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4장 이리엘, 술 취하다? (89/100)

제4장 이리엘, 술 취하다?

"흐흐흐."

버스틴은 웃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란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나도 완벽한 작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지금 치료의 왕발 때문에 고민하는 프레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 없다.

아니, 오히려 다른 쪽에 신경을 쓰고 있는 그분 덕택에 자신의 작전이 수월해질 것 같다.

이리엘에게 술을 먹여서 그 기회를 틈타 옷 찢기 작전이라는 아름다운(?) 작전을.

참고로 그의 작전은 이렇다.

일단 이리엘의 방에 몰래 침입한다(평소라면 힘들지만 지금처럼 프레젠이 정신없을 때는 가능).

그리고 그녀가 쓰는 물병에 물 대신 술을 집어넣는다.

실질적으로는 술을 취하게 해서 힘을 빼놓고 덮치는 것보다는 수면제로 완전 재워 놓고 덮치는 게 훨씬 쉽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게 없어진다. 일명 덮칠 때 반항하는 재미랄까?

한마디로 버스틴은 진짜 변태라는 것이다.

"후훗! 이리엘 양, 오늘 제가 화끈하게 옷을 찢어 드리지요."

"으음......."

이리엘은 이상했다.

분명 자기 전 목이 말라서 자기 방에 있던 물을 먹었다.

한데 그 물을 먹자마자 어질어질해지고 막 속이 불타오른다.

그리고 잠시 후 그대로 이리엘은 쓰러졌다.

"후훗."

버스틴은 물로 착각해서 먹은 술로 인해 그대로 엎어져 자고 있는 이리엘을 보고 흐뭇해했다.

드디어 그날이 오고 말았다.

역사적으로(?) 고이 간직될 그날이!!

"그나저나 완전히 잠들 줄이야......."

이렇게나 술이 약할 줄 몰랐다. 그저 한 모금 들어갔을 뿐인데 잠들어 버리다니.......

이렇게 되면 반항하는 재미(?)는 물 건너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옷을 찢는 게 더 중요하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버스틴은 천천히 이리엘의 꽁꽁 드레스를 벗기기 위해서 다가갔다.

그런데.......

"......!"

갑자기 술 먹고 쓰러졌던 이리엘이 눈을 떠 버린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버스틴은 오히려 웃었다.

그래, 이거다. 자신이 원하던 최고의 시나리오!

'반항하는 이리엘 옷 찢기'라는 시나리오 말이다.

그렇게 버스틴은 행복한 미소를 흠뻑 지었고, 이리엘은 그런 버스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평소의 이리엘의 모습이 아니다.

뭔가 요염하면서도 너무나도 섹시한 모습이다.

그리고 그녀의 미소가 지어짐과 동시에 버스틴의 알 수 없는 비명이 들려왔다.

"으아악!!"

"......."

난 게임 접속 후 말문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 이유는 한 미쳐 있는 중생 때문이다.

아니, 원래 좀 정상은 아니었다만 어제까지만 해도 저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왜 오늘 저 꼴이 된 거지?

"헤헤헤."

"......."

"......."

"......."

"헤헤헤."

"......."

"......."

"......."

버스틴이 한없이 해맑게 웃고 있다.

그리고 다른 일행들도 나와 같은 기분이었는지 모두 경악에 휩싸인 채 말없이 버스틴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케찹이."

"......?"

"저 자식 왜 저러냐?!"

난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케찹이에게 버스틴이 저 모양이 된 이유를 물었다.

하지만 그런 내 질문에 케찹이는 고개를 젓더니 말했다.

"나도 오늘 아침에 봤는데 저렇게 되어 있었어."

"......."

별 도움 안 되는 말을 하신다.

아무래도 버스틴이 저 모양이 된 약간의 이유라도 알면 좋겠다만, 다들 멍하니 있는 게 아무도 모르는 듯싶다.

"주인님, 오셨어요?"

"......?!"

그때 갑자기 친숙하지만 뭔가 약간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 그러니까 이리엘 목소리였지만 뭔가 톤 자체가 상당히 매혹적이다 못해 미쳐 버릴 것 같은.......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난 다급하게 이리엘의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돌리자마자 굳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이유란.......

"왜 그러세요?"

"이, 이리엘. 오, 옷이......."

"왜요? 이상한가요, 주인님......?"

"......."

