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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쇼핑 (27/100)

제11장 쇼핑

나는야 행운의 남자!

아아아! 호호호호!

난 거의 미친 듯이 흥분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처음 얻은 신급 무기 덕택이다. 물론 그것만은 아니다.

바로 초능력!!

그래, 초능력도 한 가지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종류가 너무 많아서 아직 못 고르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일단 초능력을 나열해 보자면 투시, 순간 이동, 염력, 사이코 메트리 등 정말 다양하고 입이 쫙 벌어지는 기술들이 대기 중이다.

여기서 한 가지만 골라도 정말 완전 소중한 기술들이다.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고르고 싶다.

단 하나의 초능력 스킬이지만,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순식간에 전투력이 두 배 이상 강해질 수 있을 정도의 능력도 있으니까 말이다.

아, 난 너무나도 행복한 상상에 젖어 버린다.

물론 궁극의 목표인 히든 클래스를 얻지 못한 건 슬프기는 하다.

하지만 이건 나에게 좀 더 멋지고 화려하고 뿅 가는 히든 클래스를 주기 위한 하늘의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해 보자.

근데 배려 기간이 좀 길기는 하다.

아니, 너무 긴 것 같기도......!

잠시!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긍정적으로......!

이렇게 좋은 일도 두 가지나 생겼는데......!

"그래! 좋게 생각하자!!"

난 그렇게 소리쳤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시선이 느껴진다.

뭐라 해야 하나? 마치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는 시선 같은 거 말이다.

그리고 난 설마 하면서 고개를 돌렸는데.......

"은......애 양."

거기에는 은애 양이 나를 안타까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저, 저기 저를 바라보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미소녀에게 집중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난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보는 시선이다.

안타까운 듯 바라보는 저 시선, 뭐지?

왜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는 거야?

한편 은애는 딱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혼자 놀...... 정도로 심심했어?"

"......."

"막 혼자서 히죽히죽 웃고 갑자기 만세를 하더니, 크게 소리까지 칠 정도로?"

"......."

"성민아, 미안해. 내가 챙겨 주지 못해서."

저기, 아니거든요? 저 무지 정상적이거든요.

물론 남이 보면 조금(?) 비정상적으로 보이기는 하겠다.

하지만 너무 기쁜 걸 나보고 어떡하라고.......

"같이 가 줘."

"......?"

그때 은애 양이 갑작스럽게 한마디 던졌다.

같이 가 달라니, 어딜? 안드로메다?

흠, 브레인 개그다(많은 분들이 이해해 줄 거라 믿는다).

난 궁금한 마음에 은애에게 물었다.

"어디 가게?"

"응."

"어딘데?"

난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연스럽게 질문한다.

하지만 그런 내 질문에 은애 양은 한마디를 던졌다.

"수영복 살 거야."

"......."

모모모모 백화점.

여기서 주의할 점, 이름이 모모모모 백화점이다.

참으로 혁명이다.

누군지는 몰라도 정말 기억에 잘 들어오게 이름 잘 지었다.

아니, 이게 아니라.......

지금 난 강제로(?) 은애 양과 모모모모 백화점을 들어왔다.

그리고 추가로 말하자면 은애 양이 필요한 건 수영복이다.

그걸 사러 우리는 돌격하는 중이다(물론 깁스와 목발은 하고 은애의 부축을 받으면서).

하지만 돌격하는 내내 남자들의 집요한 시선들이 참으로 거슬린다. 누구를 빤히 보는지 다 알겠거든.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심하게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왜, 왜 나랑 수영복을......?"

수영복을 왜 나랑 사냐는 것이다.

한편 그런 나의 말에 은애는 태연한 말투로 얘기했다.

"예쁜 수영복을 사고 싶거든."

"......??"

저기 잠시, 하나만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예쁜 것 사는 거랑 지금 나를 여기에 데리고 온 거랑 무슨 상관관계인가요(그리고 어떤 것을 입어도 다 예쁠 게 분명할 텐데)?

난 사실 패션 쪽에 눈이 밝은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은애의 수영복을 골라 줄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나에게 뭘......?

"넌 짐승 남자의 표본이잖아."

"......."

"니가 심하게 좋아하는 게 분명 예쁜 것일 게 당연하거든."

그거 칭......찬이니?

"......."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연희는 지금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고 몇 번이나 다짐해 보지만, 그건 아니다.

확실히 성민 선배였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여자는 너무나도 예뻤다. 같은 여자가 봐도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말이다.

그런 여자가 성민의 바로 옆에 있었다.

그뿐 아니라 성민 선배와 팔짱까지 낀 상태다.

"아아......."

이쯤 되면 분명 평범한 상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저, 아가씨?"

"......."

