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숨긴 귀환자 161화
16. 너, 내 동료가 되어라!(11)
“오오, 김 소령. 왜 그런 생각을 이제야 말해. 즉각즉각 얘기를 했어야지.”
“죄송합니다. 저도 방금 떠올랐습니다.”
“좋아. 그렇게 하자고. 지금 이진우 소령을 견제할 만한 지휘장교가 누가 있지?”
김태식 소령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원래 임태식 대위가 있었는데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갔습니다. 이민욱 중위랑 김민철 중위는 다른 부대 파견 나가 있습니다.”
“그 두 사람 등급은 뭐야?”
“C등급으로 알고 있습니다.”
“C등급? 야, C등급으로 어떻게 비벼! 이 소령은 현재 A등급 아니야?”
“네. 공식적으로는 BS등급인데 내부적으로는 A등급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령을 견제하려면 A등급이 되어야지. 안 그래?”
그 말에 김태식 소령이 난감한 얼굴이 되었다.
“A등급 플레이어를 데리고 오려면 아무래도 육본에 연락을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육본? 알았어.”
이준식 대령이 곧바로 수화기를 들어 어딘가로 연락을 했다. 그가 연락을 취하는 곳은 부국강병회 최준일 소장이었다. 그는 육군인사참모부장로 재직 중이었다. 수화기 너머 한참이나 통화음이 이어지고서야 전화를 받았다.
-그래. 나다 무슨 일이야.
“충성. 이준식 대령입니다.”
-알아. 말해.
“참모부장님 요청드릴 것이 있습니다.”
뭔가 새로운 수를 생각한 이준식 대령의 눈이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이고 있었다.
총 9개 방에서 8개의 방 공략이 끝이 났다.
진우가 데리고 있던 공략대가 먼저 8번째 방을 클리어해서 9번째 방에 들어갔다. 역시나 인원이 많다 보니 먼저 클리어를 한 것이다.
때마침 진우가 9번째 방을 클리어해서 나오고 있었다. 그 앞에는 강힘길드 멤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오는 진우를 향해 손을 들었다.
“와, 졌어? 우리가 어떻게 질 수 있지?”
“진짜야? 이야…….”
“야, 이진우! 너 반칙 썼지. 솔직히 말해라.”
박진철이 으르렁거렸다. 진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무슨 반칙이에요. 그냥 살짝 거든 것뿐이죠.”
“야이씨! 네가 거든 것은 거든 것이 아니지.”
“내가 보기에는 미숙이 누나도 막 마법 사용하고 그랬다면서요.”
“무슨 소리야! 미숙이는 진짜 딱 거들기만 했거든.”
“네네. 알겠습니다. 그보다 형!”
“응?”
“몬스터 핵은 다 챙겼죠?”
“와, 누가 군인 아니라고 할까 봐. 이 와중에 몬스터 핵이 중요해?”
“형. 몬스터 핵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다 챙겼어. 다!”
“진짜죠? 하나도 빠지면 안 돼요. 안 그러면 다시 돌아가서 확인해야 해요.”
“안 빼먹었어. 걱정 마. 내가 300개 꼬박꼬박 채워서 가져왔으니까.”
“확실한 거죠?”
“그래. 설사 혹시라도 비면 우리에게 주려고 했던 것에서 빼면 되잖아.”
박진철의 말에 진우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그러면 되겠네요. 알겠어요.”
순간 박진철의 얼굴에 배신감이 차올랐다.
“와, 이 자식……. 됐다는 소리는 안 하네.”
진우는 그런 박진철을 무시하고 해골 무덤 보스방으로 걸어갔다. 보스방으로 들어가기 전 진우가 병력들을 점검했다. 그사이 박진철이 들어왔다.
“진우야.”
“네?”
“보스방은 우리에게 맡기는 것이 어때?”
박진철의 말에 진우가 눈을 깜빡였다. 그러면서 그의 뒤에 서 있는 강힘길드 멤버들을 봤다.
“형네가 한다고?”
“그래. 너희가 5개 방을 클리어했으니까. 우리가 보스방을 할게.”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언제나 그랬듯 보스방은 제가 해야 해요.”
“왜왜? 네가 막타를 쳐야 해서 그래?”
“그런 것도 있고요.”
