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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제1장 케찹이는 히든 클래스? (17/100)

2권

제1장 케찹이는 히든 클래스?

"아악! 당신들 뭡니까?!"

어느새 나와 케찹이에 의해 강제 연행된(?) 길쉬는 당황했다.

참고로 지금 저분은 아이스크림 팔다가 뜬금없이 끌려온 상태다.

아니, 그것보다 사실 처음만 해도 난 좋은 말로 했다.

그런데 한 달에 2억 가져오면 계약해 준다는 말을 듣고, 더 이상 좋은 말이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한 가지 방법밖에.......

그리고 그 방법이란 대화다. 참고로 난 그냥 대화는 안 한다.

그럼 무슨 대화냐고?

간단하게 말해 행복한 대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

난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길쉬를 향해 직설적으로 말했다.

개인적으로 빌빌 꼬아서 꽈배기 만드는 취미가 없다 보니, 이런 걸 즐겨 한다.

어찌 됐든 나의 이런 한마디에 그분은 더욱 당황했다.

난 그런 그를 향해 한마디 던졌다.

"좋은 말로 할 때 계약합시다."

"......."

"좋은 말로요. 일명 화사하게 말이죠."

움찔!

내 제안에 그분은 이상하게 몸을 움찔거렸다.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거지? 꼭 다른 사람이 보면 내가 공갈 협박하는 줄 알겠다.

한편 그렇게 움찔하던 길쉬는 잠시 후 더듬거리며 말했다.

"바, 방금 전에 말했습니다. 저와 계약하려면 주급 5,000만 골드를 주십시오."

"......."

그 터무니없는 계약 조건을 다시 내밀다니!

하아....... 왠지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온다.

왜 이리 평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런 잔혹한 결론만이 나오게 하는 걸까?

정말 협조 안 하신다. 가만있을 수 없게 말이지.......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열심히 맴돌고 있는 케찹이를 향해 말했다.

"케찹아."

"......?"

"난 다른 데 보고 있을게."

"......."

"알지?"

끄덕.

내 말에 케찹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내 눈은 잠시 후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였다.

퍼퍼퍽.

"아아악!!"

"히히히."

"요, 요정이!!"

"호호호."

"아악! 그, 그만......."

"까르르르(?)."

퍽, 퍽!

길쉬의 비명과 희열에(?) 찬 케찹이의 비명이 동시에 울려 퍼졌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인데, 정말 케찹이는 변태 같다.

요정계의 변태.......

요새 들어 왠지 악마보다는 변태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이유는?

진짜 웬만한 존재는 저런 저질 웃음소리 패면서 못 내거든.

10분 후.

케찹이에게 처참하게 밟힌(?) 길쉬, 너무 처참해서 못 봐 줄 정도다.

아니, 어떻게 10분 사이에 이 따위로 만드는 게 가능할까?

얼굴은 온통 멍으로 도배하시고 그뿐 아니라 온몸에 피멍이 골고루 퍼졌다. 이것만으로도 케찹이의 폭행이 얼마나 잔인한지 알 수 있다.

그러니 좋은 말로(?) 할 때 계약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서로 좋았을 텐데 말이다.

뭐 어찌 됐든 이제는 재협상에 들어간다.

"자, 계약하겠습니까? 저도 썩 내키지 않는 히든 클래스입니다만 정말 어쩔 수 없이 하는 거거든요."

"......."

"할 겁니까, 말 겁니까?"

그러면서 난 그에게 다시 한 번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그분은 무척이나 쫀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자, 잠시 계약이라는 게 좀 더 이야기를......."

"케찹이, 고."

"오케바리!!"

"자, 잠시 하, 할......."

퍼퍼퍽.

분명 할 뒤에 무언가 말이 들어가는 것 같기는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이미 케찹이의 폭행이 시작되었으니까.

희열에 찬 웃음소리와 함께 말이다.

"헤헤헤헤헤헤헤헤."

......미친 요정!

분명 처음에는 멀쩡하게 서 있던 분이었다.

하지만 조금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는 기어서 꿈틀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건 저 자그마한 몸집의 케찹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 자그마한 몸집에서 저런 울트라 파워가 나오는지 분해하고 싶을 정도다.

인체공학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힘이니까.

뭐 어찌 됐든 지금은 저분과의 계약이 중요하다.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다시 꿈틀거리는 그분과 접촉했다.

그러고는 다시 물었다.

"계약할래요?"

"하, 할게요. 아니, 해 주세요!!"

"흐음......."

"제, 제발요! 해, 해 주세요!!"

그는 진심으로(?) 나와의 계약을 원한다. 사람 무안할 정도로 말이다.

쩝, 사실 별로 내키지 않는 히든 클래스다.

하지만 저쪽이 저렇게 간절히(?) 바라고 어차피 이 히든 클래스를 얻는다고 해서 다른 히든 클래스를 못 얻는 것도 아니다.

그냥 심심풀이 땅콩으로 얻는 히든 클래스라고 생각하고...... 하면 될 듯싶다.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계약하죠. 그런데 계약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움찔.

그때 계약을 하는 법에 대해 묻자, 길쉬가 다시 한 번 몸을 움찔거렸다.

난 그 제스처에 심각하게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뜻밖의 말이 들려왔다.

"저와의 입맞춤입니다."

"......."

미친 소리를 하는 길쉬.

난 그대로 굳어 버렸다.

난 이번 히든 클래스는 깨끗이 포기하기로 했다.

아무리 히든 클래스를 얻고 싶다지만, 남자와 키스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뭔가 되게 허접스러워 보이는 영웅왕 길가메쉬의 마스터 자리.......

그냥 안 하련다. 내 첫 키스를 그딴 데 바칠 수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지금까지 힘들게 찾아낸 게 아깝기는 하다.

