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61화 (61/217)

제17장 카오스 모터스 2 (1)

2001년 8월 16일 목요일.

테헤란로의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사옥 빌딩 20층 사장실에는 사장인 현수를 비롯하여 부모님들과 동생인 현민, 막내 여동생 유라, 그리고 김일수 고문 변호사와 한만수 고문 세무사, 5명의 부장들까지 자리했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5월 16일에 두 번째 배당을 실시했었다.

무려 8조 원을 배당하게 되어서 큰 화제가 되었었다.

그랬는데 오늘 3번째 배당을 하게 되었다.

비상장기업이고 지분을 가진 사람들이 전부 참석한 상태이기에 신속하게 배당 절차가 이루어졌다.

이번에도 사장인 현수가 직접 발표를 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자본금이 1조 원입니다. 이것을 이번에 5조 원으로 상향 조정하겠습니다. 반대하시는 분 계십니까?”

“······”

“······”

“······”

자본금을 무려 5배나 올리는 거였다.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라서 그런지 모두들 멍한 표정이었다.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가 얼마나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으로 매출과 수익을 올렸는지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비만 치료제 신약 카오스 슬림과 치매 치료제 신약 카오스 큐도 임상시험이 통과 직전이었다.

예상으로는 9월 초에 통과를 하여 정부의 시판 승인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시판이 되어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였다.

“없으시면 이대로 통과하겠습니다. 그럼 회사 보유 금이 14조 8,340억 원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12조 원을 배당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나머지 2조 8,340억 원은 회사 보유금으로 남겨두겠습니다.”

‘허엇, 12조 원!’

‘엄청나다.’

‘이게 말이 되는 거야?’

말이 안 될 정도로 충격적이지만 사실이라는 것이 중요했다.

이렇게 되면 사장인 현수가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배당금이 무려 9조6천억 원이었다.

물론 여기에서 세금을 제하면 좀 줄어들겠지만 엄청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현수의 부모와 동생 현민, 막내 여동생 유라가 각각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6천억 원씩 배당을 받게 되었다.

“그럼 김일수 고문 변호사님은 오늘 배당을 실시한 것에 대한 법적인 조치를 깔끔하게 해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한만수 고문 세무사님도 세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잘 처리해 주십시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여기 계시는 실무자들도 배당에 관한 것들을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완벽하게 정리를 해두세요.”

“예, 사장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3차 배당은 마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만 나가보세요.”

모두들 사장실을 나갔다.

미스 김과 여비서들이 쟁반을 들고 들어오더니 티 테이블에 찻잔을 내려놓고 마신 찻잔들은 회수했다.

“미스 김, 10분 뒤에 차 대기시켜주세요.”

“예, 사장님.”

미스 김과 여비서들이 사장실을 나갔다.

현수가 찻잔을 들어 원두커피를 마시고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며칠 후인 그러니까 8월 23일에 195억 달러를 조기 상환하면서 IMF 관리 체제가 완전히 종료가 됩니다. 그럼 많은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기에 부동산이 폭등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전에 오늘 배당받은 배당금을 이용하여 부동산 투자를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으음, 그게 좋겠구나.”

“아들, 나도 사실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생각했었어.”

“현명하게 잘 생각하신 겁니다.”

“형, 나도 부동산에 투자할게.”

“큰오빠, 나도.”

“그래. 명동 쪽으로 알아보고 상가 건물이나 빌딩을 매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동?”

“아들, 명동은 비싸.”

“그건 그렇습니다만 몇 년 후에는 지금보다 몇 배나 올라 있을 텐데도 말입니까.”

“그렇다면 비싸도 투자를 해놓아야겠어.”

“그러니까요. 오후 1시가 넘었지만 나가서 압구정 갈비에서 맛있는 갈비나 드시러 가죠.”

“크흠, 그러자.”

“아들, 그게 좋겠어.”

“형, 압구정 갈비 맛있었어.”

“유라 너는?”

“나도 그랬어.”

현수가 찻잔을 들어 원두커피를 다 마시고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옷걸이에 걸어 두었던 재킷을 걸쳤다.

가족들과 함께 사장실을 나와 대기해 있는 차를 타고 인근의 압구정 갈비로 이동했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질 좋은 한우 생갈비와 양념갈비를 주문했다.

숯불과 불판이 놓이고 각종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지글지글!

질 좋은 갈비가 맛있게 익고 있었다.