“에이, 진짜……. 인마 너랑 미숙이가 들어가잖아. 그럼 우리가 할 것이 없어. 미숙이가 마법 뻥뻥 터뜨리지, 너 그냥 순삭이지. 안 돼, 안 돼.”
박진철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진우가 그 모습을 보며 말했다.
“그럼 반대로 하죠.”
“뭐?”
“나하고 미숙이 누나는 아무것도 안 할 테니까. 나머지는 알아서 해요.”
“오호……. 진짜?”
“네.”
“나쁘지 않은 방법이네. 어차피 해골 병사들이라고 해봤자 움직임이 느리니 말이야.”
진우가 안미숙을 바라봤다.
“미숙이 누나.”
“응?”
“미숙이 누나가 대충 벽을 쳐서 견제를 해줘요. 해골들이 함부로 덤벼들지 못하게요.”
“알았어. 그거야 식은 죽 먹기지.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런데 너는?”
“저야. 당연히 해골왕을 견제하고 있어야죠.”
박진철이 입을 열었다.
“그래. 여차해서 힘들 것 같으면 네가 그냥 해골왕을 쓰러뜨려 버려 그렇게 난이도를 떨어뜨려 버리자.”
“오케이!”
모든 작전을 수립한 후 보스방 문을 열었다. 언제나처럼 알람이 울렸다.
띠링!
-해골왕을 처치하시오.(0/1)
진우는 그 알람창을 한쪽으로 밀어 넣고 곧바로 뛰어들었다. 진우 혼자 해골왕을 견제했다. 그사이 강힘길드와 각성병사들이 우르르 뛰어 들어왔다.
그런데 진우를 상대하는 해골왕이 제대로 덤벼들지 못했다. 마치 진우의 악명을 익히 들었는지 뒤로 주춤 물러나기 바빴다. 그런 주변으로 수십 마리의 신규 해골친위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진우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그들을 본 진우가 씨익 웃었다.
“그래. 너희들은 그대로 가만히 있어라.”
진우는 그 말과 함께 오직 해골왕만 상대했다. 그 사이 안미숙이 나서서 불의 장벽을 펼쳤다.
화르르르륵!
불의 장벽과 함께 박진철이 앞으로 나섰다.
“자, 처음에는 한 50마리 정도만 할까? 다들 편안하게 사냥합시다.”
그 말과 함께 병사들을 포함해 강힘길드 멤버들이 뛰어들며 사냥을 시작했다. 그런데 강힘길드의 홍찬수와 김윤석, 최미라, 안보라는 이렇게 쉽게 보스방을 잡아도 되나 싶었다.
“이거 진짜 너무 편안한데요.”
“그렇지. 나도 그래.”
“우리 강힘길드가 이 정도였나?”
“이 정도가 아니라……. 저기 진우 때문 아니야?”
“맞다. 진우……. 저 녀석 너무 강해졌는데.”
“그러게요. 이제야 확인을 했는데……. 진짜 강해 보이네요.”
안보라, 최미진은 거의 진우의 활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때 홍찬수가 거칠게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렇게 멍하게 있다가 내가 다 잡는다.”
“앗! 형, 기다려요.”
김윤석이 재빨리 공격을 퍼부었다. 그 옆으로 지휘장교인 유지태 중위가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 한 마리, 한 마리에 집중해! 플총으로 상대하지 않을 녀석들은 단검으로 정확하게, 단숨에 처리하고!”
“네. 알겠습니다.”
“넵!”
“전부 돌격!”
“돌격!”
그 함성과 함께 각성병사들이 뛰쳐나갔다. 플총을 드는 D등급의 병사들은 뒤에서 지원사격을 했다.
나머지 C등급은 단검을 든 채로 해골들을 상대했다. 1 대 1이 아닌 3 대 1로 말이다.
그만큼 초반보다 호흡도 잘 맞고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물론 그 와중에 자잘한 상처를 입긴 했지만 강힘길드의 최미진의 힐로 말끔하게 해소되었다.
“힐!”
한 병사의 몸에 초록색이 입혀졌다. 낡은 검에 베인 팔뚝의 상처가 순식간에 나았다.
“가, 감사합니다.”
“네. 그래도 조심해요.”
“네, 알겠습니다.”
