10시.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20층짜리 카오스 빌딩에서 인근에 있는 50층짜리 카오스 타워 빌딩으로 회사를 옮겼다.

그리고 현수의 회사들을 끌어모아서 카오스 그룹으로 공식 출범을 알렸다.

어제 오전부터 회사별로 이곳 카오스 타워 빌딩으로 옮기기 시작하였고, 오늘 오후까지 옮기게 될 거였다.

현수가 업무를 보고 머물 회장실이 49층과 50층의 복층으로 럭셔리하게 꾸며져 있었다.

49층의 5분의 2공간은 회장 비서실과 경호실이었다.

경호원들을 추가로 영입하여 지금은 50명으로 늘어났다.

회장 비서실의 비서들도 증원이 되어 박 비서실장과 남자 비서 대리급으로 10명, 그리고 부실장은 미스 김이 되었다.

여비서들은 미모와 지성을 갖춘 미녀들로 2년 이상의 경력자이며 10명이었다.

이렇게 회장 비서실은 모두 22명이나 되었다.

현수가 창가에 서서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내다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경호에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저격에 대비하여 2중 방탄유리를 설치했다.

여기에 창문 안쪽에도 방어력을 강화하려고 방탄필름을 붙였다.

그렇게 하면 로켓포 공격까지 막아낼 수 있다고 한다.

어차피 창문을 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현수의 허락을 맡고 2중 방탄유리와 방탄필름을 붙이게 되었다.

강렬한 햇빛을 막으려고 전동 블라인드도 설치했다.

회장실이 특급호텔 스위트룸과 비교를 하더라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럭셔리하게 꾸며 놓아서 현수의 마음에도 들었다.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하는 것은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깔끔하게 처리해 주기로 하였기에 현수가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회사를 50층짜리 카오스 타워 빌딩으로 옮기는 것도 각 회사별로 알아서 옮기는 거라서 특별히 현수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오늘 오후까지 다 옮길 것이기에 내일부터는 어수선한 것들도 없을 거였다.

이런 카오스 그룹이 출범하게 되면서 재계에도 알려졌다.

공식적으로는 재계 순위 4위였다.

부자 순위는 현수가 독보적으로 1위였으며 부모님과 동생들이 2위와 3위, 4위, 5위까지 차지하고 있었다.

“후후후, 역시 이곳으로 옮기니 좋군.”

현수가 50층의 파노라마 창가에 서서 도심을 내려다보며 원두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오른쪽의 측면에는 클론 1호가 서 있었다.

-주인님,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그래. 드디어 이곳으로 옮겼거든.”

-그래서 기분이 좋으신 거군요.-

“그런 이유도 있지만 나의 회사들을 끌어모아서 오늘 오전 공식적으로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했어.”

-축하드립니다.-

“고마워.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하면서 내가 사장에서 드디어 회장이 되었어.”

-사장도 대단하기는 하지만 회장보다는 직급이 아래이니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현수가 머리를 살짝 끄떡이면서 씨익 소리 없이 웃었다.

매일 몇 잔씩 마시는 원두커피이지만 오늘은 원두커피 맛이 평소와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

카오스 그룹의 회장이 되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오늘 방송국의 뉴스에는 현수의 회사들이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도할 거였다.

빰빠라밤!

집무 책상에 놓아두었던 흰색의 삼송 핸드폰에서 트럼펫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는 손짓했다.

공중을 가로질러 흰색의 삼송 핸드폰이 날아온 것을 잡았다.

액정화면의 전화번호를 보니 이지연이었다.

꾸욱!

통화 버튼을 눌렀다.

“지연씨, 납니다.”

-현수씨, 회장이 되신 것을 축하해요.-

“고맙습니다.”

-이제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하게 되었고, 현수씨는 회장이 되셨으니 진정한 신생 재벌이 되었어요. 다시 한번 축하해요.-

“지연씨의 축하 전화,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오늘 저녁에 약속이 없다면 나와 식사해요.-

“좋습니다. 어디가 좋겠습니까?”

-오늘 저녁에는 일식 레스토랑이 좋겠어요.-

“그렇다면 청담동의 일식 레스토랑 북해도로 예약을 해놓겠습니다. 저녁 7시가 좋겠지요?”

-그래요. 저녁에 봐요.-

“예, 저녁에 북해도에서 봅시다.”

통화를 종료한 현수가 바로 청담동의 일식 레스토랑 북해도에 전화를 하여 저녁 7시 특실로 예약을 했다.

“흐음, 저번에 컨설팅을 해준 것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말이 없군? 미래패션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그냥 날려버리려고 하는 건가?”

