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케찹이
"후후후."
오늘 드디어 만난다.
자신의 주인이 될 존재를 말이다.
이왕이면 아주 아름답고 귀여운 여자 아이였으면 정말 좋겠다.
그럼 요정임을 가장해서, 그녀의 품에 안기면.......
"히히히."
생각만으로도 정말 행복했다.
"네 이름은 케찹이."
"......."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케찹인가 뭔가로 정한 자신의 첫 번째 주인이 말이다.
이건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수는 없다.
케찹이라니, 도대체 내가 왜 케찹인 거냐!!
아니, 그리고 아리따운 여인은커녕 왠지 모르게 칙칙한 남성이다.
처음부터 일이 개판이었다.
하지만 어서 저 자식(?)을 전직시켜서 떠나보내면 된다.
어서 말이다.
"저기 주인 씨, 전직하겠네?"
케찹이는 속으로는 웃으면서 겉으로는 안타까운 듯 프레젠에게 말했다.
한편 그런 질문에 프레젠은 태연하게 말했다.
"안 하는데."
"에엥?!"
엄청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
안 하다니? 그건 무슨 개뼈다귀 소리보다 못한 소리란 말인가!!
전직을 안 하면 뭐 하자는 건가?!
지금같이 초보자로 산다는 소리는 아닐 테고 말이다.
"난 히든 클래스를 할 거거든."
"......."
"그 전에는 전직 안 할 거야."
황당했다.
히든 클래스 한다고 전직 안 한다는 분, 하지만 뭐 본인이 안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그저 히든 클래스를 어서 찾아서 전직하기를 바랄 뿐이다.
오래 걸려 봤자 한 달?
그때까지만 참아 내는 것이다.
한 달 후.
"전직해!!"
케찹이는 극도로 흥분 상태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히든 군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전직을 하냐?"
히든 클래스를 찾지 못하고 계속해서 초보자로 있는 프레젠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자신은 너무나도 기쁘게(?) 묶여 있는 상태이고 말이다.
한편 케찹이는 그런 프레젠에게 말했다.
"전직 좀 해!! 일반 직업 중에도 얼마나 좋은 게 많은데, 응? 전직을 하라고?!"
"싫다고."
"......."
"난 히든 클래스를 할 거라고."
프레젠은 정말 완고했다.
자신이 아무리 그래 봤자 저 인간은 귀담아듣지도 않았다.
그래, 좀만 더 기다려 보자. 이제 머지않아 히든 클래스가.......
6개월 후.
"......."
케찹이는 말이 없었다.
아니, 무슨 저런 재수 없는 인간이 있단 말인가?!
그렇게 히든 클래스를 찾으러 별 이상한 데를 싸돌아다녀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히든 클래스라면 막 위험한 데도 가는데 늘 허탕이다.
이쯤 되면 저 인간의 운수를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정말 심각하게.......
그래서 케찹이는 부드러운 말투로 얘기했다.
"이건 다 주인을 위해서 하는 말인데, 내가 보기에는 주인은 가망성이 없어."
"......."
"절대로......."
케찹이는 그를 설득하기로 했다.
진짜 열심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케찹이의 설득은 프레젠에게는 그냥 개가 짖는 소리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딱 한마디만 했다.
"난 히든 클래스."
"......."
1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의 시간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마의 레벨 1,000을 넘은 프레젠.......
정말 독종 중의 독종이었다.
하지만 히든 클래스는 여전히 꽝이었다.
진짜 자신이 보기에는 아니었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게 있는데, 저 인간은 그 안 되는 게 바로 히든 클래스다.
하지만 저 독종은 절대 포기 안 한다.
초보자로 1,000레벨을 찍을 때까지.......
이제 그저 케찹이는 하늘을 향해 빌 뿐이다. 제발 저 인간이 그냥 알아서 포기하기를 말이다.
케찹이와 프레젠이 만난 지 2년째.
케찹이는 자포자기했다.
이제 꿈도 버렸다. 예쁜 여자들과 행복하게 노는 꿈 말이다.
그저 이제는 저 지긋지긋한 초보자 옆을 떠나는 게 소원이었다.
그래서 케찹이는 오늘도 말한다.
"씹탱구! 전직하라고!!"
퍼억!
하지만 잘못 말하면 지금처럼 한 대 쳐 맞는다.
이게 케찹이의 하루하루다.
<『히든 클래스』 3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