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7화 (7/217)

제2장 황당한 꿈 이야기 (3)

현민이와 유라는 학교에 가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현수는 집에서 모여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구워주시는 삼겹살에 된장찌개였기에 아주 맛있었다.

싱싱한 상추에 삼겹살을 올리고 쌈장을 찍어서 입에 넣었다.

풋고추도 된장에 푹 찍어서 먹었다.

이런 것이 너무나 맛있었다.

배불리 먹고 설거지를 한 후에 거실에 모여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연락도 없이 불쑥 5촌 당숙이 집에 찾아왔다.

가족 호칭으로는 현수의 아버지에게 5촌 당숙이었기에 현수에게는 6촌 내재종형제(고종형제)였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5촌 당숙이라고 하다 보니 현수도 편의상 5촌 당숙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다른 친척이 있는 자리에서는 할아버지나 다름이 없었지만 호칭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6촌 형님이라고 부른다.

현수는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설마 했었는데 진짜 불쑥 연락도 없이 5촌 당숙이 집으로 찾아오자 살짝 당황했다.

아무것도 몰랐다면 5촌 당숙의 말에 속아서 100만 원에 땅을 전부 팔았을 거였다.

그렇지만 현수에게서 땅값이 폭등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촌 당숙이 찾아와 땅을 팔라고 한다는 것도 알았기에 당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어머니가 커피를 타서 가져왔다.

5촌 당숙이 커피를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본론을 꺼내었다.

역시나 땅을 팔라고 하는 거였다.

땅값을 후하게 쳐주겠다고 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무덤덤했다.

아마 속으로는 5촌 당숙을 비웃었을 거였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땅을 팔 생각은 없습니다.”

“50만 원을 받는 땅인데 100만 원이 적어?”

“예, 적습니다.”

“뭐라고? 자네 아직 상황 판단이 안 되나?”

“상황 판단이 안 되는 것은 5촌 당숙입니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조금만 더 있으면 판교가 개발이 됩니다. 그럼 지금보다 몇 배나 땅값이 폭등을 할 겁니다. 그런데 겨우 평당 100만 원이라니 다른 곳에 가서 땅을 구입하십시오.”

“자네가 가지고 있는 땅이 위치가 마음에 들어서 매입하려는 거야.”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는 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흥, 평당 100만 원이면 서로 팔려고 할 거야.”

“그럼 그곳에 가서 땅을 사십시오. 저는 팔 생각이 없습니다.”

“에잉, 고집은.”

“아무리 뭐라 하셔도 팔 생각이 없습니다. 그만 돌아가세요.”

평소에는 아버지가 5촌 당숙에게 저렇게 당당하게 말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현수의 말을 듣고는 5촌 당숙을 다시 보게 되었다.

강압적으로 땅을 매입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천억 원으로 팔 수 있는 땅이라는 것을 알기에 굳이 헐값에 넘기고 싶지 않았다.

농협에 가서 담보대출금도 다 갚았다.

여기에 자신과 아내의 통장에는 각각 10억 원씩 들어 있었다.

그랬기에 굳이 5촌 당숙에게 숙이고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리 친척이라고 하더라도 선의로 다가온 것이 아니기에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5촌 당숙이 아버지를 쏘아보더니 벌떡 일어나 나갔다.

아무리 친척이라고 하지만 너무 무례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런 5촌 당숙의 행동을 보고서야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아버지가 대문 앞까지 나가서 5촌 당숙을 배웅하고 대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왔다.

“가셨습니까?”

“그래. 5촌 당숙을 좋게 보았었는데 완전히 나의 착각이었다.”

“여보, 나도 그래요.”

“오늘은 돌아갔지만 다시 여러 번 찾아올 겁니다. 강요와 압박이 심해질 겁니다.”

“그래도 땅을 팔 수 없어.”

“맞아요. 현수의 말처럼 몇 년 지나면 몇 배나 폭등하는데 왜 팔아요.”

“맞습니다. 몇 년만 지나면 수천억 재산가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파는 것이 어리석은 겁니다.”

“으음, 나도 오늘 5촌 당숙을 보니 땅을 팔 생각이 없어졌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니 몇 년을 기다릴 수 있어.”

“예, 아버지.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 돈 냄새를 맡고 이웃인 동건이네가 찾아오니 잘 대처를 하세요.”

“그래 알았다.”

“이웃인 동건이네가 겉으로 보기에는 순박하지만 속에 능구렁이가 들어 있습니다. 절대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에는 무슨 일로 사기를 칠지 모릅니다. 그리고 절대 10만 원 이상은 빌려주지 마세요. 돈 거래를 하였다가는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꿈에서는 2년 후에 다른 이웃에게 사기를 치고 야반도주를 하였거든요.”

