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납치?
난 펭귄과의 거룩한 대화 이후 다시 원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은애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지만, 난 그저 거룩한 대화를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아, 참고로 다른 분들과도 거룩한 대화로 입을 맞추었다.
"땜빵이라는 현자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도대체 어딜 가야 볼 수 있을지 정말 막막하다.
처음에는 그저 그냥 들이대다 보면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람 찾는 게 들이댄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특히 피엘도 모르는 그의 출처를 정보력 마이너스에 가까운 우리 파티가 찾는 건 거의 기적이다.
그런 까닭에 지금 이렇게 오랜만에 약간의 정보라도 얻을까 해서 주점으로 온 거지만 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우리 쪽은 시선을 왕창 모으고(여자들 때문에) 다녀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지역은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뭐 혹시나 하는 마음과 약간은 쉬고 싶은 마음이 겹쳐서 말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전부 후드를 뒤집어쓴 상태여서 이목이 집중되지는 않는다.
"너 그거 들었냐?"
"......??"
"현자 중의 현자 땜방 님에 대한 거!!"
"뭔 말이야?"
그때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있던 나에게 천금 같은 한마디가 들려왔다.
이건 뭐냐? 드디어 설마 하늘께서 히든 클래스를 찾으라는 계시?!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손쉽게 '땜방'이라는 현자에 대한 단서가 나올 리가 없다.
그것도 이 주점에서 말이다.
어느새 나의 귀는 거의 수십 배 이상 확대되어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물론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작게 한다고 하지만 이미 이렇게 내가 귀를 확대한 이상 개미 심장 박동 소리도 들린다.
"땜방 님이 납치됐데."
"......?!"
뭐?!
난 그때 내가 기다리던 이야기, 예를 들어 그분의 출처라든가 뭐 그런 걸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웬 개뼈다귀 소리인 거야?!
하지만 그건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전의 수프(?) 같은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납치범이......."
"납치범이?"
"프레젠이라고......."
벌떡!!
"......."
"......."
난 내 이름이 나오자마자 너무나도 흥분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모든 시선이 내게 몰리고, 난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납치법이 나라고?!"
그 땜방이라는 현자를 납치한 게 나라니, 이건 진짜 뭔 개소리냐!!
난 그분 한 번도 본 적도 없다고!!
그런데 내가 납치를 하다니 이런 괴소문은 도대체!
"그래서 지금 현자들이 그 프레젠에게 3억 골드를 걸었다고!"
"난리 나겠군."
"하지만 글쎄, 현상금 사냥꾼들의 움직임이 없대."
"......??"
"그들도 돈보다는 목숨이 소중한가 봐. 그뿐 아니라 재수 없으면 자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인들도 다 말려드니까."
"그건 그렇지. 프레젠이라는 이름이 워낙 살벌해서......."
"제길......."
도대체 어떤 자식이야!!
나의 이 순수함의 결정체인 명성(?)에 이상한 흠집을 낸 놈 말이다.
고이 죽고 싶지 않나 보다. 이렇게 시비를 거는 걸 봐서는 말이다.
"......."
그 순간 누군가가 나를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뭔가 상당히 구린내가 나는 시선이다.
정말 기분 더럽다.
그리고 그 눈빛의 주인공은.......
"케찹이."
"뭐, 뭐?"
"......."
"왜, 왜 그래!!"
"......."
이름 한 번 불렀을 뿐인데, 케찹이는 화들짝 놀라고 당황했다.
내가 뭐라 했니?
난 그냥 이름 한 번 불렀을 뿐이란다.
그런데 왜 혼자서 막 당황하고 난리치는지 모르겠다.
"난 주인을 신고해서 포상금 3억 따위를 받자는 생각은 죽어도 안 했어!!"
"......."
"안 했어!!"
아무리 봐도 한 것 같은데?
그리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해 주다니 참으로 기특한 자식이다. 한마디로 맞아 죽고 싶다는 소리로 들어도 되겠지?
"......."
난 케찹이를 간단히 정리하고 심각하게 고민에 잠겼다.
도대체 왜 누가 나의 이름으로 땜방이라는 현자를 납치한 걸까?
아니, 왜 하필 그 땜방이라는 현자를......!!
"또 히든 클래스......."
뭔가가 마구 느껴진다.
어떤 착하신 분들이 나의 히든 클래스를 강탈하려고 뭔가 하는 냄새가 말이다.
추가로 날 나쁜 놈으로 만들어서 활동에 제약을 두려는 생각도 있는 것 같아.
누군지는 몰라도 참으로 착하신 분들이다.
참으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