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64화 (64/217)

제17장 카오스 모터스 2 (4)

청담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레.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이라서 그런지 연인들이나 가족들이 모여앉아서 이탈리안 요리를 먹고 있었다.

손님들과 시선이 마주치지 않도록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테이블로 안내를 받았다.

유자 샐러드와 시저 샐러드, 토마토 파스타, 빠네 크림 파스타, 새우 크림 리조또, 페퍼로니 피자, 마르게리따 피자, 채끝 등심 스테이크, 그리고 음료로는 콜라와 사이다로 주문했다.

현수와 이지연은 잘 먹고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푸짐하게 주문을 하였다.

입고 있는 코트를 벗은 이지연은 몸매가 드러나는 흰색의 미니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오늘 일이 바빴습니까?”

“예, 크리스마스이브인데 정신없이 일했어요.”

“어쩐지 살짝 피곤해 보여서 말입니다.”

“내일은 쉬는 날이니 늦잠을 좀 자려고요.”

“그것도 피로를 푸는데 좋습니다.”

유자 샐러드와 시저 샐러드, 식전 빵, 그리고 콜라와 사이다를 직원이 차려주고 물러갔다.

이지연이 포크를 손에 들고 유자 샐러드부터 먹었다.

상큼하면서 달콤해서 입맛을 돋우었다.

“어제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카오스 모터스에서 전기차 카오스5를 고객들에게 인도해 주다니 대단해요.”

“고객과의 약속이니까요.”

“아무리 고객과의 약속이라도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

“신용은 사업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기에 지켜야 하는 거라서 말입니다.”

“그건 그래요.”

스윽!

갑자기 현수가 테이블에 선물상자를 올리더니 앞으로 내밀었다.

그것을 보고 이지연의 눈이 반짝였다.

“이거 뭐예요?”

“작은 선물입니다. 원래는 꽃다발도 주려고 했었는데 사람들 시선 때문에 그건 곤란할 거 같아서 뺐습니다.”

“잘했어요. 풀어 봐도 되나요?”

“물론입니다.”

이지연이 선물상자의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풀었다.

그랬더니 익숙한 로고가 보였다.

딸깍!

상자를 열어 보았더니 여성용 시계가 들어 있었다.

보통 시계가 아니었다.

여성용 피아제 사각 시계였다.

악어가죽 시계 줄에 사각 케이스는 18K 화이트 골드이며 테두리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는데 전부 48개나 되었다.

30미터 방수가 되며, 우아하면서도 세련되고 럭셔리했다.

시간을 나타내는 6, 9, 12가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가 되어 있었으며 3에는 피아제(PIAGET)라고 영문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가격은 3,500만 원이었다.

“어머, 너무 예뻐요.”

“잘 어울릴 거 같아서 구입했습니다.”

“아, 정말 안목이 대단해요.”

시계 상자에는 보증서와 설명서가 들어 있었다.

이지연도 몇 개의 시계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의상에 맞추어서 바꾸어 차고 다닌다.

그런데 현수가 선물한 피아제 시계는 럭셔리하면서도 디자인이 세련되어 어떤 의상에도 잘 어울릴 거 같았다.

이지연이 피아제 시계를 꺼내더니 자신의 왼 손목에 차고 있던 여성용 오메가 시계를 풀고 이것으로 차보았다.

역시나 아주 잘 어울렸다.

현수는 이지연과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는 것으로 하고 3개월을 만나보고 그때에도 좋으면 정식으로 사귀기로 했었다.

그랬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좋았었다.

서로 대화도 잘 통하고 만나면 즐겁고 좋았다.

아직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그렇게 3개월이 되었을 때 정식으로 사귀기로 했다.

현수와 이지연은 서로 말을 놓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귀더라도 말을 높여서 존중을 해주자는 의도였다.

그때, 주문을 했었던 토마토 파스타와 빠네 크림 파스타를 직원이 가져왔다.

나머지 음식들은 만드는 시간이 있어서 좀 더 기다려야 했다.

토마토 파스타와 빠네 크림 파스타를 테이블 가운데 놓고 접시로 덜어서 나누어 먹었다.

이러면 다 맛을 볼 수가 있어서 좋았다.

“맛있어요.”

“그렇군요.”

이지연은 현수가 선물한 피아제 시계를 벗지 않고 계속 차고 있었다.

오히려 오메가 시계를 시계 상자에 넣고는 명품 샤넬 핸드백에 넣었다.

