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을 숨긴 귀환자-169화 (169/177)

힘을 숨긴 귀환자 169화

16. 너, 내 동료가 되어라!(19)

박진철은 뱀파이어 공략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뱀파이어의 약점은 심장입니다. 그곳을 공격하면 치명적인 대미지를 입습니다. 그리되면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됩니다. 철저히 심장만을 노리면 됩니다. 그 외 다른 곳은 부상을 입힐 수는 있지만 회복 능력이 빠르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뱀파이어는 매우 영악합니다. 강자들이라든지, 자신이 공략했을 때 피를 볼 것 같다고 판단하면 잘 덤벼들지 않아요. 그러니 절대 혼자 행동하지 마세요. 팀으로 움직이고, 주변 경계를 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그러자 병사들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그런 것은 저희가 전문입니다.”

“그럼요. 다른 것은 몰라도 저희는 철저하게 훈련받은 대로 행동할 것입니다.”

엄호, 엄폐는 군인들에게 있어서 기본이었다. 그러면서 서로 지원사격을 해주는 것은 일반길드원들보다는 병사들의 유대관계가 훨씬 괜찮았다.

“미숙이 누나. 이번에는 누나가 애들 좀 지켜줘요.”

“내가?”

“네. 아무래도 누나가 뒤를 지켜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요.”

“오랜만에 뱀파이어 때려잡을 생각에 피가 끓어올랐는데.”

“누나. 대신에 체력 좀 아껴요. 나중에 누나가 활약할 상황이 되면 나랑 교대하게요.”

“알았어.”

“전투는 강힘길드원이랑 진철이 형이 해 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지휘 장교들도 진철이 형 지휘 따라서 움직일 거야. 내가 중간에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게.”

그 뒤로 진우가 작전을 설명했다. 일단 강힘길드와 지휘장교가 전진배치를 하고 진우는 김슬기 대위와 안유정 중위와 함께 섰다. 그 뒤로 병사들이 선다. 병사들은 플총으로 최대한 지원사격을 해주는 것이다. 평소에는 병사들을 김슬기 대위가 맡았지만 이번에는 안미숙이 맡는다.

안미숙이 강력한 마법사이기 때문에 그녀의 힘을 알게 된다면 뱀파이어들도 함부로 설치지 못할 것이다. 안미숙이 후방에 있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억제를 시켜준다.

“오케이. 확인했어.”

“그럼 지금 들어가는 겁니까?”

“그래요. 들어갑시다.”

그렇게 차량에 몸을 실었다. 강힘길드도 타고 온 차량에 올라탔다. 그들의 표정에는 웃음기는 하나도 없었다. 어쨌거나 구조요청이 들어왔고, 인명을 구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침묵의 30분이 흐르고, 게이트 앞에 도착을 했다. 게이트 헌병대의 김치석 대위가 경례했다.

“충성.”

“그래요. 김 대위. 상황 보고 바로 해주세요.”

“지금은 게이트가 조금 안정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나 밀도는 그대로인 상태입니다.”

“알겠어. 우리가 지금 바로 투입하도록 하지.”

“네. 준비 끝났습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인 후 비장한 얼굴로 병사들을 봤다.

“언제나 그랬듯 게이트 안은 위험하다. 어쩌면 이번 게이트는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있고, 여기에 지휘장교며, 강힘길드원들이 있다. 이들을 믿고 구조를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리고 위험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빠져도 된다. 무엇보다 목숨이 중요하다는 것만 알아두도록.”

“네. 알겠습니다.”

“좋아. 들어가자.”

진우가 대답을 마친 후 먼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확 밝은 빛이 진우를 감싸고, 곧바로 우중충한 게이트 안으로 들어왔다. 옅은 피 냄새가 코끝을 살살 간질였다. 그리고 신음하는 병사들 소리가 들려왔다.

첫 번째 방 밖으로 나온 병사들이 부상을 치유하고 있다. 그때 진우와 구조대를 본 병사 한 명이 소리쳤다.

“구, 구조대다. 구조대가 왔다.”

병사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때 김세찬 소령이 다가왔다.

