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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제1장 클레이제이먼 (59/100)

5권

제1장 클레이제이먼

콰앙!!

내 앞에서 터져 버리는 무형의 기운.

사실 지금 완전 변신이 되었다 하더라도 하나도 안 보인다.

그저 완전 변신되기 전보다 훨씬 좋아진 감으로 막아 낼 뿐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의외였다.

저 이상한 공격의 파괴력이 이렇게나(?) 허약했을 줄이야.

사실 내가 아무리 감으로 때려잡는다고 하더라도 100% 모두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도 그 기운이 몇 개는 나한테 적중했다.

하지만 아프지는 않았다.

저거 기술만 특이하고 파괴력은 거지라는 시스템?

아니, 그러면 엔딘이 단 한 방에 뻗을 리는 없고, 변신 완료 전에 내가 한 방에 꼴까닥할 뻔한 걸 봐서는 절대 파괴력이 약하다는 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엄청나다는 거.

그럼 왜 지금은 멀쩡하지?

"헉! 설마!!"

내가 잠시 자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나 방어구가 있었다.

지금까지 게임하면서 방어구랑은 단 한 번도 사귀지 않아서 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나는 방어구 착용 중이다.

한마디로 이 방어구가 저 무지막지한 공격을 허약하게 만들어 버리는 게 아닐까?

아니, 그게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신비하고 기이하다 못해 미스터리 현상이 일어날 리 없을 테니까.

"......짱이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감탄.

방어구가 이렇게 멋진 것인 줄 오늘 처음 알았다.

항상 한 대 맞으면 골로 간다는 생각 하에 전투에 임했던 나이기에 이렇게 한 대 맞아도 간지럽지도 않은 건 신기하다 못해 산업혁명(?)이다!!

참, 지금은 이렇게 잡소리를 할 때가 아니지.

일단은 저놈을 처리한 뒤 생각을 해도 늦지 않을 테니까.

그나저나 이 정도의 방어력이면 그냥 저 공격을 몇 번 정도는 무시해도 될 것 같다.

한마디로 드디어 나에게도 공격 시즌(?)이 다가온 거다!

난 그런 생각이 들기 무섭게 당장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한 가지 스킬을 외쳤다.

"익스턴딩 세피어!!"

파지짓!

스킬 명이 끝나기 무섭게 나의 창에 모여드는 붉은색의 기운들.

그리고 난 거침없이 그대로 그 클레이제이먼을 향해 돌격했다.

한편 나의 이런 갑작스러운 공격에 클레이제이먼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솔직하게 말해 아예 지 공격을 다 생 까고 이렇게 돌격할 줄은 몰랐으니까 클레이제이먼으로서는 당연한 입장이었다.

그뿐 아니라 이 창 끝에서 빛나는 붉은색의 기운은 딱 보는 것만으로도 이거 하나가 생각났다.

'맞으면 뒤진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그런 기운이 마구 풀풀 나고 있다.

난 있는 힘껏 그대로 창을 클레이제이먼의 배를 향해 찔렀다.

참고로 이미 피하기엔 늦은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 이상한 기운이 내 공격을 방해하려는 듯 무언가가 나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어차피 힘이라면 이 직업이 월등할 거라는 게 나의 생각이기에 난 그대로 밀어붙였다.

콰앙!!

그리고 그 순간 그 무엇의 기운이 파괴되는 소리가 들려왔고 난 그 소리에 반응해 더욱더 힘을 밀어 넣었다.

한편 자신의 방어가 뚫린 걸 안 클레이제이먼은 피해 보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이미 내 창은 클레이제이먼의 옆구리를 뚫고 지나갔으니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무언의 기운이 나의 공격을 잠시 느리게 한 시간 동안 몸을 피해서 옆구리만으로 끝났지, 안 그랬으면 그냥 한 방에 가실 뻔했다.

쿠웅!!

어라?

그때 갑자기 이상한 소리와 함께 내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고, 난 그대로 하늘로 날아가서 땅으로 내팽개쳐졌다.

참고로 말하는데 아프다(물론 갑옷 착용하지 않았을 때랑은 비교도 되지 않게 안 아픈 편이기는 하지만).

아니, 이게 아니라!

