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클라마네이트
"알아냈습니다."
"뭘?"
난 갑자기 오랜만에 나타나서 알아냈다고 하시는 엔딘을 보고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엔딘은 그런 내 질문에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 암호 말입니다."
"......?"
그 암호? 그게 뭔데?
저기, 엔딘 군!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데?
"어둠과 빛이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 그곳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
"......!"
"증폭 페리어를 얻을 수 있는 그 암호를 풀어낸 것 같습니다."
"허억!"
명탐정(?) 성민조차도 감을 잡지 못하고 33년간을 헤매고 있는 그 엄청난 암호를 풀었다고?
세계 최강의 명탐정들조차도 언급하지 못한 그 엄청난 걸?!
잠시 개소리 해 봤다.
그나저나 도대체 진실은 무엇이란 말이냐?!
"프레젠 님의 생각은 적중했습니다."
"엥?"
그때 뜬금없이 나의 명추리가(?) 적중했다고 말하는 엔딘.
저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거든요.
지금 그 말 좀 알기 쉽게 풀이해 주면 안 될까?
"한마디로 천족 분들과 마족 분들이 서로 이해(말이 이해지 강제 화해)하는 순간, 문이 열렸습니다."
"......그럴 리가?!"
그 순간 엔딘의 말이 이어짐에 따라 난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 그때 난 확인했다.
그들이 화해하는 순간 아무런 일이 없음을.
그것도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서 알아보았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문은커녕 개뼈다귀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건 무슨 말이야?
"그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
"문이 열렸던 건 클라마이네트라는 지역이었습니다."
"허!"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명칭이다.
클라마이네트? 거기는 뭐 하는 지역이냐.
아니, 그리고 왜 그곳에서 문이 열리는데?
분명 화해한 장소에서 열려야지.
왜 거기에서 열리냔 말이다! 이러면 그 누구라도 알지 못하잖아.
아니, 그것보다 얼른 가 봐야겠지?
"거기는 어디냐?!"
클라마이네트라는 지역이 지금은 무척이나 궁금하다.
생전 듣도 보지도 못한 미묘한 이름.......
나름대로 이쪽 세계 정보에 문외한이 아니기에 생전 처음 듣는 장소가 궁금한 게 당연하다.
뭐, 그리고 추가로 히든 클래스가 연관되어 있는 장소니 더욱더 그렇게 말이다.
"클라마이네트는......."
걸리버 여행이라는 동화, 아니 소설 만화,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걸리버 여행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이 걸리버 여행기로 말할 것 같으면 사랑과(?) 우정, 열정, 서프라이즈, 의지가 담긴 이야기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물론 모르는 분을 위해서 친절한 난 설명에 들어간다.
걸리버라는 거인이 있었다.
그 걸리버는 컸다.
걸리버는 심심했다.
그래서 여행을 한다.
이때부터 걸리버 여행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걸리버는 여행을 하다가 이상한 괴물을 만난다.
하지만 걸리버 킥으로 날린다.
그리고 다시 여행.
한데 갑자기 밤 12시에 걸리버 앞에 마차가 생긴다.
아니, 그뿐 아니라 유리 구두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걸리버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유리 구두가 떨어진 하늘을 바라본다.
근데 콩 줄기가 하늘로 이어져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걸리버는 콩을 타고.......
어찌 됐든 심오한 이런 이야기다.
그래서 결론을 말하자면 걸리버는 거인이라는 것?
그나저나 여기서 뜬금없이 나의 이런 이야기가 약간 의아할 것이다.
왜 갑자기 이런 잡소리를 했는지 말이다.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거인의 도시 클라마이네트......."
그렇다.
그때 천족과 마족이 화해를 한 순간 빛의 문이 열린 장소. 거인의 도시 클라마이네트.
딱 봐도 느껴지겠지만 그 도시에는 거인들이 산다.
그뿐 아니라 거인에 걸맞게 모든 게 거대하다.
예를 들어서.......
"......저놈은 개미냐?"
저 앞에 보이는 나보다 한 20배 이상은 큰 개미.
분명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건 개미다.