이상하지는 않다.

이리엘 정도 되는 미모면 대충 입어도 완벽한 옷이 되어 버린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패션 덕택이다.

이리엘이, 이리엘이 미니스커트를 입었어!!

그것도 나노 미니스커트를!

조금만 고개를 숙여도 속옷이 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짧은 길이를 말이다.

도대체 이리엘 왜 또 이러는 거야?!

저번처럼 무슨 병이라도?!

"어?!"

그러고 보니 지금 이리엘 모습이 약간 이상하다.

얼굴은 살짝 붉어져 있고 아까부터 말하는 게 살짝 혀가 꼬여 있다.

마치 술 먹은......?!

난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자, 이리엘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난 내 생각이 들어맞음을 알 수 있었다.

이리엘에게서 술 냄새가 나고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 이리엘은 취한 상태?

그래서 저런 파격 패션도 가능했던 것이다.

아니, 그것보다 도대체 누가 이리엘에게 술을 먹인 거야, 누가?!

"에헤헤헤."

그때 내 눈에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뭐가 그리 좋은지 아까부터 웃기만 하는 버스틴의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이상해진 버스틴과 갑자기 술을 먹고 이상해진 이리엘.......

뭔가 짝짝 달라붙는 느낌이 드는 건 무엇인고?

"이리엘 님, 밟아 주세요! 아아아악!!"

"......."

"......."

"......."

그때 바보같이 웃기만 하던 버스틴이 갑작스럽게 이리엘에게 달려가다니 밟아 달라고 한다.

물론 그 소리를 들은 이리엘은 당연히 아무리 이상해진 상태라고 하더라도 절대 거부할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하지만.......

"좋아요. 누우세요."

"고맙습니다! 이리엘 님!!"

"......."

"......."

내 이런 생각과는 완전 다르게 이리엘은 바로 승낙해 주었다.

아악! 이게 뭐야?!

지금 이리엘이 버스틴의 저 어이없는 요청을 받아들인 거냐?!

밟아 달라는 요청을?!

어, 어떻게 그런 일이!

"주인님도 밟아 드려요?!"

"......."

한편 이리엘은 한술 더 떠서 쇼크 받아서 몸이 굳어 버린 나를 향해 추가 타를 날렸다.

주인님도 밟아 준다니, 이건 도대체!!

"비상이다."

"아아악!!"

"비상이야."

"그만!!"

"너무 비상이야!"

"그만 밟아!!"

난 지금 고뇌에 휩싸였다.

물론 착하게도(?) 이리엘 대신 버스틴을 밟아 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자식은 저가가 밟아 달라 해 놓고 그만하라니 너무 이기적이다.

"아아악!!"

"어떻게 하지?"

난 계속해서 발길질을 하면서 버스틴의 비명은 무시하고는 이리엘이 어떻게 하면 술이 깰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였다.

"역시 술이 깨려면 잠을 자면!"

아주 당연한 것이 생각났다.

그래, 술을 먹었으면 잠을 자면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리엘만 재우면 모든 게 끝이다.

물론 지금 이리엘에게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힘들다(이리엘의 효과).

그렇다고 포기한다면 이리엘이 계속해서 저 야릇한 복장으로 밟는다든가 하는 엄청난 소리를 하실 게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 일행 중 그걸 즐길(?) 중생들은 넘쳐흐르고.

"가자, 이리엘의 순수함을 위해!!"

난 소리쳤다.

이리엘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리엘을 재우겠다고.

"......."

아아악!!

나, 나 살려 줘!!

아까는 조금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지금 다시 1:1로 대면을 하니 이건 장난 아니다.

저번 이리엘이 병이 걸린 상태보다는 유혹 게이지(?)가 다행히도 낮지만, 그렇다고 절대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진짜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살이 부들부들 떨리고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다.

그런데 여기서 덤으로.......

"......."

이리엘이 자꾸 노출을 하신다.

그러니까 뭔 말인가 하면, 나노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그대로 침대에 털썩 앉아 버린 거다.

그러면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팬티 보인다.

이리엘의 하얀색 팬티가.......

쿨럭!

물론 난 최대한 안 보려고 고개를 돌려 보지만 그것도 잠시, 나도 모르게 고개님이 저절로 움직인다.

한마디로 자동 인식 기능?

푸욱.