그래서 난 누군가가 내 대신 저분을 거둬 주는 게 어떨까 생각했고, 잠시 후 난 적임자를 찾아냈다.

참고로 그 적임자는.......

"이 씹탱구! 무, 무슨 짓을!!"

"입맞춤 한 번만 하면 넌 최초로 요정이 직업을 얻는 기록을 세우고, 그뿐 아니라 히든 클래스를 얻는다고!"

"그, 그래서? 지금 내가 저 남자 놈과 이, 입맞춤을 하라고?!"

"계약 조건이 그렇다고 하잖아."

"싫어! 안 해!! 나 하기 싫어! 주인이나 처 해!!"

심각하게 반항하는 케찹이.

하지만 나도 죽어도 하기 싫다.

그래서 너한테 주는 거잖니.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이미 포획된(?) 케찹이를 꿈틀거리고 있는 길가메쉬의 입술로 돌격시켰다.

한편 그 모션에 케찹이는 거칠게 저항을 했다.

"미친!! 어서 안 놔! 이 삐리리리리(너무 심한 욕설 자체 모자이크) 자식아!!"

"......."

"이 개뼈다귀 주인 자식아! 놔! 놔! 놔! 놔! 놔나나나나나나나!!"

"......."

"싫어어어어어!! 싫어어어어어어!!"

난 절규하는 케찹이의 비명은 무시하고 서서히 그 둘의 입맞춤을 시도한다.

보는 사람으로서도 역겨워서 미칠 지경인데 당사자들은 어떨까?

정말 끔찍하겠지?

그러니 어서 끝내는 게 내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으읍!!"

"......!!"

난 강제로 두 분의 입술을 마주쳤다.

사실 정말 민망해서 못 봐 주겠다. 아니 토하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우우우웅!!

"......!!"

갑자기 두 분 사이에서 빛이 나더니 그 둘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난 그 모습에 화들짝 놀라서 케찹이를 놓아 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빛은 사라졌고, 거기에는 충격을 받아 기절하신 두 분만이 남아 있었다.

요정이 직업을 가졌다!!

이거 하나만으로 대히트...... 아니, 슈퍼 울트라 대히트였다.

한데 그 직업이라는 게 정말 구하기 힘든 히든 클래스라면?

완전 말이 안 나올 정도의 대히트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 모두 '개구라 즐......'이라는 말을 필수적으로 할 것이다.

그만큼 정말 일어나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진짜 계약하는 방법이 약간만 괜찮았어도 드디어 이 초보자라는 직업에서 탈출할 줄 알았는데, 하도 개떡 같아서 난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뭐 케찹이가 대신 얻었으니 뭐 다행이지.

그런데 그때였다.

"당신들 뭐임?"

갑자기 케찹이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런 케찹이를 뒤따르는 길쉬.......

사실 당연한 말이지만, 저 손바닥만 한 요정이 일단은 마스터니까 길쉬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쉬가 케찹이를 따르는 반응은 이상 없고, 문제는 케찹인데.......

저 자식 아까부터 날 엄청 꼴아 보고 있다.

엄청난 히든 클래스를 준 은혜(?)는 못 알아보고 말이다.

그 순간이었다.

"공격이다! 길쉬!!"

"네, 넵!"

"공격, 공격!!"

"......."

갑자기 케찹이는 공격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나를 향해 맹공을 펼치려고 한다.

참고로 말하는데 길쉬는 일단 계약하고 나니 장난 아닌 것 같기는 하다.

저 엄청난 힘.......

그리고 케찹이는 원래 강한 놈이고 말이다.

그런 둘이 나를 향해 협동 크로스를 펼친 것이다.

분명 엄청 위험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도 인생이 순탄치 않은 초보자여서 말이지.......

"아악!"

"마, 마스터."

"이분들이...... 왜 이러시나?"

반란 종료하는 데 딱 10초 걸렸다.

케찹이는 길쉬를 믿고 나를 다시 한 번 공격해 봤지만, 그래 봤자 이길 수 없다.

분명 길쉬가 강하기는 하지만, 힘들게 살아온 나에 비해서는 터무니없는 힘이다.

"자, 잠시 잘못......!"

퍼억.

그때 케찹이가 잘못을 빌었지만, 난 그대로 밟아 버렸다.

왜냐고?

이럴 때 미리 공포 분위기 조성해야 한다.

안 그러면 케찹이는 언제든 나를 향해 반란을 일으키니까 말이다.

한편 자신의 마스터가 심하게 밟히는 모습을 보고 길쉬는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난 그런 길쉬를 향해 씩 웃어 주고는 말했다.

"마스터를 구하고 싶으면 어서 오든가."

"아악! 배, 배가......."

"......."

"배, 배가....... 오오!"

"......."

그때 갑자기 내가 오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길쉬가 배 아프다고 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 저는 이만......."

그러고는 후다닥 도망을 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케찹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 외쳤다.

"어, 어떻게 마스터에게 저런!!"

하지만 난 웃기지도 않는다.

자기가 나한테 하는 짓은 생각지 않고, 길쉬가 자기한테 하는 일만 생각하는 모습에 말이다.

그 순간 케찹이는 이제 자기만 남았다는 걸 깨달았는지 갑자기 가식 케찹이로 변신했다.

그러고는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주인님, 너무 멋......."

퍽!

"아악!"

"아부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

"감히 반란을 꿈꾸다니......."

내가 마음이 넓어서(?) 다른 건 좀 이해를 해 주는데, 솔직히 반란은 정말 아니다.

어디서 이 자식이 툭하면 반란을 일으키려는 건지.......

아예 지금, 이제 다시는 그런 생각 못하게 완전히 각인시켜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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