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카오스 중공업 1 (2)
차려진 일식 요리들이 전체적으로 훌륭했다.
현수가 젓가락으로 생선초밥을 집어서 입에 넣었다.
우대그룹의 김일우 회장과 딸인 김수정이 말없이 조용히 식사했다.
식사 중에 대화를 하면 길어지기에 제대로 식사를 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단 식사를 먹고 후식이 나올 때 여유를 가지고 대화를 하면 되었다.
그것을 현수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차려진 요리를 먹는데 집중했다.
얼마 후에 차려진 음식들을 다 먹었기에 여직원들이 신속하게 치워주고 후식으로 녹차 아이스크림과 매실차를 차려주고 특실을 나갔다.
“자네 이번에 조선업에 뛰어들었나?”
“예, 그렇습니다.”
“으음,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
“제가 카오스 중공업을 자본금 10조 원에 설립하고 경남 거제시에 카오스 조선소를 설립하려고 부지 매입에 들어간 것을 아시지요?”
“으음, 물론이네.”
“회장님께서도 저를 애송이로 보고 무모한 산업에 진출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중공업과 조선소 산업은 다른 산업과는 다르네.”
“그걸 제가 모른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이네. 조선소를 만들고 운영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 강력한 경쟁 상대인 일본의 조선소들이 있고, 중국에도 대규모 조선소들이 생겨나고 있네.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거네.”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도전하겠다는 건가?”
“물론입니다. 저는 기존의 조선소 운영방식과는 다르게 운영할 겁니다.”
“다르게 운영한다니 그게 무슨 뜻인가?”
“어차피 회장님도 저의 경쟁 상대인데 지금 말해서 득이 될 것은 없습니다. 나중에 두고 보시면 자연스럽게 아시게 될 겁니다.”
“······”
현재 대현중공업은 시가 총액으로 5조 2천억 원이다.
삼송중공업은 시가 총액이 3조 8천억 원이며, 마지막으로 우대조선은 2조 7천억 원이었다.
한국의 3대 중공업의 조선소 규모를 합한 것과 조금 차이가 나는 것이 바로 카오스 중공업이었다.
이번에 얼마나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정부의 지원이나 은행 담보 대출도 아니고 김현수 개인의 자금 중에 일부를 투자한 거였다.
현수의 현재 주 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배당이었다.
그동안 3개월마다 배당을 실시하였는데 천문학적인 배당금을 배당했었다.
몇 번의 배당으로 인하여 대한민국 부자 순위 1위에 올라 버렸다.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허풍이나 거짓말이 아니고 사실이었다.
배당을 실시하여 천문학적인 배당금을 배당받아 국세청에 엄청난 세금을 납부하였기 때문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비자금이나 비공식적인 돈을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이 김현수였다.
지난 2월 15일에 배당을 실시하였을 때에는 무려 20조 원을 배당 하였는데 그중에 16조 원을 현수가 배당받았었다.
부모와 동생들인 가족들이 나머지 4조 원을 배당받았다고 알고 있었다.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자본금도 10조 원에서 5조 원을 상향 조정하여 15조 원이 되었다.
부채는 전혀 없고 15조 원의 엄청난 자본금에 회사 보유금이나 자산도 상당하다고 알고 있었다.
“회장님께서 제가 걱정이 되어 하시는 말씀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마음은 고맙습니다만 나는 다릅니다. 불과 2년 전인 2000년도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를 자본금 100억 원에 설립하였을 때만 하더라도 제약 업계에서 저를 비웃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무모하게 제약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현재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
“······”
우대그룹의 김일우 회장과 딸인 김수정은 알고 있었기에 대답하지 못했다.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는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개발하여 특허 신청을 하고 임상시험도 통과했다.
시판 승인을 받아 시판을 하여 국내와 미국에 초대박을 터뜨렸다.
그 이후 전 세계로 확대 수출을 하여 지금도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비만 치료제 신약 카오스 슬림과 치매 치료제 신약 카오스 큐라고 하는 두 가지 신약을 동시에 개발하여 역시 특허 신청을 하고 임상시험을 통과했다.
당연히 시판 승인을 받아 국내와 미국에 동시에 시판을 하여 대박을 터뜨렸다.
