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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제1장 감취진 비밀 (86/100)

7권

제1장 감취진 비밀

솔직히 너무나도 충격적이다.

왜 케찹이와 사렌의 아버지가 저쪽에서 노시고(?) 있는지.......

또 케찹이 아버지는 나의 그 어마어마한 공격을 어떻게 막아 냈는지, 그리고 사렌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사렌이 블랙 페리안으로 추측되는 모습으로 변했는지 너무나도 많은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

"적."

저 케찹이 아버지가 아군은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난 케찹이와 사렌의 보호자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그런 나의 상상과는 다르게 저 케찹이 아버지는 블랙 젠더에 소속된 분으로 추정된다.

추가로 내 생각을 말하자면, 케찹이와 사렌을 키워 낸 게 아니라 블랙 페리안의 감시자 역할로 있었던 건 아닐까? 어쩐지 일반적인 요정 가족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거 완전 쇼크인데?

이런 환상적인 반전이라니, 지금까지 모두를 다 속였다는 말이네?

"공격해라."

"네."

"......."

그 순간이었다.

케찹이 아버지, 아니 이제는 블랙 젠더 끄나풀님이 사렌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그나저나 그걸 보는 내 입장에서는 정말 미쳐 버리겠다.

하필 다른 존재도 아니고 사렌이라니.......

만약 사렌이 공격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아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이 잘 알고 있다.

난 공격할 수 없다.

아무리 이상해진 사렌이라지만 지금까지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리고 사렌을 공격하기에는 무리다.

그뿐 아니라 살짝 타격을 줘서 전투를 못하게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힘 자체가 너무 괴물이어서 살짝 스치기만 해도 사렌의 목숨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강력한 힘, 하지만 이럴 때는 오히려 난감하다.

힘의 출력(?)을 최대한 낮춰도 진짜 아무나 견딜 수 있는 힘이 아니니까.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변신을 풀 수도 없다.

그렇다면 다른 애들이(?) 나한테 달려들 테니까.

"누나는 내가 상대할게!"

그 순간 케찹이는 곤란해하던 나에게 꽤나 반가운 소리를 했다.

그건 자신이 사렌을 상대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난 케찹이 말에 상당한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로 케찹이가 사렌을 상대해서 내가 저놈들을 때려잡을 때까지 시간만 끌어 주면 완전 나이스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불가능하다.

왜냐고? 케찹이는 사렌을 못 막아 내니까.

분명 사렌이 저렇게 변신하지 않았을 때도 케찹이를 압도하는데, 지금은 설상가상으로 변신까지 끝나서 완전 격차가 심해진 상황이다.

그러니 결론은 케찹이는 사렌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케찹이가 갑자기 나의 생각을 확 바꾸게 만드는 엄청난(?) 물건을 꺼내 들었다.

그래! 저것만 있으면 사렌을 충분히 막는다.

아니, 사렌이 오히려 케찹이에게 압도당할 것이다.

그만큼 저것의 성능(?)은 끝내 주니까.

"꿀꺽!"

그 순간 케찹이가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꺼낸 술을 원 샷을 해 버렸다.

근데 저 술 저거 꽤나 알코올 온도가 높지 않나?

분명 내가 알기로는 약 60도에 달하는.......

"화아아아아아아아아!!"

"......."

하지만 머지않아 이런 나의 염려를 그대로 표현해 주는 케찹 군.

마구 입에서 불을 뿜더니 비명을 지른다.

60도짜리 술을 원 샷을 했으니 저건 당연한 반응이다.

아니, 순간 쇼크로 안 죽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그런데 저 바보, 자기가 먹고 있는 술 도수도 모르고 개폼 잡는다고 그걸 원 샷 하다니, 뭐 저런 돌덩어리 다 있어?

"으아아악!!"

"......."

"으에엑!!"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난 이후 침을 뚝뚝 흘리면서 헐크가 되어 버렸다.

그나저나 이제 케찹이의 각성이 시작되고 말았다.

드래곤도 때려잡았던 전적이 있는, 술만 먹으면 발동되는 케찹이 사이언.

보는 사람들이 그 기세에 압도될 정도다.

"크아악!"

"크아아악!!"

"크아악!!"

한편 그런 케찹이의 기세에 키메라들은 자신도 모르게 뛰쳐나가고 말았다.

그놈들도 느꼈을지 모른다. 본능적으로 지금의 케찹이는 위험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케찹이를 향해 데리트와 클레이제이먼, 다수의 히든 클래스, 그리고 키메라와 사렌까지 5종 세트가 몰려간다.

물론 그걸 보고만 있을 내가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리 사이언으로 변신한 케찹이라고 해도 저 5종 세트를 막아 내기는 역부족인 걸 잘 알거든.

하지만.......

파앗!

어느새 누군가가 내 앞을 막아선다.