어찌 됐든 이리엘만 보면 진짜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지면서 팬티가 먼저 보이니 완전히 미쳐 버리겠다.

그렇다고 내 힘으로 이 자동 인식 기능(?)을 통제할 정도의 힘도 없다.

제발, 이 난관을 타계할 힘을 주소서!!

난 아무에게나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빌어 보지만 지금 이 방에는 그 누구도 없다.

나와 이리엘밖에.

"주인님, 귀여워요."

"헉!"

"에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앉아서 팬티를 살짝살짝 보이던 이리엘이 일어선 것이다.

물론 살짝 아쉽기도, 아니 이게 아니라 다행히도 팬티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되자 그나마 유혹 게이지가 낮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좋아할 수는 없다.

왜냐고?

침대에서 일어난 이리엘이 나보고 귀엽다고 하면서 천천히 내게 다가오는 미묘한 상황이 발생된 것이다.

물론 난 그런 이리엘에게 진정하라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리엘이 다가올수록 내 몸은 마치 거미줄에 걸린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다. 그뿐 아니라 말도 안 열린다.

한마디로 시작되고 만 것이다, 궁극의 이리엘 효과가.

젠장! 이대로 가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난다.

참고로 이번에는 이리엘 효과에 대응할 기계적인(쟁반) 준비도 하지 않은 사태이거늘!

아니, 그것보다 갑자기 유혹 게이지가 왜 이처럼 갑자기 올라갔단 말인가?!

난 그저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무 대비 없이 들어온 건데, 순식간에 유혹 게이지가 높아지는 바람에.

이제 어떡하지?!

어떡해야 지금의 이 엄청난 위기(?)를.

그래, 차라리 눈을 감자.

그렇게 되면 이리엘의 저 모습을 일단 피할 수 있게 되니 유혹 게이지가 약간이나마 줄어들 거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난 눈을 감았다.

그런데 눈을 감자마자 이리엘이 내게 천천히 다가오는 발소리는 더욱 커지고, 공포(?)가 최대로 올라갔다.

살려 줘, 살려 줘!

누가 나를 살려 줘!

으악!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이리엘을 덮치는 사태가!!

"주인님, 눈 뜨세요."

번쩍.

"헉!!"

그때 갑자기 다가온 이리엘이 나보고 눈 뜨라고 한다.

근데 신기한 건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자동으로 내 눈이 떠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몸과 말뿐만 아니라 눈 감는 행동까지도 제어 능력을 뺏겨 버린 것이다.

그나저나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광경은 더 충격(?)적이다.

어느새 이리엘이 나와 진짜 코가 맞닿을 정도까지 와 있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리엘 무슨 행동을 하려고!

나의 모든 제어권을 뺏고 무슨......!

"으으읍!!"

"......."

그 순간 갑자기 내 입에 무언가 부드러운 게 닿는다.

너무 부드러워서 미쳐 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진짜 너무나도 황홀할 정도다.

아, 그저 이대로 평생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덤으로 그냥 확 덮쳐.

안 돼!!

난 다급하게 지금 이리엘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은 시점부터 이상해져 가는 정신에 최대한 마음을 다잡아 보려고 하지만, 그리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이미 그분이 오셨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계속해서 이리엘의 입술이 내 입술과 닿아져 있는 시점, 딱 가기 좋은 시점이다.

어디를? 짐승으로 가기를 말이다.

덜컥.

"언니가 이상해졌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

"......."

그 순간 은애와 연희가 갑자기 문을 번쩍 열고 오면서 다급하게 한마디 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나의 짐승화는 확 깨 버렸다.

다행이야!

짐승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난 얼마나 감격적이었으면 눈물까지 흘러내렸다.

그런데.......

"......."

"......."

그런 나의 감격적인 기분과는 달리 은애와 연희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만 있다.

으응? 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지?!

난 극복해서 짐승이 되지 않았는데, 왜......?

"......."

그러고 보니 이제야 인식이 되는데, 나 지금 계속해서 이리엘과 키스 중?

에, 한마디로 저분들이 들어오고 나서도 계속해서 입술이 붙어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으악!!

난 다급하게 이리엘과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한데 이게 아직도 내 몸이 통제 불능 상태여서 그게 안 된다.

한마디로 내게는 그 어떤 힘도 없다는 거다.

"어머나, 이제는 아예 대놓고 하시네?"

"으으읍!"