그때 멍하니 한 곳을 주시하는 연희를 보고, 그녀의 보디가드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엄청 충격적인 장면에 연희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연희를 향해 다시 한 번 보디가드가 물었다.

"......아가씨, 몸이라도 편찮으신...... 건가요?"

"아, 아니에요."

"......."

두 번째 불러서야 정신을 차린 연희, 그렇지만 연희의 얼굴은 이미 심하게 경직되어 있었다.

물론 그 이유는 성민과 은애가 쇼핑하는 모습을 보고 난 뒤였기 때문이다.

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보디가드 미연은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연희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다른 보디가드들에게 눈짓을 한 뒤 서서히 성민과 은애에게 다가갔다.

"저기, 실례합니다."

"......?"

"......?"

전설의(?) 여자 수영복 코너 앞에서 우리를 붙잡는 분이 계셨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자였는데, 검은색의 깔끔한 양복과 무슨 통신기 같은 것을 달고 계셨다.

아무래도 보디가드나 그런 분인 것 같다.

그런데 왜 이런 분이 우리한테 말을 거는 거지?

그때 이런 내 의문이 끝나기도 전에 그분은 갑자기 나와 은애를 한번 훑어보더니 잠시 후 조심스런 말투로 물었다.

"두 분의 사이가 어떻게 되는지, 실례가 안 된다면 알 수 있을까요?"

"......."

"......."

참으로 이상한 질문을 던진다.

아니, 갑자기 나타나더니 그런 질문을 하는 의도가 뭡니까?

나와 은애와의 관계는 갑자기 왜 묻지?

난 진짜 뜬금없는 그분의 말에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런 나에 비해 은애는 꽤 흥미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참고로 난 저 표정만 보면 알 것 같다. 다음 말을.......

"애인 사이인데요."

"......."

"......."

휴, 내 이럴 줄 알았다.

"저, 아가씨."

"......네?"

성민과 은애의 관계를(?) 들은 미연이는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그녀를 불렀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 연희는 긴장 상태가 되었다.

왠지 모르게 저런 모습은 처음이기에.......

한편 미연은 정말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사랑은 쟁취하는 겁니다."

"......."

"에?"

난 갑작스럽게 만난 한 분 때문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분은 바로.......

"연희?"

"서, 선배, 아, 안녕하세요."

"으응....... 뭐."

연희였다.

연희가 주변의 시선을 세트로 모으면서 곁에 다섯 명의 보디가드들을 대동한 채 백화점에 있었던 것이다.

아니, 이런 우연이!!

난 연희의 얼굴을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디 아파?"

"네?"

"......."

연희가 막 심하게 당황했다. 말도 떨리고, 얼굴도 붉어지고 말이다.

한편 이런 내 질문에 연희는 더욱 당황하는 듯싶었고, 잠시 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는 괜찮아요.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그러고는 나에게 감사의 인사까지 한다.

굳이 감사의 인사를 받을 정도는 아닌 듯싶은데, 오늘따라 연희가 좀 이상하다.

"오호! 누구?"

"......."

"......."

그때 갑자기 허술하게 팔짱을 꼈던 은애 양이 갑자기 팔짱을 꽉 끼면서 물었고, 난 그 상황에 심각하게 당황했다.

왜냐하면 은애의 풍만한 가슴이 느껴짐과 더불어 지금 연희가 앞에 있다는 당혹함 때문일 테다.

어찌 됐든 일단 물었으니, 대답 안 해 주면 은애 양 무척 삐칠 거다.

"으응. 저번에 말했지, 우리 학교 연희라고......."

"아?"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는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연희라는 이름 자체가 워낙 많이 알려져 있다.

최고의 재벌 가문 외동딸이라는 점도 무척 부각되는 점이지만, 외모나 성격 기타 등등 모든 게 완벽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한편 은애는 얼굴이 심각하게 붉어져 있는 연희를 향해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전 성민 오빠와 갈 데까지 간 이은애라고 해요."

"......."

"......."

그 한마디에 갑자기 분위기가 심하게 차가워졌다.

특히 갈 데까지 갔다는 말은...... 듣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표현될지 모르는 단어다.

으아악! 은애 양, 그런 고난이도의 장난을 치면 저 순진한 연희 양은 그대로 믿는다고요.......

아니, 그리고 무엇보다 더 황당한 부분이 있다.

"저, 내가 언제 은애 씨의 오빠가 됐음?"

"1초 전부터."

"......."

"오해할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연희야."

"네, 네?!"

그때 갑자기 내가 부르자, 연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분명 심각한 오해를 한 게 분명하다.

하아....... 어서 오해가 더 깊어지기 전에 풀어야 한다.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웃으며 말했다.

"여기는 어렸을 때부터 알아 온 이은애. 나랑 동갑이야."

