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유명세 (2)
테헤란로 카오스 빌딩.
끼이익! 끼익!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와 검은색 벤츠 S280, 그리고 검은색 그라니아가 줄지어 멈추었다.
롤스로이스 실버스퍼 조수석에서 재빨리 내린 건장한 경호원이 차 문을 열어주었다.
그제야 고급 정장을 입은 현수가 여유로운 모습으로 내렸다.
건장한 10명의 경호원들과 함께 출입문으로 걸어가자 정복을 입은 경비대원들과 보안요원들이 상체를 숙여 인사했다.
테헤란로의 맞은편 빌딩 옥상에서 이것을 지켜보던 남자들이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내밀고 있었다.
찰칵찰칵!
현수의 출근 모습을 연속으로 찍었다.
“야, 잘 찍었지?”
“물론이지.”
“좋았어. 가자.”
이들은 재빨리 뒤돌아 사라졌다.
요즘 신문과 뉴스에서는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김현수 사장에 대한 보도가 자주 나왔다.
IMF 관리체제의 상황에서 믿어지지 않은 놀라운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생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는 작년 2000년 1월 초에 자본금 100억 원으로 설립이 되었는데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개발하여 특허 신청을 하고 임상시험에도 착수했다.
많은 제약 회사들이 신약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하지만 통과하는 것은 극소수이거나 거의 없었다.
그만큼 어려운 분야가 바로 신약 개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상 임상시험까지 통과를 하면서 시판 승인을 받고 시판하게 되었다.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시판까지 하다니 놀라워.”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신생 카오스 제약에서 이런 일이?”
종합병원이나 개인병원에 입원해 있는 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복용시켰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위암 말기 환자들의 증세가 빠르게 호전되었고 암세포도 크게 줄어들었다.
계속 약을 복용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위암이 완치가 되었다.
“흐흑, 살았다.”
“위암을 완치했어.”
곧 죽을 거라는 위암 말기 환자가 완치가 되어 버렸으니 놀라운 일이었다.
이러니 입소문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위암 환자들이 너도나도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복용하여 완치되었다.
국내에는 위암 환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죽지 않고 다시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여기에 미국에도 특허 신청을 하였고, 임상시험을 통과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정식으로 시판 승인을 받아 시판하게 되었다.
역시나 결과는 놀라웠다.
많은 위암 환자들이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복용하면서 증세가 호전되었고, 결국 완치까지 되었다.
“최고의 위암 치료제야.”
“약효가 독보적이었어.”
“정말 대단한 신약이야.”
의사들이나 환자들이 모두 약효를 인정하는 약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거의 모든 병원에서 주문을 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폭발적으로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카오스 제약의 생산 공장에서 풀가동을 하여 생산하고는 있지만 몇 개월의 주문이 밀려 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비만 치료제 신약 카오스 슬림과 치매 치료제 신약 카오스 큐를 동시에 개발하여 선보였다.
국내와 미국에 동시에 특허 신청을 하면서 임상시험도 착수했다.
지금은 제2상 임상시험이 마무리 단계였다.
크게 부작용도 없고 약효도 좋아서 곧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럼 제3상 임상시험에 착수할 수 있었다.
기대가 되고 있는 신약 두 가지였다.
비만 환자와 치매 환자에게 치료를 할 수 있는 신약이니 말이다.
최근 방송국과 신문사나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쏟아지자 현수는 출근할 때나 퇴근할 때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 덕분에 사진이 찍히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카오스 빌딩 앞에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와 경호원들의 차들이 멈추더니 차에서 내렸다.
그러니 기자들의 카메라에 얼굴과 모습이 찍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며칠 전에 5억 원짜리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가 인도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이 차를 출퇴근용이나 업무를 볼 때 타고 다니게 되었다.
기존에 타고 다녔던 검은색 벤츠 S280은 경호원들이 타게 되었다.
사장실의 옷걸이에 재킷을 걸어 놓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머그잔을 들고 창가에 서서 창밖의 테헤란로를 내려다보며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커피를 여유롭게 음미하면서 마셨다.
“아, 좋다.”
기자들이 잠복까지 하면서 현수의 모습을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늘 출근하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기자들이 사진을 찍어가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으음, 정말 집요한 기자들이야.”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바꾸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었다.
얼굴이 알려지면 유명세를 얻지만 반대로 유명세에 시달릴 수도 있었다.