"즐거워 보여, 성민 군."

"으으읍!!"

설상가상으로 지금 이 상황을 무척이나 오해하고 완전 고드름으로 심장을 찌르는 말투로 말하는 은애.

지, 지금 이게 즐거워 보여?

아니, 약간 즐겁기는 하...... 아니, 이게 아니라 이건 내 의지가 아니라고!!

그저 몸이 이리엘의 힘에 의해 봉쇄되었을 뿐이라고.

물론 이 힘의 봉쇄를 깨부수는 방법은 분명 있다.

플레이지 나이트 봉인 해제.

그렇지만 그런 미친 짓을 하면 이리엘이 다칠지도 모른다.

그러니 절대 불가능하다.

"선배."

"으읍!!"

"......."

"으으읍!!"

그때 은애에 이어서 이번에는 연희가 슬픈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왜 그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저 그런 눈빛만으로도 난 미쳐 버릴 것 같다.

난 아니야!

지금 이 장면은 오로지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난 피해자란 말이다.

"으음!"

"......!"

그때 갑자기 이리엘이 약간 소리를 내더니 쓰러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불어 나도 순식간에 이리엘 포박술(?)이 풀리더니 갑자기 몸이 움직여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갑자기 몸의 마비(?)가 풀린 탓인지 내 몸은 아직 자유자재로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덥석.

"......."

"......."

"......."

그대로 쓰러지는 이리엘을 따라서 같이 쓰러지면서 이리엘을 덮치는 광경을 선보인다(?).

물론 지금 아무도 없다면 상관없다.

그저 나만 말조심하면 되니까.

이리엘도 기절 상태, 완벽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저기서 멀뚱히 지켜보고 있는 두 여인이 계신다.

은애와 연희 양이 말이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나와 이리엘은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키스를 하다가 이제는 심지어 내가 이리엘을 대담하게 덮쳐 버리는 장면이랄까?

"......."

오해는 풀렸다.

이리엘이 술을 먹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이리엘은 기억이 없단다).

그렇지만 저분은 별로 풀린 것 같지 않다.

아까 몸이 제어 선을 뺏겨 버린 상황을 들먹이고 있으니까.

"과연 진짜로 몸이 안 움직여졌던 걸까?"

"지, 지금 날 의심하는 거야?"

"글쎄."

"진짜라니까! 이리엘 효과가 발동되는 순간 온몸이 마비가......."

"이리엘 언니가 발휘하는 효과 중에 그런 효과가 있다는 건 못 들어 봤는데?"

"......."

그건 그렇다.

지금까지 무수히 이리엘 효과의 위대함(?)이 많이 증명됐지만, 그중 이렇게 몸의 제어 선이 빼앗겨 버리는 경우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난 진짜로 당했다.

이리엘의 효과 중 새로운 효과에!

"우리가 모르던 영역일 뿐이겠지."

"......."

난 그렇게 말했다.

그래, 이리엘 효과에는 아직 어마어마한 미스터리가 남아 있다.

고작 생각으로 그 방대한 미스터리를 풀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내 말에 은애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말했다.

"글쎄, 그 효과를 우리 성민 군이 만드는 걸지도."

"무, 무슨 소리야?!"

당황스러운 소리를 하신다.

내가 효과를 만들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이야?

"한마디로 그 당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

"하지만 일부러 이리엘 효과라는 걸 핑계 삼아 몸이 안 움직여진다고 했다."

"......."

"그리고 정당하게 즐긴다?"

헉!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럼 내가 일부러 거짓말로 이리엘 효과를 만들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마비 효과는 없지만 지금 이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내가 만들어 낸 게 아닌가 하는 게 은애의 말이다.

젠장, 내가 그렇게 못 믿음직스러운 거야?!

어떻게 그런 말을!

난 너무나도 나를 믿지 못하는 은애를 향해 소리쳤다.

"난 네가 생각하는 그런 변태가 아니야!"

"응, 알아."

"......?!"

내가 변태가 아니라는 외침에 너무나도 해맑게 웃으면서 수긍하는 은애.

어? 갑자기 왜 저러지?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저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그런데 역시 말은 끝까지 들어 보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생각났다.

"변태는 아니고 짐승일 뿐이지."

"......."

저기, 변태랑 짐승하고 뭐가 다른 건데요?

아니, 뭐가 더 착한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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