“이 피아제 시계 비싸 보이는데 얼마나 해요?”

“3,500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어머, 역시 그럴 거 같았어요.”

이지연은 피아제 시계가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몰랐지만 2천만 원은 넘을 것으로 생각을 했었다.

그랬는데 3,500만 원이라니 고가의 피아제 시계였다.

“올해는 회사가 엄청난 성장을 했고, 내년도 기대가 되겠어요.”

“물론입니다. 지금보다 몇 배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럼 대한민국 기업 순위 10위권으로 진입도 가능하겠어요.”

현재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가 대한민국 기업 순위 11위에 있었다.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전 세계로 시판을 하여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올려서 가능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만 치료제 신약 카오스 슬림과 치매 치료제 신약 카오스 큐도 임상시험이 통과되어 정식으로 시판 승인을 받아 시판을 하고 있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시판중인데 효과가 우수하여 인기였다.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어서 앞으로 엄청난 매출과 수익이 기대되었다.

“대한민국 기업 순위 5위 안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자세한 것은 상황을 좀 더 확인해 봐야 합니다.”

“아마, 충분히 가능할 거 같아요.”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는 이렇고, 다음으로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에서도 업그레이드 해놓은 카오스2 무선 진공청소기와 공기정화기를 선보일 겁니다.”

“공기정화기요?”

“예,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기정화기를 개발했고 출시하는 겁니다.”

“대단하네요.”

“얼마나 인기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는 공기정화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은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인데 영화제작에 투자를 했었는데 개봉하는 영화들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명동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공사 중인데 개관 예정입니다.”

“어머, 영화관 사업도 하세요?”

“예, 이번에 명동에서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상영관이 20개라서 다양하게 영화를 선택하여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지연이 생각하기에 현수는 천재였다.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사업을 추진하는데도 불구하고 신선하고 혁신적이라서 놀라웠다.

“다음으로 카오스 모터스의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의 예약 판매로 3월에 인도를 해주기 시작하면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올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카오스 에너지 주식회사에서는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에 들어가는 에너지 칩을 생산하고 있어서 안정적으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산업에도 에너지 칩을 적용하도록 할 겁니다. 무선 제품이나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들에 적용을 시킨다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거든요.”

“놀랍네요. 그런데 카오스 모터스에서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의 각종 부품들을 생산하는 것은 벅차지 않아요?”

“하청업체를 확보하려고 했었는데 완성차 업체에서 압력과 방해로 어쩔 수 없이 자체 생산을 해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미래그룹의 계열사 중에 하나인 미래 엔지니어링 주식회사에서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들을 생산하여 납품하고 있는데 내가 한번 나서 볼까요?”

“흐음, 미래그룹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여 납품하고 있는 줄은 몰랐군요.”

“앞으로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의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좋아요.”

“그건 그렇습니다.”

“내가 나서서 한번 알아보고 알려줄게요.”

“그러면 나야 좋습니다.”

현수와 이지연은 서로 둘만의 다정한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데 사업 이야기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사업을 하는 현수이고, 이지연도 미래그룹 이구영 회장의 손녀이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청담동 제우스 빌라에서 독립하여 살고 있는 이지연이지만 가끔씩은 한남동의 본가에 간다.

본가에는 미래그룹 이구영 회장이 살고 있으며, 인근에 이지연의 부모 집도 있었다.

가끔씩 엄마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아빠는 미래패션 사장이기에 거의 매일 한 번씩은 만난다.

어제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는 현수와 저녁 식사를 했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기에 모처럼 온 가족들이 다 모이는 한남동의 본가를 방문했다.

역시나 가족과 친척들이 많이 있었다.

이지연에게는 삼촌들과 숙모들이고, 조카들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다 함께 모여앉아 차려진 식사를 맛있게 먹었다.

얼마 후에 식사가 끝이 나고 넓은 거실에 모여 앉아서 차와 과일 등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할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어요.”

“그래? 무슨 말이냐?”

“미래 엔지니어링 주식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에요.”

“미래 엔지니어링에 도움이 된다고?”

“예, 할아버지.”

“흐음, 무슨 말인지 자세히 해 보거라.”

“다름이 아니라 미래 엔지니어링은 자동차 부품을 전문으로 생산하여 납품하는 회사로 알고 있어요.”

“그래 맞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이구영 회장을 비롯하여 아빠와 삼촌 사장들까지 호기심을 보였다.

특히, 미래 엔지니어링의 셋째 삼촌이 더 관심을 보였다.

