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카오스 중공업 1 (4)
많은 논란이 있었던 카오스 중공업과 카오스 조선소에 대한 사업 승인이 드디어 정부에서 통과되었다.
국가권력의 핵심인 청와대에서도 고심을 했었는데 결국 사업 승인으로 결론이 났었다.
그 덕분에 정부에서도 사업 승인을 해주었다.
정부에서 크게 지원을 하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해주는 일이었다면 분명 반대했을 거였다.
그렇지만 김현수 자신의 개인자금을 투자하는 사업이라서 반대할 명분이 약했었다.
정부에서 사업을 승인해주면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세금도 들어오는 일이기에 더욱 그랬다.
“역시 나의 예상이 맞았군.”
현수가 씨익 웃었다.
카오스 중공업과 카오스 조선소를 자본금 10조 원으로 설립하는데 아무리 정부라고 하더라도 반대할 수 없었다.
경남 거제시 석포리 일대의 부지를 매입했다.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던 사람들이 땅을 팔고 이사를 했다.
현수의 지시로 대륙건설에서 땅을 고르는 정지작업을 시작했다.
사업 추진이 초고속으로 진행되었다.
땅을 고르는 정지작업이 끝이 나면 조선소 시설 공사를 할 거였다.
대형 엘엔지(LNG)선박들을 건조할 것이기에 육상에 초대형 도크 15개를 만들 예정이다.
또한, 플로팅 도크 즉, 부양식 독이라고도 하는데 선체를 물 위에 띄우고 수선할 수 있게 된 궤 모양의 선거, 부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었다.
이런 플로팅 도크도 10개나 만들 예정이다.
그야말로 초대형 조선소를 짓겠다는 거였다.
그런 만큼 넓은 부지가 필요했다.
현수의 지시로 경남 거제시 석포리 일대의 마을까지 이주할 정도로 넓은 부지를 매입하는데 성공한 거였다.
충분한 보상을 해주니 땅을 팔고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대형 엘엔지(LNG)선박들과 초대형 엘엔지 컨테이너선, 엘엔지 유조선, 엘엔지 쉐빙선까지 건조할 계획이다.
아직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엘엔지 선박들의 수요가 많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세계적인 환경 규제로 인하여 기존의 배들은 엘엔지 선으로 바뀌게 된다.
지금 당장은 무모해 보여도 시장을 앞서서 선점하겠다는 현수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거였다.
“후후후, 내가 단순히 엘엔지선만 만들 거 같아? 각종 군함들과 이지스함, 항공모함까지 건조할 생각이야.”
현수가 각종 군함들과 이지스함, 항공모함까지 건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미래에는 카오스 조선소에서 우주선도 건조할 생각이다.
이런 현수의 생각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기에 본인 혼자만 알고 있는 일이었다.
끼이익! 끼익!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와 검은색 벤츠 S280, 검은색 그라니아, 그리고 검은색 세단 슈퍼 크라운 5대가 줄지어 멈추었다.
조수석에서 내린 건장한 경호원이 롤스로이스 실버스퍼 차 문을 열어주었다.
고급 정장을 입은 현수가 내렸다.
건장한 경호원들과 여비서들과 간부 직원들, 그리고 실무자들까지 현수 곁으로 모였다.
현장 소장을 비롯하여 공사 관계자들이 뛰어와 현수에게 인사했다.
“사장님, 어서 오십시오.”
“정지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정지작업이 끝난 부지에는 지하 터파기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호오, 그래요?”
“예, 경사진 언덕 부분은 정지작업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해안 쪽의 부지는 생각보다 일찍 지하 터파기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균열과 뒤틀림, 지반침하 등 파손과 손괴가 일어나는 등의 부실공사는 안 됩니다.”
“물론입니다. 충분히 공사비를 주시는데 부실공사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른 공사의 관행을 생각해서 부실공사와 건축자재를 빼돌리는 등의 엉뚱한 짓을 하는 자들이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여긴 절대 그럴 일이 없습니다. 감리도 얼마나 철저히 하는 대요.”
“모든 공사비는 늦추는 거 없이 바로바로 현금으로 결제를 해드릴 테니 공사에 만전을 기해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작업자들의 식사도 신경을 쓰고 있지요?”
“예, 그렇습니다.”
“식비를 다른 곳과 비교하여 3배나 지불하는데 만약 문제가 나오면 안 됩니다.”