한국의 서울에 살면서 언제까지 기자를 피할 수는 없었다.
집중 관심을 받고 있을 때 아예 작정을 하고 모습을 드러낸 거라 할 수 있었다.
시민들이나 기자들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며칠 전부터 건장한 경호원들로 10명을 데리고 다녔다.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를 설립하였으니 대기업들도 주시를 하겠군.”
갑자기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에서 자본금 5천억 원으로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아직 IMF 관리체제의 상황이기에 대기업들도 신규 사업에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인데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에서 아주 과감한 것인지 무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본금 5천억 원을 투자하여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대기업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정치인들까지 주시했다.
현수가 매입을 해놓았던 부동산들 중에 강남구 삼성역(무역센터)부근의 250평형 3층짜리 상가 건물을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의 사옥과 임시 생산 공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땅값이 비싼 강남구에 사옥과 생산 공장을 마련하였기에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든 상관이 없었다.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의 사옥 바로 옆에 사설 주차장을 하던 곳을 현수가 매입했었다.
이곳에 건평 500평형의 생산 공장을 신축하는 공사를 착수했다.
망고 건설회사에서 공사를 맡아서 진행하고 있었다.
현수의 지시로 헤드헌터 업체에 의뢰를 하여 우수한 인재 5명과 연구원 5명을 각각 영입했다.
IMF가 오면서 부도난 대기업들도 많았었다.
그런 회사에서 일하다가 퇴직한 우수한 실무 능력을 가진 인재로 5명을 현수가 직접 면접을 보고 영입했다.
5명의 연구원들도 부도난 대기업의 연구소 출신이었다.
이렇게 10명을 손쉽게 영입하여 현수의 지시로 움직이고 있었다.
어쨌든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에서 자본금 5천억 원을 투자하여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기에 주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고일보 1면에 김현수의 모습과 얼굴이 찍힌 사진이 기사와 함께 보도가 되었다.
그동안 화제의 중심인물이 바로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김현수 사장이었다.
학창 시절의 사진 같은 것들은 뉴스에 보도가 되기는 했었지만 최근의 사진은 아니었다.
그랬는데 최고일보에서 이번에 특종을 잡아 보도한 거였다.
겨우 24살인데 케이대 경영학과 2학년을 마치고 휴학하여 군 입대하여 만기 제대했다.
럭키복권 1등에도 3번이나 당첨이 되어 그 자금을 이용하여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신약 개발에 성공하여 4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배당금을 배당받았었다.
대기업 회장이나 재벌가가 아닌 24살의 젊은이가 자수성가한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바로 한국 부자 순위 3위에 올랐는데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은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
만약 회사 지분까지 가치가 책정되었다면 2위나 1위에 올랐을 수도 있었다.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가 비상장기업이고 작년 2000년 1월 초에 설립이 되었기에 사실상 1년이 조금 넘었다.
그러니 제대로 가치 측정이 되지 않은 것이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개발하고 특허 신청에 시판하여 대박을 터뜨렸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미국에도 특허 신청을 했으며,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하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 승인을 받아 시판하였다.
엄청난 주문량으로 인하여 생산 공장이 풀가동을 하고 있었지만 수개월치가 밀려 있다는 거였다.
그런 상황에서 비만치료제 신약 카오스 슬림과 치매치료제 신약 카오스 큐도 한국과 미국에 동시에 특허 신청을 하였고, 임상시험이 진행 중에 있었다.
첫 배당을 실시하여 천문학적인 배당금을 배당받으면서 엄청난 재력가가 되었다.
이러니 젊은이들의 우상이나 영웅이 되었다.
“어머, 잘생겼어.”
“귀티가 나.”
“24살인데 재벌이야. 재벌!”
“대단하다.”
“이런 남자를 사귀고 싶다.”
최고일보 특종으로 인하여 현수에 대한 관심이 끝없이 치솟았다.
방송국에서도 최고일보에서 보도한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기획 보도를 하였다.
“치이, 짜증나.”
이지연은 거실 소파에 앉아서 오렌지를 까먹으면서 뉴스를 시청하다가 다른 채널로 돌려버렸다.
용기를 내어서 사귀자고 하였는데 거절당했다.
그나마 친구처럼 끈은 남아 있었다.