지금은 전 세계로 수출이 확대되어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이제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는 세계적인 제약 회사로 우뚝 올라섰다.
이 회사 하나만 하더라도 엄청난데 현수는 카오스 모터스와 카오스 에너지, 카오스 전자,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스타 건물관리까지 6개의 회사들을 보유하고 경영하고 있었다.
그런 김현수 사장이 이번에는 10조 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어서 카오스 중공업을 설립하고 카오스 조선소를 세우겠다는 거였다.
한국의 3대 조선소인 대현중공업과 삼송중공업, 그리고 우대조선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금 적지만 비슷하다고 해도 결코 큰 무리는 없었다.
이러니 모두들 현수를 두려워하는 거였다.
애송이에 무모해 보인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카오스 중공업의 카오스 조선소 사업 진출에 관하여 사업 승인을 고민하고 있지만 결국 승인을 해줄 거였다.
사업 승인 거부를 하기에는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컸다.
10조 원을 투자하여 산업에 진출하겠다는데 막을 명분이 부족했다.
현수는 망설이는 정부와 청와대, 여당 정치인들에게 보여주려는 듯이 거제도에 엄청난 부지를 매입하고 있었다.
거제도에서는 카오스 조선소가 생긴다는 것에 벌써부터 사업 승인도 나지 않았는데 흥분하고 난리였다.
지역 여론이 이렇게 사업 승인 찬성으로 나타나자 더욱 부담을 느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자청하고 나서면서 사업 승인을 해야 한다면서 떠들었다.
우대그룹의 김일우 회장은 전경련회관에서 처음 현수를 보았을 때에도 예사롭지 않게 보았었다.
25살의 젊은 애송이라고 생각을 했었기에 사업 성공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는데 직접 현수를 보고 나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누어 보고는 그게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엄청난 경영 능력을 가진 대단한 인물로 보였다.
그게 얼마 전이었는데 그때와 다르게 또 엄청나게 성장을 했다.
좀 엉뚱하고 무모해 보이기는 하였지만 느닷없이 10조 원을 투자하여 카오스 중공업을 설립하고 카오스 조선소도 짓겠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경악했다.
우대조선이 2조7천억 원에 불과한데 10조 원이라니 말이 안 되었다.
비서실장에서 조사를 지시했더니 결국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또 딸인 김수정을 자연스럽게 같이 식사를 하게 하여 만나게 해주려는 의도도 있었다.
“나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네.”
“······”
“······”
우대그룹의 김일우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특실을 나갔다.
그제야 현수와 김수정이 마주 보았다.
“전화해도 안 받던데요.”
“현장에 나가 있어서 받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에 전화가 오지 않은 것도 있고 낯선 전화번호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습니다.”
“카오스 중공업을 설립하고 카오스 조선소를 짓겠다니 정말 대단해요.”
“정부의 사업 승인이 나야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이미 거제도에 엄청난 부지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호오, 그것도 알고 있었습니까?”
“파격적인 행보인데 주시를 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수정씨는 제가 무모하게 보입니까?”
“그렇지는 않아요. 너무 엄청난 산업이라서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지금은 모두들 카오스 중공업이 실패할 거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그게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정말 자신감이 대단하시네요.”
“나는 아무 대책도 없이 자신감만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모두들 불가능하다는 것을 성공시키고 이 자리에 올라 있는 겁니다.”
“······”
김수정은 현수의 말에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오늘 보니 더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되었다.
자신감에 차 있었고 야망도 대단해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서초동의 일식 레스토랑 동경을 나왔다.
현수가 우대그룹의 김일우 회장에게 인사하고 김수정을 한번 쳐다보고는 몸을 돌려 대기해 있는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를 탔다.
건장한 경호원들이 신속하게 검은색 벤츠 S280과 검은색 그라니아에 나누어 타고 줄지어 출발했다.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김일우 회장이 김수정에게 말했다.
“김현수 사장을 어떻게 보았느냐?”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어요. 야망도 대단하고 말이에요.”
“이번에 10조 원을 투자하여 카오스 중공업과 카오스 조선소를 짓겠다고 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6개의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곧 대한민국 기업 순위를 발표하면 알게 되겠지만 순위가 우리 우대그룹 다음으로 4위라고 한다.”