“예, 명심하고 있습니다. 작업자들도 식사가 잘 나온다고 아주 좋아합니다.”
현장 소장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떡였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일하는 것이 다릅니다. 무조건 확실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오늘부터 현장을 감리할 직원 20명을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스윽!
현수가 손짓을 하자 건장한 남자들 20명이 다가왔다.
“오늘부터 현장을 철저히 감리할 직원들입니다. 인사하세요.”
“······”
현장 소장과 공사 관계자들이 살짝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오늘부터 이 20명의 직원들이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제대로 시행이 되고 있는지 감리를 할 겁니다. 한번 적발되면 경고이지만 두 번은 해고입니다. 식당부터 현장의 장비나 현장 인부들에게 지급되는 물품들까지 모든 것들이 해당됩니다. 아시겠지요?”
“으음, 알겠습니다.”
“감리 직원들에게 녹색 안전모와 녹색조끼를 나누어 주세요.”
“예, 사장님.”
여직원들이 20명의 감리 직원들에게 녹색 안전모와 녹색조끼를 나누어주었다.
모두들 신속하게 녹색 안전모를 머리에 쓰고, 녹색조끼를 입었다.
누가 보더라도 손쉽게 구별이 가능했다.
“오늘 이 시간부터 20명의 감리 직원들은 24시간 상주하면서 철저히 감리를 하게 될 겁니다. 규정대로 하지 않고 적발이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번은 경고이지만 두 번은 해고입니다.”
“······”
“······”
현장 소장과 공사 관계자들은 현수의 단호한 의지와 행동에 반발하지 못했다.
다른 공사 현장처럼 얼렁뚱땅 하지는 못하게 되었다.
현수와 일행들은 현장 소장과 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돌아갔다.
20명의 감리 직원들은 본격적으로 각자 맡은 임무대로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감리를 했다.
현장 인부들에게 금방 소문이 났다.
모든 일들이 원칙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대신 대우가 좋았기에 누구도 관행이라고 하는 불만 등은 말하지 못했다.
4월 초가 되자 카오스 모터스 주식회사 사옥 빌딩 1층 전시판매장에서 7개 모델의 신차들을 선보였다.
예약 판매 주문을 받으면 7월 초부터 고객들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10일 전부터 TV에 대대적으로 카오스 모터스에서 신차를 선보일 거라는 광고를 어제 밤까지 내보내었다.
그래서인지 기자들과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들에게 별도로 초청장을 나누어 준 것은 아니었다.
누구라도 와서 볼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7개 모델의 신차들을 선보인 거였다.
그동안은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만 선보였고, 예약 판매 주문을 받아서 고객들에게 인도를 했었다.
그랬는데 전기 소형차 모델 1종과 중형차 모델 1종, 대형차 모델 1종, 쿠페 모델 1종, 컨버터블 모델 1종, 에스유브이 1종, 스포츠카 모델 1종까지 모두 7종의 모델 신차들이었다.
기본 색상인 검은색과 흰색, 그리고 은색이 각각 전시되어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색상으로 선택하여 주문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옵션까지 넣을 수 있었다.
갑자기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에 고객들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파파팟!
섹시한 레이싱 모델들이 포즈를 잡았기에 기자들이나 고객들이 들고 있던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사실 신차를 한 대 선보이는 것도 연구개발이 쉽지 않기에 오래 걸린다.
그런데 카오스 모터스에서는 뚝딱 만들어 내어 전시했다.
제원과 성능, 가격표를 보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킷에서 달리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도 대형 모니터로 나왔기에 그걸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멋지다.”
“끝내준다.”
“진짜 대단하다.”
7종의 모델 신차들의 실물이 전시되어 있었기에 고객들은 꼼꼼하게 확인을 해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디자인이 각지고 세련되지 못하였다.
확실히 비교가 되었다.
이미 사전에 통보를 받고 미래 엔지니어링의 실무자들이 7종의 모델 신차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들을 샘플로 받아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결국 만들어 내었다.
오늘부터 예약 판매 주문을 받으면 7월 초부터 고객들에게 차가 인도될 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각종 부품 생산에 집중했다.
미래 엔지니어링 사장과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찾아와서 전시되어 있는 7종의 모델 신차들을 살펴보았다.
내연기관의 완성차 업체에서도 호기심에 찾아와서 전시되어 있는 7종의 모델 신차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는 경악했다.
