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78화 (78/217)

제21장 카오스 중공업 2 (4)

스윽! 슥슥!

부동산매매계약서에 현수가 사인을 했다.

옆에는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과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지켜보고 서 있었다.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50층짜리 최고 타워 빌딩의 건물주가 2,500억 원에 현수에게 매매를 한 거였다.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이 매물로 나온 것을 재빨리 파악하고는 건물주를 찾아가 설득하고는 매물 가격까지 절충을 하여 2,650억 원에서 2,500억 원으로 깎아서 매매를 성사시켰다.

그 덕분에 현수는 손쉽게 50층짜리 최고 타워 빌딩을 매입할 수 있었다.

현수와 건물주가 동시에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서로 악수를 했다.

짝짝짝짝!

입회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이로써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인까지 하였기에 거래가 합법적으로 성립이 되었다.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나서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시킬 거였다.

대륙은행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것과 임대를 받고 입주해 있는 사무실들까지 잘 협의하여 이사비까지 지불하여 내보내고 나면 빌딩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다시 하게 될 거였다.

다만 이 모든 일들이 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현수가 창가로 걸어가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테헤란로의 도심 풍경이 눈에 들어왔는데 20층짜리 카오스 빌딩의 사장실 창가에서 내려다보는 것과는 높이가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좀 더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이었다.

‘으음, 확실히 차이가 크군. 여기가 훨씬 도심 풍경이 더 좋게 보여.’

소유권이전등기가 되면 빌딩 이름도 최고 타워 빌딩에서 ‘카오스 타워 빌딩’으로 바뀔 거였다.

그리고 빌딩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끝이 나면 카오스 기업들을 하나로 묶어서 카오스 그룹으로 출범할 거였다.

카오스 타워 빌딩이 카오스 그룹의 본사 빌딩이 되는 거였다.

카오스 기업들 중에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를 모기업으로 삼고 나머지 기업들을 계열사로 할 거였다.

아직 2002년이기에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참 빠르게 카오스 그룹이 되는 거였다.

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초고속 성장을 하는 기업이었다.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이 다가와 나직하게 말했다.

“김 사장님,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주선을 하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이게 제가 해야 하는 일인데요.”

“그래도 뒤에서 수고가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매물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늘 저를 잊지 않고 일을 맡겨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좋은 인연은 오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나와 함께 쭉 가야지요.”

“아이고, 그럼요. 그렇게 저를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은 진심으로 현수를 좋아하고 존경했다.

부동산을 소개해주면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중개수수료를 훨씬 많이 준다.

그랬기에 마치 자신의 일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해 거래가 성사되도록 해준다.

좋은 매물이 있으면 1순위로 현수에게 연락하고 말이다.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라서 사이가 나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경호원들과 함께 현수가 최고 타워 빌딩의 출입문으로 나오자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가 대기해 있었다.

경호원이 재빨리 차 문을 열어주자 현수가 뒷좌석에 앉았다.

조수석에 팀장 경호원이 타자 부드럽게 출발했다.

경호원들은 나누어 차에 타서 뒤따라왔다.

현수는 10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을 항시 함께 이동하는데 앞으로는 20명으로 늘릴 생각이다.

사실 현수에게는 경호원들이 없어도 충분히 신변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은 보여주기식도 있었다.

대한민국 부자 순위 1위이고 대한민국 기업 순위도 현재 4위였다.

1위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남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경호원들도 많이 배치하는 거였다.

앞으로 클론이 공개가 되면 밴에 클론 2대를 실어서 경호를 담당하게 할 거였다.

아무리 경호원들이 뛰어나도 클론의 상대는 아니었다.

‘후후후, 클론을 세계 최초로 경호원으로 두는 것은 나뿐일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서초동의 고급 중식 레스토랑 자금성에 도착했다.

외형에서부터 중국풍으로 물씬 느껴졌다.

미리 예약을 해놓았기에 직원의 안내를 받고 특실로 들어갔다.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과 김일수 고문 변호사도 함께 자리했다.

1인당 50만 원짜리 주방장 특선 코스요리가 줄지어 나와 원형 테이블에 차려졌다.

