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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호위 (95/100)

제10장 호위

지금 루얀의 관심사는 프레젠의 몸 안에 있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분명 블랙 페리안은 아니다.

그렇다고 최악으로 가정해서 블랙 젠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블랙 젠더는. 남의 몸에서 서식하는 그런 종류가 아니다.

그뿐 아니라 블랙 젠더와는 다른 힘.

정말 생소한 힘이다.

"도대체 무엇이......?"

지금 프레젠 몸속에 무엇이 있단 말인가?

도무지 알 수 없다.

단지 하나, 루얀이 단정 짓기로는 저 프레젠 안에 있는 존재는 블랙 페리안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위험한 존재라는 것뿐이다.

"완벽하지만 작전 실행 비용이 없어서 그런데, 어디 대박 상품 없을까?"

난 다시 케찹이 기억상실증 사건을 뒤로한 채 원래의 목적을 상기하고(돈으로 똑같이 유저들 고용해서 막기) 어쩔 수 없이 그분을 찾아왔다.

도무지 내 힘으로는 무리라는 걸 깨닫고 그분을 통해서 일을 얻기 위해서다.

그리고 피엘이라면 그런 나의 고뇌(?)를 100% 풀어 줄 거라는 확신도 있다.

한편 이런 내 질문에 피엘은 갑자기 환하게 웃는다.

어? 왜 기분 나쁘게 웃어 대고 난리야.

그 순간 피엘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있지! 너를 위해서 준비된 일이야! 완전 네가 해야 하는 일!!"

"......."

마치 기다렸다는 듯 너무나도 기뻐하신다.

그런데 저런 반응을 보는 순간 난 상당히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구린내가 나는데?

하지만 이런 내 의심의 눈초리는 무시한 채 피엘의 말이 이어졌다.

"아주 단순한 호위야. 어떤 물건을 배달하는 건데, 그것만 지켜 주면 무려 현금으로 3억!!"

"......."

"3억이라고, 3억! 호위 한 번에 3억! 이게 말이 되니?!"

"......."

진짜 말이 안 된다.

어떻게 호위 한 번에 3억을 주는 거냐?!

그 물건 의뢰자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하지만 피엘이 절대 잡소리를 하시는 분이 아니고서야. 이건 진실이다.

한데 이 엄청난 걸 왜 이렇게 기뻐하면서 주는 거냐?

이런 대박 상품이라면 아쉬운 듯 줘야 하는데, 이건 너무 경쾌하게 나한테 넘겨주니 오히려 더 찜찜하다.

난 그런 생각이 들자, 너무나도 기뻐하고 계신 피엘 님에게 물었다.

"3억 뒤에 감춰진 진실을 알고 싶네만?"

"......."

물었다.

그런데 이런 내 물음에 그분은 순식간에 버로우 타신다.

확실하다. 3억의 진실 뒤에는 무언가가 있다고.

단순 호위로 그딴 금액을 줄 리 없다는 것은 당연히 바보가 아닌 이상 파악 가능하다.

한편 내 이런 질문에 버로우를 타던 피엘 군은 잠시 후 나를 향해 너무나도 해맑은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별거 아니야. 단지 호위하다가 하늘에서 유성이 추락할 수도 있고, 갑자기 악마들이 소환될 수도 있고, 순식간에 지진이 날 수도 있는 가벼운 상황?"

"......."

저기, 별거 아닌 것 치고는 너무 살벌한데요? 호위를 하는데 그 과정 중에 메테오가 떨어지고 어스퀘이크가 발동될지도 모른다니!

이건 호위를 과장한 전쟁 아님? 응?

"장난이야, 임마! 놀라기는. 운반이 무슨 전쟁도 아니고. 그저 약간 오버해서 그만큼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거지."

그때 나의 놀란 얼굴을 보더니 피엘은 장난이라고 말했다.

나도 참 바보 같다. 그딴 저질 개그를 잠시나마 믿다니.

그나저나 난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가진 거라고 이 단단한 몸뚱이 하나뿐이다.

