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보통은 학창 시절의 사랑 따위는 졸업과 동시에 버리거나 다른 사람과 연애해서 잊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학생인 주제에 달관한 말을 하는 거냐, 토니는.
「수라장을 빠져나온 남자는 말하는 게 다르구나」
「확실히 조절했으니까, 수라장이 아니라니까」
「그건, 그걸로 어때?」
「봐, 신이 쓸데없는 말을 하니까 비난의 화살이 이쪽으로 돌아왔잖아」
「내 탓이야?」
뭔가 이야기가 자꾸 탈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뭐, 과거의 일이고, 그게 옳아도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긴데, 그런 가능성도 있다는 거야」
「그러게」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존재하는 마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까의 도사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슈트롬이 왜 마인이 되었는지 궁금하네」
「토르. 중등 학원 시절에 뭔가 짚이는 것은 없어?」
「없네. 접점이 없었으니까」
「졸자도 없소이다」
「뭐, 녀석이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고도 생각되지 않고, 부질없는 짓인가」
그러고 보니, 이 세 사람은 중등 학원 시절의 슈트롬을 알고 있구나.
「사소한 것이라고 괜찮으니까, 짚이는 건 없어?」
「그런 말을 들어도, 아무래도 귀족이었던 것 같다라는 것밖에 모르는 걸」
「어째서 귀족이라고 아는 거야?」
「제국이라고? 평민이 알스하이드 중등 학원에서 교편을 잡을 정도의 교양을 몸에 지니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아, 그랬다.
하지만, 그렇다면.
「제국 귀족이 제국에 원한을 품었다? 귀족 우대인 나라에서?」
그런 일이 있을까?
「그걸 모르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잖냐」
「그것도 그런가」
아아, 정말. 결국 모르는 것 투성이잖아.
결국 그날은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은 채, 해산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방치하는 건…기분 나쁘네」
「하핫, 신군은 옛날부터 그랬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 때까지 철저하게 조사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았지」
「디스 아저씨도 마인에 관련해서 뭔가 아는 게 없어?」
「마린님과 메리다스승이 말씀하신 이상은 모르는구나」
「그래?」
「마인이 된 카일씨가 전 마법사단 단원이었다는 건, 훗날 두 분의 증언으로 밝혀진 거니까 말이야. 그때까지 마법사단 단원이었던 건 누구도 말하지 않았으니」
「할아버지와 동등한 마법사였는데?」
「그야말로 당시의 마법사단의 치부라는 거야. 마린님과 동등한 마법사를 냉대하고, 평가하지 않고 묻었다. 상층부는 말이야, 그런 마법사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않았었어」
그러니까 마법사단은 필사적으로 은폐한건가.
조직적인 은폐는 어디에나 있구나.
「그게 원인으로 마법사단에도, 기사단에도 감사가 들어가게 되었지. 부정이나 부당한 평가가 없도록」
이렇게 조금씩 조직이 정화되어 간건가.
모든 것이 순조롭게 보이는 이 왕국에서도 옛날에는 여러가지 고생이 있었구나.
「그보다 뭐야? 이야기는」
「응? 아아, 이제 통신기를 일반용으로 판매할까 생각해서」
「흠」
「그 때문에 대규모 설비 투자와 인재 확보가 필요한 거야. 그걸 국가에 부탁할 수 없을까, 해서」
「호오? 무슨 말이지?」
「지금의 통신기는 한 쌍의 통신기끼리 밖에 통신할 수 없잖아? 그걸 교환소를 만들어서 여러 통신기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통신기에서 발신되면 일단 교환소로 이어지고, 그 교환소가 배정된 통신기에 회선을 연결한다.
자동적으로 그 교환을 하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사람의 손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걸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가 필요하다.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나라의 관리하에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
라는 부탁을 디스 아저씨에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의 손으로 연결하니까, 연결되는 시간도 알겠지? 그 시간별로 요금을 청구하는 거야. 시스템은 이쪽에서, 운영은 국영으로 해 주었으면 해서. 통신료도 들어오니까 이익이 되잖아?」
어떨까?
