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카오스 그룹 출범 2 (1)
2002년 9월 2일 월요일 오전 10시.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사장실 창가에 현수가 서서 머그잔의 원두커피를 느긋하게 마시면서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집무 책상에 놓인 각종 서류들을 검토했었다.
승인을 해야 하는 서류에는 만년필로 사인을 했었다.
보류를 시켜야 하는 서류는 왼쪽의 결재서류철에 두었다.
여름휴가를 다녀왔더니 처리해야 하는 서류들이 제법 많았다.
3분의 1정도 서류를 처리했는데 남은 것들은 오후까지 하면 다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잠깐 쉬면서 이렇게 원두커피를 마시는 거였다.
“흐음, 내일 오전에는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줘야겠군.”
그동안 비밀로 해놓은 클론 1호를 전격 공개할 예정이다.
그 어떤 로봇 회사들보다 앞선 로봇 기술이다.
아마 클론 1호를 보면 충격을 받을 사람들이 많을 거였다.
그리고 카오스 로봇 주식회사와 카오스 항공사를 각각 자본금 5조 원에 설립한다고도 발표할 거였다.
원래는 5일 목요일 오전에 클론 1호를 공개하고 2개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발표할 생각이었는데 그것을 앞당겨서 내일 9월 3일 화요일에 전격 공개하는 것으로 마음먹었다.
스윽!
손짓으로 아공간을 소환하더니 클론 1호를 꺼내어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원래도 깨끗했는데 공개 발표를 생각하여 광택제까지 한번 발라서 번들거리고 더 멋있었다.
꾸욱!
한곳을 눌러 전원을 켰다.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두 눈에 조명들이 들어오면서 대기 모드가 되었다.
“클론 1호.”
-예, 주인님.-
“메모리칩을 꽂을 테니 복부를 열어라.”
-예, 알겠습니다.-
기이잉!
멋진 복근의 덮개가 내려가고 몸체의 내부 모습이 드러났다.
한곳에 현수가 메모리칩을 꽂았다.
곧바로 다운로드가 되기 시작하였다.
불과 1분도 지나지 않아 메모리칩에 저장되어 있는 각종 정보들이 전부 다운로드가 되었다.
파팟! 우우웅!
“좋아 아주 좋아.”
메모리칩을 뽑자 복근의 덮개가 다시 나오더니 몸체의 내부 모습을 가렸다.
안 그래도 대학 교수 수준의 각종 정보들이 입력되어 있었는데 현수가 메모리칩에 저장되어 있는 각종 정보들까지 다운로드 시켰기에 한층 더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저기 집무 책상 옆으로 가서 뒤돌아 서 있어라. 곧 간부들을 불러서 너를 공개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저벅저벅!
클론 1호가 현수의 명령대로 집무 책상 옆으로 걸어가서 뒤돌아섰다.
현수가 메모리칩을 케이스를 넣고 뚜껑을 닫더니 아공간에 넣고 소환 해제하였다.
태연하게 집무 책상의 인터폰의 버튼을 누르고 비서실의 미스 김에게 말했다.
“미스 김.”
-예, 사장님.-
“김일수 고문 변호사와 한만수 고문 세무사, 그리고 부장들과 이사들을 사장실로 호출하세요. 긴급회의를 할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바로 호출하겠습니다.-
“그래요. 부탁해요.”
30분도 되지 않아서 사장실에 김일수 고문 변호사와 한만수 고문 세무사, 그리고 10명의 부장들과 5명의 이사들까지 전부 모였다.
미스 김과 여비서들이 쟁반에 찻잔을 놓고 사장실로 줄지어 들어왔다.
티 테이블에 찻잔을 내려놓고 쿠키 접시도 놓고는 물러가려는 것을 보고 현수가 미스 김만 사장실에 남도록 했다.
여비서들은 다 나갔다.
긴급회의를 하는데 미스 김을 남겨두었기에 미스 김 본인도 살짝 놀랐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갑자기 긴급회의를 한다고 하면서 소집을 하였기에 모두들 궁금해 할 줄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안건을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
“······”
현수가 찻잔을 들어 원두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찻잔을 다시 내려놓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일단 내일 오후 3시에 전격적으로 한 가지를 공개하고, 2개의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를 할 것입니다.”
“예? 2개의 회사를 설립하신다고요?”
“으음, 사장님 어떤 회사입니까?”