그리고 단 시간에 이런 큰돈을 만지는 건 이 일이 유일무이하다(물론 피엘의 비유가 약간 거칠었던 만큼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뭐 죽기야 하겠는가?).

그나저나 정말 장난...... 아닌데?

이번 작전에 참가하는 인원은 나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다.

그런데 그중 두 명이 상당히 유명하신 분이다.

바로 공식 랭킹 1위이신 일격의 레루와 랭킹 2위이신 폭격의 란루.

엄청나신 분들이다.

그뿐 아니라 생전 처음 보는 분들도 계시는데, 일단 느껴지는 힘만으로도 레루와 란루에게 전혀 떨어지지 않는 분들이다.

일명 공식 랭킹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실력자 정도 되겠지.

"요오! 오랜만인데!"

"레루."

그 순간 레루가 반갑게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랭킹 1위답지 않게 정말 소탈한 자식이다.

옛날에는 레루, 란루와 함께 싸돌아다녔지만, 난 히든 클래스 때문에 저들과 헤어졌지.

그런데.......

"란루는 여전히 무뚝뚝함의 극치군."

"뭐 내 동생이지만, 정말 사교성은 제로라니까."

"......."

방금 전 나와 레루의 이야기를 대충 들어 보면, 알다시피 저기서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만 보고 있는 란루는 레루의 동생이다.

그 말은 즉 레루가 랭킹 1위, 란루가 랭킹 2위라는 소리다.

한마디로 형제들께서 공식 랭킹 1.2위 해먹고 계시다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형제라니까!

"그런데 너 안 본 사이에 무척 유명해졌더라?"

"......."

"프레젠 하면 많은 유저들이 악마보다 더 기피하니."

"......."

그때 레루가 분명 칭찬은 아닌 걸로 추정되는 말을 던졌다.

이제는 자주 듣다 보니 친숙하기까지 하구나.

"아, 그러고 보니 히든 클래스는?"

그 순간 레루는 갑자기 기억났다는 듯 탄성을 지르더니 히든 클래스의 여부를 물었다.

하지만 잠시 후 나의 초보자 복장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초보자인가 보군."

"......."

아주 크나큰 착각을 하신다.

아니, 이분이! 지금 내가 초보자라니!

난 엄연히 지상 최강의 히든 클래스를 얻은 상태라고.

물론 너무나도 건더기(?)가 커서 복잡한 내막이 있다지만 일단은 히든 클래스만큼은 진짜 제대로 얻었다.

전설의 히든 클래스, 그중에서도 최고라고 불리는 플레이지 나이트를, 덤으로 전설 급인 히든 클래스도 하나 더 얻은 상태고 말이다.

어찌 됐든 난 심각한 오해를 하는 그분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

"난 이미 최강의 직업을 얻은 상태인데?"

하지만 이런 나의 친절한 대답에 그분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뿐 아니라 또다시 나의 복장을 훑어보더니 말했다.

"아직까지 히든 클래스를 찾지 못해서 거짓말하는 네 심정은 이해하는데, 초보자 옷 입고 그런 말을 하면 별로 신빙성은 없는데."

"......."

"너와 헤어질 때도 그 복장이었거든?"

"......."

아, 그러고 보니 그렇다.

이 초보자 복장도 입은 지 진짜 오래됐다. 히든 클래스를 얻은 직후에도 이거 입고 다니니.......

그런데 나도 꼭 이거 입고 싶어서 입는 게 아니다. 변신하지 않는 이상 여전히 초보자 스킬밖에 없는 나로서는 초보자 옷을 제외한 옷은 감당하기가 벅차다.

한마디로 입으면 무겁다는 소리다.

그러다 보니 계속 이 옷만 입게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진짜로 내가 전직했다고 직접 변신해서 보여 줄 수도 없고(잘못하면 변신하면서 그 파괴력만으로도 주변이 초토화된다).

정말 애석하다.

뭐, 믿기 싫으면 믿지 마라.

"아참, 근데 그 재미있는 요정은?"

"케찹이?"

"어."

그때 레루가 케찹이의 행방을 궁금해했다.

워낙 독특한 요정이다 보니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분이 그분이다.

