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비밀의 약 조제 (3)
“이제는 신약을 2정 복용해봐야겠어.”
복제한 신약 1천 정을 만들어 내었다.
그랬기에 보유하고 있는 신약이 충분했다.
1정씩 복용해서는 이제는 특별히 다른 점이 없었다.
능력이 향상된 것도 아니었고 새로운 능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머리가 더 좋아진 것도 아니었기에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고민을 하다가 신약 2정을 복용해 보기로 한 거였다.
어떤 위험과 부작용이 있는지 알지 못하였기에 살짝 두려움도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복용시켜 시험해볼 수도 없었다.
“신약 2정을 복용한다고 죽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생수와 먹을 것을 준비해놓고 신약 2정을 복용했다.
좀 더 무기력해지기는 하였지만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신약을 2정 복용한 거라서 그런지 3일 만에 기력을 회복했다.
나름 다양한 시험을 해보았지만 이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았다.
몇 번이나 신약 2정을 복용해 보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으음, 신약 복용을 늘려야 하나?”
선뜻 신약 복용을 늘리기에는 부작용과 위험성이 높았다.
그래서 안전하게 10회를 채워 보았다.
여전히 결과는 똑같았기에 어쩔 수 없이 신약 복용을 3정으로 늘렸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험을 택한 거였다.
확실히 신약 2정을 복용하였을 때와는 달랐다.
신약 3정 복용을 하였더니 무기력도 오래가서 5일 만에 회복했다.
염력과 순간이동 능력이 20% 정도 향상되었다.
머리도 훨씬 좋아졌는데 10%는 더 높아진 것으로 느꼈다.
노트북을 통하여 다양한 것들을 검색하여 다양한 전자책들을 읽어보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워낙 머리가 좋아졌기에 검색하여 전자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아하게 되었다.
서기 2062년의 미래 사회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인류가 우주선을 만들어서 태양계로 진출하기도 했다.
인간 수명도 평균 150살이며 더 오래 사는 사람들은 200살이 넘기도 했다.
이게 가능한 것은 상류층 인물들은 돈이 많기에 좋은 약들을 복용하기 때문이었다.
서민들도 혜택을 받고 있었기에 좋은 약으로 인하여 수명이 대폭 길어졌다.
그랬기에 장애를 가진 현수이지만 85살이면 청춘이나 다름이 없었다.
100살이 넘지 않으면 노인 취급도 못 받았다.
“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다니 믿어지지 않아.”
현수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에 마음대로 밖으로 나가서 산책을 하거나 돌아다니기 어려웠다.
대부분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나마 옆 호실을 얻어서 월세를 내면서 연구실과 실험실로 활용하고 있었다.
신약 3정을 복용하는 것을 10회를 하였더니 여러 가지로 많이 좋아졌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다시 신약을 4정으로 올려서 복용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신약을 5정과 6정, 7정을 복용하면서 시험을 해보았다.
현수의 기준으로 10회를 반복해본 후에 늘리는 방식이었다.
다시 신약 8정을 복용하더니 나중에는 9정, 그리고 10정까지 복용하게 되었다.
확실히 신약을 한꺼번에 많이 복용하니 강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능력은 생겨나지 않았다.
“한꺼번에 10정을 복용하려니까 이것도 힘들어 물약으로 바꾸어 볼까?”
물약이라고 특별할 것은 없었다.
다만 알약과 다른 점은 물약이라서 마시기 편할 거라는 거였다.
알약에 정제수를 넣고 녹이면 그게 바로 물약이었다.
호기심에 신약 1정을 정제수에 넣고 녹여서 물약을 만들어 마셔보았다.
몸이 적응을 해서인지 이제는 신약 1정으로는 별다른 느낌조차 없었다.
무기력에 크게 빠지지도 않았다.
한두 시간 쉬었더니 몸이 회복되었다.
며칠 푹 쉬면서 노트북을 이용하여 전자책들을 다운로드 받아서 읽었다.
워낙 많은 전자책들을 읽다보니 분야도 다양해졌다.
신약 10정을 정제수에 넣어서 녹여서 물약으로 만들었다.
이것을 처음으로 마셔보았다.
훨씬 간편하고 복용하기 좋았다.
정제수가 들어갔을 뿐 다른 약이 들어간 것이 아니었기에 신약 10정을 복용한 것과 같은 결과였다.