“누굽니까?”

“딱 보면 모릅니까? 구조요청에 들어온 것이 아닙니까.”

진우는 김세찬 소령의 딱딱한 말투에 바로 딱딱하게 말했다. 김세찬 소령이 인상을 썼다.

“그럼 혹시 이진우 소령?”

“네. 제가 소령 이진우입니다. 누구입니까?”

“난 김세찬 소령이다.”

“그렇습니까?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진우는 김세찬 소령을 스쳐 지나가며 물었다. 그 모습에 김세찬 소령이 또 한 번 인상을 썼지만 이내 지우며 말했다.

“말도 마. 적들이 너무 강해서 현재 전열이 무너진 상태다.”

“그렇습니까? 그런데 조 중령님께서 계신다고 들었습니다만…….”

“저쪽에 계셔.”

진우의 시선이 김세찬 소령이 가리킨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 조경욱 중령이 마나를 끌어올려 방어막을 구축했다. 몬스터들이 덤벼들지 못하게 말이다. 한마디로 마나 벽을 세워놓은 것이었다.

“으음……. 지금 혼자서 감당하고 계시는 겁니까?”

“강한 방어벽을 구축할 수 있는 분이 중령님뿐이라서 말이지.”

김세찬 소령은 말을 하면서도 살짝 민망한지 시선을 피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조경욱 중령에게 시선이 갔다. 지금 상황은 그냥 억지로 막고 있는 것이고, 대치하고 있을 뿐이었다.

만약 조경욱 중령의 마나가 떨어진다면 저 방어벽은 무너질 것이다. 진우가 담담히 물었다.

“지금 중령님께서는 얼마나 버틸 수 있습니까?”

“현재 마나포션을 드시면서 쥐어짜고 계셔. 그래도 때마침 와줘서 다행이야. 어떻게 지금 싸울 수 있겠어?”

김세찬 소령은 처음 가졌던 불편한 눈빛은 사라지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 그러려고 들어왔습니다. 일단은 저희가 상대할 테니 뒤로 물러나 계십시오.”

“뭐? 뒤로 물러나 있으라고?”

“네. 저희가 지휘하겠습니다.”

“자네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저 뱀파이어들 장난 아니야. 엄청 강하단 말이야.”

김세찬 소령의 말에 진우가 피식 웃었다.

“저희도 충분히 강합니다. 몇 번이고 강한 상대를 맞이해 이겨 왔습니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뒤로 빠져 계십시오.”

그 말에 김세찬 소령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딱히 반발은 하지 않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조경욱 중령에게 갔다.

조경욱 중령도 이미 진우가 온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앞의 뱀파이어들 때문에 몸을 돌리지 못할 뿐이었다.

“중령님. 이 소령 부대가 왔는데 어떻게 합니까?”

조경욱 중령도 이미 진우가 한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 자신만만한데 어떻게 해. 우리가 비켜줘야지. 이 소령 부대가 막고 있는 사이 우리도 병력을 재정비하도록 하지.”

“네. 알겠습니다.”

김세찬 소령은 대답을 한 후 이준열 대위에게로 향했다.

“이 대위, 조금만 참아.”

“네.”

그런데 이준열 대위의 한쪽 팔이 없었다. 어깨부터 붕대를 칭칭 감아뒀다. 이준열 대위의 대답을 듣고 진우 역시 그쪽으로 시선이 갔다.

이준열 대위는 진우의 시선을 받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는 자존심이 상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반면, 진우는 이준열 대위를 보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아, 이준식 대령이 난리를 치겠군. 어쨌든 빨리 이 상황을 정리해야겠어.’

진우는 모든 준비를 마친 병력을 보며 말했다.

“다들 아까 얘기한 대로 움직이도록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진우가 조경욱 중령에게 다가갔다.

“중령님.”

조경욱 중령은 잔뜩 굳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방어벽을 허물고는 뒤로 물러났다.

“까아아악.”

“키에에에엑!”

뱀파이어의 거친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진우가 곧바로 흑룡의 기운을 발산했다. 그 기운을 느낀 뱀파이어들이 주춤하며 감히 덤벼들지 못했다.