“카오스 모터스에서는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를 생산 판매하고 있어요.”

“카오스 모터스라고?”

“갑자기 카오스 모터스가 왜 나오느냐?”

“카오스 모터스에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여 납품해 보는 것은 어때요?”

“······”

“······”

“······”

모두들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서 순간 멍한 표정이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는 단연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였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었다.

천문학적인 배당으로 인하여 김현수 사장은 대한민국 부자 순위 1위에 올랐다.

회사도 덩달아 재계 순위 11위였다.

10위 안으로 진입한다는 것을 모두들 예상하고 있었다.

이렇게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 하나만 하더라도 진짜 대단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다.

조사를 해본 바에 의하면 김현수 사장과 부모, 그리고 동생들이 엄청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것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회사가 필요해져서 스타 건물관리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관리하고 있었다.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를 자본금 5천억 원에 설립하여 영화제작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영화관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를 자본금 5천억 원에 설립하여 카오스 무선 진공청소기를 개발하여 출시했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고성능에 디자인까지 좋아서 아주 인기였다.

다음으로 카오스 모터스 주식회사를 자본금 1조 원에 설립하더니 전기차 카오스5를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선보이더니 사전 예약 주문으로 1만 대 완판을 했다.

대당 2천만 원이기에 1만 대면 2천억 원이었다.

지난 23일 일요일에 김현수 사장이 약속한 대로 고객들에게 전기차 카오스5를 인도했다.

고객과의 인도 약속을 지켰기에 대단한 거였다.

여기에 카오스 에너지 주식회사도 자본금 5천억 원에 설립하여 전기차 카오스5에 들어가는 에너지 칩이라는 것을 개발 및 생산하여 보급하고 있었다.

벌써 김현수 사장의 회사가 6개나 되었다.

6개의 회사들 중에 스타 건물관리 주식회사는 김현수 사장과 가족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회사라서 제외를 하더라도 5개의 회사들은 잠재력이 대단했다.

이지연이 갑자기 미래 엔지니어링과 카오스 모터스를 연결하려는 발언에 모두들 놀랐다.

어차피 미래 엔지니어링은 자동차 부품들을 생산하는 회사이다.

그랬기에 카오스 모터스에 자동차 부품들을 생산하여 납품할 수만 있다면 매출과 수익이 높아지는 일이었다.

완성차 업체의 압력과 방해로 하청업체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알고 있었다.

만약 미래 엔지니어링에서 카오스 모터스와 납품계약을 한다면 기존의 완성차 업체와 관계가 불편해진다.

무조건 카오스 모터스와 납품계약을 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생각을 해봐야 하는 문제였다.

“할아버지, 아니 회장님. 카오스 모터스의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는 단순한 차가 아니에요. 고성능에 엄청나 기술력이 들어간 차에요.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는 사전 예약 주문 1만 대 완판이 되는 것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되었어요. 그리고 예약 주문도 32만 대가 넘었어요.”

“으음, 엄청난 것은 인정하지만 기존의 완성차 업체의 눈치를 봐야 하고 자칫 관계가 불편해진다.”

“물론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엄청난 먹이를 눈앞에 두고 거부할 건가요. 기존의 완성차 업체가 우리에게 얼마나 매출과 수익을 안겨주나요. 이번이 우리에게는 아주 큰 기회에요. 앞으로 카오스 모터스에서 계속 신차들이 쏟아져 나올 텐데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맞서 싸운다고 하더라도 이기기 어려워요.”

“맞서 싸워서 이기기 어렵다는 말은 인정하기 어렵구나.”

“김현수 사장은 카오스 제약 하나만으로도 대한민국 부자 순위 1위에 올랐어요. 그리고 신약 개발로 인하여 천문학적인 매출과 수익을 올려서 배당금을 챙겼고요. 현재 2가지의 새로운 신약도 시판이 되어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아시죠?”

“으음, 그래.”

“무시무시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고 전기 중형 승용차 카오스5를 자세히 분석해 보세요. 다른 회사의 전기차와는 달라요. 주행거리가 3천 킬로미터로 아주 길고 손쉽게 에너지 칩을 사무실이나 집에서 충전할 수 있어요. 앞으로 내연기관의 차들은 카오스 모터스의 전기차와 맞서 싸워서 이기기 어려워요.”

이지연의 말에 모두들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과 불편해질 수도 있겠지만 납품을 하게 되면 매출과 수익이 크게 높아진다.

거부하기에는 너무 먹이가 크고 탐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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