어찌 됐든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 줘야겠지?

"지금 회복 중에 있어."

"......?"

"흐음, 기억상실증에 걸렸는데 그 기억상실증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약간(?) 다치는 바람에."

"요새는 기억상실증을 회복하는데 다쳐?"

"조금 옛날 민간요법을 사용하다 보니......."

"......."

"자세한 건 비밀임."

"......."

파리채로 너무 강하게 내리꽂아서 입원시켰다고 말하기에는 약간 좀 야만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니 일단 비밀로 해 두자.

"에헤, 이렇게 유명하신 분들을 제 눈으로 다 보다니 너무나도 감동적이군요. 특히 프레젠 님. 에헤헤."

"......."

"......."

"......."

그때 아무 기척도 없이 다가온 한 남자가 있었다.

대략 20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솔직하게 말해 첫인상으로는 별로다.

뭔가 꽤 얍삽해 보이는 모습과 말투, 저런 케이스가 언제든지 배신을 때릴 확률이 높아서 같이 일하기는 정말 싫다.

그렇지만 일단 우리와 이번 일에 동참한 정체불명의 강자 중 한 명이니, 관계가 나빠지면 좋은 건 없다.

한편 그 남자는 어느새 레루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면서 악수를 청하고, 레루도 나랑 같이 저분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듯한지만 역시나 내 생각처럼 사이가 거북하면 안 좋다고 생각했는지 그 남자의 손을 잡으려고 한다.

그런데 뭐라고 해야 하나? 손을 내밀면서 싱긋 웃는 그 남자를 보면서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든다.

마치 무언가가.......

"주인님! 저 남자 손에 독으로 보이는 것이 묻어 있어요!"

"......!!"

바로 그때 메라가 내게 다급하게 소리쳤다.

물론 지금 메라는 실제로 구현된 상태가 아니기에 안에서 울려 퍼지는 상황이다.

참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독?!

지금 저 남자의 손에 독이 묻어 있다고?

그리고 그게 바로 내가 저 남자를 보고 느낀 위화감의 정체인 건가?

아니, 그것보다 도대체 왜 저분이 독이 묻은 손으로 레루와 손을 잡으려는 거냐!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독이 몸에라도 스며들면......!

잠시 이런 생각할 시간도 없다.

어서 막아야 한다. 저 남자가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생각과 함께 순식간에 몸을 날렸다.

그와 함께 어느새 내 몸은 레루와 바로 손을 잡기 직전인 그 남자에게 와 있다.

물론 그냥만 와 있으면 쑥스러워서 물품 하나를 그의 목에 갖다 대 주었다. 초보자의 무지막지한 단검을.

"......."

"......."

"......."

한편 내 갑작스러운 반응에 모두들 급작스럽게 침묵이다.

뭐 이유를 모르는 입장에서는 내가 뜬금없이 달려오더니 그 남자의 목에 단검을 겨누었으니까.

하지만 모두 이유를 안다면 충분히 수긍하고도 남을 테다.

어찌 됐든 난 당황하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행동을 한 이유를 가르쳐 주기 위해 그 남자를 향해 한마디 했다.

상큼한 미소와 함께 말이다.

"손에 뭐가 묻은 듯싶습니다만, 뭔지 확인해 봐도 될까요?"

"제 손에 묻은 거 말입니까?"

"네."

"우후! 어떻게 아셨는지?"

"그건 그쪽에서 알 필요는 없고, 그 손에 묻은 게 뭔지 말씀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난 검이 목에 닿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여유를 부리는 듯한 그분을 향해 강하게 말했고, 그 말에 그 남자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무색의 독이죠."

"......!!"

"......!!"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한다.

난 무조건 변명을 할 줄 알았는데 저렇게 솔직하게 말할 줄이야!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 참고로 이유도 궁금하시죠?"

"......."

그분은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이유도 궁금하냐고 묻는다.

당연하지만 궁금한 건 사실이다.

그 순간 남자의 말문이 열렸다.

"일단 인원수를 줄여 놓을수록 돌아오는 금액은 크니까요."

