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서클 형성 (2)
카오스 제약 사장실.
소파에 앉은 현수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 우체국 택배가 도착했습니까?”
-안 그래도 전화하려고 했는데 뭘 또 이렇게 많이 보내었어?-
“좋은 특산물이 있어서 보내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과 함께 몸보신도 하고 그러세요.”
-그래. 아들 고마워.-
“천만에요. 그건 그렇고 별장 신축 공사는 잘 진행되고 있지요?”
-그래. 10일 정도면 완공될 거 같구나.-
“생각보다 빨리 완공이 되는군요.”
-그건 그래. 너희 아버지가 매일 둘러보고 흐뭇해하신다.-
“다행입니다. 요즘은 5촌 당숙이 집으로 찾아오고 그러지는 않지요?”
-그래. 이제는 잘 안 온다.-
“그거 다행이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왜 그렇게 귀찮게 하는지 말이야.-
“돈 욕심 때문입니다. 아무리 5촌 당숙이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믿어서는 안 됩니다. 아시죠?”
-그래. 나와 너희 아버지도 이젠 안 믿는다.-
“다행이네요. 그럼 이웃인 동건이네 부부는 자주 집으로 찾아옵니까?”
-우리가 반가워하지 않으니까 이제는 눈치를 보더니 안 온다.-
“우리에게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니 계속 경계를 해야 합니다.”
-알고 있다. 믿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인지 요즘은 그들의 행동을 보면 좋게 보이지도 않는다.-
“동건이네 부부는 올해 안으로 서둘러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될 것이니 그때까지는 참으세요.”
-그래 알았다. 그건 그렇고 집에는 언제 내려올 거야?-
“지금은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서 당장은 고향 집으로 내려가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다음 달에 보고 내려가겠습니다.”
-그래 알았다. 그만 끊자.-
“예, 어머니.”
통화를 종료한 현수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티 테이블에 놓인 찻잔을 들어 원두커피를 마셨다.
“흐음, 매일 원두커피를 마시다 보니 이젠 커피 애호가가 되겠어.”
한두 잔도 아니고 매일 5잔 이상씩 마시는 거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질리지 않고 오히려 더 맛이 좋았다.
이제는 커피의 향과 풍미까지 즐긴다.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하는 원두마다 풍미와 향, 맛까지 조금씩 다르기에 여비서에게 지시하여 다양한 원두를 구입하도록 했다.
신약 사업도 계획대로 착착 진행이 되고 있고, 퇴근하여 펜트하우스에서는 농축 마나를 흡수한다.
오늘 오전에는 수정 여의주와 자수정 여의주, 핑크색의 장미수정 여의주를 5개씩 총 15개를 구입했다.
굳이 국산이 아니더라도 브라질산이라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만약 보석이라면 미세한 흠집이 있어도 품질에 큰 차이가 있었기에 가격 차이도 있었다.
하지만 표면에 마법진을 새겨서 농축 마나를 끌어 모아서 저장하는 것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저렴한 브라질산 수정 여의주나 자수정 여의주, 장미수정 여의주도 싸고 좋았다.
구입한 것들을 들고 청담 주얼리 매장으로 가서 특별 주문 제작을 했다.
한번 한 적이 있었기에 세공사도 거부하지 않았다.
1천만 원이나 지불하였지만 상관없었다.
며칠 후에 방문하여 찾아가면 된다.
“후후후, 지금은 수정이 6개에 불과하지만 조만간 16개로 크게 늘어나면 농축 마나를 많이 흡수할 수 있겠어.”
현수가 2서클이 되면 아티팩트를 만들어서 은밀히 신강제약에 침투하여 이석열 상무와 김 과장을 가만두지 않을 거였다.
해코지를 하려고 하다가 이것을 예상한 현수가 재빨리 대비를 철저히 해놓았기에 피해 없이 넘어갈 수가 있었다.
앞으로도 계략을 꾸며서 피해를 줄 수도 있었기에 적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런 자를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생각이다.
신약도 복용하여 초능력 경지를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일이 바빠서 계속 뒤로 미루고 있었다.
그렇지만 조만간 기회를 봐서 신약을 복용할 예정이다.
마법이 3서클이 되면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원수를 찾아내어 피의 대가를 받아낼 생각이다.
사실 전생의 일이고 현재에서는 마주친 적도 없었지만 원한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번에는 원수들을 내 손으로 먼저 처리할 거야. 두고 봐, 너희들도 내가 느꼈던 처절한 고통을 느껴봐야 해.”
