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73화 (73/217)

제20장 카오스 중공업 1 (3)

청담동 제우스 빌라 펜트하우스 수련실.

현수가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여 오라클 마나심법을 운용하고 있었다.

츠츠츠츠!

수련실 바닥에는 투명한 수정 여의주 하나와 자수정 여의주 하나, 그리고 장미수정 여의주 하나를 놓고 농축 마나를 흡수하고 있었다.

마력으로 가공을 하여 심장 옆에 회전하고 있는 5개의 서클과 마력의 띠에 각각 불어넣고 있었다.

두 시간이 지나자 오라클 마나심법을 중지하고 감았던 눈을 떴다.

수정 여의주의 농축 마나를 충분하게 흡수하였기에 마력으로 충만해졌다.

“아, 좋다.”

가부좌를 풀고 일어났다.

스윽!

손짓으로 수정 여의주와 자수정 여의주, 그리고 장미수정 여의주를 염력으로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수련실의 문을 염력으로 간단히 열고는 밖으로 나갔다.

거실의 한쪽에 장식품처럼 장식하는 거라서 수정 여의주들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가사 도우미들은 수정 여의주가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각했다.

겉으로 보면 멋진 장식품이지만 농축 마나가 충전되어 많이 들어 있었기에 현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보물이었다.

“흐음, 원두커피나 한잔 마셔야겠군.”

메인 주방으로 가서 에티오피아 시다모 원두커피를 한잔 머그잔에 내렸다.

그것을 들고 거실로 걸어가서 커튼을 살짝 젖히면서 창밖의 아름다운 한강을 내려다보았다.

푸른 한강의 모습과 시민들이 산책이나 조깅하는 모습을 그냥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탁 트여서 좋았다.

청담동 제우스 빌라 펜트하우스가 168평형으로 넓고 럭셔리한 것도 좋기는 하지만 조망 즉, 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원두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내려다보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거였다.

6일 전에 일주일간의 특별 휴가를 내고 펜트하우스의 룸에서 신약보다 강력한 물약을 복용하고 무기력해지면서 침대에 누워서 시간을 보내었다.

염력을 이용하여 생수를 마시고 먹을 것도 먹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책들을 꺼내어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면서 각인 작업을 하였다.

새로운 지식들과 문화 등을 많이 알게 되었다.

아쉽게도 사업에 적용할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5일 만에 무기력한 것이 회복되었고,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그 이후, 수련실에서 오라클 마나심법을 운용하여 농축 마나를 흡수하여 마력으로 가공하여 심장 옆에 회전하고 있는 5개의 서클과 마력의 띠에 각각 불어넣었다.

“흐음, 카오스 중공업과 카오스 조선소의 사업 승인은 곧 나올 거야. 그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되는 거고 말이야.”

아공간을 형성하였으며 물약을 복용하여 초능력의 경지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수련실에서 농축 마나를 흡수하여 마력도 가득 채웠다.

모든 것들이 준비가 되었기에 이제는 6명의 원수들 중에 한 명을 찾아내어 제거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6명의 원수들을 떠올리더니 파노라마처럼 펼쳤다.

그런 후에 어느 놈으로 선택할지 잠시 고민을 했다.

“가장 만만해 보이는 놈들로는 오찬열과 장준성이니 이들을 한꺼번에 제거하는 것이 좋겠군.”

지금 2002년도에서는 오찬열과 장준성은 대학을 휴학하고 함께 밀크 단란주점의 웨이터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늦은 밤이나 새벽에 기회를 봐서 제거한다면 흔적도 남지 않고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현수는 강도처럼 칼이나 흉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시야가 미치는 먼 거리에서도 얼마든지 염력으로 간단히 죽여 버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제대로 고통을 느끼지도 못하고 죽여 버리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최소한 어느 정도 고통을 주고 나서 죽여도 죽여야 했다.

그게 현수가 원수들에게 남아 있는 원한까지 지우는 일이었다.

“둘에게 최대한 고통을 주면서 죽여야 해.”

전생의 미래에서 원수가 되었고, 원한까지 생겼지만 사실 밀레니엄 회귀를 한 이후에는 전혀 만난 적도 없고 어떤 연관성도 없었다.

전생의 원수였다는 것을 현수가 알고 있었기에 밀레니엄 회귀한 이후에도 잊지 못하고 찾아내어 죽이려는 거였다.

어차피 원수들은 살아 있어 봐야 사회에 나쁜 영향만 미친다.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갈취하며 그리고 협박까지 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잔인한 놈들이었다.

그런 점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죽일 명분은 차고 넘쳤다.

두 원수를 어떻게 죽일지도 다 생각했기에 계획대로 깔끔하게 처리하기로 했다.

머그잔의 원두커피를 다 마시고 뒤돌아 메인 주방으로 가서 씻어서 원래의 자리에 두었다.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서 회색 티에 바지로 갈아입었다.

평범해 보이는 점퍼를 걸친 후에 검은색 가죽 장갑을 점퍼 주머니에 넣었다.

흰색의 삼송 핸드폰과 지갑, 롤렉스시계 등은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넣었다.

