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카오스 그룹 출범 2 (2)
테헤란로 20층짜리 카오스 빌딩 출입문 앞에는 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방송국의 차량도 보이고 카메라맨과 리포터도 있었다.
이렇게 임시 기자회견장이 마련된 거였다.
오늘 오후 3시에 카오스 기업에서 아주 중대한 발표를 한다는 거였다.
그동안 성공신화를 써왔던 카오스 기업이라서 이번에는 어떤 중대 발표를 하는지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윽고 오후 3시 정각이 되자 건장한 경호원 20명이 줄지어 등장했는데 이들 사이에는 고급 정장을 입은 현수도 있었다.
파파파파팟!
기자들이 일제히 셔터를 눌러 현수의 모습을 찍었다.
방송국의 카메라맨은 카메라를 비추면서 촬영을 했다.
생방송으로 전국으로 보도가 되는 거라서 많은 시민들이 TV 앞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현수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단상에 서서 설치되어 있는 마이크에 말을 했다.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카오스의 김현수 사장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아주 중개한 발표를 하고자 합니다. 첫째, 카오스 항공사를 자본금 5조 원으로 설립하겠습니다. 한국항공이나 아시아항공처럼 여객운송이나 화물운송을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객기와 화물기, 그리고 전투기나 수송기 등을 설계하여 생산하겠습니다. 둘째, 카오스 로봇 주식회사를 자본금 5조 원으로 설립하여 로봇 산업에 진출하겠습니다.”
“허엇, 항공사와 로봇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말도 안 돼!”
“너무 무모한 거 아니야?”
“항공사를 설립하여 전투기를 만들겠다고? 그게 가능해?”
“로봇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하하, 김현수 사장은 참 엉뚱해.”
“미국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항공사와 로봇 산업에 진출한다니 이게 말이 돼?”
웅성웅성!
임시 기자회견장이 소란스러워졌다.
한마디씩 하다 보니 그런 거였다.
충분히 놀라고 충격적인 발표였다.
그렇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현수가 기자들과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제가 자본금 100억 원으로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를 설립하였을 때 모두들 비웃었습니다. 무슨 23살짜리 네가 신약을 개발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개발하고 특허 신청을 하였으며, 임상시험까지 통과를 하여 정식 시판을 하여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나아가 비만 치료제 신약 카오스 슬림과 치매 치료제 신약 카오스 큐도 개발에 성공하여 특허 신청을 하고, 임상시험을 통과하여 정식 시판되어 천문학적인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분기마다 수십조 원을 벌어들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것과 전투기를 생산하는 항공사는 다릅니다.”
“물론 다릅니다. 어떻게 제약과 항공사가 같다는 말입니까?”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말장난 같지만 나의 말을 좀 더 들어 주십시오. 카오스 모터스와 카오스 에너지를 설립하여 전기차 산업에 진출하였을 때에도 황당하고 말이 안 된다고 모두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
“······”
모두들 현수의 말에 반박을 하지 못했다.
사실이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카오스 전자를 설립하였을 때에도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세계 최초로 50나노 D램 반도체를 개발하여 공개 발표를 했습니다. 지금은 삼송전자에서 파운드리 계약을 하여 전 세계에 보급을 하고 있고 말입니다.”
“······”
“······”
“카오스 중공업을 설립하여 카오스 조선소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것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직 공사가 완공되지 않았기에 좀 더 지켜보자는 식입니다. 과연 10조 원이나 투자하여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일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항공사와 로봇 산업에 진출한다고 하니 모두들 부정적인 반응이군요. 내가 뭐만 하면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인지 기가 찹니다. 왜 미국이나 선진국에서 하면 당연하다는 반응이고, 대한민국의 작은 나라에 살고 있는 나 김현수가 하면 부정적인 겁니까? 나와 감정이 있는 겁니까?”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모한 도전을 해서 그러는 겁니다.”