이제 신문과 방송의 뉴스에도 얼굴이 공개되면서 여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이지연은 괜히 질투가 났다.
현수가 마치 자신의 남자처럼 느껴졌기에 더욱 그랬다.
아름다운 얼굴과 풍만한 가슴, 그리고 환상적인 에스라인 몸매를 가지고 있었기에 남자를 유혹하는 것은 너무 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현수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언제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로 바꾼 거야?”
차에 관심이 있어서 보통 여자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차들과 시세, 그리고 재원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는 4억 원 대이며 옵션에 따라 5억 원이 될 수도 있었다.
딱 보니 현수의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는 돈을 아끼지 않고 옵션을 많이 하여 5억 원으로 보였다.
너무 럭셔리하고 고가의 차라서 진짜 아무나 탈 수 있는 그런 차가 아니었다.
그런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를 24살의 현수가 타고 다닌다니 놀라웠다.
지하 3층 펜트하우스 전용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도 전부 고급 외제차들이나 스포츠카였다.
이지연 자신도 스포츠카 포르쉐 911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수는 여기에 페라리도 있었다.
물론 에스유브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와 벤츠 S280도 있었다.
이지연이 알기로는 국내에는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는 딱 2대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삼송 그룹의 이 회장과 현재 자동차의 정 회장이었다.
그런데 현수가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를 보유하고 타고 다니고 있으니 놀라웠다.
“4조 원의 배당금을 배당받았으니 한국 부자 순위 3위이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구입하고 타고 다닐 수 있는 거겠지.”
저런 대단한 능력을 가진 미남이기에 끌리고 더욱 매력적이었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그런 남자였다.
이지연이 갑자기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욕실로 들어갔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틀어서 받기 시작하더니 프리지어 향이 나는 입욕제를 넣었다.
곧 물이 채워지고 거품이 풍성해지면 들어가서 거품 목욕을 하면 좋을 거였다.
입고 있는 옷을 벗고 속옷까지 벗었더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신이 드러났다.
벽거울을 통하여 자신의 나신을 살펴보던 이지연이 중얼거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인데도 빠지지 않다니 대단한 남자야. 그렇지만 곧 나의 매력에 푹 빠질 거야. 두고 봐.”
이제까지 이지연이 작정하고 작업하여 넘어오지 않은 남자는 없었다.
현수가 사귀는 것을 거절하였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귀자고 할 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욕조에 따뜻한 물이 채워지자 끄고는 욕조에 들어갔다.
등을 기대고 거품을 만지면서 프리지어 향을 맡았다.
“아, 향이 좋아.”
눈을 감고 현수와 다정하게 데이트를 하는 것을 상상했다.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이지연은 자신도 모르고 점점 현수라는 늪에 깊게 빠져들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는 현수는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사장실에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제법 서류들이 많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서류를 꼼꼼하게 다 읽어보고 판단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린다.
그렇지만 현수는 아니었다.
불과 몇 초로 한 차례 스윽 훑어보기만 하더라도 서류의 내용을 다 읽고 파악이 가능했다.
보통 사람의 두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두뇌였다.
그런 만큼 승인을 하거나 보류를 시키는 것이 아주 빨랐다.
이것은 다른 간부들이 처리하는 속도와 비교하면 약 10배 이상 큰 차이가 있었다.
스윽! 슥슥!
서류에 만년필로 현수 자신의 사인을 능숙하게 했다.
결재서류철 두 개에 승인된 것과 보류시킨 서류들을 각각 놓았다.
집무 책상에 제법 되던 서류들이 어느새 다 처리하고 남은 것이 없었다.
“휴우, 다 처리했군.”
최근에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까지 설립을 하였기에 업무량이 늘어났다.
강남구 삼성역(무역센터)부근의 사옥에 사장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당분간은 테헤란로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사장실에서 두 회사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두 회사를 번갈아 가며 일을 하는 것보다는 한곳에서 일하는 것이 편리하고 좋았다.
나중에는 능력 있는 인물을 뽑아서 부사장에 임명하여 회사를 잘 관리하도록 할 거였다.
현수가 다 신경을 쓰고 처리하기에는 너무 바빴다.
앞으로 회사가 더 늘어나면 그때에는 분명 역부족이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유능한 인재들을 영입하여 중요 자리에 배치할 계획이다.
그래야 앞으로 현수가 여유롭게 사업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