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3화 (3/217)

제1장 나는 돌아왔다 (3)

청담동 제우스 빌라 펜트하우스.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살림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8평형이고 아주 럭셔리했다.

부동산 중개인의 말로는 입주한 지 겨우 두 달 정도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살림들이 새것들이었다.

구조도 좋고 내부 자재와 인테리어도 완성도가 높고 럭셔리했다.

거실만 해도 어지간한 아파트보다 넓었다.

커튼을 젖히자 초대형 파노라마 유리창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탁 트였다.

한강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환상적인 조망이었다.

메인 주방과 서브 주방이 있고 키친 룸과 커뮤니티 시설들이 갖추어진 공간도 있었다.

다용도실, 파우더 룸, 다이닝 룸, 마스터 룸, 드레스 룸도 있고, 메인 침실까지 12개나 되었으며 고급 메인 욕실과 서브 욕실까지 전부 6개나 되었다.

이렇게 168평형으로 아주 넓고 럭셔리한 펜트하우스가 급매물로 11억5천만 원에 나왔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아래의 11층에 위치한 84평형도 럭셔리하고 넓고 좋았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168평형의 펜트하우스에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직 살림이 남아 있는데 펜트하우스는 언제 입주할 수 있는 겁니까?”

“계약을 하시면 며칠 이내로 비워드린다고 합니다.”

“만약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명도소송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만 그건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당장에라도 이사를 할 수 있다고 했거든요.”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죠?”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급매물인 만큼 집주인이 다급하니 말입니다.”

“좋습니다, 그럼 부동산을 믿고 계약하겠습니다. 책임지고 비워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아래 11층의 84평형도 매입하겠습니다.”

“예? 아래의 84평형도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이렇게 하여 청담 최고 부동산으로 이동하여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현수가 지갑을 꺼내더니 1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로 계약금을 주었다.

청담동 제우스 빌라 A동의 11층 1101호의 84평형과 12층의 168평형 펜트하우스까지 매입했다.

주차장은 평수에 따라 차등 적용이 되었다.

84평형은 3대까지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168평형의 펜트하우스는 전용으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놀랍게도 10대를 주차할 수 있었다.

청담동 제우스 빌라는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 공간이 전혀 부족하지는 않았다.

현수는 청담동 제우스 빌라 84평형을 6억 원에 매입하였고, 168평형의 펜트하우스는 11억 5천만 원에 매입했다.

부동산 중개인에게도 복비를 지불하고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도 바로 진행시켰다.

84평형은 비어 있었기에 바로 입주가 가능했다.

168평형 펜트하우스도 계약 다음날 바로 이사를 하여 깔끔하게 비워주었다.

그랬기에 등기 절차가 완료되면서 바로 잔금을 계산해 주었다.

불과 며칠 만에 현수는 청담동의 고급 빌라인 청담동 제우스 빌라 84평형과 168평형의 펜트하우스를 소유하게 되었다.

“후후후, 이제는 내 집이군.”

현수가 펜트하우스의 넓은 거실 커튼을 젖혔더니 한강이 내려다보였다.

전 주인이 입주한 지 두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다시 인테리어 공사를 할 필요는 없었다.

오늘은 비어 있는 펜트하우스에 필요한 것들 즉, 대형 TV와 대형 양문 냉장고 3대, 김치 냉장고, 그리고 침실에서 사용할 킹사이즈의 침대 등을 주문해 놓았는데 도착하면 들여놓을 생각이다.

입주 청소를 경비실에 부탁해 놓았는데 제대로 청소가 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아래 11층의 1101호 84평형 빌라는 당분간 비워 놓을 거였다.

딩동!

초인종 소리가 나서 인터폰으로 확인하고는 출입문을 열어 주었다.

주문한 가전제품들이 도착했다.

“주문하신 TV입니다.”

“저희들은 냉장고를 가져왔습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현수가 안내를 해주자 작업자들이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설치를 하였다.

킹사이즈의 고급 침대도 도착하여 침실에 설치했다.

텅 비어 있던 공간이 채워지자 그제야 좀 좋아 보였다.

사소한 것들까지 현수가 직접 챙겨야 해서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써야 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신속하게 처리가 되었기에 안심이 되었다.

“후후후, 지금은 IMF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였기에 이렇지 곧 회복하여 무섭게 폭등할 거야. 1년만 지나도 강남의 아파트 가격과 전셋값이 폭등하여 경악하게 될 거야.”

지금은 현금을 많이 보유한 사람이 최고였다.

부동산이나 부도가 난 회사들도 많았기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인수할 수 있었다.

전생에서는 교통사고로 인하여 장애를 입어 비참하게 살았었다.

그렇지만 회귀한 지금은 출발선부터가 완전히 달랐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가 있었다.

“이제 멋진 외제차를 구입하러 가야겠군.”

제우스 빌라 펜트하우스를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 층으로 내려갔다.

때앵!

엘리베이터 출입문이 열리자 내리려고 하였는데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여자가 있었다.