여직원들이 고기를 구워 주었기에 익으면 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면 되었다.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식사하는 거라서 너무 좋았다.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3차 배당이 실시된 것이 신문과 방송국의 뉴스로 보도가 되었다.

“우와, 엄청나다.”

“김현수 사장이 9조 6천억 원을 배당받았다고?”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어떻게 이런 배당이?”

현수의 가족들도 5%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6천억 원씩 전부 2조 4천억 원을 배당받았다는 것도 보도가 되었다.

사장인 현수까지 포함하면 무려 12조 원을 배당받은 거였다.

너무나 천문학적이라서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자본금이 1조 원이었는데 이번에 5배나 올린 5조 원으로 상향 조정이 되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가 바로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였다.

그런 만큼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높아졌다.

대한민국 기업 순위 11위에 올라 있었지만 10권 안으로 진입하는 것도 기정사실이었다.

현수와 가족들은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과 함께 서울 중구의 명동에 나와 있었다.

아직 IMF 관리 체제에 있었지만 명동은 활기차 보였다.

매물로 나온 상가 건물들과 빌딩을 살펴보고 매입을 하기로 했다.

현수는 한발 더 나아가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에게 위치가 좋은 곳의 상가 건물과 빌딩을 보고는 매입하는 것을 주선해 보라고 했다.

어차피 현수가 중개수수료를 두둑하게 챙겨주기에 한번 나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았다.

“현 시세보다 50%를 더 계산해 준다고 해보세요.”

“허엇, 시세의 50%나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야 건물주들도 솔깃하여 고민할 거 아닙니까.”

“으음, 그건 그렇습니다만 정말 괜찮겠습니까?”

“괜찮습니다. 건물주들을 잘 설득이나 하세요.”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위치가 좋은 곳들을 현수가 지정해 주었으니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이 최선을 다해 건물주들을 설득할 거였다.

설득되어 매매를 하면 좋고 아니어도 그만이었다.

매물로 나온 부동산들이 아직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자금만 충분하다면 부동산에 투자하여 상가 건물들과 빌딩을 매입해 놓으면 훗날 엄청난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었다.

‘흐음, 오늘 매입한 저 미오 빌딩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상영관 20개를 설치하면 되겠군.’

소유권이전등기 절차가 완료가 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그 이후에는 현수의 소유이기에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에 임대를 해주고 임대보증금과 월세를 받으면 되었다.

그럼 안정적으로 영화관 사업을 할 수 있었다.

미오 빌딩의 1층은 대형 화장품 가게를 하여 중국 관광객들을 사로잡으면 되었다.

앞으로 한류 바람의 영향으로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밀려올 거였다.

현수가 화장품 회사를 인수하여 직접 진출을 해도 되고 그게 아니라면 기존의 화장품 회사들 중에 크게 성장하는 회사에 투자를 해도 되었다.

너무 사업들을 독식하는 것도 그랬다.

‘가족과 의논을 하여 성장할 화장품 회사에 투자를 해놓는 것이 좋겠어.’

지금은 주식이 싸기에 매수를 하여 보유하고 있기만 하더라도 나중에 수십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현수는 가족들과 함께 명동에 나온 적은 처음이었다.

전생의 미래에서는 한 번도 없는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쇼핑하는 명동을 보니 활기차고 보기 좋았다.

“아버지와 어머니, 저기 들어가서 칼국수와 만두를 먹는 것이 어떻습니까?”

“칼국수와 만두?”

“예, 별미일 것 같습니다.”

“듣고 보니 별미일 것 같구나. 가보자.”

살짝 출출하였기에 간식으로 먹으면 적당할 거 같아서 모두들 칼국수 집으로 들어갔다.

손님들은 건장한 26명이나 되는 경호원들이 배치되자 긴장했다.

현수에게는 10명의 경호원들이 배치되고, 가족들은 각각 4명씩 배치되었기에 이것은 경호를 위해 어쩔 수가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는 하지만 신변안전을 위해서 경호는 필수였다.

김이 모락 피어나는 칼국수와 만두가 나오자 먹어보았더니 아주 맛있었다.

부모님들과 동생들도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현수의 기분까지 좋아졌다.

“아, 배불러.”

“맛있었어.”

“별미였어.”

칼국수와 만두를 먹었다고 속이 든든해졌다.

칼국수 집에서 나와 다시 명동을 돌아다니면서 상가 건물들을 살펴보았다.