“이, 이게?”
“엄청나다.”
“7종의 다양한 모델로 신차들을 출시하다니 놀라워.”
“어떻게 이런 일이?”
“제원과 성능, 가격까지 사람들이 좋아하겠어.”
소형차 모델과 중형차 모델, 쿠페 모델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형차 모델은 크고 넓으면서도 럭셔리했다.
충격적인 것은 에스유브이 모델과 컨버터블 모델이었다.
과연 이런 차들이 제대로 팔릴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지만 수출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은 있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1억 원짜리 스포츠카 모델인 카오스S1이었다.
제로백이 2.7초에 불과하고 출력은 550마력이었다.
스포츠카 포르쉐나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차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제원이나 성능으로 보면 더 뛰어났다.
차 내부도 럭셔리하게 꾸며져 있었으며 내연기관 스포츠카는 운전 기술이 필요하고, 승차감도 좋지 않았다.
잘 달릴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전기 스포츠카 카오스S1은 공도 즉, 일반도로에서도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차체가 낮지 않아서 방지 턱을 쉽게 넘을 수 있었다.
밑바닥이 닿지 않아서 긁히지도 않았다.
운전 기술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고 승차감도 세단처럼 좋았다.
전기 모터이기에 내연기관차들처럼 엔진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특별히 엔진소리가 나도록 전자 시스템이 되어 있어서 운전자의 감성까지 사로잡았다.
“너무 멋지다.”
“진짜 끝내주는 차들이야.”
“이 차들은 무조건 구입해야 해.”
“나도 구입할 거야.”
“나도.”
많은 사람들이 전시되어 있는 7종의 모델 신차들을 보고는 너도나도 예약 판매 주문을 하였다.
계약금을 걸고 계약서를 작성한 후에 만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예약 판매 주문을 하면 7월 초부터 순서대로 고객들에게 인도될 예정이라고 했다.
차가 출고되어 인도를 받기 전에 전화를 해준다고 하니 찾으러 오면 되는 거였다.
예약 판매 주문을 한 고객들은 인도받는 것을 기대하면서 돌아갔다.
국내 내연기관의 완성차 업체들 중에 한곳인 대현자동차에서는 난리가 났다.
즉시 비상대책회의가 열렸다.
화가 치민 정 회장이 회의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소리쳤다.
“카오스 모터스에서 7종의 모델 신차들을 선보이는데 당신들은 뭐 했어?”
“······”
“······”
“······”
간부들은 서로 눈치만 보면서 반박을 하지 못했다.
정 회장이 충분히 화를 낼만 했다.
대현 자동차에서도 나름 신차를 준비하고는 있었다.
그렇지만 카오스 모터스에서 워낙 과감하게 7종의 모델 신차들을 한꺼번에 선보인 것은 충격적이었다.
그것을 정 회장도 알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보면 신차 한 대를 선보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7종의 모델 신차들을 한꺼번에 선보였으니 충격을 받는 것이 당연했다.
카오스 모터스가 설립될 때만 하더라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랬는데 작년 부산 국제 모터쇼에 충격적이게도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를 선보였다.
전기차의 상식을 깨뜨리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사전 예약 주문 판매 1만 대가 매진되었다.
대당 2천만 원짜리 차인데 1만 대 매진은 대현 자동차에게 충격이었다.
무려 2천억 원의 매출과 상당한 수익이 예상되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12월 23일에 차를 인도하겠다는 것에는 부정적이었다.
뚝딱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인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걸 차질 없이 해내었다.
카오스 모터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예약 주문 판매를 실시했다.
내년 3월 초에 차를 고객에게 인도해 주겠다는 거였다.
너도나도 주문을 하면서 70만 대가 넘었다.
2002년 3월 5일 화요일 오전 9시가 되자 양재동의 카오스 모터스 생산 공장 앞에서 차례대로 고객들에게 차를 인도해 주었다.
“허억, 이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이건 말도 안 돼!”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는 대당 2천만 원이다.
물론 옵션에 따라서는 약간의 가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2천만 원이었는데 70만 대로 계산해도 무려 14조 원이었다.
수익이 10%만 되어도 1조4천억 원이고 20%면 2조8천억 원이었다.
이러니 모두들 믿지 못하고 부정하는 거였다.
그렇지만 모두 사실이었기에 충격적인 일이었다.
카오스 모터스 주식회사는 이 덕분에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면서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