흰색의 미니 원피스를 입은 세련되고 멋진 미녀였다.

등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갈색 파마머리에 풍만한 가슴과 에스라인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현수와 눈이 마주쳤다.

흠칫하면서 미녀가 옆으로 비켜주었기에 현수가 내렸다.

고급 정장을 입은 현수도 세련되고 훈남 스타일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미녀가 현수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제우스 빌라를 나온 현수가 길가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면서 보았더니 중국집 자금성 간판이 보였다.

붉은색에 한문으로 자금성이라고 되어 있었기에 손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흐음, 당장 급한 것이 아니니까 자금성에 들어가서 자장면이라도 먹고 나서 가야겠군.”

자금성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8개의 테이블이 있는데 그중에 3개의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주문한 자장면과 볶음밥, 짬뽕 등을 먹고 있었다.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을 보고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기로 했다.

“여기 자장면과 탕수육 작은 거 하나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물 컵에 물을 부어서 천천히 마시면서 주위에 식사하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볶음밥과 짬뽕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자장면을 먹고 있었다.

‘이곳 자금성은 자장면을 잘하는 모양이군.’

주문한 것들 중에 자장면이 먼저 나왔다.

냄새를 맡아보니 자장 특유의 맛있는 냄새가 났다.

젓가락으로 잘 비벼서 먹어 보았다.

엄청 맛있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평균 이상의 맛이었기에 이 정도면 자장면을 잘 하는 집이라 할 수 있었다.

단무지와 양파도 싱싱해 보였다.

“탕수육 나왔습니다.”

“·······”

‘부먹’이나 ‘찍먹’으로 논란이 많은 것이 바로 탕수육이다.

그런데 이곳 자금성에서는 선택할 필요 없이 부어서 나왔다.

소스는 투명했는데 토마토가 기본인 그런 소스는 아니었다.

전분 가루를 넣은 모양인데 걸쭉하면서도 달콤했다.

이 정도면 탕수육이 바삭하면서도 소스가 달콤해서 맛있었다.

전화기가 3대나 설치되어 있었는데 자꾸 주문 전화가 오는 것으로 보아서는 제법 인기가 있는 중국집 자금성이었다.

“이 정도면 자장면과 탕수육이 기본 이상이니 앞으로 자주 시켜 먹어야겠군.”

제우스 빌라와 불과 5분 거리였기에 가까워서 전화 주문으로 배달시켜 먹으면 될 거 같았다.

냅킨으로 입을 닦은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지갑을 꺼내어 펼쳤다.

계산을 하고 나서 스티커를 한 장 집었다.

전화번호와 메뉴가 나와 있었기에 이것을 보며 전화 주문 배달을 시키면 되었다.

“잘 먹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중국집 자금성을 나와 길가에 서서 택시를 잡았다.

“서초동의 제이제이 수입차 매장으로 가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부우웅!

택시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다.

끼이익!

택시에서 내린 현수가 고개를 들어 제이제이 수입차 매장의 간판을 보고 나서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는 수입 외제차들을 보았다.

“흐음, 생각보다는 외제차들이 많군.”

현수의 생각보다는 넓어 보였다.

출입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고급 외제차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늘씬한 미녀 딜러가 현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어서 오세요.”

“예, 외제차들이 많군요.”

“예, 그래요. 찾으시는 차가 있나요?”

“세단의 벤츠와 스포츠카 포르쉐, 그리고 에스유브이 랜드로버로 보고 싶군요.”

“어머, 차에 대해 아시는군요.”

“조금 압니다.”

“그럼 벤츠부터 보여드릴게요.”

미녀 딜러 한 수지를 따라 갔더니 벤츠와 BMW, 아우디가 전시되어 있었다.

벤츠는 몇 가지 모델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검은색 벤츠 S280이 중후하고 멋있었다.

“이게 좋겠군요.”

“요즘 잘 나가는 모델인데 잘 고르셨어요.”

“이번에는 스포츠카 포르쉐를 봅시다.”

“알겠어요. 이쪽이에요.”

다양한 색상과 모델의 포르쉐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은색의 포르쉐 911을 선택했다.

다음은 에스유브이가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살펴보고는 검은색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로 선택했다.

고가의 차들이기에 보통 한 대를 구입하는데 현수는 한꺼번에 3대를 구입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인을 하였다.

보험설계사가 연락을 받고 왔기에 3대의 차에 대한 자동차 보험을 가입했다.

“인도는 언제 됩니까?”

“차들을 점검해보고 등록을 해서 인도를 해야 하니까 이번 주 토요일까지는 인도를 해드릴게요.”

“좋습니다. 연락을 주시고 인도 장소는 청담동 제우스 빌라로 해주세요.”

“어머, 청담동 제우스 빌라에 사세요?”

“예, 며칠 전에 이사를 왔습니다.”

“그랬군요. 잘 점검하고 등록하여 인도를 해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연락을 주세요.”

“예, 그럴게요.”

현수가 제이제이 수입차 매장을 나와 택시를 타고 강남 최고 백화점으로 달려갔다.

