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유명세 (1)
강남의 제이제이 수입차 매장.
모처럼 현수가 이곳을 방문했다.
역시나 많은 외제차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차들을 둘러보다가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가 눈에 들어왔다.
“호오, 롤스로이스로군요.”
“예, 그렇습니다. 이번에 입고되었습니다.”
남자 딜러 남 성태는 대답을 하면서 현수의 옆에 서 있는 4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을 힐끔거렸다.
20대로 보이는 현수가 들어왔을 때 주시를 했었다.
고급 정장을 입고 세련된 미남이었다.
재벌가나 상류층 자식으로 보였다.
그랬는데 명함을 받았을 때 보았더니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사장이었다.
‘허엇, 이 남자였구나.’
요즘 신문과 뉴스에 보도가 되어서 알게 되었다.
4조 원의 엄청난 배당금을 배당 받았다는 거였다.
이제야 4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제원 표를 앞 유리창에 걸어 놓았기에 그것을 보고 바로 제원을 파악했다.
검은색 롤스로이스 실버스퍼는 고급 럭셔리 브랜드의 끝판왕으로 옵션 포함 5억 원이었다.
V8 6750시시 가솔린 엔진에 후륜구동이며, 자동 4단 미션, 218마력이었다.
차 문을 열어 내부를 살펴보았더니 역시나 럭셔리했다.
그렇지만 디자인은 아주 마음에 든다고는 할 수 없었다.
웅장하고 멋있기는 하지만 90년대 시절의 세단답게 각진 형태였다.
지금의 시대에는 유려한 곡선미를 내뿜는 그런 차들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고급세단은 각진 형태로 출시가 되고 있었다.
독일 BMW로 인수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영국에서 만들어진 롤스로이스라 할 수 있었다.
‘나름 럭셔리하고 의미 있는 차야. 럭셔리 카의 끝판 왕이니 말이야.’
2001년도에서는 5억 원이면 엄청 고가의 자동차였다.
“이 차를 구입하겠습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자동차 남자 딜러 남성태는 현수를 상담실로 안내했다.
고급 원두커피를 타서 가져와 대접을 했다.
신속하게 계약서를 작성해 주었기에 사인을 했다.
대기해 있는 보험사 직원까지 있었기에 바로 자동차 종합보험도 들었다.
“언제 인도가 되는 겁니까?”
“점검을 하고 등록까지 해야 하니까 다음 주 화요일 오후까지는 인도해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현수가 건장한 4명의 경호원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뒤따라 나간 남자 딜러 남성태가 상체를 90도로 푹 숙여 인사했다.
그만큼 대단한 VIP고객이었다.
대기해 있는 검은색 벤츠 S280을 타자 조수석에도 경호원이 한 명 타고 부드럽게 출발했다.
바로 뒤에 있는 검은색 그라니아에는 3명의 경호원들이 타고 뒤따라갔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카오스 빌딩의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 사장실로 돌아온 현수는 옷걸이에 재킷을 걸었다.
사장 비서실의 미스 김이 김이 모락 피어나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커피를 가져와 티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미스 김, 김일수 고문 변호사는 연락이 되었습니까?”
“예, 사장님. 지금 오시고 계시다고 하셨어요. 곧 도착하실 거예요.”
“알겠습니다.”
미스 김이 사장실을 나가자 현수가 소파에 앉아서 찻잔을 들고 커피 향을 맡아 보았다.
이번에 구입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커피였다.
음미를 하면서 느긋하게 마셨다.
10분 정도 후에 사장실의 문이 열리고 미스 김과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들어왔다.
“미스 김, 고문 변호사님 차 한 잔 부탁해요.”
“예, 알겠습니다.”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소파에 앉으면서 말했다.
“무슨 급한 일이 있으십니까?”
“아주 급한 일은 아닌데 이번에 전자회사를 하나 설립하려고 합니다.”
“예? 전자회사를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자본금은 5천억 원으로 하고 최근에 삼성역(무역센터)부근의 부지들을 매입했는데 그중에 건평 250평형의 3층짜리 상가 건물 하나를 사옥과 임시 생산 공장으로 사용하면 될 것 같군요.”