어쩌면 오늘 저녁에 만나면 그 결과를 말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현수가 미래패션에 1억 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49%를 받아도 좋고, 그게 아니라도 반반씩 투자를 하여 합자회사를 설립해도 좋았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미래패션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게 되는 거였다.

부우웅!

현수가 타고 있는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 그리고 경호원들이 나누어 타고 있는 검은색 벤츠 S280과 검은색 그라니아 2대, 검은색 세단 슈퍼 크라운 2대, 12인승 스타 밴 2대가 줄지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 미행해.”

“예, 알겠습니다.”

현수의 차량을 미행하는 자들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청담동 일식 레스토랑 북해도 출입문 앞에 줄지어 멈추었다.

재빨리 경호원이 차 문을 열어주었다.

현수는 클론 1호와 경호원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차들은 빈자리에 주차를 하고 운전기사들과 일부 경호원들은 함께 대기했다.

미국의 CIA요원들과 영국의 MI-6 요원, 국정원 요원들까지 거리를 두고 대기했다.

“김현수 회장이 누구를 만나는 걸까?”

“혹시 여자는 아니겠지?”

“그건 아직 알 수가 없어.”

“만약 여자를 만난다면 엄청난 미녀를 만나겠지?”

“아마 그럴 테지. 엄청 돈 많고 잘생기고 경영 능력까지 대단하니 말이야.”

“그건 그래.”

그때, 흰색의 전기 스포츠카 카오스S1이 나타나더니 빈자리에 주차했다.

차 문을 열고 내린 사람은 이지연이었다.

흰색의 카라 버튼 원피스를 입고 갈색의 고급 소가죽 로퍼를 신고 있었다.

샤넬 핸드백을 메고 손에는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허엇, 엄청난 미녀다.”

“몸매가 너무 좋은데?”

“세련되고 아름답군.”

패션모델이 워킹을 하듯이 우아하게 걸으면서 일식 레스토랑 북해도로 들어갔다.

여직원의 안내를 받고 특실로 다가가자 경호원들이 알아보고는 인사했다.

이지연이 특실로 들어가니 먼저 와서 앉아 있는 현수는 재킷을 벗어 옷걸이에 걸어 두었다.

현수의 왼 손목에 차고 있는 2억3천만 원짜리 바쉐론 콘스탄틴 수제시계가 돋보였다.

하이엔드 수제시계이기에 디자인이 남달랐다.

이지연이 현수와 마주 보고 앉더니 샤넬 핸드백과 쇼핑백을 옆에 두었다.

물컵에 시원한 물부터 한잔 부어서 마셨다.

“호호, 회장님이 되신 걸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오늘 오전에 카오스 타워 빌딩으로 옮겼죠?”

“예, 나는 어제 회장실을 다 옮겨 놓았기에 오전에 바로 출근을 했습니다. 각 회사의 부서별로 어제 오전부터 이사를 하느라 직원들이 바빴을 겁니다.”

“정말 그랬겠어요.”

“식사부터 할까요?”

“그전에 할 말이 있고, 줄 것도 있어요.”

“그렇습니까?”

스윽!

이지연이 옆에 내려놓았었던 쇼핑백을 집더니 현수에게 내밀었다.

쇼핑백과 이지연을 번갈아 보다가 쇼핑백 안에 들어 있는 것을 꺼내었다.

포장지를 뜯어보니 놀랍게도 파택필립 마크가 새겨진 케이스였다.

딸깍!

뚜껑을 열어보니 6억 5천만 원짜리 파택필립 수제시계였다.

“으음, 6억 5천만 원짜리 파택필립 수제시계군요.”

“그래요. 손목에 한번 차보세요.”

머리를 끄떡인 현수가 왼 손목에 차고 있는 2억3천만 원짜리 바쉐론 콘스탄틴 수제시계를 벗고 6억 5천만 원짜리 파택필립 수제시계를 차보았다.

역시나 고가의 하이엔드 수제시계라서 그런지 멋있고 럭셔리했다.

“으음, 좋기는 한데 갑자기 이런 고가의 선물을 받으니 당황스럽군요.”

“대한민국 최고 부자께서 이 정도로 놀라니 신기하네요.”

“······”

현수가 왼 손목에 차고 있는 6억 5천만 원짜리 파택필립 수제시계를 보다가 고개를 들어 이지연을 쳐다보았다.

“저번에 컨설팅을 해준 보답으로 주는 선물이에요.”

“그건 지연씨의 달콤한 뽀뽀로 받았는데요.”

“그때에는 제가 줄 수 있는 것이 뽀뽀밖에 없었어요.”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말씀을 드려서 결과가 나왔습니까?”

“그래요.”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궁금했다.

이지연의 입에서 어떤 말을 나올지 기대를 하며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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