「흠, 초기 투자에는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그 뒤에는 회수할 뿐인가…신군, 맛있는 장사를 생각했네」
실제로 필요한 것은 설비 투자와 인건비 정도니까.
나머지는 통신이라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에 요금이 발생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정보 통신 산업은 날로 먹는 장사구나.
「그나저나, 괜찮은 건가? 월포드 상회에서 운영까지 한다면 막대한 이익이 나올 텐데」
「그렇게 두고도 쓸모가 없어. 통신 사업의 이익 배분에 대해서도 이 소동이 끝나면 오락으로 제공하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사치스러운 고민이구나」
「게다가 대화라는 정보를 다루는 거야. 한 상회가 독점하고 있으면 이상한 오해를 낳을지도 모르잖아?」
「그렇구나. 충분한 이익도 낳을 것 같고, 운영은 국가가 맡겠다고 약속하마」
「고마워. 부탁할게」
「후후, 감사를 말하는 건 이쪽이야. 이건 엄청난 이익을 낳을 것 같구나. 어쨌든 원가가 초기 투자와 인건비 외에는 들어가지 않으니까」
디스 아저씨는 매우 기분 좋게 이 제안을 받아 주었다.
나머지는 통신기에 착신을 알리는 기능을 붙이는 것과 교환소의 설비를 개발할 뿐이다.
「그런 이유로 아저씨, 지금부터 통신기의 개량과 교환소의 설비를 개발할 테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오, 오우. 그건 괜찮은데…」
「무슨 일인가요?」
말을 건 빈 공방의 아저씨가 말문이 막혔다.
무슨 일이 있냐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내 어깨를 껴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어째서 그런 국가 프로젝트의 이야기에 내가 동석하고 있는 거냐?!」
「그야, 그 프로젝트의 설비를 만드는 게 아저씨잖아요?」
「하지만! 그렇다면 주문만 해도 괜찮잖냐!」
「설명도 들으면 개발하기 쉽잖아요?」
「그, 그것도 그렇군…이 아니라!」
뭘까?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걸까?
「어째서 그 설명 장소가 우리집 공방인 거냐!」
디스 아저씨와 아저씨와 셋이서 논의하고 있었던 곳은 빈 공방의 일실이다.
디스 아저씨가 집에 얼굴을 내밀었기에, 마침 좋다고 생각하고 빈 공방으로 데리고 와서 아까의 이야기를 하던 것이다.
이게 끝나면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니, 여기서 이야기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거다.
그렇다는 설명을 하자 아저씨가 머리를 싸맸다.
「빠르다고…폐하라고?! 국왕 폐하라고?! 왜 그런 취급이야?!」
「아, 공방주. 신군과 우리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사이인 거다. 그러니, 별로 신경 쓰지 마라」
「하! 하하!」
오오, 무서운 얼굴인 빈 공방의 아저씨가 매우 황송해 하고 있다.
이런 걸 보면 디스 아저씨는 왕이구나라고 조금 실감한다.
「이야기는 이걸로 끝인가? 그럼 슬슬 집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까? 땀을 흘렸으니, 차가운 맥주라도 마시고 싶다고」
역시 친척 삼촌이다.
아무래도 우리 집에서는 위엄이 없다.
「괜찮지만. 그러고 보니 언제나 우리 집에 있잖아? 쥴리아 아줌마라든지 내버려둬도 괜찮아?」
「아아. 그건, 오늘은 메이를 데리고 클로드령에 가 있단다」
「시실리의 집?」
「그쪽에 왕족의 별장이 있어서 말이야. 아우구스트에게 게이트로 데려가 달라고 해서 말이지. 뭐든지 온천이 피부에 좋다든가 말해서는」
오구도 택시로 이용되고 있는 건가…
게이트를 쓸 수 있으면 아무래도 그런 취급이 되는 구나.