“뭐가 그렇게 무모한 도전이라고 하는 겁니까? 나는 여기에 있는 여러분들과 같이 취급하지 마세요. 2년 전에 나의 나이 23살에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를 자본금 100억 원으로 설립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불과 2년이 지나고 25살인데 대한민국 부자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기업 순위 4위에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여러분들의 상식으로는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
“······”
모두들 현수의 말에 반박을 하지 못했다.
이제까지 현수가 보여준 성공 신화는 상식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전투기를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아직 회사조차 설립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투기를 설계하였다고 하더라도 조립 완성을 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당장은 내가 설계한 비행기를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들에게 확신을 드리기 위하여 특별한 것을 준비했습니다.”
“특별한 것을 준비했다고요?”
“그게 뭡니까?”
“그게 뭔지 당장 보여주세요.”
“좋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겠습니다. 클론 1호 나와라.”
현수가 호출하자 카오스 빌딩 로비에서 놀라운 것이 걸어 나왔다.
저벅저벅!
놀랍게도 그것은 로봇 클론 1호였다.
“허엇, 저건?”
“로봇이다.”
“우와, 진짜 로봇이야.”
“어떻게 저런 것을?”
“엄청나다.”
“진짜 대단하다.”
클론 1호가 단상 옆으로 올라와 섰다.
파파팟! 파팟!
기자들이 일제히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맨도 놀란 표정으로 클론 1호를 촬영했다.
진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로봇이 등장하다니 말이다.
“클론 1호, 여러분들에게 인사해라.”
-예, 주인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클론 1호입니다.-
남자 아나운서가 말하는 것처럼 아주 듣기 좋은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기를 소개하는 거였는데 한국어를 비롯하여 영어와 불어 등 무려 10개 국어로 유창하게 구사를 했다.
원어민 수준으로 남자 아나운서가 말하는 거처럼 발음도 좋고 목소리까지 좋았다.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이라서 모두들 멍한 표정이었다.
“앞으로 로봇 클론들을 생산하여 다양한 산업에 진출할 것입니다.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작업장이나 작업수행, 재난지역에 투입하여 인명을 구조하거나 응급처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산 정상이나 중턱에 산불이 발생하였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산불을 꺼야 하고 소방헬기까지 동원하여 물을 뿌려서 화제를 제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에 로봇 클론들이 대거 투입이 되어 산불을 끈다고 생각을 해보십시오. 사람들처럼 지치지도 않고 압도적인 수행 능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장비만 있다면 충분히 산불을 끌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용하는 곳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
현수의 말에 모두들 각자 생각을 해보니 정말 로봇 클론으로 아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 같았다.
현수가 항공사와 로봇 산업에 진출한다고 발표를 하였을 때에는 무모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랬는데 로봇 클론 1호의 실물을 보고서야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로봇 클론들을 적극 이용하면 설계한 전투기도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조립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제야 내가 하는 말이 결코 허풍이나 무모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하면 다릅니다. 그럼 클론 1호가 얼마나 똑똑한지 여러분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해보겠습니다.”
“대륙일보의 김덕수 기자입니다. 클론 1호의 지능이 어느 정도입니까?”
“클론 1호, 지능이 어느 정도 되지?”
-IQ 테스트를 한다면 500이상은 나올 겁니다. 정확하게 측정을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IQ가 500이상이라는 거지?”
-IQ테스트 시험지를 임의로 해보았더니 500이상이라고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기자님, 답변이 되었습니까?”
“예, 놀랍습니다.”
“최고일보의 한영기 기자입니다. 클론 1호의 제원과 성능에 대하여 알고 싶습니다.”
“클론 1호, 제원과 성능에 대하여 말해봐라.”
-예, 알겠습니다. 저는 신장 180센티미터에 인간형이며 팔이 2개에 다리도 2개입니다. 여기에 손가락은 5개씩 모두 10개이며 발가락도 10개입니다. 몸체는 특수 합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게는 120킬로그램입니다. 인간처럼 모든 행동이 가능하며 걷거나 뛸 수도 있습니다. 파워는 자동차를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최대 10톤의 무게까지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고 스스로 학습도 가능합니다.-
“대단하군.”
