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2화 (12/217)

제3장 비밀의 약 조제 (4)

“휴우, 드디어 비밀의 약을 조제하는데 성공했어.”

전생에서는 현수가 약의 특별한 이름이 없었기에 그냥 편의상 신약이라고 불렀었다.

밀레니엄으로 회귀한 이후에 처음으로 신약을 조제하는데 성공했다.

알약으로 20정과 농축한 물약으로 2병이었다.

물약은 투명한 플라스틱 병에 담았는데 10밀리리터 용량으로 한 모금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효는 강력하기에 처음부터 마시는 것은 무리였다.

신약을 알약으로 1정씩 복용하여 적응을 해야 했다.

그 이후에는 좀 더 많이 복용하면 된다.

“후후후, 신약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으니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어. 시간은 나의 편이니까 말이야.”

현수가 10밀리리터 용량의 물약 2병을 잘 밀봉시켰다.

그런 후에 만들어 놓은 신약 알약 20정도 플라스틱 약통 2통에 10정씩 나누어 담아 뚜껑을 꼭 닫았다.

당분간 신약을 다시 만들지는 않을 것이기에 과학 실험도구 세트를 정리하여 박스에 나누어 담았다.

약통과 물약을 손에 들고 연구실을 나왔다.

펜트하우스는 168평형으로 아주 넓기에 사용하지 않는 룸들이 많았다.

그중에 욕실이 붙어 있는 룸으로 들어가서 둘러보았다.

“흐음, 이곳에 준비하면 되겠군.”

처음 신약을 복용하면 무기력해지면서 손가락 하나조차 까딱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현수는 꼬박 일주일을 침대에 누워서 지내다가 기운을 차리고 일어났었다.

그 이후에는 요령이 생겨서 생수와 먹을 것을 준비하고 염력으로 마시고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수는 염력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다른 방법으로 준비를 해야 했다.

“편안하게 누워서 지낼 수 있도록 고급 침대를 구입해서 설치하고 생수와 먹을 것도 준비해야겠군.”

고개만 살짝 움직여도 생수를 마실 수 있고 음식도 먹을 수 있도록 해놓고 신약을 복용하면 될 거 같았다.

핸드폰으로 가구점에 연락을 하여 이미 봐두었던 침대로 주문을 했다.

그밖에 필요한 것들도 준비를 했다.

신약을 복용하면 일주일을 움직이지 못하기에 부모님과 동생 현민과 유라에게도 안부 전화를 했다.

다른 곳에서 특별히 전화가 올 곳은 없었다.

주문한 침대가 오후에 도착해서 룸에 설치했다.

그밖에 필요한 물건들도 준비했다.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속옷에 목욕가운으로 갈아입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침대에 등을 기대고 신약을 입에 넣고 생수를 한 병 마셨다.

그런 다음에 편안하게 침대에 누웠다.

약효가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으음, 무기력해지는군?”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전생에서 겪어 보았었기에 두렵지는 않았다.

손가락 하나조차 전혀 움직일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조금 힘이 들기는 하지만 느리게 움직일 수는 있었다.

그랬기에 마음먹으면 연결해놓은 관을 통하여 생수를 빨아 먹을 수 있었다.

다양한 음식도 준비되어 있었으며 두유도 연결된 관으로 마실 수 있었다.

가만히 누워만 있는 것은 매우 지루하다.

그래서 전생에서 아카식 레코드에서 입수한 책들을 떠올렸다.

우연히 아카식 레코드로 이동되어 약 5천여 권의 책 내용을 입수했었다.

머릿속에 각인이 되었기에 또렷하게 기억이 났다.

현수가 두 번째로 아카식 레코드로 이동하였을 때에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되돌아간다는 것을 알고 서둘렀다.

정확하게 얼마나 머물렀다가 돌아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다가갔었던 책장이 아니라 전혀 다른 방향의 책장으로 다가가서 책들을 꾹 누르면서 터치했다.

책에서 기이한 빛이 일어나더니 손가락을 타고 머리로 이동하여 각인이 되었다.

“역시 저번처럼 되는군.”

이번에는 옆의 책을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책장의 전면에 손바닥을 붙였다.

조금은 엉뚱한 짓이지만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츠츠츠츠!

놀랍게도 높이가 15미터에 30단의 칸에 길이는 100미터나 되는 거대한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에서 일제히 기이한 빛이 일어나더니 현수가 책장에 손바닥을 붙이고 있는 곳으로 이동해 왔다.