「그럼, 아저씨. 나중에 상세히 검토하러 올 테니까요」
「하아…알았으니, 어서 폐하를 모셔라. 기다리게 하는 게 아니다」
「그럼, 공방주. 잘 부탁한다」
「예! 잘 알겠습니다!」
디스 아저씨를 데리고 게이트로 우리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도착하자, 디스 아저씨가 아까는 말할 수 없었지만…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마석의 채굴이 말이야. 검증 결과를 반영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할 정도로 채굴된 거야」
「아, 그렇구나」
「그렇구나, 라니…세기의 대발견이라고, 이건?…뭐, 스스로 마석을 만들 수 있는 인간은 모르는 건가」
라고 할까, 최근까지 마석의 존재조차 몰랐으니까.
얼마나 희소한 가치가 있는지 감도 오지 않는다.
「이 검증 결과를 마법 학술원을 통해서 전 세계에 발신할 생각이야. 이제 마도구 개발이 단번에 진행되겠지」
「그렇게 되어 주면 좋겠는데 말이야」
「아 할머니, 다녀왔습니다」
「그래, 어서와」
디스 아저씨와 마석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집에 있던 할머니가 대화에 끼어들었
마도구 개발의 제1인자이고, 마석이 값싸게 손에 들어오게 되면 신경이 쓰이는 건가?
「할머니도, 또 마도구 개발해?」
「내가? 농담도 정도껏 하렴. 나 같은 노인이 튀어나와봤자, 마도구계의 미래는 없어. 젊은 놈이 어떻게든 하는 거다」
「젊은이들의 우두머리가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네가 젊은 인재를 끌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거라고?」
「내가?」
「…역시 없음으로. 네가 젊은 인재들을 끌어당기면 마도구계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게 아니야」
「잠깐! 무슨 뜻이야?!」
「그대로의 의미야! 너…또 엉뚱한 마도구를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통신기는 이미 개발됐기 때문에, 다른 거라고 한다면…
「이동용의 이륜과 사륜은 포기했어」
「하아…역시 생각하고 있었던 거잖니. 그걸 포기했다는 건, 겨우 자중한 거니?」
「아니, 중요한 걸 잊고 있었어」
「중요한 걸?」
「브레이크가 없었어」
「…그게 있으면 만들 생각이었던 거니?」
「응. 아…」
무심코 응, 이라고 말해버렸다.
교묘한 유도 심문!
「너는…적당히 그 사고에 브레이크를 걸렴!」
「제대로 하고 있는 걸!」
「아니야! 정말 너라는 아이는!」
우오, 오늘도 할머니가 무섭다.
이런 무서운 할머니를 서로 빼앗는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지 않으면, 젊은 시절에는 달랐을까?
「뭐, 뭐야. 가만히 보고」
「응? 아, 아니」
신경이 쓰여, 할머니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말았다.
하지만, 사실은 어떨까?
「어제의 이야기가 신경이 쓰는 건가요?」
「아, 시실리. 고마워」
「폐하도, 부디」
「오오, 미안하다, 시실리씨. 받으마」
할머니의 젊은 시절에는 어땠을까 생각하고 있자, 시실 리가 차를 내주면서 대화에 참가했다.
「어제의 이야기?」
「아아, 어제, 내 방에 가서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토니가 이야기 한, 연애 감정 싸움에 대해서 말하자 할머니는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카일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
「할아버지는?」
「나도 들은 적이 없구먼…」
역시. 모두의 억측이야.
「하지만…」
「뭐야? 할아버지」
카일씨에게 할머니를 좋아한다고 들은 적이 없다고 한 할아버지가 말을 계속한다.
「카일은 자신의 감정을 너무 주위에 퍼뜨리는 놈이 아니었으니 말이여. 어쩌면 마음속에 숨겼던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구먼」
「에? 진짜?」
자신의 마음을 입에 꺼내지 않고, 마음에 품는다…
혹시 카일씨는 고민이라든지 불만이라든지 많이 모아서 터뜨리는 타입의 사람이었을지도.