"......!"

뭐? 인원수를 줄여 놓을수록 돌아오는 금액이 크다고?!

그 말은 완전히 노골적으로 죽이려고 했다는 소리야?

사실 지금 이 호위 시스템에는 약 15억이 걸려 있다.

뭔 말인가 하면 한 명당 일단 3억씩이지만, 나중에 호위를 무사히 마친 사람들만 돈을 받는 거다.

즉 다섯 명이 출발해서 네 명이 호위를 하다 죽고 한 명만이 호위를 성공한다면 그 혼자서 15억을 독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저분은 아예 노골적으로 우리를 제거하려고 생각했다는 거지.

"당신 제정신입니까? 아직 출발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짓을!!"

그때 그 남자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레루는 황당해한다.

그리고 그건 당연한 반응이다. 아직 어떤 적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군부터 제거한다니.

차라리 도착을 하는 지점에서 그런 행동을 개시하면 몰라, 이건 뭐 출발하기도 전에.

"어차피 저 혼자 힘으로도 호위는 충분할 것 같거든요."

"......."

"......."

오만인지 아니면 자신감인지 그분은 너무나도 당당하게 내뱉었다.

내가 보기에는 오만이다. 이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서 시작되는 프로젝트를 너무나도 얕보고 있다.

어찌 됐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여전히 여유롭게 웃고 계신 그분을 향해 나도 웃으면서 말했다.

"뭐, 이번에는 넒은 마음으로 넘어가 주겠지만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아이고, 무섭습니다. 프레젠 님."

"......."

그런데 나의 이런 친근한(?) 경고에도 그분은 마구 말을 비꼬고 있다.

지금 나를 자극하는 거냐? 응?

"아, 그리고 프레젠 님도 너무 나서면 좋을 것 없다고 저도 한마디 드리고 싶네요."

"......."

그때 설상가상으로 그분은 이제 나에게 협박까지 한다.

후훗, 귀여우시군. 귀여워, 후후후!

"야, 임마! 너 미쳤어?"

"......?!"

"너 우리 주인이 얼마나 성격이 개지랄 같은지 알아? 네놈 때문에 주변까지 피해 나면 책임질 거야, 뭐야? 이 자식아!!"

"......."

"......."

그 순간 입원하고 있어야 할 케찹이가 오더니 방금 전 나를 도발하던 그분을 향해 마구 쏘아 댔다.

물론 그런 현상에 그분도 심각하게 당황한 상태다.

요정이 저렇게 산뜻하게(?) 말하는 경우도 생각지 못한 파라다이스니까.

어찌 됐든 지금 갑자기 등장한 케찹이 덕택에 난 폭발하지 않았다.

출발하기도 전에 봉인 다 풀고 다 날려 먹으면 그게 뭔 짓거리란 말인가? 이럴 때는 은근히 케찹이가 고맙기까지 하다.

그런데 케찹이 말 중 성격이 개지랄 같다는 말은 참으로 거슬리는구나?

"근데 너 언제 회복됐냐?"

"나? 주인이 준 술 먹고 곧바로 회복됐지."

"......."

난 케찹이가 분명 안정을 취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빨리 회복돼서 내 앞에 나타나자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고, 그 말에 케찹이는 내가 준 술을 먹고 회복되셨단다.

저기, 근데 술은 내가 좀 미안해서 다 낫고 먹으라고 줬는데, 온몸을 붕대로 감은 상태에서 그걸 다 드신 거야?

아니 그것보다 술을 먹자마자 회복되다니, 무슨 술이 슈퍼 재생 물약도 아니고 이건 뭐.

정말 케찹이 저 자식에게는 술은 말 그대로 만능 통치약을 뛰어넘는 슈퍼 비약임이 분명하다.

"자, 출발하겠습니다."

한편 이 의뢰의 주인공으로 보이는 40대 초반의 남자가 검은색 상자 하나를 품에 안더니 출발하자고 말했다.

아무래도 저 검은색 상자가 이 엄청난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지켜야 할 보물인가 보다. 저것 때문에 메테오가 떨어지고 지진이 날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근데 도대체 저게 무엇이기에?