손바닥을 타고 머리로 이동하더니 책 내용이 각인되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거대한 책장 하나에는 30만 권의 책들이 꽂혀 있었다.

그러니까 현수가 한방에 무려 30만 권의 책 내용을 입수한 거였다.

“후후후, 나의 예상대로 되는군.”

자신감을 얻은 현수는 다른 책장으로 이동하여 손바닥을 붙여서 한꺼번에 책 내용을 흡수했다.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현수는 과감하게 다른 책장 앞으로 이동하여 한꺼번에 책 내용들을 흡수해 나갔다.

얼마나 이곳에 머물지 모르기에 조금도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많은 책 내용을 흡수하는 것이 현명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나절 정도 지난 것으로 보였다.

그동안 현수는 책장을 옮겨 다니면서 책 내용들을 흡수하였는데 무려 1650개의 책장이었다.

책장 하나에 30만 권의 책들이 꽂혀 있었다.

그러니까 4억 9500만 권이었다.

물론 책 내용도 다양하고 두께도 달랐다.

그 방대한 책의 내용들이 현수의 머릿속에 다 각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으음, 돌아갈 시간이 거의 다 된 거 같아.”

방대한 책들을 입수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언제 다시 이동해 올 수 있을지도 사실 알 수가 없었다.

처척!

마지막으로 옆의 책장에 손바닥을 붙였다.

책장 하나에 30만 권이었기에 현명한 짓이었다.

츠츠츠츠!

거대한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에서 일제히 기이한 빛이 일어나더니 현수가 책장에 손바닥을 붙이고 있는 곳으로 이동해 왔다.

손바닥을 타고 머리로 이동하더니 책 내용이 각인되었다.

30만 권의 책 내용을 흡수하자 손바닥을 거두었다.

역시나 돌아갈 시간이 되었기에 현수의 몸이 20미터 원형의 황금색 문양이 새겨져 있는 곳으로 끌려갔다.

현수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순간 암전이 되었고, 정신을 차렸더니 원룸의 침대였었다.

워낙 방대한 양의 책 내용들이라서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는 것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4억 9530만권이나 되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수십 년을 들여다보아도 다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방대했다.

여기에 첫 번째 아카식 레코드에 가서 입수하였던 5천여 권도 있었다.

“으음, 정말 엄청난 기연이었어.”

원래는 현수가 가만히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서 일주일을 보내야 하기에 엄청 지루하다.

그런데 전생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각종 책 내용들이 방대하게 있었다.

이것들을 꺼내어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면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을 거 같았다.

전생의 현수 자신이 살펴보지 않았던 것들을 펼쳐놓고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허엇, 이게 뭐지?”

현수가 침대에 누워서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던 책 내용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랬는데 책 내용 중에 황당하게도 마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전생의 현수가 살펴본 책 내용들 중에는 과학이 매우 발달한 행성에 관한 것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 경우처럼 마법에 관한 내용은 처음이었다.

“판타지 소설에서나 존재하는 마법이 정말 존재한다고?”

믿어지지는 않았지만 분명하게 지금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던 것들을 꺼내어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꺼번에 10권의 책 내용을 펼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다만 책이 장르별로 분류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무작위로 각인되어 있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서 다시 읽어보면 그때에는 머릿속에 차곡차곡 장르별로 분류가 되는 거였다.

어쨌든 10권의 책들 중에 8권은 마법과 관계가 없는 책들이었다.

다만 2권의 책이 마법에 관한 거였다.

‘마법총요’와 ‘마법이론에 관한 보고서’라는 책의 내용이었다.

마치 법전이나 백과사전처럼 아주 두껍고 내용이 방대했다.

아무리 두껍고 방대한 책이라고 하더라도 한차례 살펴보는 것으로 확실하게 이해가 되어 각인이 되었다.

그랬기에 두려움이나 어려움 없이 읽을 수가 있어서 좋았다.

“호오, 정말 신기하군?”

마법에 관한 책 즉, 마법총요와 마법이론에 관한 보고서 내용이 방대하였지만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마법과 유사한 점들이 많았다.

누군가 마치 마법 책을 읽고 전파한 듯한 느낌이었다.

지구에는 마법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당연히 마법사들도 없었다.