"아......."

"그리고 방금 전 이상한 소리는 무시해도 좋아."

"......."

"그런데...... 언니랑 선배는...... 왜 여기에......."

우리는 간단하게 통성명을 했고, 머지않아 연희가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를 물었다.

아무래도 목발까지 짚고 깁스를 한 채 나타난 내 쇼핑 목적이 궁금했을 것이다.

한편 그 질문에 은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내 수영복을 자기가 골라 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강제로 끌려왔어."

"......."

은애 양은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신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내가 언제 강제로 끌고 왔단 말인가? 은애 씨가 무슨 예쁜 수영복을 고르고 싶다고 정상적인 짐승 남자의 표준인 내가 필요하다면서 데려왔잖아!

한편 그런 은애의 거짓말에 연희는 어색하게 웃더니 더듬거리며 말했다.

"사, 사이가 좋으시네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말 평소 연희 같지가 않다.

진짜 왜 그러는 거지?

아, 그러고 보니 문제가 하나 해결된 것 같다.

"내가 안 가도 되겠다."

"......?"

"연희가 대신 예쁜 걸 골라 주면 되잖아."

"......."

그렇다.

난 사실 진짜 여자 수영복 고르는 데 들어가서 어색하게 있고 싶지 않았다.

아니, 많은 남성들이 어쩌면 가고 싶어 할지는 모르는데, 난 정말 그런 데는 내 타입이 아니라서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내 말에 은애의 표정이 갑자기 바뀌었다.

질질.

그러고는 나를 거의 강제적으로 끌고 갔다.

난 그런 은애를 향해 물었다.

"나 정말 가야 돼?"

"응."

"......."

"거듭 말하지만, 네가 헤벌쭉하는 건 정말 예쁘다는 거거든."

그거 참 고마워요, 은애 양.

그 순간 은애는 갑자기 멍하니 있는 연희를 향해 한마디 했다.

"연희 양도 이 엄청난 안목을 가지고 있는 성민 군에게 이 기회에 도움을 받으면 좋을 텐데."

"네, 네?!"

"......."

언제부터 내가 수영복 평가 위원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두 궁극의 미소녀 수영복 평가 위원 말이다.

"이거 어때?"

푹!

그때 생각에 잠겼던 나에게 은애는 갑작스럽게 들이댔다.

그리고 그녀는 말 그대로 화려한 비키니를 입고 등장하셨다. 검은색의 아슬아슬한 비키니를.......

은애는 나를 주시하더니 씩 웃으며 말했다.

"꽤나 괜찮은 모양이네? 입 벌어졌어."

"......."

괜찮다.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 미쳐 버리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너, 너무 난이도가 높잖아!!"

"으응?"

"그, 그런 걸 사람들 앞에서 입으려고?!"

난 나도 모르게 크게 소리쳤다.

진짜 좋기는 한데 좀 수위가 높다. 남자들이 개떼처럼 모여들 정도로 말이다.

그때 그런 내 발언에 은애는 살포시 웃으면서 말했다.

"질투?"

"......."

"어머나? 성민 군이 질투를 하네. 나 어떡해!"

"질투 아니거든요."

"그럼 이 수영복 할래."

"질투라고 할게."

진짜 모르겠다. 이상하게 왜 저 비키니를 입게 하고 싶지 않은지.......

하지만 저 환상적인 몸매와 하얀 속살을 다른 변태 같은 남자들한테 보여 준다고 생각하자, 이상하게 분노가 치미는 걸 나보고 어찌하란 말이오?!

아악!! 나도 내 자신을 모르겠다.

"저기 선배......."

"......!!"

그때 연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연희는 은애와는 다르게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상태다.

아무래도 연희는 수영복을 입기에는 너무 쑥스러움을 많다 보니 원피스로 대체한 것 같다.

아니 이게 아니라.......

'조, 좋다.......'

원피스라고는 하지만 일단 수영복 대용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나풀거리고 잘 보면 속살이 비쳐...... 아니, 이게 아니라......!

정말 은애와는 완전히 다른 우아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한편 이런 내 시선을 느낀 연희는 민망한 듯 물었다.

"이, 이상한가요?"

"노, 노. 베리 굿 타임."

"......."

"땡스."

난 이상하냐는 연희의 말에 강하게 부정하며, 알 수 없는 영어를 선보였다.

뭐 대략 풀이해 보자면, 멋져! 멋져! 멋져?

믿든지 말든지.......

그날 난 하루 종일 은애와 연희의 수영복을 골라 줘야만 했다.

하지만 전혀 후회는 없었다.

왜냐고?

"후후! 좋았어."

저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미소녀 두 분의 수영복 모습을 잔뜩 내 뇌리에 담아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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