“어머, 4위라고요?”
“그래.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순위가 11위인데 말이야. 이미 대한민국 부자 순위는 당당하게 1위이다.”
“······”
“잘 생겼고, 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스스로 일어난 자다. 그만큼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지.”
“아빠,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남자로서도 잘 생각해봐라.”
“알겠어요.”
김수정의 대답에 김일우 회장이 대기해 있는 차에 탔다.
차가 부드럽게 출발하자 김수정이 주차되어 있는 자신의 차로 다가갔다.
흰색의 스포츠카 포르쉐 911의 차 문을 열고 타더니 시동을 걸었다.
“확실히 재벌 2세나 3세들과는 달랐어. 경영 능력도 뛰어나고 잘생기고 말이야.”
현수가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한번 사귀어볼 마음도 있었다.
자연스럽게 연락하여 만나다 보면 정도 들고 그렇게 되는 거였다.
김수정은 예쁘고 몸매도 좋다.
집안까지 좋았기에 조건은 차고 넘친다.
현수의 여자로서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수는 테헤란로에 위치한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본사 빌딩 사장실로 돌아왔다.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을 다 해놓았기에 오후는 한가하게 보낼 수 있었다.
미스 김이 타주는 콜롬비아 원두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창가에 서서 테헤란로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오늘 점심 약속에 우대그룹의 김일우 회장을 만나면 카오스 중공업과 카오스 조선소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거라는 예상은 했었다.
그런데 김수정이 그 식사 자리에 나와 있었을 줄은 몰랐었다.
아마 자연스럽게 자신의 딸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가지도록 하려는 모양이었다.
보통의 남자라면 김수정에게 호감을 보였을 거였다.
외모나 조건으로 보면 최고의 신붓감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현수는 이미 미래그룹 이구영 회장의 손녀인 이지연과 사귀고 있었다.
미래그룹보다는 우대그룹이 더 순위가 높았다.
얼굴이나 몸매 등은 김수정도 좋기는 하지만 이지연이 더 대단했다.
어차피 현수는 미래그룹이나 우대그룹에 도움을 받을 생각이 없었기에 여자 자체만 보았다.
“후후후, 전생의 미래에서는 전혀 여자 복이 없었어.”
23살에 교통사고를 당하여 장애를 입어 고통을 받고 살았었다.
사실상 장애인이 되면 여자를 만나는 것이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거였다.
어느 여자가 장애인을 좋아하고 사귀겠는가 말이다.
물론 여자도 장애인이라면 서로 장애인이니 사귀거나 만날 수도 있을 거였다.
그렇지만 현수는 왼쪽 팔과 왼쪽 다리가 마비였기에 대부분 집안에서 생활했었다.
그랬기에 여자를 만나거나 사귀는 등의 기회는 거의 없었다.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 신약을 복용하고 기연을 얻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자를 사귀거나 만난 것은 아니었다.
밀레니엄 회귀를 한 이후에는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고 사업을 하여 엄청난 대성공을 거두었다.
현수가 가만히 있어도 여자들이 사귀자고 달려든다.
미래그룹의 이지연도 얼굴이 예쁘고 가슴 풍만하고 에스라인 몸매에 머리도 좋고 집안까지 좋았기에 고민을 하다가 사귀게 된 거였다.
만약 우대그룹의 김수정과 먼저 만나고 그랬다면 사귀었을 수도 있었다.
이제는 굳이 우대그룹의 도움을 받을 것도 아니었기에 김수정과 사귀기보다는 그대로 이지연과 사귀다가 기회를 봐서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지연이 매력적인 미녀이지만 사귈 생각은 아니었어.”
자꾸 마주치고 이지연의 고백으로 고민을 했었다.
계속 거부할 수 없어서 제안을 하였고, 서로 만나보면서 가까워졌다.
지금은 정식으로 사귀고 있었다.
아직까지 현수는 여자를 사귀어본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머릿속에는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연애 초보라 할 수 있었다.
아직 겨우 손을 잡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좋았다.
키스까지 하고 가까워지려면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