“흐음, 어쩌면 내가 세계 최초로 마법을 익힌 마법사가 될 수도 있겠는데?”

현수가 신약을 복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초능력 즉, 염력과 순간이동을 펼칠 수 있게 될 거였다.

여기에 만약 마법까지 익힌다면 엄청날 거였다.

무기력하기에 침대에 누워서 일주일을 지내야 하였기에 다른 것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랬기에 집중하여 책을 읽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현명하고 좋았다.

다른 책들보다 두껍고 방대하여 3배 정도 시간이 걸려서야 다 읽었다.

“드디어 다 읽었다.”

마법은 판타지 소설에서나 존재하지 현실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랬는데 마법총요와 마법이론에 관한 보고서를 읽고 나서는 마음이 바뀌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우주의 다른 은하계에 있는 어느 행성에는 마법이 분명 존재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 갈증 나.”

고개를 살짝 움직여서 관을 통하여 연결되어 있는 것을 빨아 당겨서 물을 마셨다.

차가운 생수는 아니고 미지근하지만 그래도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은 무기력해서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는 몸이었다.

일주일은 되어야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무리하게 일어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냥 편하게 침대에 누워서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책들을 꺼내어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았다.

“다른 것을 일체 할 수가 없으니 그냥 책이나 많이 읽어보자. 그게 남는 거야.”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가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랬는데 어느새 일주일이 흘렀다.

마치 몸이 마비가 되었다가 풀리는 거처럼 그렇게 순간적으로 현수의 무기력이 사라졌다.

자연스럽게 상체를 일으켰다.

“정말 신기하군?”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기력하여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였다.

그랬는데 지금은 전혀 다른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장난치는 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전생의 기억과 감각을 떠올리고는 순간이동을 펼쳐 보았다.

스스스스!

현수의 모습이 흩어지듯이 사라지더니 거실에 나타났다.

“호오, 이것 봐라?”

생각한 대로 순간이동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염력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무엇으로 시험을 해볼까 하고 살펴보다가 거실 한쪽에 있는 작은 화분을 발견했다.

귀여운 화분에는 선인장이 있었다.

빨간 꽃이 피어 있었는데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고 관리하기 편해서 하나 구입하여 놓아두었었다.

스윽!

현수가 오른손 검지로 가리키면서 공중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펼쳤다.

남들이 보기에는 장난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무게가 1킬로그램은 되는 작은 선인장 화분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후후후, 정말 염력이 펼쳐지는군. 좋아 아주 좋아.”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작은 선인장 화분도 움직였다.

혹시라도 실수하여 떨어뜨리면 박살난다.

조심스럽게 원래의 자리에 내려놓았다.

현수의 전생에서는 신약을 처음 복용한 후에 생겨난 염력과 순간이동으로 당황했었다.

나중에 연습을 통하여 알게 되었는데 염력은 무게는 최대 2톤까지 움직일 수 있었다.

승용차 정도는 간단히 공중으로 들어 올릴 수도 있었다.

버스도 공중으로 들어 올려 보려고 하였지만 무게 때문에 실패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 크기의 물건까지 염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편의상 승용차 정도 크기까지는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동 거리는 시야가 미치는 곳까지인 것 같은데 수백 미터를 이동시켜보고 그만두었다.

공중으로도 수백 미터는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염력은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순간이동도 극한까지 시험을 해본 것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말하기는 그렇지만 동해의 정동진까지 이동해본 것으로 보아서는 수백 킬로미터까지는 순간이동이 가능한 모양이었다.

염력이나 순간이동은 정확하게 측정한 것이 아니었다.

대충 이 정도까지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까지만 펼쳤다.

어쨌든 신약 한 알을 복용하고 얻은 초능력이기에 대단한 거였다.

“지금의 초능력도 대단하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좀 더 능력을 끌어 올린다면 충분히 손쉽게 복수도 가능하겠어.”

전생의 현수에게 고통을 주고 한을 남겨준 자들이 있었다.

밀레니엄으로 회귀한 지금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렇지만 미래에는 서로 연관이 되면서 지독한 고통과 수모 등을 겪었다.

절대 잊을 수가 없었기에 무조건 복수를 할 생각이었다.

전생에서는 철저한 을과 병의 하찮은 신분이었지만 지금은 슈퍼 갑이었다.

현수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먼저 기습 공격을 하여 복수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현재 아무것도 모르기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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