지금은 낮이고 오후에 일을 해야 했기에 살짝 아쉽지만 술은 마시지 않기로 했다.

수프부터 나왔기에 숟가락으로 떠먹었다.

꽃빵과 송이 우육, 송이 전복과 오룡 해삼, 왕새우 튀김, 고추잡채, 새우 완자탕, 굴 소스 송이 채소, 게살 두부, 양장피, 난자완스, 동파육, 전가복, 멘보샤, 어향가지, 청경채 모둠 버섯, 유산슬, 깐풍기, 유린기, 관자요리인 깐베류쉔, 팔보채, 탕수육, 게살새우볶음밥, 짬뽕, 자장면까지 나와서 배불리 먹었다.

다른 중국집의 요리와는 요리 수준이 크게 달랐으며 식재료들도 최상급을 사용해서 더 맛있었다.

“김 사장님, 정말 잘 먹었습니다.”

“그랬다니 나도 기쁩니다.”

“술이 빠져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랬을 겁니다. 저녁 식사였으면 얼마든지 술과 함께 했을 텐데 말입니다.”

“오후에 일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지요.”

“그건 그렇습니다.”

현수가 오늘 50층짜리 최고 타워 빌딩을 매입하였기에 식사 대접을 해준 거였다.

모두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과 김일수 고문 변호사는 각자 자신의 차를 운전하여 먼저 출발했다.

현수는 대기해 있는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를 타고 경호원들과 함께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의 양재동 생산 공장으로 이동했다.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의 양재동 생산 공장.

현수가 생산 시설을 둘러보면서 머리를 끄떡였다.

최첨단 로봇 팔들을 대거 설치하여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생산하는 50나노 급 D램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핵심적인 시설과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위험한 작업 공정은 전부 로봇 팔들이 담당했다.

그 영향으로 생산직 사원들은 단순 작업에만 배치되어 일하였다.

관리자들만 십여 명 배치하고 생산직 사원은 없어도 되었지만 사람들의 눈이라는 것이 있었기에 완전 자동화를 하지는 않았다.

50나노 급 D램 반도체 생산 공장은 500평형으로 지하 2층에 지상 5층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똑같은 건물이 3개동이며 옆의 2개동 건물들도 공사가 마무리 단계였다.

이와는 별도로 추가로 5개동의 생산 공장을 신축 공사 중이었다.

전 세계에서 50나노 급 D램 반도체 주문이 엄청 들어오고 있었다.

주문량을 맞추려면 계속 풀가동을 해야 했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기에 수익도 덩달아 높아졌다.

“좋아, 아주 좋아.”

시간이 지나 생산 공장이 10개동이 되어도 끝이 아니었다.

그때에는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해야 할 것이기에 생산 공장을 추가로 10개동을 더 신축해야 할 거였다.

어쨌든 그것은 나중의 일이고 지금 현재 상황에서 해야 하는 일들을 실수 없이 깔끔하게 완수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보안 실장.”

“예, 사장님.”

“보안 상태는 어떤가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내가 보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허술하게 보이는군요.”

“······”

“보안 요원들의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정기적인 교육을 하고 있으며, 윤리와 책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삼송전자와 다른 반도체 회사들의 접근이 있을 겁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 공장의 보안을 점검하세요. 생산직 사원들이 회유가 되어 넘어간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핵심적인 시설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습니다.”

“나도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사소한 거라도 유출되면 좋을 것이 없어서 하는 말입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방심하였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내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모든 보안요원과 생산직 사원들까지 교체를 해버릴 겁니다. 그리고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람 자체가 생산 공장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

“보안 실장도 알겠지만 내가 보안 요원들이나 생산직 사원들을 배치한 것은 일자리를 주고 밥을 먹도록 해주고 있는 겁니다. 얼마든지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지요?”

“예, 사장님. 잘 알고 있습니다.”

“망고 건설에서 추가로 생산 공장 5개동을 공사하고 있는데 하청을 주다 보니 낯선 일꾼들이 많이 들락거립니다. 생산 공장에 침투를 할 수 있으니 보안 요원들을 지금보다 추가로 10명을 더 배치하고 감시카메라도 사각 지역이 없도록 추가로 설치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높은 자리에는 그만큼 책임감도 커지기에 실수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도록 신경을 더 써야 합니다. 아시겠지요?”