“으음, 또다시 모험을 해야 할 때가 왔군.”
과학 실험도구를 이용하여 신약 100정을 농축시켰다.
그랬더니 10밀리리터로 한 모금 정도의 적은 양이었다.
신약 100정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과연 이 물약을 마시면 몸이 견딜 수 있을까?”
너무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었다.
시험적으로 신약 20정을 녹여 물약으로 만들어서 복용할 수도 있었다.
크게 효과는 없을 거 같은 느낌이었다.
갑자기 변한 마음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런 무모한 짓은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현수는 물약을 손에 들고 망설였다.
너무나 무모한 시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뒤로 물러날 수도 없어.”
손에 들고 있던 물약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신약을 처음 복용하였을 때처럼 엄청나게 강렬한 약효에 정신이 몽롱해졌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마치 마약을 복용한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마약은 아니지만 약물을 복용하였기에 비슷한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어느 순간 엄청 무기력해지다가 순간 암전이 되었다.
현수는 어디론가 빨려들어 가는 듯한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으으, 여긴 어디?”
아주 낯선 이상한 곳에 현수가 서 있었다.
반신불수가 완치된 것이 아니었기에 아직은 몸이 불편했다.
정상인처럼 제대로 서 있는 것은 힘들었다.
바닥은 검은색 대리석처럼 매끄럽고 번들거렸다.
먼지조차 없었기에 한발 내딛으면 그냥 미끄러질 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현수가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약 20미터의 원형으로 황금색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처음 보는 문양이지만 럭셔리했다.
벽은 없고 천장인지 하늘인지는 모르겠지만 은하수가 펼쳐져 있었다.
우주선의 내부라고 하기에도 뭔가 이상했다.
낯설지만 공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질식사 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마치 초대형 도서관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람이나 외계인, 로봇이나 다른 것은 일체 없었다.
긴 책장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었으며 책들이 꽂혀 있었다.
책장의 높이는 5층 건물 정도 되니까 15미터는 되는 거 같았다.
길이는 100미터였다.
이런 책장이 사방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져 있었다.
호기심에 가까운 책장으로 다가가 보았다.
책장과 꽂혀 있는 책들이 눈에 보이기는 하지만 투명했다.
스윽!
현수가 손을 내밀어서 책장의 책을 한 권 뽑아 보았다.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크기는 정사각형에 가로와 세로가 50센티미터 정도 되었다.
사진 앨범 크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호기심에 펼쳐 보았더니 낯설고 처음 보는 문자로 되어 있었다.
“이 책은 뭐지?”
처음 보는 낯선 문자였기에 읽을 수는 없었다.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자가 쓰여 있고 그림도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라면 책을 덮는다.
그렇지만 현수는 그렇게 하지 않고 계속 페이지를 넘기면서 살펴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500페이지를 다 살펴보았다.
원래는 읽어야 하지만 처음 보는 문자였기에 읽을 수가 없었다.
머리를 갸웃거리면서 다시 책장에 책을 꽂았다.
파파팟!
갑자기 머릿속에 방금 살펴보았던 책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더니 촤르륵 페이지가 넘어갔다.
신기한 현상에 멍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불과 1분 정도 지나더니 500페이지가 끝이 났다.
다시 책이 접히더니 순간 사라졌다.
“아, 이건?”
놀랍게도 사진 앨범처럼 생긴 책의 내용이 다 이해가 되었다.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장에서 책을 뽑지 않고 그냥 손가락으로 꾸욱 장난처럼 눌렀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기이한 빛이 손가락을 타고 현수의 머리로 이동했다.
불과 몇 초 만에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의 내용들이 머릿속에 각인되면서 번역과 이해까지 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현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현수가 갑자기 양팔을 치켜들더니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에게 손가락을 활짝 펼쳐서 누르듯이 터치했다.
역시나 책에서 기이한 빛이 일어나더니 손가락을 타고 머리로 이동했다.
순식간에 머릿속에 각인이 되면서 번역과 이해까지 되었다.
누가 가르쳐 준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의 책들을 읽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제까지 이곳에 머물러 있을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책들의 내용을 각인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책 한 권에 손가락으로 누르듯이 터치하여 10초 정도 있으면 되었다.
“이곳은 지식의 보고야.”
현수는 계속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누르듯이 터치하여 내용을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두 번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연이라고 생각했다.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을 했는데 약 5천여 권의 책 내용을 입수했다.