병사가 수줍게 말했고 최미라는 미소를 보여줬다. 그 미소를 본 몇몇의 병사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주변 잡몹들을 처리하였고, 해골왕은 진우가 가볍게 무너뜨렸다.
띠링!
-해골왕을 처치했습니다.
-포털이 생성되었습니다.
그 알람을 본 순간 진우는 재빨리 바닥을 스캔했다. 다행히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검은색 열쇠를 발견한 후 재빨리 챙겼다.
-검은 열쇠를 얻었습니다.
그때 뒤로 유지태 중위가 다가왔다.
“부부대장님 다 정리 끝났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몬스터 핵 수거하고 그만 나가자!”
“넵!”
유지태 중위가 힘차게 대답한 후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몬스터 핵 수거에 들어갔다. 그사이 박진철이 다가왔다.
“이번에도 히든 게이트 떴어?”
“네.”
“너 혼자 들어가야 하고?”
“형! 이제 좀…….”
진우가 슬쩍 짜증 나는 표정이 되자 바로 손을 들었다.
“알았어, 알았어. 애들 데리고 나갈 테니까. 넌 고생해라.”
박진철이 바로 몸을 돌렸다.
“자자, 여기 끝났으니까. 우리는 이제 나갑시다.”
그가 강힘길드원을 데리고 생성된 포털로 사라졌다. 유지태 중위 역시 몬스터 핵을 모두 수거했는지 병사들을 데리고 포털로 나갔다.
모두가 나간 것을 확인하자 진우는 곧바로 흑룡인들을 소환했다. 진우 옆으로 전투 준비가 끝난 흑룡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장! 또 가 볼까요?”
“그래!”
진우가 피식 웃으며 검은 열쇠를 꺼내 공간에 밀어 넣고 돌렸다. 검은 열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검은색 포털이 생성되었다.
“들어가자!”
“넵!”
최대근 중사를 비롯해 김철수 중사까지 대답하는 목소리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진우가 그들을 둘러봤다.
“왜 그러십니까?”
임백호 상사의 물음에 진우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그냥 두 사람 의욕이 넘쳐흐르는 것 같아서요.”
“아……. 아마도 이번에 들어온 강힘길드원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요?”
진우가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렸다.
“그럼 이번에는 저번보다 더 빨리 끝나겠네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진우와 세 사람이 히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띠링
-음침한 어둠의 해골왕을 처치하시오.(0/1)
-어둠의 게이트 속성에 따라 게이트 난이도가 조정됩니다. 게이트 S등급에서 A등급으로 하향조정 됩니다.
진우가 그 알람을 보고 씨익 웃었다.
언제나 그랬듯 진우가 이끄는 부대는 이번에도 부상자 없음, 사망자 없음이었다. 자잘한 상처들은 존재했지만 이번에 헬퍼로 온 강힘길드의 길드원인 최미진 양의 도움으로 말끔하게 치료가 되었다. 병사들이 챙겨간 포션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무사히 빠져나오고 이번에도 전과 같은 회식 할 곳을 잡았다. 이렇듯 매번 회식을 하는 이유는 게이트에 들어가서 고생한 만큼 병사들에게도 그만큼의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회식이 별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렇듯 일을 끝낸 후 고기로 포식을 한다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었다. 물론 이번 회식에는 인원도 좀 늘었다. 새로 합류한 강힘길드의 멤버들이 같이 왔기 때문이었다.
“와, 진우야. 지금까지 진철이 형이랑 미숙이 누나만 챙겼던 거야?”
홍찬수가 고기를 구우며 말했다. 진우가 피식 웃었다.
“챙기긴 뭘 챙겨.”
“그래! 야, 말은 바로 하자. 우리가 이렇게 고생한 덕분에 길드가 회생한 거거든?”
“아, 네에. 대단하십니다. 대단해요.”
“그러게, 우리를 좀 더 일찍 불러 줬으면 좋았잖아.”
“맞아! 우리도 빨리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아쉽다야.”
그들이 진우을 향해 서운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런데 박진철이 나섰다.
“야, 너희들 충분히 서운할 수 있어. 그런데 그건 진우 말고 나에게 해라. 진우는 아무 잘못 없다. 내가 무능해서 그래. 그리고 너희들 그 계약금도…….”
“형!”
진우가 박진철을 불렀다. 박진철이 바로 입을 닫았다. 진우가 황급하게 박진철에게 술을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