“혹시 모르니까 마스크와 모자도 준비해 가는 것이 좋겠군.”

스윽!

마스크와 모자를 염력으로 끌어당기더니 손으로 잡았다.

태연하게 마스크와 모자를 썼다.

그런 후에 드레스 실을 나와 현관의 신발장을 열어서 검은색 운동화로 신었다.

전체적으로 평범해 보이도록 했고, 실수로 물건을 떨어뜨려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모든 준비가 되었기에 잠시 외출하고 돌아오면 되는 거였다.

“이제 가볼까.”

현수가 머릿속에 순간 이동할 곳을 떠올렸다.

스스스스!

현관에서 흩어지듯이 사라졌다.

대학로 밀크 단란주점.

대학로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 사거리에서 이화동 사거리에 이르는 길을 말한다.

서울대학교가 있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문화예술의 거리로 지정되어 있었기에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서울의 명소이다.

각종 음식점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술집들도 있었다.

밀크 단란주점의 웨이터로 일하고 있는 오찬열과 장준성은 선배 직원들이 출근하기 한 시간 전에 출근하여 청소부터 한다.

정식 웨이터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찬열과 장준성은 서로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이곳 밀크 단란주점에서 만나 서로 말이 통하고 해서 친구가 되었다.

둘은 밀대걸레를 이용하여 바닥을 닦고 있었다.

지하였기에 환기를 위하여 출입문도 활짝 열어 놓았다.

“휴우, 다 했다.”

“나도 끝났어.”

오찬열과 장준성은 밀대걸레를 들고 화장실로 가서 깨끗하게 빨아 한쪽에 두고는 뒷문으로 나갔다.

뒷골목에 서서 담배를 꺼내더니 입에 물고는 오찬열이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켜서 먼저 장준성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담배에도 불을 붙였다.

후욱!

들이마셨던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준성아, 내일 월급날인데 뭐 할 거야?”

“점퍼나 한 벌 사 입고 나서 횟집에서 회나 먹을 거다.”

“나도 내일 특별히 할 일이 없는데 따라갈까?”

“그래도 되고.”

“알았다. 나도 내일 월급 받으면 같이 가자.”

“그래.”

오찬열과 장준성이 담배를 다 피우고 꽁초를 화분의 흙에 비벼서 껐다.

그리고는 화분 옆에 놓인 백도 깡통에 버렸다.

둘은 뒤돌아 밀크 단란주점으로 들어가더니 환기를 위하여 열어 두었던 출입문을 다시 닫았다.

고급 손님들이나 단골들을 위하여 마련해놓은 룸이 5개였다.

이 룸들의 문도 청소하고 열어 놓았는데 하나씩 문을 닫았다.

마지막 룸의 문을 닫으려고 하다가 멈칫했다.

“어, 이게?”

“몸이 마비되었어. 어떻게 된 거야?”

오찬열과 장준성이 크게 당황했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룸으로 끌려들어 갔다.

우두둑! 우두둑!

“으악, 내 발목!”

“끄으으, 이게?”

오찬열과 장준성은 동시에 왼쪽 발목이 심하게 비틀어지다가 순간 뼈가 부러졌다.

너무나 황당한 상황이었다.

어찌된 것인지 이해를 하기도 전에 지독한 통증에 입에서 비명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왼팔과 다섯 손가락이 동시에 마음대로 비틀어지다가 뼈가 부러졌다.

멀쩡하던 왼팔과 다섯 손가락이 부러졌으니 이해가 되지도 않고 지독한 통증에 비명을 내질렀다.

‘으아악!’

‘크으으.’

뭔가 보이지 않는 기운이 오찬열과 장준성의 성대를 눌러서 비명이 입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았다.

지독한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번에는 오찬열과 장준성이 서로 마주 보고 섰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가 조종을 하는 듯했다.

정신은 멀쩡한데 몸은 누군가 조종하고 있으니 미칠 거 같았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어떻게 내 몸이?’

오찬열과 장준성은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누구라도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그럴 거였다.

퍼억!

‘우욱, 이자식이 미쳤나?’

오찬열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장준성을 노려보았다.

장준성도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장준성이 오른손 주먹을 다시 날려 오찬열의 얼굴을 가격했다.

퍼억!

‘커억!’

오찬열은 무방비 상태로 얼굴에 장준성의 주먹을 얻어맞았기에 분노가 치밀었다.

2초 간격으로 장준성이 계속 오찬열의 얼굴을 가격했다.

코피가 쏟아지고 뺨이 부어올랐다.

여기에 입술도 터져 피가 흐르고 이가 두 개나 부러졌다.

오찬열의 얼굴이 점점 엉망이 되었다.

그렇게 오찬열의 얼굴에 장준성의 주먹이 20번이나 가격한 후에는 반대로 역전이 되었다.

퍼억!

‘크윽!’

이번에는 오찬열의 주먹이 장준성의 얼굴을 가격했다.

조금도 봐주지 않고 강하게 주먹을 날렸기에 충격이 상당했다.

오찬열은 장준성에게 주먹으로 맞은 것이 있었기에 상황이 역전되자 통쾌했다.