“으음, 땅값이 비싼 강남구에 사옥과 생산 공장을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사옥 바로 옆의 주차장 부지에는 건평 500평형의 생산 공장을 하나 신축할 겁니다. 어차피 나의 개인 자금으로 매입한 부동산인데 카오스 전자회사를 설립하면 임대를 해주고 임대보증금과 월세를 받으려고 합니다.”
“으음, 당장은 그렇지만 앞으로 회사가 성장을 한다면 좁을 텐데요?”
“그렇기는 하지만 그건 그때 가서 결정하면 됩니다. 우선은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를 설립하고자 합니다.”
김일수 고문 변호사는 현수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땅값이 싸고 넓은 경기도인데 굳이 서울의 강남구에 자리를 잡는 것이 이상했다.
“지분은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처럼 나눌 것입니까?”
“이번에는 아닙니다. 내가 지분 100%를 보유할 겁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현수의 지시로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절차를 내일 당장 착수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말해 주었기에 그 밖의 일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스 김이 사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커피를 티 테이블에 내려놓고 물러갔다.
“갑자기 전자회사를 설립하다니 의외입니다.”
“그렇습니까?”
“예, 전자회사를 인수하는 거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자회사를 설립한다면 우수한 인재들과 연구원들도 대거 영입을 해야 할 것이고 말입니다.”
“인재들과 연구원들은 10명 미만의 최소한으로 영입할 겁니다. 대부분을 내가 담당하게 될 것이니 말입니다.”
“예? 사장님께서 직접 개발을 하시겠다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하기는 그렇지만 카오스 제약의 신약들도 전부 내가 개발한 겁니다. 연구원들은 내가 개발한 신약을 실무적으로 약간 거든 것에 불과하지요.”
“으음, 놀랍습니다.”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도 그렇습니다. 내가 대부분 개발하면 인재들이나 연구원들은 실무적으로 조금 거들면 되는 겁니다.”
“·······”
조금은 황당했지만 현수의 자신감에 찬 모습에서 왠지 믿고 싶어졌다.
찻잔을 들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커피를 마셨다.
‘케이대 경영학과 2학년을 마치고 군 입대하여 1999년 12월 중순에 만기 제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신약을 개발한 걸까?’
연구원 출신도 아니고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사업이 바빠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 복학은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사실 위암 치료제 신약 그린터치 정을 개발하여 특허 등록을 하고, 임상시험을 통과하여 시판 승인을 받고 시판을 하였다.
이것만 해도 놀라운데 미국에도 특허를 등록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시판 승인이 나서 시판이 되었다.
국내와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려서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올렸으며 지금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비만 치료제 신약 카오스 슬림과 치매 치료제 신약 카오스 큐도 국내와 미국에 동시에 특허 등록이 되었으며, 제2상 임상시험을 통과하여 제3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었다.
만약 이 두 가지 신약까지 임상시험을 통과하여 시판 승인을 받아 시판을 한다면 천문학적인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였다.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에서 최근에 첫 배당금을 배당했다.
그랬는데 80%의 지분을 가진 현수는 무려 4조 원을 배당받았다.
세금을 제하면 좀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엄청난 배당금을 배당받은 거였다.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더니 조금 전에 느닷없이 자본금 5천억 원으로 카오스 전자 주식회사를 설립하겠다고 한다.
최근에 삼성역(무역센터)부근의 부지들을 매입했는데 그중에 건평 250평형의 3층짜리 상가 건물 하나를 사옥과 임시 생산 공장으로 사용한다고도 했다.
땅값이 비싼 강남구에 사옥과 생산 공장을 활용한다니 상식적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본인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데 말릴 수도 없었다.
‘정말 예측이 어려운 사람이야. 그렇지만 지독한 돈 냄새가 나.’
이제까지 연속으로 성공한 것이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운이 큰 작용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럼 저는 김 변호사님만 믿고 있을 테니 깔끔하게 잘 진행하여 처리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곧 좋은 결과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소파에서 일어난 김일수 고문 변호사가 사장실을 나갔다.
그제야 현수도 덩달아 소파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테헤란로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장실로 미스 김이 들어오더니 티 테이블의 찻잔들을 들었다.
‘사장님은 정말 멋있어.’
창밖을 내다보고 서 있는 현수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사장실을 나갔다.