개미일 게 분명하다.
쿵!
"......허억!"
그때 개미님으로 추정되는 개미님이(뭔 말인지) 움직이자 지진이 일어난다.
일명 개미의 지진이라고 역사에 고이 남을......!
잠시, 지금 뭔 개소리를 해 대는 거냐!
난 나도 모르게 어느새 너무 큰 것을 봐서 패닉 상태에 있던 나를 다그쳤다.
세상에 이딴 개미를 볼 줄 몰랐기에 나도 모르게.......
콰앙!!
"......!!"
그 순간 갑작스러운 기이 현상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건 바로.......
"개미님이!"
그 거대 개미가 갑자기 자빠지는 것이다.
이건 도대체 뭐임?!
왜 갑자기 멀쩡히 있다가 지금 이러는 거지?
"......."
으응?
저기 잠시 저분은?
마침 그 순간 내 눈에 잡힌 모 분.
각설하고 케찹이었다.
그렇지만 케찹이가...... 아니다?
무슨 말이지?
내가 말하고도 뭔 말인지 의미 파악 불가능하다.
분명 저기 개미 옆에 벼룩처럼 보이는 건 케찹이가 확실하다.
하지만 케찹이가 아닌 뭔가 미묘 복잡한 느낌이 든다.
으악! 뭐야!
이 복잡하다 못해 짜증나는 갈대 같은 나의 마음은!
파지짓!
"......!!"
그때 내 눈을 의심스럽게 만드는 진풍경이 나타났다.
아니, 나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모두다.
갑자기 그 거대 개미가 흔적도 없이 소멸되어 가는 것이다.
완전히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주인은
"......케찹이?"
개미에 비교해서 거의 벼룩 수준인 케찹이었다.
원래 케찹이 놈이 강하긴 하다.
드래곤과 맞장 떠서 이길 만할 정도니까.
그러니 저 개미 정도야 뭐.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그게 아니다.
방금 전 케찹이를 통해서 나온 힘.
힘의 극을 보는 듯한 파괴력.
마치 그때 그 꿈에서 본 요정
......두근두근.
"......!!"
두근두근.
"뭐지......?!"
그 순간 난 갑작스럽게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잠시 후.
"으윽!!"
그 두근거림을 마치 심장이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으로 변했다.
그러다 보니 난 나도 모르게 내 심장 부근을 쥐어 잡으면서 소리쳤고 한편 그 모습을 본 일행들은 놀라 외쳤다.
"선배?!"
"주인님?!"
"왜 그래?!"
"......?!"
"무슨 일이야?!"
그러고는 재빨리 나에게 달려온다.
그렇지만 대답조차도 할 수 없는 고통이다.
뭐지, 이 고통은?
두근두근
"......으악!!"
파짓
파지지짓!!
바로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심장의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잠시 후 나의 주변으로 익숙한 힘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내가 사용하지만 얼마만큼의 힘이 감춰져 있는지 예상조차도 할 수 없는 궁극의 히든 클래스의 힘이 말이다.
"......!!"
"......!"
"......!"
어느새 나는 변해 있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난 어느새 변신해 있었다, 플레이지 나이트로.
왜?!
도대체 이건 왜?
"......."
털썩!
"......!!"
"......!"
"케찹아!"
"마스터!"
한편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 이상 없던 케찹이가 쓰러진 것이다.
그리고 덤으로.
파앗.
갑자기 지 멋대로 변해 버렸던 나의 모습도 돌아온 거.
......이건 도대체 뭐냐?!
왜 지 멋대로 변신했다가 또 지 멋대로 풀리는 거냐!
그것도 케찹이가 약간 이상해졌다고는 느낄 때와 쓰러졌을 때 맞춰서 말이다.
"시작되었군."
"......?"
데리트는 자신의 마스터의 중얼거림에 의아한 듯 바라봤다.
한편 그런 데리트의 궁금증을 예상했었다는 듯 마스터가 말했다.
"그분의 힘이 재차 살아나고 있다."
"......!!"
"그리고 그와 함께 그의 힘을 이어받은 그도 서서히 반응을 보이는 것 같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