블랙 젠더의 끄나풀이 된 케찹이 아버지가 말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는 이미 예상한 일, 힘으로 뚫어 버리면 그만이다.

파지지직!!

그런 생각과 함께 어느새 나의 창끝에는 붉은색의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고, 난 그 기운이 어느 정도 모이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분의 몸을 향해 강하게 찔렀다.

하지만.......

콰앙!!

주르륵!!

"젠장!! 뚫지 못했다."

저분의 알 수 없는 힘에 또 막혀 버린 것이다.

아악! 뭐 하는 인간, 아니 요정이냐!!

데리트도 막지 못할 만한 힘을 두 번이나 막았다.

물론 그 대가로 상당히 얼굴이 창백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저쪽뿐만 아니라 내 쪽에서도 힘이 빠져나가기는 마찬가지다.

퍼퍼퍽!

"케찹이 킥!"

"......."

"......."

"케찹이 허리케인!!"

"......."

"......."

"케찹이 쌈장!"

"......."

"케찹이 아다닥(?)!"

그 순간이었다.

그분이 엄청난 상처를 각오하면서도 나의 일격을 막아 낸 이유가 있었다.

케찹이의 고립이 무색해지고 있다.

무슨 말이냐고?!

쓸리고 있다. 케찹이한테 5종 세트가 쓸리고 있다.

한마디로 술 먹은 케찹이는 진짜 내가 상상하던 범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 자그마한 주먹으로 허공을 가르면 키메라가 수십 마리가 산산조각 나 버리고, 어느새 복사된 데리트가 동시에 공격해도 케찹이는 뭔가 오라 같은 걸로 복사된 데리트를 전부 튕겨 버렸다.

그뿐 아니다. 클레이 제이먼의 미친 기술조차도 피해 내고 있다.

나조차도 피해 내지 못한 그 기술을 말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건 사렌의 기술은 그저 피해 내기만 하고 다른 존재들을 상대하는 것이다.

진짜로 이건 뭐, 환상적이라는 말밖에 없다.

"이럴 수가......."

한편 한때 케찹이의 아버지 역할을 하셨던 그분도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무지막지하게 싸우고 있는 케찹이를 바라본다.

지금의 케찹이는 자신이 상상하던 케찹이가 아니다.

아마 저분도 케찹이가 술 처먹으면 저 꼴이 되는 줄은 예상지도 못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저번에 블랙 페리안에게 먹힐 뻔하다가 다시 몸을 되찾은 과정에서 힘도 플러스되었다는 건 절대 모르겠지?

"젠장! 어서 블랙 젠더 님의 숙주로서의 가치를!!"

그분은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는지 케찹이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했다.

아마도 사렌처럼 블랙 페리안에게 힘을 실어 줘서 이상하게 만들 계획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스윽.

난 어느새 그분의 앞을 막아서면서 그대로 창을 강하게 찔렀다.

그렇게 되자 그분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서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리고, 실제로 물러났다.

"미안하지만 상황이 반대가 되어 버렸네?"

"......."

처음에는 내가 케찹이를 백업하려고 가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저분이 백업하려고 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난 저분의 행동 자체를 저지하면 되는 아주 쉬운 임무로 바뀌었고 말이다.

"초필살기 부르르르르릉!"

"......."

"......."

그 순간 케찹이의 자신만만한 음성과 함께 새로운 기술 이름이 나왔다.

그 이름 하여 초필살기 부르르르르릉!

나도 오늘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어서 뭔지는 모른다.

하지만 왠지 이름부터 엽기적인 게 뭔가 예사롭지 않은 느낌은 든다.

콰아앙!

"꾸에에엑!"

"피해!!"

"막아라!!"

"으아악!!"

잠시 후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무슨 하얀색 빛줄기가 적들을 향해 내리꽂고, 그 빛줄기에 맞은 적들은 그대로 비명과 고통 속에서 사라졌다.

한마디로 무슨 SF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듯한 레이저 같은 거랄까?

아니, 저 자식은 술을 먹더니 이제 SF기술도 사용하는 거냐?!

이건 좀 입이 안 다물어질 정도로 굉장하잖아(뭐 요정 주제에 브레스를 사용하는 것부터가 웃기지도 않지만!)?

어찌 됐든 그 한 방에 잡것들은 다 처리되고, 이제는 복사로 늘어난 다수의 데리트와 클레이제이먼, 사렌만 남아 버렸다.

아, 덤으로 내 앞에 있는 저분도 있고 말이다.

그나저나 케찹이가 저렇게 멋지게 한 건 했는데,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지?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이제는 남아 있는 메인 분들을 처리하기 위해 준비했다.

아, 물론 사렌은 빼고 말이다.

그렇게 난 순식간에 창에 힘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창에서는 우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덤으로 그 소리를 들은 난 그대로 갑옷도 해체해 버렸다.