「이, 할망구는, 지금은 이렇게 무섭지만, 옛날엔 조금 더 귀염성이 있었고, 나름대로 인기도 있었구먼」
「헤에…의외네」
「후배 여자 아이에게는『누님』이라고도 불리고 있었구먼」
「누님!」
위험해, 엄청 위험하다.
「시, 신군…」
「응?」
「너희들…」
아, 할머니가 부들부들 하고 있다.
「적당히 하렴!!」
역시 무섭잖아!
귀염성이 있었다니, 믿을 수 없어.
현자의 손자 [재미있을 듯한 도시에 왔습니다]
[자신의 할머니가 인기가 있었다는, 가족에게는 심한 화제가 전개된 며칠 후.
우리들은 함께 토르의 친가의 영지에 와 있다.
나, 시실리, 마리아는 거의 동시에, 마크는 그보다 빨리 생일이 온다.
마인이 나타난 이후, 자제하고 있었던 축연을 한다고 모두 선물을 구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하나.
모두, 왕도에서 인지도가 폭발할 정도로 올랐기 때문에, 왕도에서 쇼핑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쇼핑에 가고 싶지만, 거리로 나갈 수 없다.
그런 사태에 빠졌을 때, 깨달았다.
게이트로 다른 도시에 가면 되잖아, 라고.
모두, 왕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왕도에서는 얼굴까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게 다른 도시라면 이야기는 전해지고 있지만, 얼굴까지는 들키지 않는다.
사진도, 텔레비전도 없으니까 당연하다.
그래서 다른 도시라면 걸어서 쇼핑할 수 있다.
이 이야기에 여성진이 달려들어, 바로 찾아갈 도시를 고르기 시작했다.
시실리의 영지와 유리우스의 영지는 관광지기 때문에, 관광객을 위한 선물이 많다는 것으로 제외.
마리아네는 항구 도시라서 운치도 있지만, 별다른 특산품이 없다는 것 같다.
무역품이라든지는 있지만, 뭔가 다르다고.
토르의 영지는 생산이 번성한 도시라고 들었다.
플레겔령의 공예품은 그 자체가 브랜드라고.
목공, 철물, 장식품에 옷, 잡화 등등.
대부분의 물건에 명품이 있어, 선물 선택 이외에도 꼭 들르고 싶은 도시라고 한다.
처음부터 선택 사항은 없었다는 느낌이지만, 그런 이유로 우리는 플레겔의 시가지에 와 있는데…
「여자들은, 거리 전체를 돌아다닐 생각일까…」
「토르, 무슨 폐가 되는 거리를 만든 거냐」
「전하, 역시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농담이다. 하지만 이 도시에 머무는 동안에는 여성진과 별개 행동을 취하고 싶은데 말이다…」
「무리임다…」
왕도에서도 유명한 브랜드점의 본점이 들어선 플레겔의 거리를 앞둔 여성진들의 기세가 대단하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 남성진들은 전전긍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여성진들에게, 이번에 새로 합류한 여성이 셋 있다.
「토르쨩. 함께 돌자. 안내해 줄래?」
「카, 카렌 누나, 모두의 앞이니까, 쨩은 좀…」
토르의 약혼녀로, 클레인 남작가의 영양 카렌 폰 클레인씨.
그녀는 우리보다 두 살 연상으로, 밝은 갈색으로 웨이브가 걸려 있는 머리가 허리까지 뻗어있는 요염한 누나이다.
그런 누나는 어릴 때의 토르의 아담함에 마음을 뺑앗겨 상당히 적극적으로 토르와의 사이를 좁혀갔다고 한다.
토르도 어릴 때부터 귀엽게 대해준 누나를 따르고 있어, 상당히 사이가 좋은 것 같다.
토르는 어렸을 때의 버릇으로 아직도 누나라고 말하고 있고, 카렌씨는 성장해도 그다지 커지지 않아서 아담한 채인 토르가 귀여워서 참을 수 없는 것 같다.
