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을 숨긴 귀환자-70화 (70/177)

〈 70화 〉 08. 블랙마켓에 어서오세요 (8)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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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는 간단하게 유흥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진우의 눈에 보인 6층은 그야말로 카지노를 연상케 하는 곳이었다.

한마디로 도박장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보여서 여러 가지 도박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도박에 대해서 철저하게 단속을 하고 있는 편이지만 플레이어에 한해서는 그것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어 중에서도 도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워낙에 많다. 그런 사람들이 일반 카지노에 갔다가 홧김에 카지노를 때려 부순다든지 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사기를 치는 사고가 비일비재했기에 위험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플레이어들이 모인 카지노에서는 애써 눈을 감아 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곳 디카페인의 카지노엔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진우야. 혹시나 해서 말을 하는데 절대로 도박은 하지 마라.”

“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도박하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 여럿 봤다.

“형. 저는 도박 싫어해요. 저 무슨 일 하고 있는지 아시잖아요.”

“하긴 그렇지.”

진우는 직업군인이고 꼬박꼬박 월급이 나온다. 나름 땀 흘려서 일하는 직업이고, 5년 동안 착실히 근무해왔다.

진우는 게이트에서 몬스터 잡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도박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물론 지금 눈앞에 펼쳐진 카지노 광경에는 살짝 호기심을 들었다.

“와아아아! 터졌다!”

“대박! 진짜?”

“우하하하하핫!”

크게 한 탕을 터뜨린 사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주변으로 모르는 사람들이 축하한다며 박수를 쳐 주고 있으니, 궁금증이 아예 생기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진우는 애써 호기심을 지웠다. 그리고 손미현을 따라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갔다.

7층에 올라오니 이곳 역시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진우가 많은 사람들을 보며 물었다.

“여기가 거래소인가요?”

“네. 여기서부터 일반적인 매매가 가능합니다.”

박진철 역시 많은 플레이어들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혀를 내둘렀다.

“아이고 많기도 하네.”

안미숙이 박진철 옆에 바짝 붙으며 물었다.

“자기도 전에 왔을 때 이 정도였어?”

“아니. 지금은 그때보다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은데. 그렇죠?”

박진철의 시선이 손미현에게 향했다. 손미현이 환하게 웃었다.

“네. 주변 블랙마켓 몇 곳이 불미스러운 일로 영업을 중단하면서 저희 디카페인 쪽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대답을 하는 손미현의 얼굴로 뿌듯함이 번졌다. 진우가 별생각 없이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곳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자 박진철이 팔을 붙잡았다.

“너 어디가?”

“여기가 거래소라면서요.”

“야. 여긴 일반 거래소. 우린 좀 더 위로 올라가야 해. 그렇죠?”

박진철이 손미현을 보며 물었다. 손미현이 환하게 미소를 보이며 답했다.

“네. 저희는 좀 더 올라가야 해요. 몇 번 오셨다더니 잘 아시네요.”

안미숙도 박진철을 보며 말했다.

“오오, 자기······.”

“뭘 이런 걸 가지고.”

박진철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게 한 층 더 올라갔다. A등급 몬스터 핵부터는 9층에서 처리를 했다.

그곳에 도착을 하자 밑에 층보다는 한산했다. 하물며 개인 사무실이 잔뜩 늘어서 있었다.

이곳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면 순번이 되었을 때 방으로 안내가 되었다. 진우가 물었다.

“우리는 저기서 해요?”

그러자 옆에 있던 손미현이 슬쩍 다가와서 말했다.

“저기 고객님. 혹시 판매하고자 하는 물품의 등급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못 들었습니까?”

“아뇨. 듣긴 들었는데 마지막으로 확인 절차가 필요해서 물어보는 겁니다.”

박진철이 다가와 말했다.

“S입니다. S!”

“S등급요? 네, 확인했습니다. 그럼 절 따라오시죠.”