“야반도주를?”

“예, 그러니 결코 좋은 이웃이 아닙니다. 항상 경계를 해야 합니다.”

“으음, 순박하게 보이는 동건이네가 그럴 줄이야.”

“사람은 겉으로 봐서는 모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6촌 내재종형제(5촌 당숙)의 행동을 보셨으니 아실 겁니다. 순박하게 보이는 동건이네도 믿어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다.”

“으음, 알았다.”

“나도 앞으로 동건이네를 경계할게.”

“예, 그게 현명합니다. 그리고 몇 년 후에는 땅값이 폭등하여 팔면 수천억 부자가 되니까 너무 무리하게 과수원 일을 하지는 마세요. 자칫 아프거나 병이라도 들면 고생합니다.”

“듣고 보니 그렇구나.”

“예, 아버지. 어머니도 너무 과수원 일을 열심히 도와주시지 마세요. 일이 바쁘면 돈을 들여서라도 사람을 고용해서 하고 말입니다. 몇 년 후에는 수천억 부자인데 미련하게 일을 많이 하는 것은 고생만 하고 어리석은 짓입니다. 앞으로는 과수원 일이 본업이 아니라 취미로 하는 걸로 생각하세요. 사실 과수원으로 큰돈이 되지는 않습니다.”

“으음, 알았다.”

“며칠 후에는 저와 함께 서울로 올라가셔서 럭셔리한 집도 구경시켜 드릴게요.”

“그러자.”

“아들, 집이 그렇게 넓고 좋아?”

“예, 168평형 펜트하우스입니다. 구경해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앞으로 저는 재벌이 될 텐데 이런 과수원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귀부인처럼 가꾸고 하면서 여행도 다니고 즐기면서 사시는 것이 좋습니다. 몇 년 후에 과수원 임야를 처분하겠지만 이 집과 주변의 땅들 약 3천 평은 남겨서 별장으로 이용해도 좋습니다.”

현수의 말에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씨익 웃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었고 커피까지 마셨으니 나른해졌다.

방에 들어가서 낮잠을 자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저는 방에 들어가서 낮잠을 좀 자고 일어나겠습니다.”

“그렇게 해라.”

“아들, 저녁은 뭐 먹고 싶어?”

“소고기 미역국이 좋겠습니다.”

“알았어. 들어가 푹 자.”

“예,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현수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 낮잠을 잤다.

현수가 낮잠에서 깨어났다.

잠결에 무슨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서 깬 거였다.

상체를 일으키더니 하품을 하고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방을 나왔더니 거실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이웃인 동건이네 부부가 거실 소파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현수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주방으로 걸어갔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현수는 다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했다.

냉장고를 열어 시원한 보리차 물을 컵에 부어서 마셨다.

‘역시나 주식투자를 권하는군.’

겉으로 보기에는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실상은 작전주에 주식투자를 하는 거였다.

처음에는 제법 오르다가 나중에는 폭락을 하여 대부분을 탕진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웃인 동건이네의 말만 믿었다가 결국 큰 손해를 보는 거였다.

다른 이웃에게 사기를 치고 야반도주를 하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현수가 충분히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해놓았기에 당하지는 않을 거였다.

역시나 아버지와 어머니는 편안한 표정이었다.

‘으음, 현수의 말대로 찾아왔군.’

‘아들의 말대로 주식투자를 권하다니 신기해.’

몰랐으면 속고 결국 큰 손해를 보겠지만 미리 다 듣고 알고 있었다.

그러니 어설픈 사기에 당하지 않았다.

작전주인 어느 회사에 주식투자를 하는지도 다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절대 당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러니까 형님, 한번 저를 믿고 투자를 해보세요.”

“듣고 보니 좋은 정보이기는 하지만 나 돈이 없다.”

“농협 담보대출금을 갚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건 어디에서 들었어?”

“농협 직원이 저의 외사촌입니다.”

“그래? 그래도 나는 돈이 없다.”

“형님, 그러지 마시고 저의 정보로 돈 좀 버시죠.”

“자네의 말은 고맙지만 나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을 거다. 그냥 과수원 일이나 열심히 할 거니 더 이상 권하지 마.”

“으음, 알겠습니다.”

아버지가 단호하게 거절을 하니 동건이네 부부도 더 이상 권유할 수가 없었다.

설득이 어렵다고 판단을 하였기에 그만 거실 소파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현수의 말을 듣고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동건이네 부부가 찾아와 주식투자를 권하였다.

몰랐다면 속을 수도 있었지만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었기에 어설픈 사기에 당하지 않았다.

이로써 현수의 조언으로 5촌 당숙과 이웃인 동건이네 부부를 간단히 물리쳤다.

한편, 용돈이 풍족해진 유라는 학교 매점에서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었다.