아까부터 카렌씨가 토르를 뒤에서 끌어안아 계속 러브러브 하고 있다.
모두의 앞에서 러브러브 하는 것이 부끄러운 듯, 토르는 계속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붉히고 있었던 것은 부끄럽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은 카렌씨 쪽이 상당히 키가 커서, 키가 작은 토르를 뒤에서 끌어안자, 어느 물건이 토르의 뒷통수에 닿는 것이다.
러브러브 하는 것은 부끄럽다.
하지만 뒷통수의 기쁨과 부끄러운 그 감촉에 토르는 큰 소리로 불평도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토르도 남자였구나…」
「시, 신, 무슨 뜻이야?」
「후후, 의외였네. 착실한 토르군이 이런 응석꾸러기씨였다니」
「토, 토니, 놀리지 말아줬으면 해!」
「우후후, 모두 사이가 좋구나. 토르쨩과 잘 지내줘서 누나는 기쁘네에~」
토르가 붉어지고 있는 걸 놀리고 있자, 카렌씨가 기쁜듯하게 말을 걸었다.
「토르쨩은 전하의 측근이지? 전하의 곁을 떠날 수 없으니까, 대등한 친구가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너무하네, 오구」
「잠깐 기다려. 왜 내가 책망 받는 거냐」
「아, 아니오! 전하께 불평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황한 카렌씨는 토르를 뒤에서 끌어안은 채, 오구에게 변명한다.
이상한 광경이다.
「토르쨩의 역할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대등한 친구가 이렇게 생긴 게 기뻐서」
「카렌 누나. 그렇게 송구해 하지 않아도 괜찮아. 전하께서는 마음이 넓으니까」
「…신. 토르는 이런 말을 하는 녀석이 아니었다고? 어떻게 해 줄 거냐」
「어째서 마지막 착지점은 항상 나야…」
「그래야 결말이 좋으니」
「그런 이유로?!」
「풋…후후후」
언제나 나를 결말로 쓰는 이유가 판명되었더니, 카렌씨가 웃었다.
뭔가 이상한 말이라도 했나?
「굉장하네 월포드군. 전하와 그렇게 말할 수 있다니」
「그런가요?」
「너를 만난 덕분이네. 토르쨩에게 허물없는 친구가 생긴 것도, 토르쨩이 나라의 영웅이라고 불리게 된 것도」
「친구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실력은 토르가 스스로 노력해서 손에 넣은 거예요」
「후후. 그런 걸로 해 둘게. 하지만 나는 너에게 감사하고 있어. 그건 잊지 말아줘」
「네에…」
친구의 약혼자에게 감사하다고 들어 버렸다.
아무래도 간지럽다.
「카렌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저도 월포드공에게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라씨까지」
그리고, 지금 말을 걸어 온 것이 새로 가세한 두 번째 여성.
무려, 유리우스의 약혼자인 캠벨 백작가의 영애, 사라 폰 캠벨씨다.
금발을 머리 위에서 묶고, 길게 찢어진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모델 같은 몸매의 아가씨다.
캠벨가는 대대로 우수한 기사를 배출하는 가문답게 사라씨는 무가의 여자로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남편이 될 남자를 앞세우고 자신은 유리우스의 조금 뒤에서 따라가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 자세만 본다면 옛날의 무사와 마님처럼 보인다.
두 사람 다 금발 벽안에다가 유리우스는 진성 마초, 사라씨는 모델 같으니까 위화감이 장난이 아니지만……
「제 부군이 되는 유리우스공이 여기까지 용명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틀림없이 월포드공의 덕분. 감사해도 부족합니다」
「아니, 나로서는 유리우스를 이끄는 방향이 틀렸다고 생각이 들어서 어쩔 수 없는데…」
사실이라면 크리스 누나라든지 미셸씨의 지도를 받아 기사가 되면 좋았을 텐데, 마법 학원은 아니다. 응.
결과, 마초 마법사라는 위화감 덩어리가 완성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