그들 중 선두에 있던 뱀파이어가 고개를 돌렸다. 그 뒤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 채 그르릉거리고 있는 정예 뱀파이어를 봤다.

정예 뱀파이어의 시선이 진우로 향했다. 그러면서 그 뒤 병사들을 바라봤다. 매우 먹음직스러운 식량이었다.

“크르르르…….”

그런데 정예 뱀파이어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병사를 바라보는 그곳에 또 하나의 강대한 기운이 쏟아진 것이다. 그 기운을 확인한 정예 뱀파이어가 주춤거렸다.

안미숙이 강한 불의 기운을 품어내며 병사들을 감싸고 있었다.

[이런……. 뒤쪽은 안 된다. 그쪽은 더 무서운 놈이 있다.]

정예 뱀파이어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최대한 조심스럽게 싸우도록 해. 저놈들 아까 그놈들보다 강해 보인다.]

[알겠습니다.]

박진철이 장비를 꺼내며 말했다.

“자, 우리도 슬슬 시작해 볼까?”

박진철부터 시작해 강힘길드원들 등급은 A, B등급이다. 하지만 다들 이번에 새로 아이템을 구매한 덕분에 전력이 상승해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네 명의 길드원들은 세트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잘 안 지친다. 그리고 후방에 유지태 중위가 지원에 들어갔다.

“유 중위님. 제가 아까 했던 말 기억하죠.”

“네.”

“후방 잘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보라와 미진이를 노릴 겁니다. 그때 유 중위님이 유효타를 확실하게 넣어줘야 합니다.”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보라랑 미진이는 유 중위님 믿고 너무 쫄지도 말고.”

“무슨 소리야. 우리가 쫄긴 왜 쫄아.”

“그냥 해본 말이야. 무엇보다 우리 뒤에는 진우가 있으니까. 다들 진우 실력은 알고 있지?”

“알죠.”

다들 진우를 바라봤다. 평소와 달리 굳은 표정으로 서 있지만 그 모습은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앞서 두 번의 게이트를 토벌을 통해 애들이 가장 놀랐던 것은 진우의 실력이었다.

물론 예전에도 진우는 충분히 잘 싸웠다. 성장도 무척이나 빠른 편이었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 3년 만에 본 진우는 수준이 달라져 있었다. 강힘길드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사람을 진우와 안미숙이었다.

이 두 사람을 강힘길드에서 투톱으로 뒀다. 그중에서 안미숙이 실력이 좀 더 강했다. 게다가 강력한 불을 사용하는 마법사였다. 그런데 그런 안미숙조차 현재는 진우를 까마득한 벽으로 느낄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진우가 특별하게 실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다만 진우를 상대하는 몬스터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자신들에게 무지막지하게 달려들던 몬스터들이 진우가 나타나면 지레 겁을 먹고 몸을 사렸다. 게다가 허둥지둥거리며 제대로 공격도 하지 못했다. 그것을 보며 진우가 얼마나 강해진 것인지 느껴진 것이다.

그것 때문에 진우가 자신의 등 뒤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든든한지 몰랐다.

“자자, 시작하자.”

“그래요.”

안보라와 최미진이 시작했다.

홍찬수가 거대한 방패를 내밀었다. 이번에 장만한 것이었다.

쿵!

땅에 내려놓자 육중한 무게를 감당하는 듯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형. 한 번에 죽여요. 한 번에!”

김윤석이 뒤에서 말했다. 홍찬수가 씨익 웃었다.

“걱정 마라. 뱀파이어쯤이야.”

그리곤 육중한 방패를 들고는 전방에서 달려드는 뱀파이어를 향해 스킬을 발동했다.

“챠징!”

순간 강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고, 달려드는 뱀파이어들에게 적중했다.

쾅!

앞서 달려들던 뱀파이어들이 그대로 뒤로 튕겨 나갔다. 몇몇은 몸 전체가 터져 나갔지만 몇몇은 팔과 다리만 터져 나간 채 꿈틀거렸다. 그때 뒤에서 김윤석이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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