손미현은 개인창구들을 지나 가장 안쪽 방으로 안내가 되었다. 그러자 대기소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던 어떤 아주머니 한 명이 힐끔 고개를 돌려 진우 일행들을 봤다.

“어라? 저기요. 저기 저 사람들은 줄 안 서고 어디 가는 거죠?”

“저분들은 따로 상담을 받으러 오신 분들입니다.”

“상담요? 무슨 상담? 나는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새치기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걱정 마십시오.”

아주머니는 인상을 찡그렸다.

“아, 진짜 짜증 나. 뭐야! 나 지금 10분이나 기다렸는데······. 저런 것들을 우대해 주고 말이야.”

그 아주머니가 투덜거렸다. 그 소리를 들은 안미숙이 입을 열었다.

“뭐? 저런 거?”

안미숙이 발끈하려다가 박진철이 바로 말렸다.

“자기야. 참아! 우리는 VVIP인데 저 아줌마하고 놀면 급 떨어져.”

“그렇지?”

안미숙이 바로 생긋 웃었다. 진우 역시 살짝 짜증이 나려고 했지만 웃고 말았다.

그렇게 긴 복도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곳에 또 다른 큼지막한 공간이 나타났다.

“어? 손 매니저님, 무슨 일이세요?”

“고객님 오셨어요.”

“고객님이요?”

직원이 후다닥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잠시 후 풍채 좋은 사내가 빠른 걸음으로 뒤뚱뒤뚱거리며 나왔다.

“어서 오십시오. 고객님. VIP 거래소 담당자 조세호입니다.”

그가 명함을 줬다. 역시나 그 뒤쪽에는 자신의 경력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디카페인 경력 15년. 심지어 A등급 플레이어로 등록되어 있었다.

A등급임을 확인한 박진철이 흠칫 놀라고 안미숙은 조세호를 염탐하듯 바라봤다.

조세호는 그런 시선을 솔직히 많이 받아봤다. A등급이라는 것이 길바닥에 뒹구는 돌멩이처럼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진우는 딱히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잘 부탁해요.”

조세호의 시선이 진우를 바라봤다. 무심한 눈빛에서 자신의 A등급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이런 느낌이면 둘 중의 하나다.

A등급이 어떤 것인지 모르거나, 혹은 A등급을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것이거나.

그런 진우를 보며 조세호가 당황했다.

‘응? 뭐지?’

조세호 고개를 갸웃했지만 바로 환한 미소로 바뀌며 세 사람은 안쪽으로 안내했다.

“이쪽으로 오셔서 앉으세요.”

세 사람이 자리에 앉았다.

“차는 뭐로 드시겠습니까?”

조세호의 물음에 진우가 손을 들었다.

“아뇨. 차는 됐습니다.”

그러자 박진철이 헛기침을 했다.

“어험······.”

안미숙을 힐끔 바라봤다. 진우가 바로 이해를 했다는 듯 말했다.

“아······. 저기 차는 됐고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 있을까요?”

“쿠키 종류는 있습니다.”

“그럼 그걸로 준비해 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조세호가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잠시 후에 고가의 쿠키와 주스가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이곳에 있는 걸로 준비를 했는데 따로 필요하신 거라도 있습니까?”

“아뇨. 괜찮습니다.”

박진철이 냉큼 쿠키 하나를 집어서 깠다. 그것을 옆에 앉은 안미숙에게 내밀었다.

“자기야. 어서 먹어.”

“괜찮아.”

“아니야. 먹어. 여기 VIP룸이라 이런 거 많아.”

조세호가 바로 말을 받았다.

“사실 이 방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에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시는 분들이 좀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처리하는 물건이 물건이다 보니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시는 게 당연하겠죠. 그래서 저희도 특별히 간식에 신경을 쓰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걱정 마시고 드십시오.”

박진철이 멋쩍게 웃었다.

“그렇죠. 저희 입장 이해하시죠?”