노량진의 원룸에 살다가 럭키복권에 당첨되면서 청담동 제우스 빌라로 이사를 했었다.

그 영향으로 필요한 것들을 이것저것 구입하느라 며칠 바빴다.

허접한 모습을 벗고 세련된 모습으로 변하기 위하여 요즘은 매일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한다.

오늘도 고급 정장을 구입하려고 가는 길이었다.

현수가 아직은 차가 없었기에 어쩔 수없이 택시를 타고 다닌다.

하지만 오늘 3대의 외제차들을 구입했으니 며칠만 기다리면 인도가 될 거였다.

그동안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택시가 강남 최고 백화점 앞에 멈추자 택시비를 지불하고 차문을 열고 내렸다.

곧장 강남 최고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평일 오후였지만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아직 IMF 시절이지만 부자들은 돈을 펑펑 쓰고 살았다.

물론 많은 회사들이 부도나고 실업자들이 대거 늘어나긴 했지만 말이다.

부동산이 폭락하였기에 오히려 현금 부자들에게는 기회였다.

남성복 매장에서 고급 정장 5벌과 와이셔츠 10벌, 넥타이 15개, 벨트 3개와 고급 수제 구두 5켤레까지 구입했다.

현수가 양손으로 들고 가기에는 많았다.

그래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했다.

일정 금액 이상으로 구입하면 무료로 배달을 해주는데 현수는 많이 구입하였기에 충분히 자격이 되었다.

청담동 제우스 빌라의 주소를 알려주고 남성복 매장을 나왔다.

“이제 거의 필요한 것들은 다 구입했군. 마지막으로 롤렉스시계나 3개 구입해야겠군.”

서로 다른 모델로 구입하면 번갈아가며 손목에 차고 다닐 수 있었다.

돈은 좀 들어가겠지만 상관없었다.

이렇게 현수가 며칠 만에 청담동 제우스 빌라 84평형과 168평형 펜트하우스에 가전제품과 침대, 그리고 백화점 쇼핑까지 해서 약 28억8900만 원을 썼다.

럭키복권 당첨으로 세금을 제하고 151억6400만 원을 수령하였기에 아직도 122억7500만 원이 남아 있었다.

기업인도 아니고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기에 엄청난 거였다.

고가의 롤렉스시계도 3개나 구입할 것이지만 모델에 따라 약간의 가격 차이는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1억 원은 넘지 않을 거였다.

“후후후, 아직도 대륙은행 통장에 122억 원이 남아 있으니 든든하군.”

롤렉스 매장에는 2명의 손님들이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는 롤렉스시계를 살펴보고 있었다.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와 원피스를 입은 여자였는데 화장을 진하게 했다.

화장이 들떠 보이는 것이 세련되지 못하였다.

이곳 롤렉스 매장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현수는 그들을 무시하고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서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는 롤렉스시계들을 살펴보았다.

롤렉스시계의 데이트저스트 41이 마음에 들었다.

오이스터 스틸과 옐로우 골드가 조화를 이루었다.

다음은 다이버 워치의 대명사인 서브마리너 데이트를 살펴보았다.

대형 야광 시각 표식이 장착된 로열 블루 다이얼과 블루 세라크롬 베젤을 갖춘 옐로우 롤레조 소재였다.

“이것도 멋지군.”

마지막으로 항해를 위한 시계인 요트 마스터를 살펴보았다.

블루 세라크롬 인서트가 장착된 양방향 회전 베젤, 오이스터 브레이슬릿을 갖춘 10캐럿 옐로우 골드 소재였다.

역시나 독특하면서 멋있었다.

이렇게 3개의 모델로 구입하면 번갈아가며 손목에 차고 다니면 될 것 같았다.

개당 수천만 원씩 하는 고가의 롤렉스시계였지만 상관없었다.

“데이트저스트 41과 서브마리너 데이트, 그리고 요트 마스터로 하겠습니다.”

“예? 한꺼번에 세 개를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문제 있습니까?”

“아, 아닙니다.”

스윽!

현수가 지갑에서 대륙은행 신용카드를 꺼내더니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서 계산을 하였다.

승인이 나면서 영수증이 출력되었다.

살짝 놀란 직원이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는 현수가 주문한 시계들을 꺼내었다.

현수의 손목에 롤렉스시계들을 채워보고 줄을 꼭 맞게 맞추고, 현재의 시간으로 맞추었다.

그런 다음에야 고급 상자에 넣어서 포장을 하였다.

먼저 들어와서 구경하던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현수를 쳐다보았다.

고가의 롤렉스시계였기에 선뜻 선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현수는 크게 고민도 없이 바로 3개의 롤렉스시계를 구입해 버렸기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거였다.

“저사람 뭐지?”

“롤렉스시계를 한꺼번에 3개나 구입했어.”

그러거나 말거나 현수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직원이 대륙은행 신용카드와 영수증, 그리고 포장한 상자들을 담은 쇼핑백을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들고 롤렉스 매장을 유유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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