그렇지만 장준성은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고 오찬열의 주먹을 얻어맞고 있어서 미칠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준성의 얼굴은 오찬열의 주먹 20번을 맞았기에 엉망이 되었다.

이번에는 다시 장준성의 주먹이 오찬열의 얼굴을 가격했다.

퍼억!

‘우욱!’

비명을 지를 만큼 충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명소리는 입에서 흘러나오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이 성대를 꾹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퍼억!

‘커억!’

오찬열과 장준성은 서로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상대의 얼굴을 가격했다.

더 이상 때릴 곳이 없을 정도로 얼굴이 엉망이 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배와 옆구리를 가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100번 정도 서로 주먹을 날렸기에 얼굴과 배, 옆구리에 피멍이 들었을 거였다.

그때, 느닷없이 공중을 가로질러 주방에서 사용하는 과일칼 두 자루가 날아왔다.

‘허엇, 이게 뭐야?’

‘어떻게 이런 일이?’

오찬열과 장준성의 오른손에 각각 과일칼 한 자루씩 쥐었다.

다음에 무슨 상황이 펼쳐질지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알 거 같았다.

역시나 이들의 예상은 정확했다.

오찬열이 먼저 오른손에 쥐고 있는 과일칼로 무심하게 장준성의 배를 찔렀다.

푸욱!

섬뜩한 소리가 나면서 과일칼에 찔린 장준성의 배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고통도 상당히 심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장준성이 오른손에 쥐고 있던 과일칼로 오찬열의 배를 힘껏 찔렀다가 뽑았다.

당연히 오찬열의 배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장준성과 오찬열은 서로의 엉망이 된 얼굴을 쳐다보며 지금의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치 귀신의 장난처럼 생각되었다.

그게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푸욱! 푸욱!

장준성과 오찬열은 마치 기계적으로 상대의 배와 옆구리, 가슴을 가리지 않고 과일칼로 찔렀다가 뽑았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 모든 일이 장준성과 오찬열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투명화 마법을 펼쳐 모습을 숨기고 있는 현수가 저지르고 있는 짓이었다.

서로 믿고 있는 친구이기에 충격은 더 컸을 거였다.

전생의 미래에서는 대단한 악당들이지만 지금은 웨이터로 아르바이트나 하고 있는 자들에 불과하다.

보통 사람들보다 좀 더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평범했다.

능력도 전혀 없는 그런 자들이었다.

그랬기에 현수에게 무방비로 당하고 있는 거였다.

‘그만해라. 많이 묵었다.’

‘그래. 그만해라.’

장준성과 오찬열은 목소리가 흘러나오지 않았지만 현수는 분명하게 알아들었다.

현수는 충분히 만족했다.

그랬기에 이제 그만 해도 될 거 같았다.

다만 이대로 두면 상처를 입기는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이것은 현수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확실하게 둘을 끝장내어야 했다.

스윽!

염력을 이용하여 장준성의 오른손으로 쥐고 있는 과일칼로 오찬열의 목을 찔렀다.

바로 뽑지 않고 계속 더 밀어 넣었다.

오찬열의 눈이 커지면서 입에서는 피가 주루룩 흘러내렸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쓰러져야 하는데 현수가 염력으로 오찬열의 몸을 붙잡고 세워 놓았다.

이번에는 오찬열로 하여금 과일칼로 장준성의 가슴을 찔렀다.

보통의 힘으로 깊게 박히지 않는데 그걸 현수가 염력으로 도와주었다.

점점 과일칼이 가슴 깊게 박혔다.

그제야 만족한 현수가 오찬열과 장준성을 붙잡고 있던 몸을 놓아주자 둘은 바닥에 허물어지듯이 쓰러졌다.

피는 계속 흘러나와 룸의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

둘은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축 늘어졌다.

현수가 투시 마법을 펼쳐 둘의 몸속을 투시하여 심장을 확인했다.

뛰던 심장이 드디어 멈추었다.

멀쩡하던 두 사람을 잔혹하게 살해한 현수였다.

전생의 미래에서는 원수였는데 밀레니엄 회귀한 후에는 사실 처음 보는 거였다.

그랬기에 서로 원한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었지만 살려두면 사회에 좋을 것이 없었기에 이렇게 복수를 한 거였다.

그때, 출입문을 열고 2명의 아가씨들이 들어왔다.

현수는 오찬열과 장준성의 심장이 멈춘 것까지 확인을 했기에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했어. 원수를 갚은 거니 돌아가자.’

스스스스!

현수가 순간이동을 펼쳐 사라졌다.

밀크 단란주점으로 들어온 2명의 아가씨들은 오찬열과 장준성이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렸다.

5개의 룸들 중에 하나의 룸에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는 다가왔다.

“꺄아악!”

“엄마야.”

오찬열과 장준성이 피를 흘리고 룸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겁에 질린 2명의 아가씨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밖으로 도망쳤다.

마담과 관리자에게 연락하고 경찰에도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룸의 바닥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오찬열과 장준성의 시신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

너무 처참한 사건 현장이었다.

경찰서에 지원 요청을 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력계 형사들과 과학수사대가 출동하여 조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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