보통 사람들은 명동의 상가들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구경하고 쇼핑을 하는데 현수와 가족들은 아니었다.

명동의 상가 건물과 빌딩을 살펴보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매물로 나온 것들을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이 자세히 설명해주면 현수가 판단을 해보고 매입을 결정했다.

매물이 아니더라도 마음에 드는 상가 건물이나 빌딩들은 청담 부동산의 김 중개인에게 말을 해놓았다.

건물주를 만나서 매매를 제안해보고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면 현수가 매입을 하고 아니면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오후까지 현수와 가족들은 명동을 돌아다니면서 상가 건물과 빌딩들을 쇼핑했다.

카오스 빌딩 15층 연구실.

현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5대의 클론들이 카오스5 3대를 조립하고 있었다.

검은색과 흰색, 그리고 은색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세련된 디자인의 그런 멋진 중형차였다.

엔진이 없으니 내연기관의 자동차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배터리를 대량으로 탑재한 그런 전기차도 아니었다.

전기 모터 구동 방식이기에 전기차라고도 할 수는 있었다.

배터리가 아니라 에너지 칩을 사용하는 거라서 아주 장점이 많았다.

출시가 된다면 혁신적인 제품이라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었다.

서킷과 일반도로에서 주행을 하여 확인 작업을 거쳐야 했다.

그런 다음에 정부에 사용 승인을 받아야 정식으로 출시하여 도로를 달릴 수 있었다.

자동차 키를 꽂아 돌려서 시동을 거는 방식이 아니라 스마트키를 채택했다.

그러니까 키를 꽂아 돌릴 필요가 없었다.

스타트 버튼만 누르면 시동이 걸리며 스마트키로 잠금이나 잠금 해제, 트렁크를 열거나 닫을 수도 있었다.

또한, 100미터 이내의 거리에서는 시동을 걸거나 끌 수도 있었다.

“이번 가을에 열리는 제1회 부산 국제 모터쇼에는 참여할 수 있겠군.”

서울 모터쇼는 2년마다 개최되며 2000년에 제3회 서울 모터쇼가 열렸었다.

2002년 11월에 제4회 서울 모터쇼가 열리는데 너무 길었다.

그렇지만 제1회 부산 국제 모터쇼는 9월 중순에 열린다.

이것을 알고 현수는 직원에게 지시를 하여 부스를 확보해 놓았다.

신생 카오스 모터스 주식회사가 제1회 부산 국제 모터쇼에 참여하겠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았었다.

아직 정식으로 완성차를 선보이지도 못했는데 참여하겠다니 말이다.

콘셉트 카를 선보일 수도 있는 것이기에 거부하지는 않았다.

“후후후, 이번에는 2500시시의 중형차 카오스5만 선보이지만 다음에는 소형차와 대형차도 선보일 거야. 그 이후에는 에스유브이와 승합차, 밴도 선보이면 되겠군.”

현수의 계획대로만 된다면 자동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거였다.

대량 생산에 차질이 없게 하려면 하청업체들도 확보를 해야 했다.

카오스 모터스 주식회사 자체로 모든 부품을 만들고 조립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자동차에는 많은 부품들이 들어간다.

앞 유리를 비롯하여 차 문의 유리, 그리고 타이어, 각종 내장재들도 그랬다.

하청업체를 확보하려고 하는 것에 완성차 업체들의 압력과 방해가 있을 수도 있었다.

아마 틀림없이 있을 거였다.

“만약 압력과 방해가 있다면 부품들을 수입하고 그것조차 어려워진다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처음부터 모든 부품들을 다 만들어야겠군.”

조금 더 일이 복잡해지겠지만 그렇다고 현수에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5D 프린터기를 더 만들어서 설치한다면 얼마든지 모든 부품들을 다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기존에 있는 부품들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말이다.

그렇게 되지 않고 하청업체들도 먹고 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흐음,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하기 위해서라도 5D 프린터기를 100대 정도 만들어 놓아야겠군.”

어차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5D 프린터기가 한 대 있었다.

이것을 이용하여 5D 프린터기 100대의 부품들을 만들어 내면 클론들이 나서서 조립 완성을 하면 되었다.

도난 걱정 없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곳으로 마법 공간에 넣어두면 되었다.

생각에서 깨어난 현수가 클론들이 조립을 하고 있는 카오스5 3대를 바라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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