"궁금해?"

"......."

그 순간 케찹이가 내 이런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핵심을 꼭 집어서 말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도대체 어떤 물건이면 이런 울트라 초특급 호위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리가 없다.

"주인도 들어 봤을 거야."

"응?"

"뜨거운 핫커피."

"......."

그건 뭐야?

케찹이가 내게 들어 봤을 거라고 하면서 말하는 이름, 뜨거운 핫커피.

처음 들어 본다.

아니, 그뿐 아니라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뭐랄까, 왠지 저질이 된 느낌이다.

"그럼 그 뜨거운 핫커피라는 게 저기 상자 안에 들어 있다는 거야?"

"빙고!"

"......."

"100% 그것밖에 없어. 이 정도의 초특급 울트라 호위가 대동되는 건."

"......."

도대체 뜨거운 핫커피가 뭐기에 이토록 엄청난 호위를.......

혹시 무슨 비밀 병기가 아닐까?

근데 비밀 병기 이름이 뜨거운 핫커피야?

뭔가 좀 이상한데?

난 혼자서 생각해 보지만, 뜨거운 핫커피라는 이름의 진실을 파악함으로는 무리라고 느꼈다.

그래서 케찹이를 불렀다.

"저기, 케찹아."

"......?"

"뜨거운 핫커피가 뭐하는 물건인고?"

"......"

그런데 이 자식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냐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뿐 아니라 마구 흥분까지 하면서 말한다.

"주인, 그것도 몰라? 뜨거운 핫커피를?!"

"모르는데? 레이저 무기냐?"

"헉! 기가 막힌다. 감히 뜨거운 핫커피와 레이저 따위(?)를 비교하다니!"

"......."

"뜨거운 핫커피는 레이저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웃기지도 않는 소리야!!"

"......."

뭔가 이해하기는 참 난해한 말이지만, 그저 느낌으로 말하자면 첨단 과학 무기인 레이저보다 비교가 안 될 엄청난 물건이라는 건 확실하게 전달됐다.

"책이야."

"......?!"

그 순간 케찹이의 입이 열리면서 전혀 뜬금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책이라니? 뜨거운 핫커피라는 게 책이라고?!

그럼 고작 책 한 권 지키려고 이런 엄청난 호위를?

아니, 그것보다 어떻게 책 때문에 메테오가 날아오고 지진이 일어난다는 거냐?!

단지 책을 얻기 위해서?!

무슨 책에 궁극의 주문이라도 담겨 있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엄청난 고위급의 신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책이야."

"헉!!"

그때 책 한 권에 이렇게 난리가 난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나에게 케찹이의 강력한 추가 발언이 들려왔다.

헉! 신이 만든 책이라고?

이 사실 하나만으로 갑자기 책이 달라 보인다.

그것도 고위급의 신이 만들었다고 하니, 이건 진짜 장난 아니다.

"그럼 책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냐?!"

난 신이 만든 책에는 무엇이 적혀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 내 질문에 케찹이는 잠시 눈을 감더니 말했다.

"야설."

"......."

미치다 못해 완전 맛이 가 버린 개소리를 한다.

푸헤헤헤! 신이 만든 책이 야설이라고?!

지금 장난치냐, 이 자식아!

신이, 그것도 고위급 신(조율자를 만들었던 신보다 훨씬 높은 직책의 신)이 만든 책이 야설이라고!

에라! 이 황당한 요정 자식아!

"진짜야! 뜨거운 핫커피는 신이 만든 야설, 그것도 민호 님이라는 거대한 신이......."

"닥쳐, 이 자식아."

"......."

"구라를 까도 좀 넉넉하게 까라."

"지, 진짠데......."

"한 번만 더 미친 구라 까면 묻어 버린다?"

"......."

그제야 케찹이는 조용해졌다.

이런 미친 자식 같으니라고!

"이민호!!"

"왜 그러십니까, 형님."

"너, 너! 네놈의 빌어먹을 이상한 소설을 어디다 푼 게냐?!"

"비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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