갑자기 내가 방어구를 해체해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서 추가 설명에 들어가자면, 이 방어구도 엄연히 힘의 일부분이다.

그러니 방어구를 구현한 힘조차 창에 밀어 넣어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정말 올인 기술에 필적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파괴력 하나는 보장한다. 방어적인 힘까지도 공격으로 전향되어 버렸으니까.

푸지직.

난 그런 생각과 함께 그대로 창을 내질렀다.

나의 창이 허공을 가른다. 그리고 그 허공과 함께 차원도 갈라진다.

얼마나 미친 힘이면 차원이 갈라지는 걸까?

아마도 측정이 가능하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치가 나올 게 분명하다.

그렇게 허공을 가르면서 차원을 찢어 버리고 덤으로 주변에 있던 모든 것을 소멸시키기 시작했다.

간단히 말해 무형의 힘에 의해 견뎌 내지 못하는 거다.

그 순간 내 창은 공격하는 도중 충전(?)이 완료되었다는 듯 금색의 빛으로 뒤덮였다.

물론 이런 나의 공격을 저분들은 막고 싶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아까 이 힘이 작동되는 순간, 모든 차원을 이 힘이 지배하기 시작해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

그만큼 진짜 미친 올인이다.

"스페이션 피니쉬!"

그 순간 나의 말문이 열리고 마지막 일격이 작렬했다.

물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분의 몸도 서서히 소멸되기 시작하고 말이다.

그런데.......

피식.

"......!!"

갑자기 그분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

자, 잠시! 당신은 지금 소멸되어 가는 중이라고?!

그런데 왜 웃고 지랄, 아니 난리야?

그렇지만 내 이런 의문이 가시기도 전 그의 몸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럴 수가.......

정말 이럴 수는 없다.

분명 이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충분히 케찹이의 아버지, 아니 젠더링이 관여한다고 했을 때는 승리를 확신했다.

그라면 충분히 잠시나마 플레이지 나이트를 상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존재들이 근처에 있는 일행들을 정리하고 합동 공격을 하면 승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웬 케찹이라는 요정이 술을 먹더니 정말 완전 괴수가 되어 버리고, 젠더링을 제외한 모든 존재를 상대해 버린 것이다.

빌어먹을!

그 자식들만 없앴더라면 자신은 이곳의 핵심 기술을 외국에 넘기고 이 게임을 파괴한 뒤, 수십조에 달하는 돈을 챙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전력이 거의 모두 소진된 상황이다.

물론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 그 엄청난 액수를.......

"블랙 젠더."

그때 그의 입에서 한 존재의 이름이 나왔다.

그 존재만 깨어난다면 이 세계의 멸망은 자명한 일이다.

그리고 덤으로 핵심 기술까지 빼돌린다면 완벽하다.

그렇지만 문제가 있다. 블랙 젠더를 깨우는 블랙 페리안이 제대로 각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랙 젠더의 부활 조건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죽을 때의 절망감이 모이면 부활이 가능해진다.

또 그것이 블랙 페리안이 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블랙 페리안은 놀고(?) 있는 실정이다.

"아니, 오히려 더 좋은 방법이......."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엄청난 작전이 떠올랐다.

어차피 상대방을 죽일 때 생기는 절망감만 필요하다.

그 말은 꼭 블랙 페리안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죽기만 하면, 또 그것이 블랙 젠더의 부활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실행해 줄 존재는 다름 아닌 유저들이다.

각 마을을 멸망시키는 존재에게 상금을 드립니다.

웅성웅성.

웅성웅성.

전 대륙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퍼져 버린 한 종이의 내용 때문이다.

거기에는 각 마을의 명칭과 그 마을을 멸망시키면 지급되는 액수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그 액수가 장난이 아니다.

마을 중에서 제일 큰 세피아 마을을 멸망 시 지급되는 금액은 무려 100억이다.

물론 이 말도 안 되는 액수를 누가 지급하냐고 처음에는 단지 장난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그 종이대로 소규모 마을을 누군가가 멸망시키고 그 대가로 진짜로 그 돈을 받은 사실이 소문나기 시작하고, 그게 사실이라는 게 알려지자 사람들의 눈빛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액수에 말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사렌이 원래대로 돌아와서 말이다.

아무래도 강제로 블랙 페리안이라는 놈에게 지배를 당하다가 그게 가능하게 했던 그분이 죽자,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듯싶다.

뭐 물론 지금은 이렇지만, 이제 제대로 각성하고 튀어나오면 케찹이처럼 견딜 수 있을지....... 그리고 케찹이가 또 언제 재발될지도 모르고 말이다.

무엇보다 여기서 제일 찜찜한 건.......

"왜 웃은 게냐?!"

그분이 죽기 전에 나를 향해 날린 그 야릿한 미소이다.

악! 생각만으로 기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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