내, 내 갑옷님이, 갑옷님이 찌그러지셨어!!

난 어느새 찌그러진 갑옷님을 보고 경악에 휩싸여 아무 말도 못하고 입만을 벙긋거렸고, 바로 그 순간이었다.

"크크크. 나 혼자 당할 수만은 없지."

미묘한 웃음과 함께 자신의 심각한 상처를 붙잡은 채 그분이 한마디 하신다.

저 말을 봐서는 놈의 공격이다.

아니, 이렇게 이유 없이 날아가게 할 공격은 저 알 수 없는 기술뿐이었다.

그나저나 이번 공격은 평소보다 훨씬 강했다.

역시 힘까지도 조절할 수 있는 건가?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면 방금 전과 다르게 약간 얼굴이 메롱하시다.

그 말은 지금 나의 이 산업혁명 갑옷에 타격을 줄 정도의 데미지라면 상당한 힘이 들어간다는 거.

그나저나 제길! 이 게임 접속하고 처음 얻은 방어구인데, 이런 미친 케찹이 발작하는 상황이라니.

착용한 지 10분 만에 이렇게 찌그러뜨려 먹었다.

단 10분만, 아니, 정확히는 10분도 안 된 것 같은데.

나랑 방어구님은 진정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말인가?

우그덕!

"......?!"

"......?!"

그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무척이나 슬퍼한 나에게 갑자기 들려오는 뭔가 괴상망측하다 못해 심오한 소리.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나와 클레이제이먼이 똑같이 놀란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틀린 건 그 이후 반응.

클레이제이먼이 당황하는 것에 비해 나의 얼굴에는 방긋방긋한 미소가 담겼다.

물론 그 이유는.

"자동 복구!!"

갑옷님이 자동으로 복구하는 거다.

진짜 이건 농담이 아니라 산업혁명이다!!

혼자서 스스로 복구하는 갑옷이라니!!

이건 말 그대로 킹왕짱 갑옷이라는 것이다.

"제길!!"

그때 나와는 다르게 상처 복구 작업이 참으로 더딘 클레이제이먼.

한마디로 나의 공격에 당한 상처가 아직 하나도 안 아물었다.

그 말은 즉.

"막판 공격 들어가면!"

끝이라는 거.

이제 더 이상 막을 힘도 없어 보였다.

역시나 같은 전설의 히든 클래스라고 하더라도 운용법에 따라 이렇게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몇 년간 초보자로 마의 레벨을 넘길 동안 살아남은 이 지혜(?)에 이런 강력한 힘이 합쳐지니 정말 그저 강력한 힘만 얻은 존재랑은 격차가 확실하게 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느새 내 몸은 그 자식을 진짜로 안드로메다에게 보내 버리기 위해서 돌격했다.

물론 그런 나를 막아 보려고 하지만 지금의 그 상처로는 무리!

다시 말해서 넌 이미 죽은 목숨이라는 거지!

쾅!

쾅쾅!

콰아아앙!

"......!"

그런데 그 순간 마무리 때리러 가던 내 앞에 갑자기 대량으로 터지는 파이어볼 마법들.

갑자기 여기서 웬 마법이냐!!

저번에 말했지만 이곳 차원은 마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마법이 등장할 확률이 없다는 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이런 마법이!!

그 순간 난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 마법이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때, 난 고개를 돌리지 말았어야 했다.

왜냐고?

"어디 갔어?!"

갑자기 슈웅 하고 사라진 클레이제이먼 때문이다.

뭐야?! 이 인간 이렇게 갑자기 사라지는 능력도 있는 거야?!

도대체 뭔 일이!!

"실례하죠."

그 순간 어느새 내 앞에 나타나서 참으로 짜증나는 미소를 지은 채 한마디 하는 데리트.

난 그의 등장으로 모든 걸 알았다.

갑자기 마법이 등장한 이유도, 그리고 클레이제이먼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도 말이다.

"데리트!!"

나는 모든 상황 파악이 끝나자 그대로 창을 들고 데리트를 향해 돌격했다.

하지만 데리트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당연하게도 프레젠 님의 상대가 불가능할 테니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

"그렇지만 언젠가는 당신을 이길 수 있을 것 같군요."

그 말과 함께 뿅 하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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