전생에서는 지독하게 당하고 고통만 받았었는데 이제는 반대 입장이 되어서 먼저 공격하여 작살을 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흥분되었다.
어서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했다.
그렇지만 모든 일들이 때가 있었다.
너무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당장 급한 일도 아니기에 밀린 일들을 다 처리한 후에 해도 충분했다.
퇴근하여 펜트하우스에서 농축 마나를 흡수한 후에는 거실 소파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면서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책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본다.
워낙 다양한 책들이라서 보고 배울 점들이 많았다.
한번 펼쳐서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머리에 각인이 되기에 현수 자신의 지식이 되기에 좋다.
운이 좋아서 아카식 레코드에 빨려 들어가서 방대한 책들을 머릿속에 저장시켰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머릿속에 저장한 책들은 얼마 되지 않았었다.
두 번째 방문으로 책장을 통째로 머릿속에 저장하면서 아주 방대한 책들을 입수할 수 있었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고 우연히 알게 된 거였다.
지금 현수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책들이 너무 방대해서 이것들을 다 읽어보려면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수 없었다.
어떤 책이 얼마나 있는지도 사실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책들을 펼쳐놓고 들여다보면 그게 전부 현수 자신의 진정한 지식이 된다는 거였다.
마법의 기초이론과 마법서도 그렇게 입수했다.
지금은 서클까지 형성했고 조금씩 경지가 높아지고 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나더니 사장실의 문을 열고 미녀 여비서가 들어와 말했다.
“사장님, 김 부장님이 보고드릴 것이 있다고 왔습니다.”
“그래요? 들어오시라고 하세요.”
“예, 사장님.”
미녀 여비서가 사장실을 나가더니 김 부장과 함께 들어왔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예, 알겠습니다.”
“원두커피가 좋은데 한잔 하겠습니까?”
“예, 주시면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미스 김, 그럼 커피 한잔만 부탁합니다.”
“예, 사장님.”
미녀 여비서 미스 김이 사장실을 나가더니 커피 한잔을 타가지고 들어와 티 테이블에 내려놓고 물러갔다.
김 부장이 찻잔을 들어 원두커피를 한 모금 마셔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무슨 보고입니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허가 신청을 해놓은 것이 드디어 시판허가 승인이 났습니다.”
“호오, 그래요?”
“예, 사장님.”
“예상보다 일찍 시판허가 승인이 났군요.”
“예, 그만큼 위암 치료제 신약인 그린터치 정의 약효가 좋아서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부작용도 없고 말입니다.”
“흐음, 그렇다면 생산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위암 치료제 신약인 그린터치 정을 생산하도록 해야겠어요.”
“예, 저도 사실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시판이 되면 국내 위암 환자들에게 큰 효과가 있을 겁니다.”
국내에 먼저 시판을 하면서 매출을 올리면 된다.
나아가 미국에 특허 신청한 것도 곧 승인이 되고, 임상시험도 통과한다면 시판이 빨라질 것으로 보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은 쉽지 않지만 한번 승인이 되면 위암 치료제 신약인 그린터치 정을 시판하기만 한다면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워낙 약효가 뛰어나고 위암을 완치할 수 있는 약이니 말이다.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일단 국내에 먼저 위암 치료제 신약인 그린터치 정을 시판하면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다음은 자연스럽게 미국이 되고 나아가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에도 판매가 될 거였다.
그럼 막대한 매출과 수익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신약 하나로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후후후, 나는 미래에서 개발에 성공하는 각종 신약들을 많이 알고 있지. 그것들을 차례대로 개발하여 출시할 거야.’
이렇게 된다면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가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우뚝 솟아나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또한, 미래 무기 분야와 과학 분야에도 적용할 것들이 많았다.
서기 2000년의 밀레니엄 시대이기에 아직 개발하지 않은 것들 중에는 스마트폰이 있었다.
모바일이라고 하는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파생되는 많은 회사들이 설립되어 등장하게 될 거였다.
검색 포털 서비스 내일, 글로벌 소셜 네트워킹 SNS 페이스북스 같은 것들 말이다.
세계적인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조네스도 있었다.
동영상 업로드와 음악, 분야별 동영상, 비디오클립 제공을 하는 너튜브도 있었다.
‘일단 내가 신약으로 자금을 끌어 모은 후에 그들보다 먼저 진출해야겠어.’
자금만 충분하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도 다 알고 있으니 어려울 것도 없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현수가 찻잔을 들어 원두커피를 마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허가 승인이 났으니 차질 없이 준비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만 나가보세요.”