“예, 사장님.”

“좋습니다. 겨우 25살에 불과한 내가 사장이라고 잔소리를 하는 거 같아도 그걸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자리 보전을 못하는 자들이 있더군요.”

“오늘 당장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고 보안을 더 강화하겠습니다.”

“그런 자세 마음에 듭니다. 보안실장은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닙니다. 가족들에게 접근하는 자들이 있을 테니 한번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지금보다 더 신경을 쓰고 조심해야 합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정말 말처럼 시정이 되었는지 만약 다음에도 내가 살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안 실장은 그 자리를 내어놓아야 할 겁니다.”

“으음, 더욱 신경을 쓰겠습니다.”

“나는 너그러우니까 한 번 더 기회를 주겠습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현수가 머리를 끄떡이고는 생산 공장을 다 둘러보고 나서 밖으로 나와 망고 건설이 공사하고 있는 곳을 둘러보았다.

지하 터파기 공사를 하고 있더니 어느새 그 공사는 마치고 상부 구조물이 안전하게 지탱할 수 있도록 땅속에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인 기초 공사도 마무리 단계였다.

지금은 한쪽에서는 골조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고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되어 있어서 아주 튼튼했다.

이런 골조 공사가 끝이 나면 마감 공사로 완공을 하게 된다.

망고 건설의 박 사장이 가장 신경을 쓰는 공사라서 그런지 장비와 인부가 많이 투입되었다.

현수가 공사비를 한 번도 미루지 않고 항상 같은 날짜에 현금으로 지불하기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랬기에 현수가 하는 공사들을 대부분 맡을 수가 있었다.

오늘 현수가 테헤란로의 50층짜리 최고 타워 빌딩을 매입하였는데 외관 공사와 내부의 실내 인테리어 공사도 맡게 될 거였다.

이렇게 각종 공사를 맡아서 하다 보니 망고 건설도 단기간에 10배 이상으로 회사가 커졌다.

“흐음, 거제시의 카오스 조선소 공사도 잘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보다 좀 더 속도를 내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나름 신경을 써서 공사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그게 현수의 눈에는 뭔가 좀 부족했다.

지금보다 배는 공사 속도가 빨라야 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클론을 빨리 공개해야 하나?”

현수는 올해 하반기에 기업들을 끌어모아서 카오스 그룹으로 변경하고 새롭게 출범할 계획이다.

그리고 클론을 공개하면서 엄청난 로봇 기술도 보여줄 생각이다.

카오스 로봇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여객기와 화물기, 그리고 전투기까지 생산할 카오스 항공사도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한꺼번에 산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하나씩 단계적으로 처리를 하는 것이 실수가 없고 좋을 거 같았다.

“카오스 그룹으로 변경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것은 모두들 예상하고 있을 거야. 다만 그게 예상보다 빨라서 놀라겠지만 말이야.”

클론 1호를 공개하면 놀라는 사람이 많을 거였다.

가장 앞선 미국의 로보니아 사의 로봇도 아직은 허접하다.

그런데 인간형에 걷고 뛰기까지 자연스럽고 인공지능으로 스스로 학습을 하고 맡은 임무나 일들을 척척 해내는 고성능의 클론 1호를 보면 경악할 거였다.

망고 건설의 박 사장이 연락을 받았는지 뛰어왔다.

“김 사장님, 오랜만입니다.”

“예, 오랜만입니다. 잘 계셨지요?”

“그럼요. 덕분에 요즘 바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망고 건설도 이제는 제법 규모가 커졌지요?”

“예, 유동성 자금이 부족했었는데 김 사장님을 만난 후부터는 일들이 술술 잘 풀려서 지금은 약 10배 이상으로 회사가 커졌습니다.”

“그거 다행입니다.”

“이렇게 오셨는데 저와 함께 커피를 한잔 하시고 망고도 준비되어 있는데 드셔보시죠.”

“그럴까요?”

“좀 누추하지만 임시 현장 사무실로 모시겠습니다.”

공사장 한쪽에는 컨테이너 사무실들이 10개동이나 설치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업무도 보고 인부들이 쉬거나 식당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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