-주인님, 감사합니다.-
클론 1호의 엄청난 제원과 성능에 모두들 놀라워했다.
몇 명의 기자들이 더 질문을 하였는데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충분히 클론 1호의 성능을 알려주었기에 더 길어지기 전에 끝내기로 했다.
“이제 충분히 궁금증이 해결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의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클론 1호가 사람처럼 상체를 숙여 인사를 하고 오른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어서 흔들었다.
현수가 2개의 회사를 설립하고 신규 산업인 항공사와 로봇 산업에 진출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이제는 완전히 기대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TV를 시청하던 삼송그룹의 이 회장이 이 용 전무에게 말했다.
“이 전무, 보았어?”
“예, 회장님. 아주 충격적이었습니다.”
“으음, 나도 그랬어. 그래서 김현수 사장이 무섭다고 하는 거야.”
“적이 되기보다는 앞으로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래. 그게 현명한 거다. 김현수 사장과 맞서 싸워봐야 이기기도 힘들어. 엄청난 반도체들을 이미 개발해 놓고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이다.”
“예, 저도 그건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는 오늘 공개 발표한 항공사와 로봇 산업 진출이 더 충격적이다. 특히 클론 1호의 모습을 보고는 아주 다양한 산업에 얼마든지 진출할 수도 있어 보였다.”
“예, 그건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용 전무의 말에 이 회장이 머리를 끄떡였다.
그런데 이들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현수가 항공사와 로봇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공개 발표를 했었다.
그리고 클론 1호 공개로 인하여 무모하거나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미국이나 영국, 그 밖의 선진국에서도 현수의 공개 발표를 보고 경악했다.
로봇이 발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였다.
그런데 현수의 클론 1호는 기존의 로봇들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
당장 다양한 산업에 진출해도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클론 1호는 군사적으로도 아주 효과가 좋을 것으로 보였다.
현수가 전투기는 선보이지 못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어려울 거 같지는 않았다.
어쨌든 전투기는 설계를 하고 조립 완성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클론을 동원하여 조립 작업에 투입한다면 훨씬 빠르게 완성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사람들과는 다르게 작업 지시를 해놓으면 24시간 풀 작업이 가능했다.
인간처럼 먹고 자고 쉬고 하는 것도 없이 계속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그것도 허접한 초보가 아니라 능숙한 작업자처럼 머리도 좋아서 기술 습득도 빠를 거 같았다.
전투기 조립은 정교한 작업이기에 능숙한 기술자들이 많아야 했다.
그렇지만 저런 우수한 클론들이라면 능숙한 기술자나 작업자 이상이었다.
한편, 현수의 지시로 김일수 고문 변호사는 카오스 항공 주식회사와 카오스 로봇 주식회사의 설립에 착수했다.
사업 승인은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에 이것은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도 긴급 대책회의를 하였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크게 충격을 받았지만 카오스 항공사가 등장하지 못하도록 대한민국에 압력을 행사했다.
미국에서도 대한민국이 전투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전투기를 구입해야 무기 산업이 죽지 않고 살아나기 때문이었다.
클론 1호는 확실히 대단했기에 정보부를 활용하여 입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반드시 클론을 입수해야 해.”
“클론의 설계도를 입수하라.”
“카오스에서 항공사를 설립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라.”
“카오스의 김현수 사장에 대한 조사를 하라.”
미국의 시아이에이(CIA)와 영국의 MI-6의 요원들까지 대한민국으로 급파했다.
일본과 중국의 정보부 요원들도 임무를 받고 대한민국으로 속속 입국하여 행동을 시작하였다.
대한민국의 국가정보원에서도 이런 정보를 입수하고는 대책에 나섰다.
갑자기 이 모든 중심에는 카오스의 김현수 사장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태연하게 사장실의 소파에 앉아서 원두커피를 마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