“사장님께서 이번에는 어떤 회사를 설립하실지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모두들 놀랐지만 김일수 고문 변호사는 이미 현수에게 들어서 2개의 회사를 설립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 회사들이 어떤 분야인지는 말해주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다.
현수가 김일수 고문 변호사를 쳐다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나는 카오스 항공사를 자본금 5조 원에 설립할 것입니다.”
“허엇, 항공사라고요?”
“예? 항공사를 말입니까?”
“으음, 사장님. 여객운송이나 화물운송을 하는 항공사를 신규진출을 해서 다른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습니까?”
“한국 항공과 아시아 항공 같은 항공사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여러분들의 착각입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쉽게 말해서 나는 여객운송이나 화물운송을 하는 그런 항공사가 아니라 보잉사나 에어버스사, 록히드 마틴 같은 항공사를 말하는 겁니다.”
“허엇, 그럼 전투기를 생산하는 그런 항공사를 말하는 것입니까?”
“사장님, 그런 항공사는 방위산업체입니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사장인 현수가 느닷없이 전투기를 생산하는 방위산업체 항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거였다.
“사장님, 너무 무모한 사업입니다.”
“그렇습니다. 전투기를 만들겠다니 말이 안 됩니다.”
“천문학적인 자금과 관련기술의 노하우, 그리고 우수한 연구진까지 갖추어져야 하는 산업입니다.”
“여러분들은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생각하는 겁니까? 그런 것들도 생각하지 않고 무모하게 자본금을 5조 원이나 투입하여 회사를 설립한다고 생각하고 있냐는 말입니다.”
“······”
“······”
“······”
“······”
“이 자리는 내가 여러분들에게 허락을 구하는 그런 자리가 아닙니다. 나름 나의 측근들인데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수는 없기에 한발 먼저 알려주는 겁니다. 2개의 회사는 내일 오후 3시에 전격적으로 설립한다고 공개 발표를 하는 겁니다. 첫 번째는 카오스 항공사를 자본금 5조 원으로 설립하고, 두 번째는 카오스 로봇 주식회사를 자본금 5조 원으로 설립할 것입니다.”
“카오스 로봇 주식회사?”
“사장님, 설마 로봇 산업에 진출하시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로봇 산업에 진출할 것입니다.”
현수의 말에 모두들 멍한 표정이었다.
김일수 고문 변호사는 자신감에 찬 현수의 얼굴을 보고서야 이제야 숨겨왔던 것들이 이해가 되었다.
엄청난 충격을 받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미리 알려주지 않은 거였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왜 하필이면 방위산업체의 항공사 설립과 로봇 산업에 진출하는지 여부였다.
현수가 여기에 모인 사람들을 한차례 살펴보고 나서 말했다.
“여러분들은 내가 갑자기 자본금을 무려 5조 원씩 전부 10조 원을 들여서 2개의 회사를 설립한다는 것에 의아해했을 겁니다. 뭐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신규 산업에 이번에 또 진출하는구나라고 말이죠. 그랬는데 느닷없이 전투기를 생산하는 방위산업체 항공사와 뚱딴지같은 로봇 산업이라니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겁니다.”
“······”
“······”
“그게 바로 여러분들의 고정관념이고 수준이라는 겁니다. 그럼 이제부터 내가 왜 2가지 분야에 진출하려고 회사를 설립하는지 가장 확실한 것을 하나 보여드리죠. 클론 1호 이곳으로 와라.”
-예, 주인님.-
갑자기 남자 아나운서의 목소리 같은 대답을 하면서 클론 1호가 뒤돌아서더니 현수를 향해 걸어왔다.
“허엇, 이게 뭐야?”
“로봇?”
“어떻게 이런 것이?”
“말도 안 돼!”
“엄마야!”
모두들 깜짝 놀랐으며 미스 김은 비명소리까지 내질렀다.
충분히 놀랄만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느닷없이 사장실 한쪽에서 로봇이 걸어왔으니 말이다.
모두들 충격과 공포에 질린 얼굴이었다.
“자, 이제 모두들 진정하고 클론 1호를 자세히 보세요.”
“······”
“······”
“······”
“······”
현수의 말에 모두들 정신을 차리고 클론 1호를 쳐다보았다.
누가 보더라도 로봇이었다.
아주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그런 로봇이었다.
“클론 1호는 보시는 바와 같이 로봇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처럼 걸을 수도 있고 달릴 수도 있습니다. 인간들의 육체 능력을 훨씬 뛰어넘었고, 파워도 자동차를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데 10톤의 무게까지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사장님, 엄청납니다.”