한꺼번에 머릿속에 이렇게 많은 정보를 각인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니 신기했다.
100미터나 되는 긴 책장에 높이가 15미터는 되어 보였다.
초대형 책장은 30단에 길이가 100미터였기에 현수는 3단과 4단, 그리고 5단에 꽂힌 책들 위주로 입수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초대형 책장들이 사방으로 늘어서 있었다.
얼마나 많은 책들이 이곳에 보관되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누군가 있었다면 물어보기라도 할 텐데 아무도 없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현수 자신이 우연히 알아낸 방식으로 초대형 책장에 꽂힌 책들의 내용을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다는 거였다.
“으음, 이상하게 이곳에 머물 시간이 다 되어 가는 느낌이야.”
살짝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때, 현수의 눈에 6단에 꽂혀 있는 책이 한권 눈에 들어왔다.
마치 그 책이 현수를 유혹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호기심에 손을 내뻗어서 그 책을 누르듯이 터치했다.
책의 내용이 순식간에 현수의 머릿속에 각인이 되었다.
다른 책들을 몇 권 더 입수해 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현수의 몸이 20미터 원형의 황금색 문양이 새겨져 있는 곳으로 끌려갔다.
현수 자신의 의지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퍼엉!
마치 폭죽이 터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순간 암전이 되었다.
정신을 차렸더니 원룸의 침대였다.
상체를 일으킨 현수가 멍한 표정이었다가 정신을 차렸다.
벽시계를 보았더니 불과 10분 정도 지난 시간이었다.
“으음, 반나절은 그곳에서 보낸 거 같았는데 겨우 10분이라니 뭐지?”
기이한 도서관 같은 곳에서 약 5천여 권의 책 내용을 입수했다.
그것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파노라마처럼 펼쳤다.
마치 컴퓨터의 폴더에 저장해놓은 데이터를 다시 꺼내어 펼친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책의 내용을 입수하느라 정신이 없었기에 제대로 책 내용을 파악하지는 않았었다.
그걸 이제 다시 꺼내어 펼쳐서 들여다보고 있는 거였다.
아주 생소한 지식이었지만 수준은 아주 높았다.
“으음, 혹시 내가 가보았던 곳이 아카식 레코드가 아닐까?”
현수가 생각하기로는 아카식 레코드는 현재와 미래의 모든 사건, 상념, 감정이 명세 되어 있는 세계의 기억이다.
이 개념은 과거의 모든 사건의 흔적이 어딘가에 영원히 새겨져 있다는 발상에 기초하는 거였다.
신지론자들은 아카식 레코드가 아이테르 평면이라는 비물리적인 우주론적 평면에 기록되어 있다고 믿는다.
아카식 레코드에 대한 일화적 증거는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지만, 그 존재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직접 그곳에 다녀왔다.
누군가에게 말을 해도 그걸 믿어주지는 않을 거였다.
“흐음, 신약 100정을 농축시킨 물약을 마신 후에 그곳으로 이동했었어. 다시 시도하면 그곳에 갈 수 있을까?”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다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았다.
다만 당장 시도하지는 않을 거였다.
몸을 회복시키고 잘 먹고 하면서 영양 상태를 좋게 하고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책들의 내용도 살펴보면서 파악한 후가 될 거였다.
전생의 일들을 떠올리다가 깨어난 현수가 한강변을 바라보다가 뒤돌아섰다.
“다시 연구실로 들어가서 작업을 해야겠군.”
냉장고를 열어 시원한 생수 한 병을 꺼내어 들고 연구실로 들어갔다.
생수를 한쪽에 두고 보안경을 쓰고 라텍스 장갑도 꼈다.
그제야 의자에 앉아서 중지했었던 작업 과정을 살펴보고 다음 작업을 진행시켰다.
누군가에게 맡길 수도 없고 현수 혼자서 해내어야 하는 작업이었다.
“신약과 물약을 만들어 낸다면 초능력이 생길 거야. 그럼 나의 복수도 할 수 있어.”
현수는 전생에서 우연히 아카식 레코드로 이동되어 5천여 권의 책들의 내용을 입수했었다.
그 이후 한 번 더 아카식 레코드에 이동되었었다.
밀레니엄으로 회귀를 하였기에 젊은 날의 현수 자신이 되었다.
아직은 모든 것들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미약하지만 얼마든지 단계별로 발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