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16장 선택 (32/100)

제16장 선택

"이건 도대체 뭐 하는 물건인고?"

드워프들에게 받은 기묘한 상자 하나.

거기에는 드래곤의 명령으로 인해 10년간 수천 명이 만들었다는 '그것'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안 열린다."

상자가 안 열린다.

아무리 열심히 열어도 꿈쩍도 안 한다.

그래서 좀 과격하게 부숴 볼까도 생각했지만, 혹시 부수다가 안에 있는 내용물까지 상처를 입으면 미쳐 버릴 것 같아서 참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그냥 이렇게 있어야 하는 거냐?

오기 전에 여는 법을 물어봤어야 했는데!!

"저기, 프레젠 님."

그때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었다.

돌아보니 10대 중반의 소년이다. 그리고 난 저분을 참으로 잘 안다.

그래서 난 친숙한 어조로 물었다.

"어라? 펜솔, 뭔 일이야?"

한편 이런 내 물음에 펜솔은 한마디 했다.

"저기, 피엘 님이...... 부르시는데요."

"피엘이?"

"네, 무척 중요하다고......."

"......!"

무척 중요?

그 말은 즉 히든 클래스?!

"히클, 히클, 히클을 말해라!!"

콰앙!

난 거의 번개 콩 구워 먹듯 사무실로 난입하면서 말했다.

한편 사무실에 진입하자 번데기 예술을 하는 피엘이 보인다.

나무에 매달려서 꼼짝도 않는.......

진짜 볼 때마다 정감이(?) 넘치는 놈이다.

"어? 벌써 왔네."

"......."

"뭔 슈퍼맨이냐. 분명 펜솔한테 몇 분 전에 말한 것 같은데......."

"원래 히든 클래스 관련 업무에는 내가 힘이 좀 나는 편이어서......."

사실 좀이 아니라 거의 미치는 수준이다. 나도 언제 여기에 도착했는지 잘 모를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피엘은 이런 내 말을 듣더니 말했다.

"히든 클래스 아닌데."

"......."

"다른 건데."

히든 클래스가 아니라고 하신다.

미치도록 날아온 나를 향해 저렇게 한마디 던지는 피엘, 왠지 모르게 무척 귀여워 보이는데?

빠직!

"자, 잠시!"

그때 왠지 낚인 기분에 내 이마의 혈관 자국이 뚜렷해지자,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걸 확인한 피엘이 다급하게 말했다.

글쎄, 난 별로 잠시 하고 싶지 않은데. 넌 잠시 하고 싶니?

그 순간 피엘은 갑자기 그 번데기 자세를 풀더니 내게 말했다.

"히든 클래스와 관련된 일일 수도 있어!"

"......?"

이건 또 뭔 소리냐?

히든 클래스와 관련된 일일 수도 있다니, 그게 히든 클래스라는 거야, 뭐야?

피엘의 알 수 없는 말에 난 궁금증이 더해 갔다.

그때 피엘의 말이 이어졌다.

"그러니까 신대륙이 발견되었대."

"신대륙?"

"응, 신대륙!! 신대륙 하면 뭐가 떠오르는데?!"

"신대륙......."

난 피엘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신대륙이라, 신대륙 하면.......

"신대륙이 떠오르지."

"......."

뭘 떠올려야 하는 거냐?

신대륙 하면 신대륙이지.

사실 다른 유저들 같은 경우는 신대륙이라고 하면 새로운 곳이라고 해서 흥미로워 하거나 난리를 피우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난 신대륙이든 헌 대륙(?)이든 별로 관심 없다.

오직 내 관심 순위는 히든 클래스뿐이니까.

한편 그런 내 발언에 멍하니 있던 피엘은 잠시 후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진짜 그거만 떠올라?"

"그럼 뭘 원하는데."

"......."

"원하는 말이 있으면, 말은 해 줄게."

난 선심을 썼다. 원하는 말 있으면 말하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나의 말에 오히려 피엘은 소리를 질렀다.

"히든 클래스 안 떠올라?!"

"히든...... 클래스?"

"신대륙 하면 새로운 직업!!"

"......."

그것도 그렇다.

신대륙은 새로운 직업, 오! 그럴싸한데?

근데 문제는.......

"그 신대륙에 새로운 직업이 있는 건 확실한 거야?"

"아니, 확실은 아니라...... 있지 않을까 싶은데."

"......."

내 이럴 줄 알았다.

이래서 별 기대도 안 했다. 물론 실제적으로 신대륙 하면 새로운 직업...... 즉 히든 클래스가 나올 확률 되게 높다.

하지만 이상하게 꼭 내가 가면 없더라.

일명 '히든 클래스의 저주'라고.......

어찌 됐든 그래서 난 확정 안 되면 안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어이! 처음의 그 정열은 어디 간 거냐?"

그때 맹한 내 반응에 피엘이 한마디 던졌고, 난 그 말에 근처의 소파에 누운 채 짧게 대답 했다.

"정열 가지고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걸 알았지."

"......."

"그래서 버렸어."

"......."

히든 클래스가 정열만으로 찾아지지 않는다는 건 이미 깨달았다.

아무리 정열이 높아 봤자 힘만 빠진다는 걸, 그래서 확실한 정보가 최고라는 것 말이다.

쿵!

"마스터!!"

"......?"

"......?"

그때 갑자기 피엘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 남자는.......

"신대륙에 히든 클래스가 있다는......."

쌩!

"......."

피엘은 뭐가 지나갔나 했다.

아니, 지나간 것 같기는 하다. 소파에 누워 있던 모 분이 사라졌으니 말이다.

분명 그분은 확실하게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다니.......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건지 모르겠다.

한편 자신에게 보고를 한 길드원도 놀라 물었다.

"저기 마스터, 방금 뭐가...... 지나......갔나요?"

그러자 피엘은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히든 클래스에 미친 분."

"우리의 주목적은 신대륙이다!!"

원래 내 목적지는 금방 정해진다.

정말 이렇게 금방 정하는 분들도 흔치 않을 테지.

간단히 히든 클래스가 있다. 그럼 거기로 가자.

이게 내 페이스니까 말이다.

"아참......."

그러고 보니 그냥 갈 뻔했다.

일단 신대륙이라 하면 기존에 알던 분들보다 이상한 분들이 나올 확률이 높다.

내구도가 8이나(?) 된 하이 스페셜 단검이 있다지만, 좀 더 힘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저 상자 열면 뭔가 혁명이 일어날 것 같은데, 안 열리는.......

뭐 일단은 저건 내버려 두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초능력!!"

―어떤 것을 가지겠습니까?

신비의 목소리가 나에게 어떤 것을 가지겠냐고 물었다.

수많은 초능력의 능력들, 그리고 다양한 효과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확 바뀔지도 모르는 게 초능력이다.

그만큼 많이 생각했고,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결정했다.

"제가 원하는 초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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