“이런 로봇은 처음 봅니다.”
“사장님, 대단하십니다.”
“클론 1호는 인공지능에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대학 교수 수준의 지식과 지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아주 똑똑하다는 겁니다. 언어 구사 능력도 뛰어난데 우선 한국어를 비롯하여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불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중동어까지 10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더 언어 학습을 하면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만 현재는 10개 국어를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으며 동시통역까지 가능한 수준입니다.”
현수의 설명에 모두들 멍한 표정이었다.
단순한 기계 즉, 로봇이 아니었다.
모든 면에서 인간을 앞서는 놀라운 로봇이었다.
“클론 1호, 한국어를 비롯하여 10개 국어로 간단히 인사를 해봐.”
-예, 주인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클론 1호입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기쁩니다. 앞으로 멋진 모습으로 활약을 할 테니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멋지게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한 클론 1호가 영어와 일어, 중국어를 차례대로 유창하게 구사했는데 원어민의 발음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10개 국어를 동시통역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이런 클론들을 만들어서 출시하여 다양한 산업에 투입할 수도 있습니다. 위험한 작업이나 재난지역에 투입하여 인명을 구조하거나 응급처치의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말입니다.”
인간을 대신하여 위험한 작업이나 재난지역에 인명 구조와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마음만 먹으면 군사적으로도 충분히 이용이 가능해 보였다.
“다만 클론 1호처럼 인공지능에 스스로 학습을 통하여 똑똑해지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할 정도 수준까지만 허용할 겁니다. 그리고 군사적으로 활용은 하지 못하게 제한을 걸어놓을 겁니다. 로봇 산업을 위하여 이렇게 우선은 남성형으로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아름다운 모습의 여성체 클론도 생산하여 판매할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야 모두들 현수의 의도를 어느 정도는 이해했다.
클론 1호의 실물을 보고서야 충분히 카오스 로봇 주식회사를 자본금 5조 원에 설립하여 로봇 산업에 진출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렇지만 전투기를 만드는 방위산업체 항공사는 의문이었다.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현수에게 말했다.
“사장님, 그런데 비행기를 만들어 본적도 없는데 최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전투기를 어떻게 만드실 겁니까?”
“좋은 질문이기는 하지만 나의 능력을 모르니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내가 진출한 분야에서 모두 성공하였다는 것은 알고 있지요? 내가 전기차를 만든다고 하였을 때 내연기관의 완성차 업체들이 얼마나 비웃었을까요? 그랬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비행기나 전투기 그것들 알고 보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는 기존의 비행기나 전투기와는 개념부터가 다릅니다. 기름을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카오스5처럼 에너지 칩을 채택하여 연료와 에너지로 사용할 겁니다. 모두들 보아서 알겠지만 클론 1호에 들어간 기술들이 결코 비행기나 전투기와 비교해서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
“······”
현수의 말에 김일수 고문 변호사와 모두들 반박을 하지 못했다.
사실이 그러했으니 말이다.
“처음에도 내가 말했듯이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해를 구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나의 손과 발이 되어서 움직여주면 되는 겁니다. 생각은 내가 할 테니 여러분들은 나의 지시대로 그냥 움직이고 따르면 된다는 말입니다. 거부하겠다면 조용히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됩니다. 회사를 떠나라는 뜻입니다.”
현수의 카리스마에 모두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엄청난 일들을 여러분들에게 공개했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논란이 많은데 어떻게 기자들이나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설득까지 시키겠습니까?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성공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늘 그랬듯이 말입니다. 클론 1호를 보아서 알겠지만 당장 클론들을 생산하기만 해도 로봇 산업은 성공입니다. 다음은 항공사 산업인데 이것도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직접 새로운 여객기와 화물기, 그리고 전투기나 수송기 등을 설계하고, 그것들을 클론들로 하여금 조립 완성하여 선보일 테니 기대를 하세요.”
“······”
“······”
“이제부터 내일 오후 3시에 공개 발표를 위한 세부적인 것들을 지시할 테니 각자 맡은 임무대로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수가 직접 한 명 한 명에게 임무를 지시했다.
멍하게 서서 현수의 말을 듣고 있던 비서실의 미스 김은 완전히 반한 눈빛이었다.
‘나의 사장님이 너무 멋있고 카리스마 있어.’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현수가 지금까지 설명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사업이 성공할 것을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