“그럼요. 편안하게 드십시오.”

그때서야 박진철과 안미숙이 망설임 없이 먹었다. 조세호의 시선이 진우에게 향했다.

“혹시 고객님께서 물건을 가져오신 겁니까?”

“네.”

“그럼 제가 물건을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진우는 망설임 없이 품에서 몬스터 핵을 꺼내 주었다. 너무 천연덕스럽게 꺼내서 조세호가 살짝 당황했다.

사람들은 보통 진짜 좋은 물건을 꺼낼 때는 대개 호들갑을 떨거나 아니면 약간 의심하는 눈빛을 보내며 경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진우는 그런 류의 사람들과는 달랐다.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몬스터 핵을 꺼낸 것이다.

“아, 네에······.”

조세호는 당황함을 바로 숨긴 후 진우가 내민 몬스터 핵을 확인했다. 그 순간 두 눈을 크게 떴다.

“헉! 이건······.”

조세호의 두 손에 들린 묵직한 핵.

제대로 감정하지 않아도 강렬한 파장이 느껴졌다.

익숙하지 않은 파장, 그리고 자신도 많이 느껴보지 못한 그러나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느껴본 바로 그 파장이었다.

‘S등급······.’

조세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하물며 손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그립감은 사냥해서 얼마 되지 않은 그런 것이었다. 게다가 순도 역시 엄청 충만했다.

몬스터의 핵은 사냥한 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부피는 점점 줄어들고 상태 역시 안 좋아진다. 또 하나 게이트 밖으로 나왔을 때도 시간이 지날수록 순도가 떨어진다.

가장 좋은 것은 사냥한 지 한 달도 안 된 핵을 최대한 빨리 가공 처리해서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S등급 핵 같은 경우는 도난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보통 이 정도의 수준급 몬스터 핵이 디카페인에 흘러들어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아무리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암묵적인 허가를 했다고 해도 디카페인은 암시장이었다. 이 정도의 최상급은 대부분이 아이템 거래소를 통해 판매가 된다.

조세호는 좀 더 자세히 S등급 핵을 살폈다. 순도가 여태 자기가 본 것 중에 최상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처음이었다.

‘이거 최소한 50% 이상인 건데······.’

몬스터 핵의 경우 마나 순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마나 효율과 효과가 좋아진다. 그래서 마나 순도가 거의 없는 경우는 아무리 몬스터 등급이 높아도 제값을 받기 힘들다.

하지만 이 정도 순도라면 확실히 아이템을 만들었을 때 정말 좋은 아이템이 나올 것이다.

조세호는 S등급 핵을 바라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여태껏 자신이 봐온 S등급 핵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핵이었다.

조세호가 조심스럽게 따로 보관함에 내려놓았다. 진우를 보며 말했다.

“죄송한데 이 물건에 문제가 없는지 잠깐 확인을 해도 되겠습니까?”

“네, 그러세요.”

조세호가 잠깐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직원을 손짓으로 부른 후 낮게 말했다.

“지금 S등급 물건 중에서 도난신고 들어온 것이 있는지 확인해 봐.”

“네.”

직원이 단말기를 통해 바로 확인을 했다.

“확인 결과 3건이 있습니다.”

“3건? 띄워봐.”

단말기에 도난사건에 관한 것을 띄웠다. 그런데 3건 모두 사진이 있었다. 조세호가 본 것과는 각각 다 달랐다.

몬스터의 핵이라고 해도 고유의 형태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인위적으로 가공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니고······ 아니고. 이거 말고 정말 없는 거야?”

“네.”

“소문으로 도는 것은?”

“글쎄요. 소문으로는 잘······. 요즘 S등급 몬스터를 공략했다는 소리는 없던데요.”

“그래? 알았어.”

조세호는 룸으로 들어가는데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일단은 도난물품은 아니라는 것인데······. 그런데 최근 보고에 의하면 S등급이 열린 적이 없다. 어떻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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