방송국과 신문사, 그리고 잡지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
그렇지만 현수는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얼굴이 알려져 봐야 좋을 것도 없었다.
“유명해지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생활에 불편하기만 해.”
유명해지면 유명세를 치루게 된다.
조금만 잘못해도 일이 확대되어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개발되지 않았기에 심하지 않은 것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양극화가 생기고 많은 사회 문제들도 발생하게 된다.
명백하게 잘못을 하였다면 자신이 잘못을 하였으니 반성하면서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게 아니라 오해이고 의도적으로 죄를 덮어씌우는 자들도 있었다.
일부 인기 연예인들이 그런 경우를 많이 당한다.
충격을 받고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
“쓰레기 같은 기자 놈들도 많지. 가짜 기자도 많이 생기고 말이야.”
언론에서는 사실의 유무를 따지지 않고 일단 기사를 내고 보자는 식이다.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수는 4조 원의 엄청난 배당금을 받았다.
그랬기에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너도 나도 인터뷰를 하려는 거였다.
“으음, 끈질기고 지독한 기자들이니 조심해야 돼. 자칫 그들의 함정에 말려들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죄 없고 멀쩡한 사람을 언론에서 매장시키는 일도 많았다.
대한민국 국민들도 양면성이 있어서 언론에서 나쁜 놈으로 떠들면 그렇게 알게 된다.
나중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늦었다.
제대로 해명도 어렵기에 나쁜 놈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부터라도 현수는 유명세에 철저히 대비를 하려고 마음먹었다.
만약 현수에게 누명을 씌우거나 협박, 압력을 행사한다면 절대 가만있지도 않고 가만두지도 않을 생각이다.
초능력을 펼칠 수 있고 마법도 익혀서 4서클 마법사다.
현수가 작정하고 나서면 조용히 은밀하게 죽여 버리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금반지 아티팩트 4개와 금팔찌 아티팩트 3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방심을 하였다가 실수로 금반지 한 개와 금팔찌 2개가 찌그러졌다.
아티팩트에 실패를 하더라도 소멸되는 것은 아니었다.
고압으로 찌그러뜨린 듯한 모습으로 변하는 거였다.
각인이 되지 않았기에 마법 공간이 생성되지 않는 거였다.
그랬기에 그냥 금은방에 재료비만 받고 팔아야 했다.
대신에 다시 특별 주문 제작을 세공사에게 하면 된다.
아티팩트도 자꾸 만들어 봐야 실력도 늘어난다.
“이런 나쁜 기자 놈들.”
현수에게 인터뷰가 되지 않았기에 기자들이 방향을 바꾸어서 현수의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접근하여 취재를 하였다.
거절하고 피하고 하였기에 정식으로 취재가 되지는 않았지만 일부만 입수한 정보로 마음대로 기사를 작성하여 보도를 해버렸다.
현수의 동생 현민은 다음 달에 서울의 최고 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한다.
나름 명문대이기는 하지만 SKY 대학보다는 밑이었다.
그래도 10대 명문대에는 들어가기에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최고 대학 경영학과를 다니다가 군에 입대하였다가 제대를 하면 복학을 하여 졸업한 후에는 현수의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에 들어올 거였다.
등기 이사로 되어 있었기에 최고 대학에 입학하여 대학생으로 공부를 하면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회사 일도 배울 거였다.
그리고 막내 여동생 유라는 고3이 된다.
역시 졸업한 후에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생으로 공부를 하다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식으로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에 다니면서 회사 일을 배울 예정이다.
이런 순진한 동생들에게 기자들이 접근하였다니 분노가 치밀었다.
“역시 기자들은 거머리 같은 놈들이야. 겉으로는 국민들을 위해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떠들지만 다 돈이 연결되어 있거든.”
혹시나 하는 생각에 현수가 동생들에게 안부 전화를 하면서 기자들이 접근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해두었다.
그 덕분에 기자들의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건장한 경호원들이 2명씩 배치되어 있었기에 기자들이 함부로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조치가 없었다면 큰 낭패를 당하였을 거였다.
현수의 마음 같아서는 기자들을 그냥 쓸어 버렸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일단 현수의 얼굴은 보도가 되지 않았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약 얼굴까지 공개되어 알려진다면 마음 놓고 다니기가 어려워진다.
현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