그동안 여러 번이나 얻어먹었기에 크게 한번 샀다.

“큰오빠 덕분에 친구들에게 체면이 섰어.”

앞으로 자주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줄 생각이기에 학교생활이 즐겁고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현민이도 학교 친구들에게 분식집에서 맛있는 김밥과 김치볶음밥, 그리고 돈가스를 사주었다.

학원에서도 친구들에게 음료수와 빵을 사주었기에 칭찬을 들었다.

토요일 오후에 가족들을 차에 태워서 서울로 오려고 했었지만 마음을 바꾸었다.

금요일에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점심을 먹고 출발하여 서울로 올라왔다.

대륙은행 본점으로 가서 럭키복권 1등 2매와 2등 2매의 당첨금을 수령하려고 했다.

담당자는 몇 주 전에 당첨된 현수를 알아보았다.

이번에도 럭키복권에 당첨된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33%의 세금을 제하고 164억 5800만 원을 수령하게 되었다.

이전보다 훨씬 많은 당첨금이었다.

“후후후, 이 정도면 충분히 회사를 설립하여 시작할 수 있겠어. 물론 그전에 작업부터 해야 하고 말이야.”

단기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을 이제 다 처리하였기에 본격적으로 현수가 원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청담동 제우스 빌라 11층 1101호는 임대를 놓지 않고 비워 놓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임대를 놓을까? 아니면 가족들이 사용하는 집으로 활용할까?”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임대를 놓아서 월세 수익을 올리는 것도 좋을 거 같았다.

이게 아니라면 가족들이 사용하는 집으로 활용해도 나쁘지 않았다.

당장 급한 것이 아니었기에 며칠 더 고민을 하여 결정하기로 했다.

“흐음, 내일 토요일 오후에 가족들이 오니까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고 식재료들도 좀 구입해 놓아야겠군.”

검은색 에스유브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를 타고 강남 최고 백화점으로 달려가다가 자동 세차장을 보고는 그곳으로 들어갔다.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 자동 세차를 하고 가는 것이 좋겠군.”

먼지가 묻어 있고 바퀴와 아래 부분에는 흙도 있었다.

비포장 길을 달렸고 판교의 집 앞에 세워 두었더니 지저분해진 거였다.

깔끔하게 세차를 해놓는 것도 좋았다.

자동 세차를 하고 차 내부도 청소했더니 30분이 휙 지나갔다.

손목에 차고 있는 롤렉스 데이트저스트 41의 시간을 보았더니 오후 4시가 조금 넘었다.

강남 최고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식재료들을 구입하여 돌아가도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운전석에 앉더니 차문을 닫고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자동 세차장을 나와 도로를 달렸다.

강남 최고 백화점이 10분 거리에 있었기에 금방 도착했다.

지하 3층으로 내려가서 빈자리에 주차하고 내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서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현수의 양손에는 8개의 쇼핑백을 나누어 들고 있었다.

이것저것 구입을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였지만 어쩔 수 없이 지하 3층으로 내려가서 주차해 두었던 차문을 열고 안에 쇼핑백을 두고 차문을 다시 닫았다.

“으음, 이제 식재료들을 구입하면 되겠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에서 내려 식품코너로 들어갔다.

백화점이라서 그런지 고급 제품들이 많았다.

신선한 채소들과 과일, 그리고 한우 갈비세트와 꽃등심과 안심, 갈비살, 채끝살, 차돌박이, 불고기용 고기를 넉넉하게 구입하고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도 구입했다.

가족들과 함께 먹을 것이기에 조금 비싸도 아끼지 않고 구입한 거였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어.”

이번에도 이것저것 많이 구입을 하다 보니 대형 비닐봉지로 6봉지였다.

양손에 나누어 들고 지하 3층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주차해 두었던 차문을 열고 내려놓았다.

“제법 많군?”

차문을 닫고 운전석 차문을 열고 타는데 맞은편에 주차를 해두었던 2000년식 최신형 흰색의 BMW 323i의 차문을 열고 두 명의 미녀들이 내렸다.

조수석의 원피스 미녀도 몸매가 좋고 얼굴이 예뻤다.

운전석에서 내린 미녀는 흰색의 리본 블라우스에 검은색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그녀는 최근에 제우스 빌라에서 마주쳤던 미녀였다.

등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갈색 파마머리에 풍만한 가슴, 에스라인 몸매였다.

오늘은 검은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어서 그런지 허벅지가 탄력적으로 보이고 각선미도 돋보였다.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그런 미녀였다.

현수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현수가 당황하였지만 자연스럽게 시동을 걸고 부드럽게 출발했다.

미녀가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계속 현수를 쳐다보았다.

스치듯이 짧은 만남이었지만 서로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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