“예, 그럼.”
자리에서 일어난 김 부장이 현수에게 인사를 하고는 뒤돌아 사장실을 나갔다.
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태연하게 원두커피를 마셨다.
청담동 제우스 빌라 지하 주차장.
검은색 벤츠 S280과 검은색 대현자동차의 대형 세단 그라니아가 멈추었다.
건장한 경호원들이 내리더니 차문을 열어주었다.
그제야 고급 정장을 입은 현수가 태연하게 차에서 내렸다.
“모두들 수고했습니다.”
“사장님, 그럼 들어가십시오.”
“그래요. 내일 봅시다.”
운전기사가 재빨리 검은색 벤츠 S280을 펜트하우스 전용 주차장에 주차했다.
모두들 검은색 대현자동차의 대형 세단 그라니아를 타고 출발하는 것을 보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면서 문이 열렸다.
등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파마머리의 이지연이 서 있다가 서로 눈이 마주쳤다.
흰색 리본 블라우스에 감색 재킷을 입고 검은색 미니스커트 차림이었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이지연이 엘리베이터에 타더니 10층 버튼을 눌렀다.
둘만 타고 있었기에 살짝 어색해졌다.
향긋한 장미향이 풍겨왔다.
특히 장미향은 현수가 좋아하는 향이었다.
서로 몇 번 마주치기는 하였지만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은 아직 없었다.
이지연은 예쁘고 몸매까지 좋으면서도 세련되었다.
그랬기에 남자라면 관심을 가질 미녀였다.
당연히 현수도 이지연에게 관심이 약간 있었지만 사귀어 보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었다.
이지연도 몇 번 현수와 마주쳤는데 신장이 178센티미터로 약간 크고 잘 생겨서 관심이 있었다.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재력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절대 펜트하우스에 살 수 없었다.
‘분명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거 같은데 왜 전화번호는 물어보지 않는 걸까?’
보통 남자들은 귀찮을 정도로 이지연에게 많이 말을 건다.
그렇지만 현수는 아니었다.
무관심하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분명 관심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번호를 물어보지 않으니 가슴이 답답했다.
‘내가 먼저 전화번호를 물어볼까?’
콧대가 높은 이지연이기에 먼저 남자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다 보니 어느새 10층에 도착했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그럼 들어가세요.”
“예, 올라가세요.”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면서 위로 올라갔다.
이지연은 살짝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먼저 자존심을 굽히고는 싶지 않았다.
1001호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
엘리베이터가 12층에 멈추고 문이 열리자 현수가 내리더니 출입문을 열고 펜트하우스로 들어갔다.
곧장 드레스 실로 들어가서 입고 있던 고급 정장을 벗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수정 여의주의 농축 마나를 매일 흡수하면서 빠르게 마력이 채워지고 있었다.
서클을 하나 더 생성하여 2서클이 되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흐음,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수련실에서 농축 마나를 흡수하는 것이 좋겠어.”
메인 주방으로 걸어가서 냉장고를 열어 시원한 생수를 한 병 꺼내었다.
생수를 마시고 나서 거실로 이동해서 커튼을 젖히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168평형 펜트하우스를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아서였다.
물론 11층의 84평형도 구입했는데 벌써 시세가 제법 올랐다.
앞으로 몇 배나 더 오를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느긋하게 기다리면 되었다.
“후후후, 모든 계획한 일들이 착착 잘 진행되고 있어서 좋아.”
만약 회귀를 하지 못했다면 지금도 장애를 가지고 고통을 받으면서 살고 있었을 거였다.
그랬기에 밀레니엄으로 회귀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당하여 평생 장애를 안고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걸 알고 있었기에 간단히 피할 수 있었다.
고교 동창 병규는 당연히 죽을 운명이지만 현수 대신에 조수석에 탔었던 동윤이가 허무하게 현장에서 즉사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현수가 나서서 막거나 말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으음, 오늘따라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다니 내가 감성적이 되었나?”
피식 거리더니 이제는 지나간 일들은 가슴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되고 살짝 흥분이 되었다.
미래를 알고 있었기에 사업을 하더라도 땅 짚고 헤엄치기나 다름이 없었다.
그 어떤 사업가보다 확실한 카드를 가지고 있는 거였다.
위암 치료제 신약인 그린터치 정을 시판하게 되면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가 큰 주목을 받을 거였다.
어쩌면 방송국이나 잡지 등에서 인터뷰를 할 수도 있었다.
뉴스에 보도가 되어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